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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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시기 가장 큰 위협은 옐런 재무부가 재정지출 확대로 심어놓은 인플레 시한폭탄으로, 6~18개월 시차를 두고 2024년 말~2025년 말 사이 터질 수 있다. 1970년대 닉슨 재선용 금리 인하 후 물가 재폭등 사례와 비교. 9월 연준 0.75%p 인하에도 10년물 금리는 0.85%p 상승해 연준의 통제력이 약화됐다고 진단. 10월 CPI 2.6%로 반등, PPI 2.4%로 상승. 트럼프의 감세·관세·불법이민 추방비용·석유규제 완화 지연이 인플레를 자극할 것으로 봄. 한국은 자본유출·환율 상승·시장금리 상승으로 영끌 차주와 부동산에 피해가 우려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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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시대에 미국 경제를 위협할 가장 큰 요소로 인플레이션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많은 언론이 트럼프의 정책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온다고 강조하지만, 사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옐런 재무부 장관이 미국 경제에 심어 놓은 시한폭탄이 트럼프 임기 초기에 터지면서 인플레이션을 아주 심각하게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트럼프 2.0 시대, 저물가 저금리 시대 올까」 편에서 다뤘던 물가 문제를 더 깊이 다뤄보겠습니다. 지금 미국 경제의 상황은 닉슨 대통령이 재선에 나섰던 때와 굉장히 비슷합니다. 그래프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을 나타냅니다.
1970년 초반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7%까지 오른 적이 있었습니다. 물가가 오르면 연준은 당연히 긴축정책을 씁니다. 그래서 1972년에 물가 상승률은 3.3%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때만 해도 물가를 잡았다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정치가 미국의 물가 상승률을 다시 끌어올리게 됩니다. 그 주범이 바로 닉슨 대통령입니다. 1972년 닉슨은 재선을 노리고 있었고,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까지 저지를 만큼 재선에 모든 것을 걸었던 사람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특징은, 초선 대통령이 4년 차에 경제 성장률이 1년 차보다 오르거나 주가가 계속 상승세를 타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닉슨은 연준과 재무부를 압박해 돈을 풀게 했습니다. 그래프의 파란 선이 바로 미국의 물가 상승률입니다. 1970년 7%가 낮아 보이는 이유는 그 뒤에 온 인플레이션이 훨씬 더 컸기 때문입니다. 1974년에는 12%, 1980년에는 15%까지 올랐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은 기준 금리를 올렸고, 빨간 선이 미국의 실효 기준 금리입니다. 금리를 높이자 경기 침체가 왔고, 그 대가로 물가는 3%까지 내려갔습니다. 여기서 아쉬운 점은 물가를 완전히 잡았는지 확인하기도 전에 연준이 기준 금리를 다시 내렸다는 것입니다. 바로 닉슨이 재선을 노리던 때입니다. 당시 연준 의장이 닉슨에게 압박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금리를 다시 낮추자 후폭풍으로 미국 물가가 다시 치솟았습니다. 최고 12%까지 뛰었는데, 이때 오일 쇼크가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오일 쇼크가 일어났을 때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이미 10%를 넘은 상태였습니다. 오일 쇼크는 물가 상승률을 고작 2%포인트 더 올리는 데 그쳤고, 미국 물가는 연준이 운전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미 치솟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가가 치솟자 연준은 뒤늦게 금리를 끌어올렸고, 과도한 금리 인상은 1974년의 경기 침체로 이어졌습니다. 이 침체는 1970년 경기 침체보다 훨씬 컸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워낙 높아서 기준 금리를 너무 과도하게 올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면 이렇게까지 금리를 끌어올릴 필요도, 경기 침체가 심각해질 이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정치가 경제에 개입해 물가를 하늘 높이 치솟게 만들었고, 그 결과 심각한 경기 침체가 왔습니다.
이후 연준은 또 실패했고, 물가 상승률이 15%까지 치솟자 결국 연준 의장을 교체했습니다. 폴 볼커가 등장하면서 간신히 물가를 잡았지만, 그 과정에서 미국은 경기 침체를 두 번이나 초장기로 겪었습니다. 결국 물가를 완전히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정치가 경제를 망가뜨리는 일은 과거 미국에서도 실제로 있었습니다.
제가 옐런의 시한폭탄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가 있습니다. 옐런은 재정 지출을 지나치게 늘렸습니다. 2024년 미국의 재정 지출을 보면 2021년 코로나 한창이었을 때와 거의 비슷합니다. 이 정도로 재정 지출을 늘리면 당장은 미국 주가를 끌어올리고 호황을 유지하게 만들지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재정 지출을 늘리면 무조건 경제가 좋아진다면 어떤 대통령이 이 정책을 안 쓰겠습니까?
