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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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후보들의 재정적자 확대 공약을 비판하는 영상. 2023년 재정적자 GDP 대비 -6.2%, 2024년 -7% 전망 제시. 해리스의 미실현 이익 과세(25%)·최고세율 인상, 트럼프의 소득세 폐지 및 보편관세 10~20%·중국 60~100% 관세 공약이 재정적자를 키울 것이라 주장. 팁 소득세 면제는 탈세 우려, 가격 통제·의료부채 탕감 등 공약도 경제적으로 위험하다고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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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대선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두 후보가 내놓는 공약들이 정말 황당한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게 진짜 미국이 맞나, 미국 대선에서 이런 공약들이 나올 수가 있나 싶을 만큼 괴이하고 이상한 공약들이 자꾸만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 공약들이 실현된다면 정말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어떤 공약들이 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미국에는 아주 심각한 재정적자 문제가 있습니다.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보면 2023년에 -6.2%를 기록했습니다. 이게 얼마나 높은 수준이냐 하면, 사실 미국에서 그동안 재정적자가 문제가 됐던 적은 정말 많습니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 왔을 때도 미국 경제를 살리겠다고 돈을 풀었고, 그때도 문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도 재정적자 비율이 -2.5%를 넘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유명한 레이건 대통령 시절의 쌍둥이 적자도 있습니다. 당시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에 재정수지 적자까지 엄청나다며, 이걸 미국이 견딜 수 있겠느냐고 걱정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애교 수준입니다. 기껏해야 -2.5%에서 -5% 정도였으니까요. 게다가 1980년대에는 소련과 무기 경쟁을 하며 스타워즈 계획 등으로 국방비 지출이 워낙 많았고, 미국 경제도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반면 2023년에는 미국 경제가 초호황이라고 하던 시절이었는데도 재정적자는 -6.2%였습니다. 이는 미국 경제가 재정적자에 기대어 간신히 성장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성장률이 조금만 줄어도 재정적자 폭이 갑자기 확 늘어날 수 있고, 그만큼 심각한 후폭풍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2024년에는 대선을 맞아 옐런 재무장관이 엄청난 돈을 풀고 있어서, 미 의회 조사국은 올해 재정적자가 -7%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습니다. 경제가 이보다 좋을 수 없다며 호황을 누린다는데 재정적자가 GDP 대비 -7%라면, 경제가 조금만 고장 나도 -10%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니 정말 심각한 얘기입니다.
그래서 재정적자를 줄이는 방안을 미국 대선 후보들이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해리스 부통령은 증세를 하겠다고 하는데, 과세 대상이 놀랍습니다. 바로 미실현 이익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천억 원을 주식에 투자해서 2천억 원이 됐다고 합시다. 1천억 원을 새로 번 것이죠. 그런데 이 주식을 팔지 않고 그냥 들고 있습니다. 해마다 평가를 해서 주식으로 돈을 번 것으로 나타나면, 주식을 팔지 않아도 평가이익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겁니다. 즉 새로 번 1천억 원에 대해 25%의 세율을 적용하면 250억 원이 세금이 됩니다. 주식을 팔아야 세금을 내는 게 상식인데, 팔지도 않고 세금을 낸다니 정말 충격적입니다. 이 공약이 나오자 미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게 왜 문제냐 하면,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 과세하면 세금을 내기 위해 자산을 팔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집값이 올랐는데 세금을 못 내면 집을 팔아야 합니다. 현금 부자라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집을 팔아야 합니다. 새로 번 돈의 25%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특히 엔비디아는 올해 시가총액이 1조 1800억 달러에서 3조 1600억 달러로 늘었습니다. 그렇다면 세금으로 내야 할 돈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에 대해 대주주가 자동으로 주식을 팔게 되어 증시가 붕괴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이런 황당한 공약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느냐며 경악하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다만 소액 주주에게 물리겠다는 것은 아니고, 자산이 1억 달러가 넘는 사람들에게 물리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1억 달러 넘는 사람이 미국에 얼마나 많겠습니까. 엔비디아 주주 중에서도 엄청 많을 테고, 그들이 주식을 대거 팔게 되면 결국 피해는 소액 주주에게도 돌아갑니다.
해리스의 증세 공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소득세와 법인세율도 대폭 인상하겠다고 했습니다. 미국의 자본이득 세율 최고는 23.8%입니다. 우리나라 금투세와 비슷하지만, 우리나라 금투세는 훨씬 더 잘 설계된 세금입니다. 사업소득 최고 세율은 29.6%, 임금소득 최고 세율은 39%입니다. 해리스는 임금소득만 세율이 높은 것은 불공평하다며 최고 한계세율을 모두 동일하게 44.6%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모든 세금에는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설정된 것인데, 갑자기 최고 세율을 일괄 44.6%로 올리겠다고 하니 미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 연방세만의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하며 우리 세율이 더 높지 않냐고 하면 안 됩니다. 미국은 주마다 세금이 다릅니다. 캘리포니아는 최고 13%의 주세를 따로 냅니다. 그러면 최고 세율은 44 + 13 = 57%가 됩니다. 미국 사람들이 깜짝 놀란 이유입니다.
