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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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2024년 성장률 전망 상향(2.1→2.5%)에도 실질 가계소득은 1분기 -1.6%로 7년 만에 최대 감소, 근로소득 -3.9%, 2030 순자산 -9.4%로 체감 경기는 악화. 일본도 실질임금 24개월 연속 감소, 가계저축률 급락, 희망퇴직 확산으로 같은 흐름. 원인으로 아베노믹스식 완화기조와 약한 원화(환율 상승)로 인한 수출기업 중심 정책, 환전 감소 및 낙수효과 약화를 지목. 내수 붕괴 시 지속 불가능하다고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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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대폭 올렸습니다. 저도 처음엔 몰랐는데, 지표만 보면 우리나라가 호황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삶이 점점 팍팍해진다는 느낌이 드는 분들이 많고, 호황이라는 말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도 우리 언론들은 호황이라고 말하는데, 일본 국민들은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입니다. 경쟁적으로 가난해지고 있는 대한민국과 일본,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 두 나라의 정확한 경제 상황을 파헤쳐 봤습니다.
한국은행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바로 그날 통계청은 실질 가계 소득 증감률을 발표했습니다. 웬걸, 1분기 기준으로 실질 가계 소득은 7년 만에 최대폭인 1.6% 감소했습니다. 2분기에도 지난해 2분기에 -3.9%를 기록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최근 실질 가계 소득 증감률은 그야말로 아래로 꺾여 있는 상황입니다. 성장률 전망치는 올리는데 소득은 줄어드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는 의문이 드시는 게 당연합니다.
전체 실질 소득은 1.6% 줄었지만, 소득 유형별로 증감률 차이가 아주 큽니다. 하나하나 따져 보면 오히려 크게 늘어난 항목도 있습니다. 재산 소득은 무려 45.7% 늘었습니다. 재산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경제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사업 소득도 5.7% 늘었습니다.
반면 진짜 많이 줄어든 곳은 근로소득입니다. 근로소득은 -3.9%입니다. 월급 받는 분들의 실질 소득이 4% 가까이 줄었다는 건 큰 충격입니다. 사업 소득 역시 큰돈을 버는 일부 사업자가 평균을 끌어올린 것입니다. 영세 자영업자나 중산층 이하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올해 굉장히 어려운 소득 감소를 겪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월급쟁이와 중산층 이하 사업자는 크게 어려워졌고, 재산 소득이 크게 늘면서 전체 소득 감소폭이 1.6%에 그쳤을 뿐입니다. 실제로 월급 받는 분들이 느끼는 팍팍함은 훨씬 클 것이고, 자영업자분들도 많이 고통스러울 겁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의 이번 발표를 두고 대부분의 국민은 "이게 뭐야, 이거 맞는 거야?", "이건 딴 나라 얘기 아니야?"라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소득만 줄어든 게 아닙니다. 2023년 우리나라 실질 순자산은 전년 대비 7.8% 줄었습니다. 평균 4억 2천만 원이던 순자산이 3억 9천만 원으로 내려갔습니다. 국민 전체가 평균적으로 더 가난해졌다는 뜻입니다.
