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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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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2026-10-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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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협상이 깨진 진짜 이유 (박종훈의 지식한방)

jisik-hanbang · 2026-04-12 · 유튜브 시청 933,548 · Board Views 7 ·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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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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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휴전 협상이 결렬된 원인을 양측의 승전 착각으로 분석. 트럼프는 핵포기가 이미 확보된 조건이라 보고 항복문서를 기대했으나, 이란은 호르무즈 봉쇄로 협상력을 얻었다고 착각. 호르무즈 통제로 유가 급등(브렌트 최고 144달러 언급), 이란의 15척 허용 조건, 미 구축함 진입, 해상봉쇄 카드 등으로 교착. 1988년 멘티스 작전과 유사하다고 제시. 석유화학 공급 차질이 서방 전체에 타격이라 간극 축소가 필요하다는 주장.

다듬은 글

※ AI가 다듬은 글(오탈자·군말 정리)

01.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21시간 만에 결렬됐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협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완전히 결렬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의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앞으로를 전망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겠죠. 그러면 이번에 확인된 미국과 이란의 착각이 무엇인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히 하나의 전쟁인데, 두 나라가 모두 승전을 선언했습니다. 이번에 휴전 협상이 시작되자 미국도 자기가 이겼다고 하고, 이란도 자기들이 이겼다고 합니다. 같은 전쟁을 두고 이렇게 시각이 다르다니, 어떻게 된 걸까요?

02. 여러분,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있었던 4월 12일에 어떤 글을 올렸을까요? 이란이 정복당했고, 군대가 없으며, 딜이 되든 안 되든 우리가 이겼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협상의 결과와 관계없이 이미 미국이 이겼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란의 최고 안보인은 뭐라고 했을까요? 전쟁 목표 대부분은 이란이 달성했다고 했습니다. 미국이 아니라 이란이 달성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란 국민들에게 희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서로 자기가 승리했다고 생각하는 두 나라의 협상 대표단이 만났기 때문에, 각자 자기에게 유리한 협상안을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전달했습니다. 미국도 이란에게 그랬고, 이란도 미국에게 "우리가 이겼으니 우리 요구조건을 다 들어 줘"라는 식으로 자기 말만 했습니다. 그렇게 21시간을 낭비하다 결국 결렬된 것입니다.

03.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과 이란의 시각이 어떻게 다른지 조목조목 따져 봐야겠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완벽한 항복 문서를 기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시설 세 곳을 완전히 파괴했고, 하메네이의 암살에 성공했으며, 혁명수비대도 전멸시켰다고 여러 차례 말해 왔습니다. 그러니 완전한 승리이고, 벤스 부통령에게는 그냥 항복 문서에 서명만 받아 오라고 했던 것이죠. 그리고 핵 포기는 이미 따놓은 조건이라고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04.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굳게 믿을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인 2월 27일 마지막 협상에서, 이란이 핵을 포기하는 일종의 항복 문서 같은 협상안을 가져왔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습니다. 협상장에 있었던 오만의 외무장관, 영국의 NSC 보좌관 등이 증언했고, 미국의 녹취록도 공개됐습니다. 협상 당시 상상도 못 했던 이란의 파격적인 양보가 있었는데, 핵물질에 대해 제로 축적, 제로 비축, 완전 검증을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실상 핵 포기 선언에 가까운 내용이었고, 오만 외무장관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바로 다음 날인 2월 28일에 이란을 폭격했습니다.

05.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은 이렇습니다. "폭격하기도 전에 항복 문서를 받아냈는데, 폭격으로 이란을 원시 시대로 돌려놨으니 이란이 완전히 쫄았을 것이다. 핵 포기는 전쟁 전에도 이미 따놓은 조건이니, 이제 플러스 알파를 받아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계산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06. 그런데 이란 사람들의 생각은 트럼프와 정반대입니다. 휴전 소식이 처음 나왔을 때 테헤란에서는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사람들은 "드디어 패권 국가였던 미국을 우리가 이겼다",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스스로 증명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인터뷰가 많이 보도되었으니 직접 보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이란도 이겼다고 하고 트럼프도 이겼다고 하니, 협상이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07. 이란이 스스로 이겼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완전히 참패하지는 않았고,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지렛대로 미국을 괴롭혔으며, 그래서 미국이 먼저 협상을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08. 이란의 사고 구조를 하나씩 따져 보겠습니다. 호르무즈가 막히자 유가가 70달러에서 119달러로 올랐습니다. 이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 기준이고, 현물 가격은 한때 144달러까지 갔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중동산 원유를 많이 쓰는 나라는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렇게 세계 경제를 인질로 잡으니, 트럼프가 먼저 연락해 협상을 요청했다고 봤습니다. "우리가 미국을 협상장으로 먼저 끌어냈고, 세계 최강국이 우리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 생각한 것이죠.

