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요약 보기
서울 집값이 88주 연속 상승했으나 강남은 최근 10주 연속 하락, 성북은 올해 14.9% 상승. 국토연구원 자료상 집값 영향요인은 금리 60.7%, 대출규제 17.9%, 공급 8.5%로 제시. 2022년 금리 4.6% 시기 서울 아파트 거래 558건, 실거래가 22% 하락 사례를 근거로 금리 영향 강조. 2026년 금리도 4% 이상 고금리 지속, 혼합형 대출의 변동금리 전환(2027년 이후 부담 확대)과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 주식 매도 자금의 부동산 이동,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과급 연료, 공급 감소, 베이비붐 은퇴(2028년) 수요 둔화를 제시하며 2027년 상방·하방 요인이 충돌할 것으로 전망.
다듬은 글
최근 집값 상승의 배경
최근 한국 집값 상승률이 심상치 않습니다. 특히 서울은 무려 88주 연속 상승했는데, 통계를 낸 뒤로 가장 오랫동안 오른 기록입니다. 그런데 원래 금리가 올라가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말도 있죠. 그래서 과거 금리 상승기에 집값이 어떻게 꺾였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2027년과 2028년에 남아 있는 집값 상승의 연료와 연도별 시간표까지 말씀드리겠습니다.
88주 연속 상승으로 서울 집값은 누적 17.9% 올랐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강남구만 놓고 보면 10주 연속 하락하며 0.35% 떨어졌습니다. 반면 성북은 그동안 잘 오르지 못하다가 올해 누적 14.9% 올랐습니다. 뒤늦게 오르기 시작해 올해 상승폭을 키운 곳이 바로 성북 같은 지역입니다.
집값을 움직이는 요인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집값은 누가 타고 오르는 걸까요? 이에 대해 국토연구원이 분석한 결과가 있습니다. 국토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권위 있는 국책연구소입니다. 이 연구에서 집값 상승 요인을 보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영향이 60.7%였습니다. 대출 규제 여부가 17.9%, 주택 공급은 8.5%에 그쳤습니다.
주택 공급을 아무리 늘려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 버리면 집값은 급등하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이 자료를 보면 앞으로 집값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금리, 정부 규제, 주식 보너스, 공급, 인구 이 여섯 가지가 핵심입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이 새로운 요소로 추가됐습니다.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부동산 불패는 금리 앞에서 무너진다
흔히 부동산 불패, 강남 불패라고 하죠. 하지만 금리 앞에서는 맥을 못 춥니다. 강남 아파트라도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떨어집니다.
2022년을 떠올려보겠습니다. 레고랜드 사태로 우리나라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4.6%까지 올랐습니다. 10년물 금리가 4%를 넘은 기간은 딱 7주였는데, 이 기간에 서울 아파트 거래는 10월 한 달 동안 558건에 그쳤습니다. 관련 통계를 낸 뒤 최악의 거래량이었습니다.
부동산원 공식 통계를 보면 같은 해 실거래가는 전국적으로 22% 떨어졌습니다. 이 사실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집값이 코로나 이후 계속 오른 게 아니라, 2022년 금리가 4.6%까지 오르자 집값이 급락했습니다. 이후 둔촌주공 사태가 생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부양책을 내놨습니다. 그러자 2023년 1월부터 집값이 반등해 급등세로 돌아섰습니다. 한국은행이 시중금리를 끌어내렸고, 정부도 여러 방법으로 아파트 가격을 떠받친 결과입니다.
금리 상승의 효과는 시차를 두고 온다
세계적으로도 금리가 올라도 집값이 바로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2006년 미국은 기준금리를 5.25%까지 올렸습니다. 그런데 집값은 15개월 뒤에야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후 6년 내내 떨어졌습니다. 2012년까지 미국 집값은 27% 떨어졌습니다. 집값이 많이 올랐던 도시들은 50% 넘게 떨어졌고, 반토막 난 도시도 많았습니다. 이것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배경이 됐습니다.