법인세율은 현행 21%에서 28%로 올리겠다고 합니다. 이는 트럼프가 낮춘 것을 원래대로 돌리겠다는 것이라서 민주당의 공약으로서는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번 돈까지 추적해 꼼꼼하게 세금을 매기겠다는 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워낙 커서 세금을 더 걷어야 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미실현 이익에 세금을 물리는 것은 자칫 증시와 부동산 시장을 붕괴시킬 수준이므로, 미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해리스만 황당한 것은 아닙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못지않게 황당한 세금 공약을 내놨습니다.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사회보장 혜택에 대한 소득세를 폐지하겠다고 했습니다. 재정적자가 너무 커서 문제인데, 사회보장 혜택 소득세를 폐지하면 재원은 어디서 마련할 것이냐는 걱정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경제가 달러를 찍어낸다 해도 이것이 남아나겠느냐는 것이죠. 게다가 한 연설에서는 사회보장 혜택 소득세만이 아니라 전체 소득세를 폐지하겠다고 발언한 적도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얘기하지 않아서 진짜 공약인지 의문이 있지만, 모든 소득세를 폐지하면 미국 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습니다. 설마 진짜 공약은 아니겠지 하고 믿고 싶습니다.
또 법인세율을 추가로 인하하겠다고 합니다. 이미 21%로 낮춰 놓고 더 낮추겠다는 것입니다. 세금을 안 내면 좋겠지만, 미국의 재정적자 폭은 지금 금융위기를 맞은 것만큼 높은 수준입니다. 법인세를 더 깎아 주면 재정수지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이렇게 세금을 다 깎아 주고 나서 부족한 세수는 관세로 충당하겠다고 합니다. 보편적 관세를 10~20%로 매긴다는 것이고, 최근에는 20%라는 말을 더 많이 씁니다. 보편적 관세는 전면적으로 부과되는 것이라 우리나라와 유럽도 모두 적용됩니다. 앞으로 미국에 수출할 때 우리도 20%의 세금을 내야 할지 모릅니다. 중국에 대해서는 60%, 최고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합니다.
이에 대해 옐런 재무장관은 트럼프가 소득세를 폐지할 수준까지 감세를 하려면 관세가 20%가 아니라 100%의 보편적 관세가 되어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소득세를 폐지하고 관세만 높이면 저소득층이 그 손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시행되면 앞으로 10년간 미국의 재정적자가 7조 7150억 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의 12배가 넘는 수준이니, 해마다 우리나라 1년 예산만큼 재정적자가 추가로 늘어나는 셈입니다. 해리스 공약에 따른 추가 재정적자는 17조 원으로, 트럼프 쪽이 다섯 배가 더 크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고 있습니다.
최근 나온 정책들을 보면 이게 미국식 포퓰리즘인가 싶을 정도로, 재정적자가 심각한데도 퍼주기 공약이 정말 많습니다. 미국은 의료비가 워낙 커서 의료 때문에 부채를 진 사람이 많습니다. 해리스는 그 부채를 탕감해 주겠다고 합니다. 논리는 그럴듯합니다. 아파서 빚을 지고 평생 갚아 나가야 한다는 건 얼마나 고통스럽습니까. 그러니 아픈 걸로 빚을 지지 않게 해 주겠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공약이 시행되면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붕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미국인은 치료받은 비용을 꼬박꼬박 내 왔습니다. 그런데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의료 부채를 전부 탕감해 주는 정책이 한 번이라도 시행되면, 많은 사람들이 치료받고 돈을 안 내려 할 겁니다. 언젠가 또 탕감해 줄 테니까요. 그러면 미국 의료 시스템이 남아날 수 없습니다. 의료보험 보조금 지급 공약도 있습니다.
더 걱정되는 것은 신규 주택 구매자에게 세액공제 2만 5천 달러를 주겠다는 공약입니다. 우리 돈으로 3,300만 원의 세금을 깎아 주는, 사실상 보조금입니다. 이를 모두 합치면 10년간 1조 달러, 약 130조 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미국 재정이 괜찮을지 걱정이 되는 대목입니다. 게다가 세액공제를 이렇게 많이 해 주면 너도나도 신규 주택 구매자가 될 테니, 소요 예산은 1조 달러에서 그치지 않고 훨씬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녀세액공제 확대도 내놨습니다. 이것은 트럼프도 내놓았는데, 트럼프가 훨씬 더 많이 깎아 주기 때문에 트럼프 쪽이 더 심각합니다. 무조건 퍼주고 보자, 일단 대통령이 되고 보자는 식의 공약이 지금 남발되고 있습니다.