연령별 차이도 엄청납니다. 39세 이하 2030 세대는 -9.4%, 40대와 50대는 7% 가까이 줄었습니다. 반면 60세 이상은 0.6% 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청년 세대는 순자산도 줄었고 월급도 줄어서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게다가 이 감소폭은 몇 푼이 아니라 몇천만 원 단위입니다. 자산도 줄고 소득도 줄어서, 청년층과 중장년층까지 큰 타격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산도 월급도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대폭 올렸습니다. 통계가 조작된 게 아니라면, 나라는 호황인데 국민은 불황인 전형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얘기,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으셨나요? 나라는 부자인데 국민은 가난한 나라의 원조, 바로 일본입니다. 우리가 굳이 일본을 따라 할 필요는 없는데, 정책을 일본 걸 따라 하다 보니 우리 경제가 일본 경제와 굉장히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일본의 상황은 우리나라와 굉장히 비슷합니다. 2024년 3월 일본인들의 실질 임금은 전년 대비 2.5% 감소했습니다. 원조보다 우리가 더 심한 셈입니다. 우리는 3.9% 줄었으니, 일본보다 더 심각한 상황은 우리 한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일본은 2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어서, 현재 상태는 우리나라와 굉장히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일본은 성장률에도 영향이 나타났습니다. 일본의 분기별 성장률은 3분기 연속 지지부진합니다. 그래서 포춘지는 "일본 경제가 디플레에서 벗어났지만, 성장률이 3분기 연속 부진해 오히려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에 빠졌을 수도 있다"는 기사 제목을 달았습니다. 디플레를 벗어나려고 온갖 정책을 다 썼더니 더 나쁜 스태그플레이션의 함정에 빠졌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성장은 마이너스인데 물가만 오르면, 일본의 중산층과 서민은 더 가난해집니다. 일본 서민들은 지금 일본 경제가 불황이라고 체감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한국 언론에서만 일본이 호황이라고 자꾸 강조한다는 점입니다. 일본 사람들이 우리 신문을 보면 아마 황당해할 겁니다. 살기가 팍팍해 죽겠는데 우리를 호황이라니, 한국 언론이 일본 경제를 너무 지켜 주고 있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일본 사람들이 얼마나 가난해졌는지 보여 주는 또 다른 지표가 가계 저축률입니다. 일본의 저축률은 2020년 10.9%였습니다. 일본 정부 통계를 보면 2021년에 6.6% 줄었고, 2022년에 3.4% 줄었습니다. 2023년에는 드디어 0.1% 줄었는데, 특히 4분기에는 -0.3%로 엄청나게 떨어졌습니다. 일본에서 깜짝 놀랄 만한 소식으로 전해졌습니다.
가계 저축률이 빛의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일본 사람들이 절약을 덜 해서가 아닙니다. 물가는 튀어 오르는데 임금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축할 여력이 없어진 것이지, 일본 사람들이 낭비해서 이렇게 된 건 절대 아닙니다.
일본과 우리나라가 닮은 건 이것만이 아닙니다. 요즘 우리나라 기사에 희망퇴직, 명예퇴직 기사가 정말 많이 나옵니다. 5년 차 이상 직원에게 명예퇴직을 받으라는 얘기가 나오고, 잘나가는 대기업도 희망퇴직을 받습니다. 저도 KBS 희망퇴직 대상자 중 한 명이라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이건 일본도 똑같습니다. 소니도 지금 희망퇴직을 받고 있고, 일본에서 희망퇴직을 받는 기업의 숫자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습니다.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출 기업이 잘나간다고 알고 있었는데, 웬걸 소니 같은 기업이 희망퇴직을 받고 있습니다. 도대체 일본과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데칼코마니처럼 닮아 있을까요?
그 이유는 우리가 아베노믹스를 흉내 냈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원조이고, 우리가 일본의 정책을 그대로 베낀 것처럼 현재 경제 정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경제정책의 대표적인 공통점은, 다른 나라들이 모두 긴축을 할 때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정책을 썼다는 겁니다. 한국도 금리를 올렸고 일본도 금리를 아주 조금 올렸지만, 다른 나라보다 훨씬 완화적인 정책을 썼기 때문에 두 나라만 금융 시장에서 갈라파고스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돈을 막 풀어서 엔화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고, 이걸로 수출을 늘리고, 대기업이 잘나가면 그 효과로 국민도 잘살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들이 금리를 올리고 돈줄을 죄며 대출을 줄이려 할 때, 금리를 제대로 올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부가 대출을 더 많이 해 주고 집을 더 사도록 온갖 정책을 썼습니다. 여기에 재정적자도 엄청납니다. 재정적자 역시 우리나라와 일본의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데 한몫했습니다.
