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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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시대 연준 금리 인하에도 미국 중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현상을 일드커브로 설명. 옐런 재무부의 초단기 국채 발행(역레포 잔고 2.5조→1700억달러 감소)과 재정적자 확대, 트럼프 감세 계획으로 국채 발행 부담 증가를 지적. 국채 이자비용이 재정지출의 30~40%로 치솟을 수 있으며, 중소형 은행의 미실현 손실(2.5조달러)과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상승(20% 돌파)이 은행 위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 다음 편에서 한국 부동산 영향을 다룬다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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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저금리를 만들 수 있을까
트럼프는 유세 기간 내내 저금리 시대를 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파월이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자르겠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저금리 시대를 원한다고 해서 금리가 무조건 낮아질까요? 그리고 파월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시장금리도 함께 낮아질까요? 이 문제가 아주 심각하고 중요합니다. 트럼프 2.0 시대에 가장 강조되는 것 중 하나인 만큼, 트럼프 집권으로 저물가·저금리 시대가 올 수 있을지 이번에는 바로 이 저금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금리를 급격히 내리라고 연준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내렸는데 시장금리는 오르고 있다
기준금리를 낮춰도 시장금리가 함께 낮아지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발언이 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를 보면, 9월 18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고 이후 한 번 더 인하해 총 0.75%포인트를 낮췄습니다. 그런데 10년물 국채 금리는 당시 3.7%였지만 현재는 4.4%대로 훨씬 높아졌습니다. 10년물만 오른 것이 아니라 중장기 금리가 모두 올랐습니다. 2년물 국채 금리도 9월 18일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적어도 0.7%포인트 이상 올랐습니다.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금리가 1년 넘는 기간에서 대부분 오른 셈입니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수익률 곡선(일드 커브)입니다. 가로축은 국채 만기 기간을 나타냅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초단기 금리는 당연히 같이 낮아집니다. 실제로 0.75%포인트 낮아졌습니다. 문제는 시장금리가 그만큼 낮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한 달, 석 달짜리 단기 금리만 내려갔고, 10년, 20년, 30년짜리 장기 금리는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1년물부터 5년물까지도 이전보다 높아졌습니다. 기준금리를 아무리 낮춰도 시장금리가 내려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연준이 더 이상 시장을 통제할 힘을 잃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 바로 이 일드 커브의 변화입니다.
정리하면, 기준금리 중 하루짜리 금리는 대폭 낮췄는데 1년 이상 중장기 금리는 오히려 치솟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낮추는 목적은 시장금리를 낮추기 위함인데 시장금리는 오르고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요? 인플레이션도 한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낮춰도 1년을 넘는 중장기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는, 아주 심각한 미국 금융시장의 문제가 있습니다.
옐런이 뿌려 놓은 시한폭탄
이 문제의 뿌리는 옐런 전 재무부 장관에게 있습니다. 2021년 옐런이 재무부 장관에 취임한 뒤 1년 이하 초단기 국채 발행량이 갑자기 치솟았습니다. 옐런 재임 4년 동안 초단기 국채를 집중적으로 발행했고, 반면 10년물, 30년물 같은 장기 국채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낮아졌습니다. 옐런은 초단기 국채를 계속 발행해 미국 정부의 재정을 마치 카드 돌려막기처럼 운영해 왔습니다. 6개월짜리 국채만 계속 발행하면서 재정을 꾸려 온 것입니다.
이건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장기 국채를 발행해 재정을 꾸려 왔다면 큰 문제가 없었겠지만, 3개월, 6개월짜리로만 계속 돌려막기를 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옐런은 그동안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지금은 금리가 4%대로 높으니 장기 국채 대신 단기 국채를 발행하다가, 나중에 파월이 금리를 낮추면 그때 10년물을 발행하면 미국 국민의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완벽한 거짓말이었습니다.
카드 빚으로 비유하면 쉽습니다. 1천만 원 카드빚을 돌려막다가 빚이 점점 늘어나 3천만 원을 돌려막는 사람이 됐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어디선가 돈을 더 끌어와야 합니다. 미국 정부가 바로 이런 상황이었습니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초단기 국채 발행량도 옐런 재임 4년 동안 계속 폭증했습니다. 그러면 그 돈은 어디서 끌어왔을까요? 역레포 시장이라는 곳입니다. 이 개념은 자세히 아실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옐런이 초단기 국채를 발행하며 끌어다 쓴 이 돈이 한때 2.5조 달러에 달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지금 확인해 보니 1,700억 달러만 남아 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2.5조 달러가 넘었던 역레포 잔고가 옐런 임기가 거의 끝나 가는 지금은 0.17조 달러, 즉 1,700억 달러밖에 남지 않은 것입니다. 마지막 1달러까지 다 털어먹고 나가려는 계획이 엿보입니다.