09. 그러자 이란은 "우리가 반쯤은 이긴 것 같으니 사전 조건을 걸자"며 열 개 항의 조건을 내걸었고, 협상장에 가기 전에는 동결 자산부터 풀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이란은 자기들이 이겼다고 착각한 채 협상장에 들어갔습니다.

10.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전쟁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번 협상이 잘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댓글을 많이 달아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니까요. 두 승전국이 원한 문서는 정말 달랐습니다. 미국이 원한 것은 완벽한 항복 문서였습니다. 핵 프로그램의 완전 해체, 농축 우라늄의 IAEA 이전, 이는 2월에 이란이 미국에 내놓았던 문서와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이란이 미국에 대해 굉장히 겁을 먹고 있었고, 이란 내부 시위가 계속되자 지도부가 권력을 잃을까 봐 핵을 포기해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11. 그런데 이란의 생각이 이제 바뀌었습니다. 호르무즈를 막아 보니 미국이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란은 거꾸로 핵 농축 권리를 공식으로 인정해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전에는 꿈도 못 꿨던 호르무즈 통제권까지 달라고 합니다. 이란이 호르무즈를 통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자기들도 이것이 통제가 될 줄 몰랐을 겁니다. 저도 지식한방에서 "호르무즈를 완전히 통제하지는 못할 것이다, 다만 교란만으로도 유조선을 못 지나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 부분은 제가 틀렸습니다. 교란은 어떤 배도 못 지나가게 하는 것이지만, 통제는 이란 유조선과 중국 유조선을 골라서 지나가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교란을 넘어선 통제입니다. 이란 사람들도 이렇게 될 줄은 생각 못 했을 것 같습니다. 호르무즈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다면 2월에 미국에 거의 항복하는 문서를 줬을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12.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이 정말 이해가 안 갑니다. 2월에 이란이 내건 조건을 그냥 받아들였다면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았을 수도 있습니다. 오바마도 못 했던 일을, 트럼프의 겁박에 이란이 완전히 쫄아서 항복하려 했던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 조건을 받지 않고 이란을 공격한 이유를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13. 결과적으로 이란은 자기 힘을 확인했습니다. 호르무즈를 막아 버리는 정도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배만 통과시킬 수도 있다는 통제력을 확인하자, 전쟁 배상금, 동결 자산 즉각 해제, 미군의 중동 철수 같은 훨씬 더 나아간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트럼프는 핵 포기라는 원래 조건에 더해, 대리세력 지원 중단, 미사일 프로그램 전면 포기, 앞으로 탄도미사일 제조 금지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쟁 전보다 서로의 간극이 훨씬 멀어진 것입니다. 전쟁 전에는 굉장히 가까웠는데, 전쟁을 통해 극단적으로 멀어졌습니다. 파키스탄에서 만나 협상을 했지만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셈이 되었습니다.

14. 호르무즈 개방에도 이란의 꼼수와 미국의 대응 모두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먼저 이란의 꼼수입니다. 이란은 협상 기간 동안 호르무즈를 개방하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쪽 해역 대부분을 차지하는 북쪽 항로는 이란이 "기뢰를 깔아 놨으니 안전하지 않다, 이란 쪽으로 붙어서 다니면 안전을 보장해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만 쪽으로 가다가는 유조선이 격침될 수 있으니 이란 쪽 북쪽 항로로만 다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북쪽 항로로는 하루에 15척만 허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원래 이 해협은 하루 약 140척이 다니던 곳입니다. 지금 호르무즈에 갇혀 있는 배가 2천 척이라고 하니, 15척씩 빼내려면 100일이 넘게 걸린다는 뜻입니다.

