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광석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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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결론: 우크라이나 리스크로 2022년 주식시장 하방 압력이 강화되며 현금 비중 확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취지. 큰 흐름: 2021년 중반 이후 긴축 전환으로 주가 하방 압력이 이미 작용 중이었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를 추가로 악화시킨다고 봄. 러시아 증시: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부터 신흥국 주가가 약세였으나 러시아 주가는 상승하다가, 사태 부각 후 외국인 자금 이탈로 신흥국보다 가파르게 하락한 것으로 설명. 전쟁과 주식시장: 예측 가능한 전쟁은 전쟁 전 공포로 변동성과 VIX가 올라 주가가 선반영되고, 전쟁 발발 후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경향. 예측 불가능한 전쟁(진주만, 걸프전)은 발발 후 공포와 실물충격이 동시에 작용해 주가가 하락. 경제 제재 및 원자재: 미·러 갈등은 원유, 알루미늄, 니켈, 팔라듐 등 원자재 수급 차질과 공급망 병목을 키워 인플레이션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선진국 중심 물가 상승으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급 충격이 겹치면 저성장 고물가 스태그플레이션이 찾아올 수 있어 통화정책 대응이 어려워진다고 경고. 출연자 전망: 2022년은 투자하기 좋은 여건이 아니며 현금 비중을 늘리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 개별 종목 및 지수 목표가는 언급 없음.
다듬은 글
안녕하세요. 전국에 계신 경제 읽어주는 남자 김광석입니다. 반갑습니다. 요즘 여러분도 많이 걱정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 리스크, 공급망 병목현상 리스크, 인플레이션 리스크, 기준금리 인상과 긴축 통화정책에 따른 금융 불안, 가계부채 리스크, 국가채무 리스크까지, 찾아보면 불확실성 덩어리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불확실성이 강해지면서 2022년은 투자할 만한 좋은 여건이 아니라고 제가 누차 말씀드렸죠.
우크라이나 리스크까지 등장하면서 주식시장에 상당한 하방 압력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러시아와 서방 간의 갈등이 있었고, 이 전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중 갈등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준 것처럼, 미·러 갈등도 또 다른 영향을 줄 수 있죠. 바이든 입장에서는 코로나 상황도 끝나지 않았는데, 중간선거가 있고 기준금리 인상도 해야 하고, 물가상승 압력까지 겹쳐 있습니다. 거기에 러시아 문제라는 새로운 과제가 더해진 셈입니다.
많은 분들이 "전쟁은 우크라이나에서 나는데 왜 우리나라 주식이 빠지냐"고 하십니다. 그런데 2022년 투자 여건은 2020년, 2021년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2020~2021년은 완화의 시대,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시대라 주식 가치가 폭등했습니다. 2021년 중반부터는 긴축의 시대로 전환되면서 돈의 가치가 올라가고, 주가는 하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속적으로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현금 보유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말씀을 6개월 이상 전부터 드려 왔습니다. 실제로 주가는 박스권에 갇혀 있거나 3,000선을 돌파한 뒤 계속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결국 주가 하락이 전쟁 때문만은 아닙니다. 긴축 통화정책이 가장 주요한 원인이고, 공급망 병목현상과 인플레이션이 또 다른 위협이 되면서 계속 하방 압력을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추가로 작용했다고 보는 편이 더 맞을 것입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위협이 등장하면서 주식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2021년 11월 정도를 기준점으로 보면, 그때까지 러시아 주가는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신흥국 주가는 2021년 중반부터 계속 빠지고 있었는데, 러시아 주가만은 오르고 있었죠. 그런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불거지면서 러시아에 투자했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전쟁 가능성이 있는데 누가 러시아에 계속 투자하겠습니까. 신흥국 주가는 완만하게 빠졌지만, 러시아 주가는 훨씬 가파르게 빠졌습니다. 전쟁과 주가는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보여준 흐름입니다.
전쟁은 실물경제에 충격을 줍니다. 하지만 전쟁이 발생하기 전, 전쟁이 날 것 같다는 공포감만으로도 주식시장은 영향을 받습니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보면, 전쟁은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예측 가능한 전쟁과 예측 불가능한 전쟁입니다.