이자 부담에 짓눌리는 미국 재정
이 그래프는 미국 전체 예산 가운데 이자를 갚는 데 드는 비용을 나타낸 것입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10년물 국채 금리가 3.5%에 머물 것이라고 가정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 10년물 금리는 이미 4.5%에 육박합니다. 그러면 CBO 예상보다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합니다. 점선대로라면 2034년에는 미국 전체 예산의 40%를 이자 갚는 데 써야 합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미국 재정은 이자를 갚다가 끝날 판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도 있습니다. 미국 국채 발행량이 급속히 늘었지만, 그동안 미국 금리가 크게 튀지 않았던 이유는 유럽연합이나 영국 같은 나라들이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사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프에서 노란색 선은 미국 국채 발행량, 파란색 선은 해외 각국의 미국 국채 매입량입니다. 2023년 11월을 기점으로 미국 국채 발행량이 해외 매입량을 앞지르기 시작했습니다. 해외가 미국 국채를 사는 속도보다 미국이 국채를 찍어내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는 뜻입니다. 미국 금융시장이 이 국채를 흡수하지 못하면 금리는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감세와 머스크의 개혁
여기서 트럼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트럼프가 대규모 감세를 하면서 새로운 세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국의 재정적자는 크게 늘어납니다. 감세를 하려면 재정 지출을 급격히 줄이거나, 관세 등으로 세수를 확보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국채 발행이 급증해 미국 금융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국채 금리와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게 됩니다.
그래서 일론 머스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머스크는 미국 정부를 대대적으로 개혁해 재정 지출을 줄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안에는 공무원 대규모 해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 재정지출의 상당 부분은 인건비이기 때문에 공무원을 대규모 해고하지 않으면 재정 지출을 크게 줄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머스크가 트위터, 즉 엑스를 인수한 뒤 대규모 해고를 했을 때는 문자 한 통으로 "내일부터 출근하지 마"라는 식이었습니다. 민간기업에서는 가능하지만, 공무원 해고는 미국에서도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미국의 재정 지출에는 수많은 상원의원, 하원의원, 정치인들이 관여되어 있어서 특정 지출을 줄이면 정치적으로 큰 문제가 됩니다. 머스크의 리더십이 이런 개혁을 모두 밀어붙일 만큼 강력할지도 불투명하고, 자칫하면 머스크가 밀려나는 상황도 올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머스크가 목표대로 지출을 줄인다 해도 트럼프가 약속한 감세 규모가 훨씬 크다는 것입니다. 트럼프의 감세 계획은 천문학적입니다. 법인세를 대폭 감면하고, 사회보장세를 아예 폐지하며, 팁 소득세도 폐지하겠다고 했습니다. 금액이 어마어마합니다. 제가 예상하기로 트럼프가 취임할 때 미국 국가부채는 약 36조 달러 수준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이런 식으로 감세를 하면 2034년에는 국가부채가 60조 달러를 넘길 전망입니다. 머스크의 개혁을 다 합쳐도 지출 절감 규모는 4조 달러를 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정도가 되면 이자를 갚느라 미국 재정은 휘청일 수밖에 없고, 금리는 계속 상승 압박을 받게 됩니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이 흔들린다
금리가 이렇게 높아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당장 큰 문제는 미국 은행 시스템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는 은행이 약 4,100개나 있습니다. 미국 땅이 넓고 인구가 많다고 해도 우리나라와는 금융 환경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중소형 은행이 워낙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중소형 은행들은 돈을 굴리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코로나 때 미국에 재난지원금으로 엄청난 돈이 풀리면서, 이 돈으로 미국의 중소형 은행 약 4,000곳이 자산을 어디에 투자했을까요? 대부분 국채를 샀습니다. 자산의 절반 이상을 국채에 넣은 은행도 많습니다. 어디에 투자할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국채 가격이 액면가의 약 20%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실현 손실이 2.5조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지금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예금자들이 돈을 찾아가기 시작하면 이 손실이 곧바로 부실로 바뀝니다. 은행이 국채를 팔아 예금을 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규모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미국 400개 은행의 총자본은 2.3조 달러입니다. 미국에서 권위 있는 경제연구기관인 NBER(전미경제연구소)도 미국 은행 상당수가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고 일찍이 경고했습니다. 지금은 경기 불황이 오기 전까지 문제가 없겠지만, 언젠가 경기 불황이 오거나 침체가 오면 예금 인출이 늘고 미실현 손실이 실현됩니다. 만약 경기 침체가 온다면 실리콘밸리은행 파산과 같은 은행 위기가 촉발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옐런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조금이라도 경기가 나빠지면 예금 인출과 은행 위기가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옐런은 계속 경기 부양책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풍선에 바람을 계속 불어넣어 버블을 키우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래야 예금 인출이 일어나지 않고, 자기 임기 동안은 은행 위기가 오지 않습니다. 전형적인 "내 임기만 아니면 된다"는 전략입니다. 그래서 트럼프는 취임부터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경기 불황을 감수하고 물가를 잡을 것인가, 아니면 물가를 포기하고 계속 바람을 불어넣을 것인가. 두 갈래 길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상업용 부동산이라는 또 다른 뇌관
미국 은행에는 또 다른 약점이 있습니다. 바로 상업용 부동산입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8~2019년만 해도 16.5%였는데 2024년에는 20%를 돌파했습니다. 빈 사무실이 다섯 개 중 한 개라는 뜻으로, 건물주 입장에서는 죽을 맛입니다. 지역별 편차도 심각합니다. 샌프란시스코는 공실률이 37%를 넘고, 뉴욕도 매우 높습니다. 이런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건물주들은 더 이상 빚을 갚을 수 없는 심각한 위험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금리가 계속 오르면, 상업용 부동산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이 자금난에 빠지거나, 건물을 헐값에 경매로 내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다시 은행 시스템을 타격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문제는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며,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문제입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만기가 2025년부터 2027년 사이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편에서 지식한방으로 자세히 다뤄 보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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