15. 미국은 아마 이런 기대를 했을 겁니다. "휴전만 하면 호르무즈 통과를 허용해 줄 테니, 일단 2천 척을 싹 빼내자. 그러고 나서 협상하면 우리가 더 유리해진다." 하지만 미국은 이미 작년 6월 12일 전쟁 때도, 올해 2월 28일 협상 중에도 뒤통수를 맞은 적이 있습니다. 협상을 한다고 해 놓고 갑자기 폭격이 들어왔던 것이죠. 그래서 이란 입장에서는 2천 척을 모두 통과시키면 트럼프가 그 뒤에 공세를 강화할 수도 있다는 핑계가 생긴 셈입니다.

16. 그런데 기뢰를 실제로 깔았는지는 외부에서 알 방법이 없습니다. 깔지 않았는데도 깔았다고 뻥을 쳤을 수도 있고, 실제로 많이 깔아 놓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응이 특이했습니다. 기뢰를 제거하겠다며 구축함 두 척을 호르무즈 안으로 집어넣었습니다. 구축함이 기뢰 제거를 위해 들어갔다는 것은 조금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착각하고 있거나, 아니면 또 다른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17. 트럼프의 말을 그대로 믿고 논리적으로 따져 보겠습니다. 트럼프는 이란의 기뢰 부설선 28척을 전멸시켜 더 이상 기뢰를 깔 수 없다고 말해 왔습니다. 그리고 구축함 두 척을 보내 기뢰를 제거하면 항로를 복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말이 안 됩니다. 이란의 목적은 기뢰 자체가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을 오만 쪽으로 못 가게 하고 이란 쪽 15척 항로로 통제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기뢰가 있든 없든 이란은 얼마든지 유조선 통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소형 보트에 미사일이나 기관포를 실어 수천 척을 동원하는 이른바 '벌떼 전략'도 가능하고, 드론도 있으며, 해안가 곳곳에 지대함 미사일 기지도 잔뜩 있습니다. 그러니 기뢰 몇 개를 제거한다고 유조선이 갑자기 지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란이 기뢰를 100개 뿌렸는지 200개 뿌렸는지도 모르는데, 구축함 두 척으로 완벽하게 빠르게 제거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기뢰 제거만으로 해결된다고 믿는다면 큰 착각입니다.

18. 그렇다면 다른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휴전을 빌미로 구축함을 호르무즈 안으로 넣은 다음, 또 다른 군사 작전을 기획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란도 이것을 눈치챘을 겁니다. "협상한다고 해 놓고 또 뒤통수를 맞았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협상은 훨씬 더 복잡해졌습니다.

19. 이란 내부에는 강경파와 온건파가 있습니다. 강경파는 끝까지 싸우자고 주장했는데,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그들을 그나마 설득한 것은 중국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것이 사실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강경파가 협상에 뒤늦게 동의했는데, 협상 과정에서 미국 구축함이 호르무즈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강경파는 "봐라, 협상하는 사이에 미국이 또 약속을 안 지켰다"고 주장하며 목소리를 더 높이게 될 것입니다. 온건파는 빨리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암살당해 남은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강경파의 목소리가 이미 높은 상황에서 구축함까지 들어왔으니, 강경파는 온건파를 "그러니 우리 말이 맞았다"며 압박할 것입니다.

20. 미국의 변화도 심상치 않습니다. 협상이 결렬되자 트럼프는 해상 봉쇄 카드를 꺼냈습니다. 트럼프가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과 함께 "트럼프는 결국 이란에 해상 봉쇄를 할 것"이라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현재 이란은 자기와 연관된 배, 중국 배, 인도 배만 통과시키고 있는데, 이란 유조선이 인도양으로 나올 때 미국이 이를 봉쇄하면 이란도 전쟁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결국 항복할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21. 그런데 이런 해상 봉쇄는 국제 유가를 더 올릴 수 있습니다. 이란이 걸프 국가의 유조선을 이미 막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란 유조선까지 막으면, 석유 공급은 더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니 강대강으로 부딪히는 것은 우리에게 절대 좋은 일이 아니고, 서로 수위를 낮추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석유가 점점 부족해지면 한두 달 뒤에는 석유화학 제품도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비닐봉지 하나 구하기도 힘들어질 수 있고, 건축 자재부터 전자 제품까지 석유화학 부산물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트럼프의 다음 카드가 해상 봉쇄가 되어서는 안 되고, 어떻게든 간극을 좁혀야 합니다.

