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창대 · 한국인
요약 보기
HBM 수요는 둔화되지 않고 계속 늘어날 것이며 공급 부족이 지속된다. 진짜 리스크는 수요보다 1등 자리 탈환 여부다. SK하이닉스는 1등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삼성전자는 1등을 되찾기 전까지 프리미엄을 받기 어렵다. 주주환원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펀더멘털은 유효하며 장기 공급계약과 증설로 실적 기반이 견조하다. 삼성전자 30만원 아래, SK하이닉스 200만원 아래를 꾸준히 모을 구간으로 제시했다.
다듬은 글
시장 일각에서는 차세대 AI에서 HBM 탑재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HBM이 워낙 비싸져서 저가 제품을 쓰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립니다. 그럼 HBM에서 우리나라 투톱이 걸려 있으니 앞으로의 수요가 더 궁금해지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는 없을까요?
제 생각에는 수요 둔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물량이 그 수요를 못 받쳐 주고 있어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공급을 잘 해주면 이런 일이 없을 텐데, 못 따라가니까 사람들이 자꾸 차선책을 찾는 겁니다.
구두를 살 때도 그렇죠. 최고의 제품은 이미 품절이니까 사람들은 차선책을 찾고, 그다음에 가성비를 고려합니다. 컴퓨터도 마찬가지고요. 최고 제품을 못 사는 이유는 결국 돈 문제이거나 물량이 부족해서입니다. 반도체도 수요와 공급 안에서 움직이는 건 똑같아요. 수요 자체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이걸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공급업체는 여러 곳이 있지만 수요가 탑티어 기업들로 몰립니다. 거기가 비싸고 물량이 없으니 가성비 업체나 다른 기업으로 수요가 분산되는 거고요. 그래서 공급사들이 자체적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지금 공장을 늘리고 증설하면서 물량을 크게 찍어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주환원도 함께 하고요. 그렇게 많이 찍어내도 결국 다 팔립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만 봐도 수요가 이 정도인데, 전 세계로 확산되면 그때부터 진짜 난리가 날 겁니다.
따라서 투자 전략을 짤 때 수요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오히려 더 걱정해야 할 것은 1등 자리를 뺏기느냐는 문제입니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1등을 내줬던 것처럼요. 스마트폰이 아무리 늘어나도 혁신을 가져왔던 애플의 입지가 훼손되지 않은 것처럼, 수요가 꺾일 걱정보다는 1등을 뺏기는 걸 걱정하는 게 맞습니다.
컨퍼런스콜에서도 베라 루빈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HBM4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됐고요. SK하이닉스가 계속 잘하고 있고, 1등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꾸준히 드렸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빠르게 쫓아오고 있고, HBM4 수율도 계속 올라가고 있어요. 이 상황에서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할까요?
먼저 기존 메모리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강자였다가 SK하이닉스에 내줬습니다. AI와 HBM으로 넘어가면서 삼성전자가 다시 1등을 탈환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1등과 2등 사이를 오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삼성전자가 2등으로 밀렸다고 해서 올라가지 않은 건 아니거든요. 다만 사람들은 항상 비교를 하게 됩니다. "SK하이닉스는 저렇게 갔는데 삼성전자는 왜 이것밖에 못 가?" 하는 아쉬움이 생기는 거죠. 하지만 삼성전자가 올라가지 않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SK하이닉스가 현재 1등인 건 분명한 사실이라, 삼성전자가 실제로 1등을 탈환하기 전까지는 SK하이닉스의 프리미엄이 유지될 거라고 봅니다. 마진율도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요. 보통 1등을 뺏긴 기업은 다시 탈환해야 수급도 되찾아 올 수 있습니다. 1등과 2등이 있으면 2등은 1등을 위협할 수 있고, 이런 모멘텀으로 프리미엄이 많이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1등을 뺏긴 기업은 다시 탈환하기 전까지는 그 프리미엄이 잘 작용하지 않아요.
그래서 삼성전자가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라,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면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마진율 측면에서도 그렇고요. 다만 현재의 구조가 단기간에 깨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HBM 수요는 계속 견조하게 우상향하고 있으니 이 부분은 우려 없이 바라보셔도 좋겠습니다.
월요일장에 충격이 있었지만 화·수·목에는 주가가 다시 올라왔습니다. 너무 많이 빠졌다는 과대 낙폭으로 해석해도 될지, 긍정적인 해석이 다시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제가 7월 낙폭을 경험해서 그런지 8월의 등락은 크게 움직였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차트를 봐도 그렇게 많이 움직인 것 같지는 않고요. 다만 우리가 기대했던 게 있으니,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의견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주주환원은 많이 해주면 좋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와의 밸런스를 지키는 게 굉장히 어려울 겁니다. 이번 연도에만 반짝하고 끝난다면 실망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반도체 기업들이 공급자 우위의 시장으로 돌아서고 있어요. 예전에는 을의 입장이라 애플에게도 가격 압박을 많이 받았는데, 요즘은 애플이 오히려 을의 입장이 됐죠. 커뮤니티에서도 애플이 꺾였다는 의견이 나오는 걸 보면 상황에 따라 입장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지금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같은 기업들은 단순히 현 구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적을 과거 대비 안정감 있게 받쳐 줄 가능성이 높아요. 주주환원도 지금보다 늘거나 꾸준히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요. 이번에 조금 실망스러웠더라도 당분간 주주환원이 계속 진행될 거라고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CAPEX 투자에서 이익 기반도 훨씬 더 퀀텀 점프를 하게 될 테니 그에 따른 도약도 클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지금 잠시 조정이 나왔지만, 주주환원이 덜 나왔다는 이유로 대세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주주환원을 많이 해줬다면 단기간에 주가가 빨리 회복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었는데, 그 부분은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도 주주환원 이야기가 나왔고 펀더멘털도 흔들리지 않았으니, 삼성전자는 30만 원 아래, SK하이닉스는 200만 원 아래에서 꾸준히 모아갈 수 있는 구간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참고하셔서 장기 투자 관점도 함께 보시면 좋겠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