돈을 다른 나라보다 더 풀다 보니 결국 주거비가 오르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도 재정적자, 일본도 재정적자, 금리는 상대적으로 낮으니 통화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일본의 하락폭이 더 크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하락폭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 결과 수출 기업은 그래도 선방했습니다. 토요타가 잘나가고, 현대차도 수출이 잘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문제는 원래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정책은 국민을 희생시키고 수출 기업을 밀어주는 정책이라는 점입니다.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물가가 튀어 오르고, 국민은 희생을 감수해야 합니다. 반면 수출 기업은 같은 1달러를 벌어 와도 예전에 1,000원으로 환전하던 것을 요즘은 150원으로 환전하면 앉아서 35% 더 버는 셈입니다. 그러니 수출 기업은 신이 나서 수출을 합니다.
이런 정책을 썼던 이유는 옛날에는 수출 기업이 돈을 벌면 국민에게도 어느 정도 낙수 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효과가 사라졌습니다. 요즘 수출 기업이 돈을 벌면 한국으로 가져와 환전하기는커녕, 미국이나 멕시코, 베트남 같은 곳에 재투자합니다. 환전 자체가 사라진 겁니다. 아무리 수출 기업이 돈을 많이 벌어도 우리나라 경제에는 도움이 거의 안 됩니다. 결국 국민은 점점 가난해지고 수출 기업만 장사를 잘하는, 양극화가 일본과 한국에서 똑같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왜 이걸 따라 했는지 저도 이해가 잘 안 가지만, 정책을 똑같이 복사하다 보니 일본과 한국 국민이 똑같이 가난해지고 있습니다.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소비자 물가가 급등했습니다. 우리 명목상 소비자 물가는 2.9%밖에 안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차 대고 포 떼고 한 것들이 많아서 과연 그 소비자 물가를 믿을 수 있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우리가 피부로 체감하는 물가는 정말 많이 올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금은 제자리걸음을 하니, 우리와 일본 국민은 상대적으로 급속히 가난해지고 있습니다.
수출 기업에 몰빵 몰아주기를 했는데, 이것이 우리 국민에게 진짜 도움이 되느냐고 물으면 그렇지 않습니다. 수출 기업이 더 이상 한국에 투자하지 않는데 임금이 오를 리가 없습니다. 일본도 똑같습니다. 이미 주요 생산 설비는 해외로 옮겨 갔고, 앞으로 추가 투자를 해도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 하는 것이 일본이든 한국이든 똑같은 상황입니다.
내수 시장이 악화되고 내수 경기가 얼어붙으니 국민의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 다만 일본은 관광객이 급증해서 내수 시장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메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일본의 실질 임금도 2.4% 줄었습니다. 우리의 3.9%보다는 낫지만, 일본 사람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나라는 호황, 국민은 가난한 정책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저는 내수가 무너진 나라에서 이런 현상이 오래 계속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국민이 가난해지면 결국 그 충격이 오는데, 그것이 몇 달 안에 올지 2, 3년 후에 올지는 모르지만, 이 상황은 결코 오래 버틸 수 없습니다. 국민이 가난해지면 내수 시장이 무너지고, 나라도 결국 가난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나라만 호황으로 만들고 국민을 가난하게 만드는 정책을 고집한다면 내수 시장이 버틸 수 없습니다. 그러면 국가 경제도 거시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나쁜 점은, 일본은 관광객이 우리보다 훨씬 많이 몰려오는 나라라는 겁니다. 우리는 일본만큼 관광객을 부를 수 없기 때문에, 국민이 돈을 쓰지 못하면 내수 시장이 훨씬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경제정책의 방향이 어디에 있느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경제정책은 우리나라 국민이 잘살게 하기 위해서 쓰는 것입니다. 거시 경제 지표가 좋아졌는데 우리나라 실질 소득이 이렇게 줄어드는 상황이 과연 우리가 원하는 정책 목표인지, 다시 한번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이 다 됐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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