특히 웃지 못할 일은 팁 소득세 면제를 두고 두 후보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트럼프가 내놓은 팁 소득세 면제를 저는 그때도 황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해리스가 트럼프 정책을 거의 비슷하게 따라 한 정책을 냈습니다. 다만 면세 대상이 되는 금액은 해리스가 약간 적습니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내 정책을 베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이 법안은 원래 하원에 계류되어 있던 것이라 트럼프도 원조는 아닙니다. 대선 후보 중에 내가 먼저 했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팁 소득세 면제를 자랑이라고 원조라 주장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팁 소득세 면제는 많은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저소득층 근로자가 혜택을 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팁을 받는 사람은 미국 근로자의 2.5%에 불과합니다. 그중 상당수는 애초에 소득세를 낼 정도가 안 되는 저소득층이고, 나머지도 세금을 거의 내지 않습니다. 세금을 많이 내는 팁 근로자는 극소수입니다. 그래서 당장 팁에 면세 조치를 해도 세수가 확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고소득자들이 자신의 소득을 팁으로 신고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변호사가 상담을 하면서 팁 박스를 앞에 놓고 "상담이 좋았으면 팁을 주고 가세요"라고 하면, 소득에 대한 탈세가 얼마든지 가능해집니다. 의사나 다른 고소득층이 모두 팁 박스를 놓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팁에 면세를 하면 변호사들이 상담료를 100% 팁으로 받을 수도 있고, 그러면 소득세가 확 줄어듭니다. 소득세율이 높은 고소득자일수록 팁 면세가 훨씬 이득이 되는 제도가 될 가능성이 크고, 이를 이용하면 미국 세수에 훨씬 큰 구멍이 날 것이라고 경제학자들이 경고하고 있습니다.
인플레를 잡는 정책도 극단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답답합니다. 해리스는 행정부의 권한을 총동원해 식료품과 임대료의 폭리를 금지하겠다고 합니다. 기업이 폭리를 취해서 인플레가 발생했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부통령으로 있는 동안 인플레가 일어났지만 그건 내 책임이 아니라 대형 마트나 백화점 같은 기업들이 폭리를 취한 것이니, 그놈들을 내가 혼내 주겠다는 논리입니다. 2019년보다 식료품 가격이 26% 올랐고 이들 업체의 이윤율이 대폭 상승했으니 가격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미국에서 가격을 통제한다니, 생각도 못 해 본 일입니다. 우리나라도 직접적으로 가격을 통제하지는 않지만 뒤에서 약간씩 개입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아예 정책으로 내놓고 행정부 권한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하니, 여기가 정말 미국이 맞나 싶을 만큼 놀라운 정책입니다.
이에 반해 트럼프는 정부의 간섭을 줄여서 인플레를 잡겠다고 주장합니다.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규제를 철폐해 석유를 펑펑 캐내고, 이를 통해 값싼 에너지를 미국인이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다 좋은데, 기후 변화가 일어난 것은 분명합니다. 올여름 우리나라도 굉장히 더웠고, 갑자기 해파리가 동해안에 나타나는 등 생태가 변하는 것은 진짜 분명합니다. 미국은 허리케인이 오면 괴멸적인 피해가 나고, 이번에 일본에 온 태풍도 굉장히 컸습니다. 우리도 이번 가을에 어느 때보다 큰 태풍이 올 수 있다고 기상청이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값싼 에너지를 쓰는 것은 좋지만, 과연 계속 석유를 써도 문제가 없는지 지구과학자와 생태학자들은 10~20년 뒤 인류가 심각한 기후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우리가 지금 갈림길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기후 위기는 사기라고 하면서, 석유, 천연가스, 석탄을 모두 동원해 값싼 에너지를 쓰게 하겠다고 주장합니다.
여기까지 말씀드리면 아마 다들 느끼셨을 것입니다. 경제학자들이 멘붕에 빠졌을 겁니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경제학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경제학자들이 두 후보 모두를 보고 경악하고 있습니다.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8월 22일자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경제학자들이 최근 바이든 행정부나 양당의 선거운동, 공약 결정에 크게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경제학자의 말을 듣는 정치인이 아직 남아 있긴 한 건가 하고 걱정했습니다.
트럼프는 기업가 출신이고 해리스는 법조인 출신입니다. 이런 분들은 평생 명령을 내리면 대체로 아랫사람들이 말을 잘 듣습니다. 피의자들도 고분고분 말을 잘 들을 겁니다. 하지만 경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는다고 경제가 그 방향으로 쫙 가는 것이 아닙니다. 아주 작은 정부 정책의 변화가 나비 효과를 일으켜 경제에 태풍을 일으키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정부 정책은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고,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효과까지 치밀하게 계산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에서는 그런 계산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본인이 그런 경제적 계산을 할 수 없다면, 적어도 참모진을 경제를 이해하는 경제학자들로 채워야 합니다. 허버드 교수의 말처럼, 제가 보기엔 양쪽 참모진에 경제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이상으로 박종훈의 지식한방을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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