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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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데이터센터 수와 인터넷 속도에서 뒤처져 AI 후진국 위험이 크다. 덴마크는 신재생 전력과 지역 인프라, 세제 혜택으로 빅테크 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한국은 데이터센터가 수도권(72%)에 쏠려 있고 송전망 부족으로 발전소가 놀고 있어 블랙아웃 위험이 있다. 전력 수급 계획과 송전망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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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데이터센터 현황과 위기
전 세계가 AI 혁명으로 뜨겁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이 AI 혁명을 주도하면서 또 한 번 산업 혁명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반대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AI 후진국이 될 위험성이 너무나도 커졌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정말 심각합니다. 데이터센터 후진국으로 전락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 전 세계 데이터센터 개수를 통계로 나타내 봤습니다. 미국이 당연히 제일 많습니다. 538개입니다. 2위인 독일은 521개로, 영국 514개, 중국 449개를 가뿐하게 넘어섰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러면 IT 선진국 아닌가요? 여러 정보통신 혁명을 이끌던 나라 중 하나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대한민국은 1등부터 10등 사이에 없습니다.
10등이 어딘지 보세요. 일본입니다. 일본이 29개로 당당히 10등을 하고 있는데 한국은 이 순위 안에서 아예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보다 앞서 있는 나라는 일본만이 아닙니다. 네덜란드처럼 국토도 좁고 인구도 훨씬 적은 나라도 297개, 러시아는 251개입니다. 한국은 2023년 데이터 기준 153개입니다. 데이터센터가 가장 많은 1등부터 10등 사이에 한국이 빠져 있을 수밖에 없는 거죠.
덴마크가 주목받는 이유
더 심각한 상황은, 이대로면 인구 580만 명의 덴마크에게도 밀릴 판이라는 점입니다. 한국일보 기사 제목이 "구글, 애플은 왜 덴마크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나"입니다. 애플, 구글, 메타가 덴마크의 하이퍼스케일 규모 데이터센터에 투자했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가 추가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더 건설한다고 합니다. 이미 메타가 갖고 있는데 하나 더 짓는 겁니다. 덴마크의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짓다 보니 경제적 효과가 정말 큽니다. 애플 하나만 해도 데이터센터에 2조 4천억 원을 투자했고, 고용 창출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덴마크 청년들에게 디지털 교육을 직접 하고 채용까지 한다고 합니다.
구글,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가 덴마크 청년들을 공짜로 교육해 주고 채용도 하니 덴마크 입장에선 대박이 난 거죠. 도대체 왜 덴마크에 투자하고 우리에게는 투자하지 않느냐고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덴마크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집중 투자해서 전력의 80%를 신재생에너지로 만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빅테크는 지금 이 에너지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동안 신재생에너지만 사용하겠다며 RE100을 큰 소리로 외쳐 왔는데, 지금 AI라는 전기 먹는 괴물이 나타난 겁니다. 갑자기 AI 데이터센터를 돌리려니 에너지가 부족해진 거예요. 만약 빅테크가 이제 와서 화석에너지로 데이터센터를 돌린다면 욕을 엄청 먹겠죠. 지금까지 빅테크에 납품하는 삼성 같은 업체들에게 탄소 배출 기준을 준수하라고 압박해 온 것과 모순이 되니까요. 그래서 미국 빅테크는 직접 발전소까지 짓고 데이터센터의 에너지원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덴마크에 또 발전소를 지으며 진출하는 걸까요? 이게 중요한 포인트인데, 덴마크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보다 자기들이 덴마크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지어 주면서 진출하는 겁니다. 덴마크는 전력의 80%를 신재생에너지로 쓰면서 신재생에너지 생태계가 잘 조성된 대표적인 나라가 됐습니다. 그러니 빅테크가 데이터센터를 짓고 그에 맞춰 신재생 발전소를 짓기가 굉장히 용이하죠. 덴마크에는 지금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고, 덴마크 청년들은 IT 인재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덴마크 입장에서는 잘 키운 태양광, 풍력 발전소가 경제를 지키는 아주 중요한 파수꾼 역할을 하게 된 겁니다.