이 정책의 후폭풍은 무섭습니다. 재정 지출을 급격히 늘리면 물가는 바로 오르지 않고,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8개월 뒤에 오릅니다. 옐런이 막대한 재정 지출을 시작한 것은 올해 5월부터입니다. 6개월에서 18개월 뒤라면 올해 연말부터 내년 연말까지가 위험한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옐런이 시한폭탄을 던졌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고, 그 인플레가 언제 터질지 이제는 대략 가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역시 인플레를 자극하는 정책들을 계속 발표하고 있어서, 이 상황을 트럼프에게 면죄부로 주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미국 국채 시장에서 이미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9월 18일 연준은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고, 이후 0.25%포인트를 추가로 인하해 합쳐서 0.75%포인트를 내렸습니다. 기준 금리는 하루짜리 오버나이트 금리이기 때문에, 그 자체를 낮춰봤자 미국 경제에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기준 금리를 낮추는 목적은 시장 금리도 따라 내려가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준 금리를 낮췄는데 시장 금리가 오르면 효과는 전혀 없습니다.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9월 18일을 기준으로 10년물 국채 금리는 무려 0.85%나 올랐습니다. 기준 금리는 0.75%포인트 낮췄는데 10년물 금리는 0.85% 올랐으니, 그 격차는 1.6%포인트나 됩니다. 낮춘 것보다 오른 것이 더 크니, 이 상황은 심각합니다. 지금까지 시장 참가자들은 파월의 입만 바라보며 FOMC 결과를 기다렸지만, 이것은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연준은 이제 시장을 통제할 힘을 잃어버렸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파월은 초기에 이것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미국 경제가 너무 좋아서 장기 금리가 오른 것이라고 말하며 연준이 여전히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상 거짓말에 가깝습니다. 연준은 이제 기준 금리로 시장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처지에 몰렸습니다.
장기물 국채 금리가 오른 이유는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좋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최근 불안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은 2.4%로 떨어졌지만, 10월에는 2.6%로 반등했습니다. 이 수치가 11월 13일 발표되면서 파월 연준 의장도 물가를 완벽하게 잡았다고 볼 수 없다는 불안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물가는 완전히 잡아야 하는데, 이렇게 반등할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더 큰 문제는 생산자물가(PPI)입니다. 2023년과 2024년 초만 해도 생산자물가가 잡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고공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9월에는 1.9%로 낮아져서 안심했지만, 10월에는 다시 2.4%로 튀었습니다. 완연한 반등세입니다. 생산자물가를 잡지 못하면 소비자물가로 옮겨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기업의 비용이 올라가고, 그 비용을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반등하자 파월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파월의 역사를 보면, 인플레이션은 절대 없다고 했다가 인플레가 세게 왔고, 물가를 잡았다고 했다가 다시 튀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번에도 파월은 실수를 했습니다. 트럼프 당선 직후에는 "최근 미국 물가가 상승한 것은 강한 미국 경제를 뜻한다"고 말해서, 많은 유튜버와 경제지가 파월이 트럼프에게 줄을 선 것 아니냐고 해석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11월 13일 발표된 CPI의 보조 지표들을 보니 물가를 완전히 잡지 못했다는 증거가 드러났습니다. 그러자 파월은 말을 바꿨습니다. "지금 미국 경제는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낮춰야 할 신호를 보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는 물가를 못 잡았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입니다. 연준 의장이 이렇게 오락가락하면 연준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니 미국 국채 시장은 더 불안해질 수밖에 없고,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국채 금리가 자꾸 튀는 현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제가 「트럼프 2.0 시대」 편에서 이미 예고했던 내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취임하면 곧바로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옐런이 만든 시한폭탄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2월 사이에 터질 가능성이 큰데, 이것이 바로 트럼프 임기 초기입니다. 트럼프가 이 시한폭탄을 무시하고 정책을 밀어붙이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트럼프는 대대적인 감세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큽니다. 법인세를 감세하면 법인의 수익이 늘어나고, 미국 법인은 이익을 배당 등의 방법으로 주주들에게 나눠줍니다. 소득세를 감세하면 가처분 소득은 늘어나지만, 미국의 저소득층과 중상위 계층은 지금도 굉장히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바이든 때 물가 급등으로 실질소득이 줄어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문제는 미국의 고소득층은 계속 소득이 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소비를 늘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처분 소득 증가가 고소득층에 집중되면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하게 됩니다. 이 사람들의 소비는 지금도 전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관세까지 매기면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으로 또 연결됩니다.
또 바이든 행정부 때 불법 이민자를 엄청나게 받아들인 셈이어서, 미국에는 불법 이민자가 정말 많습니다. 이들을 단속하고 추방하는 것은 큰 비용 문제를 낳습니다. 받아들일 때는 비용이 들지 않지만, 추방할 때는 1인당 3,150달러가 든다고 합니다. 우리 돈으로 약 440조 원인데, 우리나라 1년 예산이 700조 원 조금 안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얼마나 큰 부담인지 알 수 있습니다. 트럼프가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든 추방하든, 이것은 재정 지출로 이어지거나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석유 관련 규제를 완화해 물가를 잡겠다는 트럼프의 계획도 있습니다. 하지만 규제를 완화해도 기업이 새로 유전을 개발하고 석유가 쏟아져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짧게 잡아도 2년이고, 사실 2년 안에 되기는 어렵습니다. 유전 개발은 아무리 빨라도 4년은 걸리기 때문에, 석유 규제 완화로 물가가 낮아지는 효과는 트럼프 임기 초반에 나타날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옐런이 심어 놓은 시한폭탄의 폭발 시기와 트럼프의 감세 시기가 맞물리면, 인플레이션이 부활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부활하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미국의 물가가 다시 뛰면 미국의 시장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고, 기준 금리도 지금의 속도로는 낮출 수 없습니다. 그러면 한국에서 자본 유출이 더 빨라지고, 환율은 더 빨리 뛰게 됩니다. 환율이 오르면 한국의 물가도 오르고, 한국의 시장 금리도 덩달아 뛰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정부의 "빚내서 집 사라" 정책으로 뒤늦게 집을 산 분들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이자 부담이 떨어지지 않아 고통을 겪고, 이것이 장기화되면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트럼프 2.0 시대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지식 한방」에서도 심층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이제 박종훈의 지식 한방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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