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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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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2026-10-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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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일본'에 박탈감.. 외국인은 입장료 6배 더 내라 (박종훈의 지식한방)

jisik-hanbang · 2024-07-04 · 유튜브 시청 170,627 · Board Views 7 ·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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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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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1달러 161엔)로 일본이 '싸구려 일본'이 되며 외국인에게 이중가격제가 도입되고 일본인은 해외여행을 줄이는 상황. 일본 기업 도산 급증과 금리 인상 여파, 아베노믹스 비판이 이어짐. 원화도 국민연금까지 동원한 환율 방어 중이며 실패 시 손실 위험을 언급.

다듬은 글

※ AI가 다듬은 글(오탈자·군말 정리)

01. 이제는 엔화 가치가 도대체 어디까지 떨어질지, 환전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원화 환율도 그만큼 불안하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과연 어떻게 될지 우리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일본 얘기를 좀 더 파고들어 가 보면, 일본 사람들이 지금 '싸구려 일본'이 됐다는 자괴감이 굉장하다고 합니다. 엔화 가치가 자꾸만 떨어지니까 외국인들이 들어와서 펑펑 돈을 쓰거든요. 외국인들이 이렇게 값싸게 쓰고 가는 걸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외국인한테는 훨씬 더 비싼 요금을 적용하자는 주장이 거세게 나오고 있었는데, 드디어 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에게 여섯 배 바가지를 씌우는 요금제를 책정하는 경우가 나타났습니다. 며칠 사이에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서 이제는 1달러에 161엔을 넘어섰습니다.

02. 이게 어느 정도로 심각한 거냐면, 2021년 1월 2일 첫 거래일에 일본에서 엔화 가치는 1달러에 103엔이었습니다. 그런데 엔화 가치가 그만큼 폭락하면서 161엔까지 가 계산해 보니, 1달러에 1,700원 가까이 간 것과 똑같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1달러에 1,700원이라면, 이건 정말 원화가 휴지 조각이 됐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일본 사람들이 지금 그 상황에 놓여 있는 겁니다.

03. 2021년에 일본에서 출간돼 화제가 됐던 책이 있습니다. 바로 『싸구려 일본』이라는 책인데, 이 책이 출간된 게 2021년이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1달러에 103엔이었는데 지금은 161엔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103엔일 때도 일본 사람들이 워낙 충격을 받았나 봅니다. 왜냐하면 이 책을 소개하는 유튜브 콘텐츠의 조회수가 238만 회나 나왔거든요. 이 책을 보면, 일본의 100엔 샵은 동남아보다 훨씬 싸게 물건을 팔고 있고, 동남아 가격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더구나 전 세계에서 가장 싼 디즈니랜드, 이것도 일본의 구매력 때문에 나타난 문제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는 구매력이 있기 때문에 디즈니랜드 입장료를 올렸지만, 일본은 입장료를 올릴 수 없다는 겁니다. 일본 사람들이 점점 더 가난해졌기 때문이죠. 입장료가 싸면 좋은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른 나라보다 훨씬 싸서 외국인들이 흥청망청 쓰고 갈 수 있는 입장료가 일본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큰 상처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04. 이 책이 일본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월급'입니다. 급료가 너무너무 싸다는 게 일본 사람들의 문제라는 거죠. 책에서 충격적인 사례로 소개한 것을 보면, 2021년 당시 실리콘밸리에서는 연소득 1,400만 원 이하면 저소득층으로 분류했다고 합니다. 원화로 1억 2천만 원 정도인데, 저자가 일본과 실리콘밸리의 소득을 비교했습니다. 일본 도쿄의 미나토구는 강남구와 굉장히 비슷한데, 여기의 연평균 수입은 1,200만 엔, 우리 돈으로 1억 원 정도라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강남구는 어떨까요? 강남구의 1인당 연봉은 약 7,400만 원 정도입니다. 이것은 2022년 자료인데, 이 자료대로라면 우리나라 강남구의 가구당 수입은 아마도 일본의 미나토구보다 높을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강남구의 가구당 연평균 수입을 조사한 결과가 없어서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합니다.