인터넷 인프라의 추락
덴마크는 에너지만 잘 만든 게 아니라 뛰어난 통신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점도 놀랍습니다. 세계에서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는 어디일까요? 2010년대까지는 대한민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인프라 투자에 인색했고, 최근에는 IT 인프라 투자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습니다. 그 결과 더 이상 대한민국은 인터넷 속도가 빠른 나라가 아닙니다. 덴마크보다도 못합니다. 2024년 다운로드 속도를 보면 덴마크가 220Mbps로 세계 9위입니다. 한국은 160Mbps로 28위입니다.
옛날의 영광은 잊어야 합니다.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는 UAE로, 290Mbps입니다. 중동에서 중심지로 떠오르며 발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가 똑똑하게 IT 인프라를 계속 깔고, IT 산업을 밀어주고, 세제 혜택 등 온갖 지원을 해 주니 인터넷 강국이 됐고, 중동을 대표하는 경제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2위는 싱가포르이고, 우리 앞에는 27개 나라가 있습니다. 그러니 빅테크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데이터센터를 세울 이유가 없는 거죠.
덴마크의 전략: 지역 분산과 폐열 활용
덴마크는 국토 면적이 한국의 40%밖에 되지 않는 좁은 나라입니다. 그런데도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은 데이터센터가 전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서 부지가 부족합니다. 요즘 트렌드는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같이 짓는 것입니다. 송전망을 깔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발전소 바로 옆에 데이터센터를 지어야 하는데, 수도권은 땅값이 엄청 비쌉니다. 강원도 같은 곳에 짓는다면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강원도는 고산지대가 많고 서늘한 곳이 많아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냉각에 유리하니까요. 그런데 한국은 전부 수도권에 몰려 있으니 땅값이 엄청 비싸고, 발전소와 함께 짓기도 어려워서 데이터센터 후진국이 될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는 겁니다.
한국은 IT 인프라의 지역별 편차도 너무나 심각합니다. 2024년 6월 우클라 자료를 보면 경기도는 188Mbps인데 경북은 99, 전북은 97, 강원도는 95입니다. 대한민국은 수도권 공화국입니다. 이렇게 지역별 속도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에 투자를 하겠습니까? 기업들은 인프라를 직접 깔아야 하는 상황이니 결국 경기도에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덴마크는 전국에 골고루 IT 인프라를 깔아 놨습니다. 그래서 덴마크가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지역으로 각광받는 겁니다.
한국에는 특이한 현상도 있습니다. 자기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온다고 하면 주민들이 발칵 뒤집혀서 시위까지 합니다. 하지만 덴마크에서 데이터센터는 혐오시설이 아닙니다. 전국 곳곳에 골고루 건설되고 있고, 들어서면 발전 시설이 확충됩니다. 게다가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지역 청년들을 IT 전문가로 취직시켜 줍니다. 덴마크 사람들이 데이터센터를 싫어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덴마크에는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가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열이 많이 발생해서 냉각을 위해 계속 물을 돌려야 합니다. 그러면 뜨거워진 물이 생기는데, 덴마크는 이를 적극 활용하고 그 기업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줍니다. 이 폐열을 지역난방 시스템에 활용해서 주변 주택과 상업용 건물에 난방과 온수를 공급합니다. 특히 수영장에 온수를 공급하니 추운 덴마크 사람들에게 아주 반가운 일이죠. 전기 요금 하나 들지 않고 수영장 물이 따뜻해지니 지역 주민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변 산업단지에 열을 공급하기도 합니다. 화학, 식품 가공 등에 필요한 열을 공급하니 전기로 데울 필요가 없어 요금이 엄청 절약됩니다. 주변 농가의 온실이나 실내 농업 난방에도 쓰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비닐하우스도 아주 많으니, 이런 데 열을 공급해 준다면 전기 요금을 크게 아낄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덴마크는 강력한 세금 감면 혜택으로 빅테크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전력 위기와 블랙아웃 우려
지금 한국은 데이터센터를 수도권에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도는 60% 정도인데, 2032년까지 새로 건설할 데이터센터 신청서를 받아 보니 72%가 서울과 경기도 수도권에 몰려 있다고 합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다.
