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광석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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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미국의 이란 핵협정(JCPOA) 탈퇴는 단기적으로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으나, 유예기간과 주요 수입국 동참 여부에 따라 영향이 달라지므로 과도한 공포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핵협정과 제재 배경] 이란 핵협정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6개국이 관련된 합의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대가로 제재를 완화하는 구조다. 미국의 탈퇴는 이 합의 체계를 흔드는 조치로 평가된다. [유가 영향 분석] 탈퇴 발표 직후 WTI·브렌트유 등 국제유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제재가 즉시 발효되지 않고 60일~180일 수준의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란 원유 공급 감소로 유가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으며, 일부 전망은 배럴당 약 10달러 상승을 언급한다. [함정과 변수] 탈퇴한 나라는 미국 하나뿐이고, 이란과 미국의 원유 교역량은 원래 많지 않다. 미국은 셰일오일 등으로 공급을 보완할 수 있다. 중국·인도·한국 등 주요 수입국이 함께 제재에 동참할 경우에만 유가 상승 충격이 커진다. [한국 경제 영향 경로]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해 정제 후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구조다. 유가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 → 제조물가 상승 →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소비 위축과 경기 회복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 유가 상승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현재는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유출이 겹쳐 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제재와 금융·수출] 미국 국내법인 NDAA 등 제재 여부에 따라 한국의 대이란 수출, 건설·플랜트 수주, 이란 중앙은행 결제계좌(기업은행·우리은행 관리)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2013~2016년 제재기에는 대이란 수출이 크게 줄었던 사례가 있다. [대응 방안 제시] 한국은 미국과 단독 협상보다 유럽·중국·러시아 등과 정책 공조를 통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미 FTA 개정 협상 등에서 예외 적용을 요구하는 방안도 제안된다. 기업들에게는 제재 가능성을 미리 알리고, 생산 조정과 수출 시장 다변화를 준비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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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우려됩니다. 이란 핵협정이 뭔지 먼저 이해하면 좋을 텐데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다섯 나라에 독일까지 해서 총 여섯 개 나라가 이란과 맺은 합의입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이 여섯 나라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대가로 그동안 걸어 놨던 경제 제재를 풀어 주기로 한 거예요. 이란에 무기나 특정 물품을 수출하지 말라,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지 말라, 이런 제재가 있었는데 그걸 풀어준 겁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이 거만하다, 나쁜 협정이라고 하면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게 왜 문제냐 하면, 이란의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줄어들면 국제 원유 가격은 오르게 되죠. 지금 원유 가격이 바닥에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 회복세가 더 가팔라져서 배럴당 150달러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도 나옵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굉장히 신경 쓰이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죠.
국제유가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WTI, 영국을 중심으로 한 브렌트유, 그리고 중동을 중심으로 한 두바이유입니다. 미국 거래소의 WTI든, 영국 거래소의 브렌트유든, 핵협정 탈퇴 선언과 동시에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급등할 거라고 생각하실 텐데, 왜 떨어졌을까요? 탈퇴 선언과 동시에 경제 제재가 바로 즉각 발효되는 게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60일, 95일, 180일, 혹은 6개월 정도의 유예기간을 둡니다. 그 기간 안에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등 충분한 조치가 나오면 경제 제재를 다시 취소할 수도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당장 이란이 다른 나라들과 경제 교류를 끊는 게 아니라, 유예기간 후에 결정이 나는 거죠. 시장이 이걸 알아채고 원유 가격이 급등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겁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어떨까요? 원유 가격 전망은 보통 제가 직접 하지 않습니다. 환율이나 원유 가격은 전문가들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전망에 의존하는데, 원유는 IEA 같은 OECD 산하 기관의 전망을 많이 참고합니다. 저도 프랑스 파리에 있는 IEA 본부에 가 본 적이 있는데, 그런 곳에서 나온 전망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서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판단하곤 합니다.