05. 자, 그런데 이 책이 나온 것은 2021년이었습니다. 그때는 1달러에 103엔이었고, 지금은 161엔입니다. 그러면 2024년 지금 기준으로는 어떨까요? 실리콘밸리의 저소득층 기준은 2,400만 엔 정도일 겁니다. 그대로 환율을 대입해 보고, 일본의 연평균 수입을 1,300만 엔으로 잡으면, 이제는 실리콘밸리의 저소득층 기준이 일본에서 가장 잘 산다는 미나토구의 연평균 수입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높다는 뜻이 됩니다. 이 책이 2021년에 나왔을 때도 충격을 줬는데, 지금 다시 비교해 본다면 일본 사람들의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야말로 '싸구려 일본'이라는 자괴감 때문에, 일본 사람들은 말 그대로 쇼크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06. 일본 사람들의 자존심을 구길 만한 기사가 또 나왔습니다. 지난해 연말 영국 우편국 조사 결과인데요, 2024년 가장 저렴한 휴가지를 꼽아 봤더니 1등이 베트남의 호이안이었습니다. 2등은 남아공 케이프타운, 3등은 케냐의 몸바사였는데, 4등이 일본의 도쿄로 나왔습니다. 영국 우편국이 이 조사를 할 때 적용한 환율은 2023년 3월의 환율, 1달러에 130엔이었습니다. 지금은 161엔이죠. 한때 G2 자리까지 갔던 나라가 케냐 바로 다음, 가성비 여행지 4위에 꼽혔다는 건, 일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자괴감이 될 수밖에 없는 기사일 겁니다.

07. 어쨌든 이런 덕분에 일본에는 해외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은 일본 사람들에게는 고통스럽겠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는 거죠. 그래서 어떤 일이 생겼느냐. 그래프를 보시면, 일본 사람들이 해외로 나간 숫자와 일본으로 들어온 해외 여행객 숫자가 나옵니다. 2014년까지만 해도 해외로 나가는 일본인이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2014~2015년을 넘어가면서 아베노믹스가 본격화되니, 일본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워낙 많이 쏟아져 들어오니까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아베노믹스는 성공했다, 우리도 일본처럼 아베노믹스를 해야 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물론 초기에는 일본 사람들도 주가가 오르고 경제도 좋아지는 것 같아서 "이게 아베노믹스가 잘되는 건가 보다" 하고 착각했던 때가 있었죠.

08. 그런데 이제 일본 사람들이 깨달았습니다. '슈퍼 엔저'가 일본에게 결코 이롭기만 한 게 아니구나. 일본은 더욱더 가난해지고, 지금 현재 일본 경제의 버팀목도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요. 이제는 슈퍼 엔저를 아주 위험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09. 어쨌든 슈퍼 엔저 때문에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2023년에 해외로 나간 일본인은 960만 명이었는데, 외국인의 일본 입국자는 무려 2,500만 명이었습니다. 엄청난 숫자죠. 코로나 때 거의 제로였던 걸 생각하면 회복세가 대단합니다. 2024년에는 코로나 이전을 능가할 게 거의 분명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3월에 기록을 세웠거든요. 2024년 3월, 일본 최초로 방일 관광객이 3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걸 5월에 발표했는데, 그래서 6월에는 당연히 4월 통계가 나올 줄 알았는데 아직 나오지 않더라고요. 아마 4월에도 관광객 숫자가 결코 적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대로 간다면 2024년 한 해 외국인 입국자는 최소 3천만 명은 돌파할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될지도 모르죠. 물론 외국인들이 이렇게 돈을 쓰고 가면 일본 경제에 보탬이 조금은 되겠죠. 하지만 일본 사람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10. 요즘 유튜브에서는 일본 물가가 얼마나 싼지 놀라는 해외 콘텐츠들이 보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편의점에서 이렇게 많은 물건을 샀는데 다 합쳐 봐도 돈이 얼마 안 된다, 영국에 비해 너무너무 싸다는 내용이죠. 여기 나오는 미국인 유튜버는 일본에서 14일 동안 1,500달러를 썼는데, 그중 700달러가 항공권이었고, 14일 체류 비용은 고작 800달러밖에 들지 않았다며 일본이 너무 싸다고 좋아합니다. 일본 호텔 가격도 하루 880달러 정도밖에 안 된다며 신나 하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미국에서 알아주는 값싼 모텔 체인인 모텔 6이나 슈퍼 8도 요즘은 120달러, 150달러, 심지어 200달러를 넘는 곳도 있거든요. 그런데 일본에서는 80달러밖에 안 되니, 이 미국인은 일본에서 돈 쓰는 재미가 쏠쏠했을 겁니다. 일본의 물가가 상대적으로 굉장히 싸다 보니, 해외 관광객들은 진짜 흥청망청 써도 되는 거죠.