22. 문제는 38년 전에도 비슷한 착각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정학적으로 워낙 특이한 곳이어서, 초강대국 미국도 이 해협을 잘 이해하지 못해 자기 생각과 다르게 흘러간 적이 있었습니다. 1988년 미국이 명명한 메인티스 작전, 우리말로는 '사마귀 작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작전은 군사적으로는 미국의 완전한 대승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통해 정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23. 1980년대 이란과 이라크가 전쟁을 벌였을 때, 이라크는 사실상 미국 편이었고 서방을 대표하고 있었습니다. 서방의 무기로 이라크가 이란을 공격했으니 이란이 무너질 줄 알았는데, 이란은 생각보다 이라크를 잘 막아 냈습니다. 그러던 중 1988년, 최신 미국 구축함이 호르무즈를 지나가다 이란이 뿌려 놓은 기뢰에 걸려 크게 파손되었지만 다행히 침몰은 면했습니다. 미국은 크게 분노했고, 사마귀 작전을 통해 이란의 석유 플랫폼을 완전히 박살 냈습니다. 미국은 이란이 즉각 굴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이라크에 무기만 지원하고 직접 나서지는 않았는데, 이제 직접 이란을 괴멸시키면 이란이 무릎을 꿇을 것이라 본 것입니다. 하지만 이란은 고속정을 이용한 비대칭 반격을 펼치며 지독하게 싸웠습니다. 결과적으로 군사적으로는 승리했지만, 정치 문제는 바로 해결되지 않고 오랫동안 헤맸습니다. 그 시기가 마침 1988년 4월이었고, 이번에도 4월이라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이란과 이라크가 휴전한 것은 그해 8월이었습니다.

24. 2026년의 미국과 이란 전쟁에서도 미국은 압도적인 힘으로 이란을 크게 파괴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란은 남은 군사 무기로 호르무즈를 봉쇄하고 비대칭 전략을 쓰며 미국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군사적으로는 분명 압도적으로 승리했는데도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1988년 사마귀 작전과 상당히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은, 1988년에는 이란이 감히 호르무즈를 막을 생각까지는 못 했지만, 이번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봉쇄에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미국이 어떻게 푸느냐가 정말 중대한 고비라고 볼 수 있습니다.

25. 앞으로 남은 길은 두 가지입니다. 이란이 완전히 파괴되어 무릎 꿇고 "한 번만 봐 달라"고 하는 경우, 또는 협상이 시작되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이란은 아무리 폭격을 받아도 버틸 수 있습니다. 40년 넘게 제재를 받으며 그 기간을 견뎌 왔기 때문입니다. 지금이 고통스러운 것은 맞지만, 원래 고통스러운 것은 참을 수 있습니다. 잘 먹고 잘 살다가 조금만 고통스러워지면 견디기 어려운 것은 오히려 미국과 우리 서방, 그리고 우리 한국입니다. 우리는 석유가 부족해 본 적이 없는데, 갑자기 석유 물량이 부족해졌습니다.

26. 1970년대 오일 쇼크 때도 기름은 있었습니다. 다만 비쌌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름 자체가 없습니다. 미국은 지금 왜 여유를 부릴까요? 미국은 석유화학 제품을 직접 가공하지 않는 편입니다. 물론 석유가 워낙 많이 나와서 원료는 많이 만들지만, 그 원료로 실제 제품을 만드는 것은 우리나라, 일본, 대만, 중국이 주로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석유화학 제품이 없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고, 아직은 협상하지 않고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에게서 석유화학 제품을 사 가는 양도 많고, 우리가 석유 부족으로 석유화학 제품을 더 이상 만들 수 없게 되면 서방 전체에 타격이 갑니다. 미국과 유럽은 석유화학 제품을 완전히 만드는 밸류체인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없으면 우리만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미국과 유럽도 결국 고통스러워집니다.

27.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지금처럼 "우리가 이겼으니 항복 문서를 내놓아라"라고 한다면 간극은 좁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란 역시 "우리가 이겼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국토가 초토화되었고 사람들은 당장 먹고살기도 힘들 정도로 어렵습니다. 호르무즈를 군사적으로 막고 있다고 해서 이겼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은 항복 문서를 받으려 하고, 이란은 자기들이 어느 정도 승기를 잡았다는 인정 문서를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이 두 가지 착각이 동시에 끝나는 날이 진짜 협상이 시작되는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쪽이 실제로 처한 상황을 직시할 때 협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봅니다.

28. 미국과 이란이 빨리 자신의 현실을 자각하고 협상장으로 나와 주기를 정말 간절히 바랍니다. 이상으로 박종훈의 지식한방을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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