그 전망에 따르면 2015~2016년에 원유 가격이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고, 이 회복세가 조금 더 갈 거라고 봅니다. 이란 원유 공급 차질이 있으니 배럴당 10달러 정도 오를 거라는 예측도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에 탈퇴한 나라가 미국 하나뿐이라는 점입니다. 미국 혼자 탈퇴해서는 제재의 영향이 국제 교역에 크게 미치지 않습니다. 이란과 미국의 교역량은 원래 많지 않고, 미국은 이미 셰일가스, 셰일오일로 원유를 자체 공급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재가 바로 먹히려면 이란 원유를 수입하는 나라들이 같이 동참해야 합니다. 중국, 인도, 그리고 우리나라도 일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죠. 우리나라는 이란과 경제 관계가 아주 좋은 나라였습니다. 테헤란로가 있는데, 테헤란은 이란의 수도를 가리키는 지명이에요. 그만큼 관계가 원만해서 교역이 활발했습니다. 이런 나라들이 함께 제재에 동참하면 충격이 큽니다. 미국 제재만으로는 큰 충격이 없지만, 여러 나라가 동참하면 배럴당 10달러 이상 유가가 오를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정리하면 두 가지 경로로 영향이 옵니다.
첫째, 물가 상승입니다. 우리나라는 원유를 100% 수입하는 나라입니다.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서 석유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기도 하지만, 원유는 결국 제조 비용이 됩니다. 원유 수입 비용이 올라가면 수입 물가가 오르고, 그게 제조 물가와 완제품 가격으로 이어져 소비자물가가 오를 수 있습니다. 적당한 물가는 좋지만 지나치게 높은 물가는 소비를 위축시키고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환율입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는 떨어져야 합니다. 반비례 관계에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달러가 강세로 가고 있고, 이미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도 인상되면서 원·달러 환율에 나쁜 영향이 가해지고 있고, 최근에는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서 한국에 투자했던 외국인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자금 유출이 단기간에 심각하게 이루어지면 1997~98년 IMF 외환위기 같은 우려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업들에게 상당한 압박이 되고 우리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의주시해야 할 이벤트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미국에는 이란 핵 제재 말고도 국내법 제재가 있습니다. 국방수권법(NDAA)에 규정된 이란 제재인데, 이 제재 때문에 한국이나 다른 나라들이 이란과 거래를 못 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이 제재에서 예외 국가로 지정되면 계속 이란과 거래를 할 수 있었고, 우리나라는 그 예외 국가로 지정되어 6개월마다 예외 조치를 받아 이란과 계속 거래해 왔습니다.
2016년에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했을 때 한국 기업들이 이란의 도시 건설, 석유화학 플랜트, 발전소 건설 같은 여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여러 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렇게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려면 금융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란의 중앙은행 계좌를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관리하고 있는데, 제재가 강화되어 이란이 예외 국가에서 빠지면 결제 계좌 자체가 막힐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면 중소기업이나 대기업들이 이란과 거래할 때 큰 애로가 생기죠. 금융은 항상 물류와 맞물려 움직이기 때문에, 금융이 뒷받침하지 못하면 수출이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이란은 원유 공급국으로서뿐 아니라 플랜트 시장으로도 중요합니다. 원유를 캐내기 위한 정유 발전소나 플랜트를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기업과 건설사들이 이란에서 수주해 돈을 벌어 왔는데, 제재로 그 사업들을 계속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건설 장비, 에어컨, 각종 기자재의 수요도 많았는데 이것도 걸림돌이 되죠. 실제로 2013년쯤 제재가 있었을 때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대이란 수출이 엄청나게 줄었습니다. 그러다 제재가 폐기되면서 2016년부터 수출이 크게 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제재는 우리나라 수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여러 대책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이 단독으로 미국과 합의하기보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같은 다른 나라들과 정책 공조를 잘 해서 함께 미국과 협상하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피하고, 여러 나라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죠. 경제 충격이 한 나라에만 몰리지 않도록 하는 겁니다.
둘째, 정부는 한미 FTA 개정 협상 과정에서 이 문제를 여러 차례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협상 내용에 직접 들어가지 않더라도, 환율 이야기나 여러 통상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한국만큼은 예외로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지금 북미 간, 남북 간에 관계를 조성해 나가는 과정이니 그 관계를 고려해 달라는 전략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셋째, 가장 걱정되는 건 기업들입니다. 제재 때문에 기업들이 갑자기 거래가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이런 가능성을 방송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기업들이 미리 대비해야 하는데, 대비 방법 중 하나는 생산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수출이 막힐 수 있다는 걸 모르고 계속 공급하면 재고 비용 때문에 엄청난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들에게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란이 아닌 다른 수출 대상국으로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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