물론 한국 정부도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 인센티브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보면 복잡하고,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에 대해 이런저런 내용이 쓰여 있지만, 한마디로 별 도움이 안 되는 정책들이 몇 개 있습니다. 그래서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지을 기업이 하나도 없습니다. 인프라 문제와 인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니까 계속 수도권에 집중해서 짓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데이터센터가 전부 수도권에 집중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송전망이 없기 때문에 한국은 내년, 내후년 아주 빠른 시일 내에 블랙아웃 현상에 시달릴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송전망 상황을 보면, 강원도에 새로 건설한 발전소가 놀고 있습니다. 송전망이 부족해서 새로 지은 발전소가 놀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호남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연결하는 송전망도 부족해서 호남의 놀고 있는 발전소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송전망이 없어서 원전 가동률마저 줄였습니다. 이로 인한 전력 손실은 점점 더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발전소를 전부 남쪽이나 동쪽에 지어 놓고, 전력이 필요한 곳은 전부 수도권에 몰아 놨기 때문에 송전망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송전망을 거의 건설하지 않고 있습니다. 발전소를 짓겠다는 계획만 나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앞으로 원전을 아무리 지어도 소용없습니다. 원전을 데이터센터처럼 전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곳 바로 옆에 짓지 않는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은 블랙아웃에서 벗어나기가 너무나도 어려울 겁니다.
지금 데이터센터는 그야말로 전기 먹는 하마나 다름없습니다. 해외 빅테크 기업들은 어떤 트렌드를 갖고 있을까요?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전력까지 직접 만듭니다.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바로 옆에 SMR, 즉 소형모듈원자로를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원전을 직접 짓겠다는 거죠. 그런데 대한민국은 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몽땅 지어 놓고, 원전은 전부 남쪽 지방에 지어 놓습니다. 남쪽의 호남이나 영남 사람들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한 일입니다. 일자리를 만드는 데이터센터 같은 좋은 시설은 수도권에 다 짓고, 지방에는 원전만 짓느냐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수도권 집중 때문에 전력 위기가 올 수 있는 나라, 이런 나라에 어떤 빅테크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짓고 싶겠습니까? 그렇다고 지방에 짓자니 지방은 인터넷 속도가 엄청 느립니다. 결국 빅테크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버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한국의 수도권에서 SMR과 데이터센터를 동시에 짓는 게 가능할까요? 아마 굉장히 어려운 일일 겁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에너지 정책과 데이터센터 정책이 따로 논다면, 대한민국은 AI 후진국, IT 후진국으로 전락할 겁니다. 이미 반쯤은 전락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0년대만 해도 1등이었고 독보적이었는데, 이제는 28위입니다. 이대로 가면 40위, 50위로 떨어지는 것도 조만간 일어날 겁니다. 그리고 AI 후진국이 되는 것도 조만간 일어날 겁니다.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공급할 수 없어서 블랙아웃이 일어나 정전이 된다면, IT 후진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전력 위기 앞에서도 송전망을 빨리빨리 지어야 하는데, 지금 속도는 너무 느립니다. 곳곳에 놀고 있는 발전소만 자꾸 늘어나고 있습니다. 송전망을 지금부터 지어야 2, 3년 뒤에 완성할 수 있습니다. 발전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우리나라가 전력 부족 국가로 추락하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전력이 부족해지면 후진국으로 한 방에 떨어집니다. 지금 빨리 발전소를 짓고 송전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제발 전력 수국 계획을 세워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후진국으로 전락하기 전에 말이죠.
자, 박종훈의 지식한방, 이제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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