예측 가능한 전쟁은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간 전쟁처럼 서로 전쟁을 할지 말지 엄포를 놓고, 언제 공격할지 예상이 가능했던 경우입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도 2021년 11월부터 "언제 공격하겠다, 언제 발포하겠다" 같은 시나리오가 전개됐기 때문에 예상이 가능했습니다. 이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동안 사람들은 불안해집니다. 전쟁이 날 것 같다는 공포감이 계속 커지면서 변동성이 올라가고, 변동성 지수가 높아지면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집니다. 공격적 투자 자산은 팔리고, 금이나 달러 같은 안전자산 가격은 올라갑니다. 그러다 전쟁이 실제로 발생하면, 고용, 기업투자, 소비 같은 실물경제 충격이 뒤따릅니다. 하지만 주가는 이미 미리 반영을 했기 때문에, 전쟁이 시작되면 오히려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반면 예측 불가능했던 전쟁이 있습니다. 진주만 공습이나 걸프전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전쟁이 나기 전까지 아무도 모릅니다. 갑자기 전쟁이 시작되면 심리적 공포감과 실물경제 충격이 동시에 작용합니다. 그래서 주가는 그때부터 하락하고, 실물경제 충격도 뒤따릅니다. 이때는 주가가 실물경제 충격에 앞서 움직이는 선행지표가 아니라, 현실과 함께 움직이는 동행지표가 됩니다. 전쟁과 주식시장의 관계를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가 한결 쉬울 것입니다.
이번 사태가 실제 전쟁으로 이어진다면 예측 가능한 전쟁의 성격에 맞게 움직일 것입니다. 하지만 전쟁이 나든 나지 않든, 미국과 러시아 간의 갈등 자체가 다양한 경제적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세계 원유 생산국별 생산량을 보면 러시아가 세계 2위입니다. 서방이 가장 대표적으로 쓰는 원유가 러시아산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원유만이 아닙니다. 러시아 기업인 노릴스크(Norilsk)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 기업입니다. 그 밖에도 철광석, 구리, 니켈, 팔라듐, 티타늄 같은 자원을 러시아가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에너지 대전환,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필요로 하는 태양광, 풍력, 반도체, 전기차 같은 산업은 이런 원자재가 없으면 만들 수 없습니다. 풍력 발전기도, 스마트폰도, 반도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원자재에 대한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공급망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병목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은 경제 제재로 번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러시아에 반도체, 스마트폰 같은 제품을 수출하지 말라, 러시아산 원유를 쓰지 말라, 러시아산 알루미늄을 쓰지 말라는 식의 제재가 나올 수 있습니다. 미·러 갈등은 두 나라만의 갈등이 아니라 미국 진영과 러시아 진영의 갈등이기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뭔가를 사지 말라는 제재가 더 확대될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가장 대표적인 예일 뿐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에 제동이 걸릴 수 있고, 그만큼 공급망 병목현상이 가중됩니다. 그러면 인플레이션은 장기화되고, 2020년쯤에는 해결될 줄 알았던 인플레이션이 2023년까지 갈 수 있다는 위협이 됩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처럼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하고 소비자물가가 크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적극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성이 생겼고, 실제로 여러분도 미국이 금리를 크게 올리려 한다는 기사들을 보셨을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리 인상이 어떤 경제 상황에서 이뤄지느냐입니다. 고성장, 고물가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을 수 있습니다. 물가가 올라도 소득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견딜 만합니다. 저성장, 저물가 상황에서는 금리를 낮게 유지해 물가를 적정 수준으로 만들고, 성장 속도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입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저성장 속 고물가, 즉 스태그플레이션입니다. 경제는 성장하지 않는데 물가는 계속 오릅니다.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으면 경제는 더 위축되고,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더 오릅니다. 이때는 통화정책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답이 없을 정도로 어려워집니다. 결국 미국과 러시아 간의 갈등은 이런 스태그플레이션 같은 또 다른 경제적 위협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위협에 대한 그림을 미리 그려두어야 한다고 말씀드리면서, 이번 주 경제 읽어주는 남자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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