고금리의 효과는 바로 오지 않고 대체로 5개월에서 15개월 뒤에 옵니다. 그리고 변동금리 대출이 많은 나라일수록 집값 하락 폭이 훨씬 큽니다. 2022~2023년 전 세계가 함께 금리를 올렸을 때, 미국은 집값이 5%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영국, 호주, 독일, 스웨덴, 뉴질랜드를 거쳐 한국으로 올수록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한국은 대출 대부분이 변동금리라서 하락 폭이 다른 나라보다 큽니다.
2026년 금리는 2022년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2026년 금리 수준은 어떨까요? 2022년과 유사합니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한 번 4.6%까지 찍은 적이 있습니다. 신규 주담대 금리는 아직 2022년 수준까지 가지는 않았습니다. 2022년에는 4.8%까지 올랐고, 지금은 4.6% 정도입니다. 미국은 그때보다 금리가 더 올랐고, 모기지 금리도 더 올랐습니다.
다만 미국은 대부분의 모기지가 30년 고정금리입니다. 그래서 이미 집을 산 사람은 오른 금리를 적용받지 않고, 신규 구매자만 현재 금리를 적용받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금리 인상의 타격이 15개월쯤 뒤에 시장에 나타납니다.
우리나라는 다릅니다. 2022년에는 7주 동안만 고금리가 유지됐는데도 전국 아파트 가격이 22% 빠졌습니다. 이번에는 거래 기준으로 100일 넘게 4%가 넘는 고금리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구조가 생겼다
2022년과 달라진 구조도 있습니다. 2021~2022년에 대출을 받을 때 많은 분들이 변동금리 대신 5년 고정금리, 즉 혼합형을 택했습니다.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혼합형은 5년 뒤에 변동금리로 바뀝니다.
이 혼합형 대출이 2026년 하반기부터 변동금리로 전환되기 시작합니다. 대출 금리는 2.7%였다가 지금은 4.26%까지 올랐습니다. 금리가 올라간 시기에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타격을 받게 된다는 뜻입니다.
더 나쁜 점도 있습니다. 가계신용은 2,020조 원입니다. 2019년 말만 해도 1,600조 원대였습니다. 저금리가 오래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빚을 내 집을 샀고,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이것이 2022년보다 나쁜 점입니다. 다만 고정금리 상품이 과거보다 늘어나서 타격이 오는 데 시차가 있습니다. 실제로 은행 연체율은 지금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고 대출이 변동금리로 바뀌면 연체율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집값이 88주 연속 오르는 이유
아직 집값이 88주 연속 오를 수 있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시차입니다. 대출 금리에 영향을 주는 데는 5개월, 연체에 영향을 주는 데는 15개월이 걸립니다. 이번 금리 상승은 5월부터 시작됐으니, 연체에 대한 영향은 내년 8월쯤 나타납니다.
둘째는 소득과 유동성입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높고, 주가 상승도 컸습니다. 주식으로 돈을 번 분들 중 주가가 높을 때 주식을 판 분들이 부동산을 샀습니다. 자금 출처 조사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을 산 사람 중 70%가 주식으로 돈을 마련했다고 답했습니다. 주가가 6월까지 크게 올랐기 때문에 이 돈으로 집을 산 사람이 많았습니다.
셋째는 공급 부족입니다. 돈이 풀리는 속도가 훨씬 중요하지만, 공급이 너무 부족하면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됩니다.
금리는 언제까지 올라갈까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2022년 7월부터 미국보다 낮은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미국은 금리를 크게 올렸는데, 한국은 미국보다 2%포인트나 낮게 오랫동안 유지했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렸지만, 여전히 미국 연준과 비교하면 1%포인트 격차가 있습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25%나 3.5%까지 올릴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언제까지 올릴지가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겁니다.
주식에서 부동산으로 옮겨간 자금
이번에는 금리 말고 다른 원인도 있었습니다. 주가가 한때 9,100까지 올랐습니다. 이때 주식을 팔아 부동산으로 옮긴 분들이 많습니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고 부동산을 사는 흐름은 우리나라에서 계속 반복돼 왔습니다. 증시 부양책의 여파로 지금 부동산으로 옮겨간 자금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효과는 앞으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주가가 고점 대비 38%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주식을 팔아 집을 사는 수요는 앞으로 급격히 줄어들 겁니다.
남아 있는 연료, 성과급
그럼에도 한국 경제 특성상 아직 남은 연료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입니다. 규모가 아주 큽니다. 당장 주식 평가액이 줄었더라도, 성과급을 받아 자산이 늘어난 효과가 있으니 빚을 내 집을 살 때 마음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이 본격 지급되면, 내년 봄에 집값이 한 번 더 오를 수 있는 연료가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급과 전세 문제
다섯 번째는 공급입니다. 서울의 입주 물량은 2025년 3만 7,000가구였고, 2027년에는 2만 3,000가구, 2028년에는 1만 5,000가구에 불과할 전망입니다.
한편 서울에서 재건축과 재개발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면서, 이주 수요가 2028년 4만 5,000가구, 2030년 5만 7,000가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재건축과 재개발로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전세값이 오르면 이것이 다시 집값을 밀어 올릴 수 있습니다. 공급으로 주택을 늘리는 속도는 기껏해야 연 0.5~2% 수준인데, 돈이 풀리는 속도는 어마어마합니다. 돈값에서 문제가 생기면 집값은 요동치게 돼 있습니다.
인구 문제
여섯 번째는 인구입니다. 1974년생은 지금 쉰두 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베이비붐 세대입니다. 예순 살까지 좋은 직장을 계속 다니는 사람은 10~20%밖에 되지 않습니다. 국가데이터처, 즉 통계청에 따르면 퇴직 평균 나이는 53세이고, 남성은 55세입니다.
따라서 1974년생이 집중적으로 은퇴하는 시기는 2028년입니다. 은퇴했다고 집을 바로 파는 것은 아니지만, 더 큰 집으로 옮기거나 새 집을 적극적으로 사기는 어려워집니다. 오히려 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집니다. 즉시 파는 것은 아니더라도 새 집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므로, 이는 장기적으로 집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연도별로 보는 여섯 가지 요인
금리, 정부 규제, 주식, 성과급, 공급, 인구, 이 여섯 가지를 연도별로 정리하면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있습니다.
먼저 금리 인상의 효과는 2027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겁니다. 2028년에 금리를 내릴 수 있을지는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서 불투명합니다.
주식의 효과는 현재 고점 대비 38% 떨어진 상태라서, 2027년에 주식을 팔고 집을 사는 흐름이 다시 나오려면 주가가 먼저 회복돼야 합니다. 내년에 회복될지는 매우 불투명합니다.
반면 성과급은 다릅니다. 올해 실적에 따라 보너스가 지급되는데,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아주 좋습니다. 주가가 떨어져도 보너스는 지급됩니다. 그래서 내년 집값 상승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큰 보너스가 역할할 겁니다. 삼성전자 직원은 10만 명이 넘고, 그중 DS 사업부 비중이 높습니다. 많은 직원이 보너스를 받으면 집값에 영향을 줍니다. 특히 직원들이 많이 사는 동탄 같은 지역의 집값에 큰 영향을 줄 겁니다.
공급 측면에서는 앞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집값을 올리는 역할을 할 겁니다. 하지만 공급보다 금리가 더 큰 영향을 주므로, 금리 흐름을 더 자세히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2027년에는 상방으로 남은 연료와 하방으로 작용하는 금리, 두 힘이 부딪힐 것입니다. 2027년 이후 부동산 가격은 결국 금리가 좌우할 것입니다.
제가 쓴 책 『가짜돈 진자부』의 5장에서는 금리의 눈금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6장에서는 자산마다 몇 달 또는 몇 년 뒤에 고금리의 영향을 받는지를 깊이 있게 살펴봤습니다.
오랫동안 한국은행이 금리를 눌러 놓은 상태에서 부동산이 불패인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금리 앞에서는 어떤 자산도 버틸 수 없습니다. 앞으로 금리가 떨어진다면 자산은 더 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가가 오르고 있어서 돈을 더 풀면 문제가 생기므로, 긴축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행의 신호와 10년물 국고채 금리의 신호를 정확히 판단하고 부동산 시장을 대응하는 것이 앞으로 굉장히 중요할 겁니다.
지금까지 박종훈의 지식한방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