11. 그런데 정작 일본 사람들은 해외에 나가서 돈을 쓸 수 있느냐? 그렇지가 않습니다. 엔저가 너무 심하다 보니 해외에 나가서 돈 쓰기는 정말 힘들어졌습니다. 게다가 물가가 튀는 바람에 일본 사람들은 지금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일본의 한 보험회사가 설문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일본 사람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황금연휴, 골든위크가 있습니다. 사흘만 휴가를 내면 열흘 동안 쉴 수 있어서, 최장 열흘 휴가가 되는 거죠. 그런데 이번 골든위크 여행 예산을 일본 사람들이 무려 25% 줄였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4만 엔 가까이 썼는데, 올해는 3만 엔으로, 만 엔을 줄인 겁니다. 여행 예산이 이렇게 25%나 줄어든 이유는, 여러분도 짐작하시겠지만, 임금은 잘 오르지 않았는데 물가는 계속 뛰고 있기 때문입니다.

12. 일본의 임금이 오르고 있다는 한국 기사들이 나오지만, 그건 일부 대기업 얘기입니다. 일본 사람들 대부분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중소기업의 임금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물가는 뛰니까 어쩔 수 없이, 일본 직장인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직원들은 골든위크가 열흘 동안 이어져도 돈을 쓸 수가 없어서, 오히려 휴가 예산을 줄인 겁니다. 2024년 골든위크가 열흘 동안 이어진다 해도, 일본 사람들이 해외로 나갈 돈이 없는 거죠.

13.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어떻게 했느냐. 집에서 지냈습니다. 46.8%로 가장 많았습니다. 2023년만 해도 집에서 지낸다는 응답은 41.6%였거든요. 딱 1년 사이에 5%포인트 가까이 오른 겁니다. 그러면 해외여행을 간 일본 사람은 얼마나 됐을까요? 고작 0.7%에 불과했습니다. 2023년만 해도 1.2%였으니, 거의 반토막이 난 거죠. 국내 여행도 줄어들었습니다. 12.1%로, 2023년 13.7%보다 줄었습니다.

14. 이쯤 되면 일본 사람들이 복잡한 심경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한때 G2까지 갔던 나라인데, 이제는 너무 싸졌다며 외국인 관광객은 몰려오고, 자신들은 해외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이렇게 흥청망청 쓰는데 이걸 두고 볼 수 있느냐, 외국인들에게 훨씬 비싸게 요금을 물리자"는 주장이 나온 겁니다. 워싱턴포스트 기사에도 나왔던 일본 후지산 일대의 유명 관광지, 여기서 지방자치단체가 어떻게 했느냐. 외국인 관광객 입장료를 30달러로 올리고, 지역 주민은 5달러로 낮추는 입장료 이중가격제를 시행한 겁니다. 이 관광지는 연간 148만 명이 찾는데, 그중 외국인이 해마다 50만 명이라고 합니다. 외국인에게 이렇게 많은 돈을 받으면, 이 지방자치단체는 입장료 수입만 해도 엄청나겠죠. 그리고 외국인들이 싼 가격에 흥청망청 쓰고 간다는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잠재울 수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묘수를 생각했을 겁니다.

15. 사실 외국인 이중가격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음식점이 먼저 도입해서 화제가 됐던 적이 있습니다. 일본의 한 해산물 덮밥 전문점인데, 일본인에게는 5,478엔을 받고, 외국인에게는 6,578엔을 받았습니다. 그냥 1,000엔을 더 받은 것도 아니고, 좀 애매하게 더 받았는데요.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일본인은 약 4만 7천 원, 외국인은 약 5만 6천 원입니다. 이건 점심 메뉴에 적용되는 가격이라고 합니다. 외국인들은 더 많이 먹는 건가요? 이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부자 외국인에게 바가지 요금을 받는다는 건, 전형적인 후진국의 마인드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일본인의 입장도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5만 엔, 10만 엔이 넘는 고급 호텔이 자꾸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이런 고급 호텔에 잘 가지 못합니다. 외국인만 드시라는 모습을 보면서, 일본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겁니다. 그리고 쏟아져 들어오는 해외 관광객들이 "일본 물가 너무 싸요"라고 말할 때마다, 아마도 상처가 됐을 겁니다.

16. 그런데 일본은 해외 자산도 그렇게 많다는데, 엔화 가치를 끌어올릴 방법은 정녕 없는 걸까요? 이 부분은 지난번 '지식한방' 「엔화가 휴지 되나」 편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고요.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할 게 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또 나쁜 통계가 나왔습니다. NHK 기사를 보면, 올해 도산 건수가 천 건을 돌파했고, 전년 동월 대비 46% 늘어났다고 합니다. 12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파란 기둥이 갑자기 불뚝 솟아 있죠. 한 달에 천 건 넘게 도산했다는 건, 1년이면 12,000건이 넘는 도산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17.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최근 일본이 딱 한 번 금리를 올렸습니다. 아주 찔끔 올렸죠. 이것만으로도 일본의 좀비 기업들이 난리가 난 겁니다. 일본의 좀비 기업들은 그동안 어떻게 연명해 왔느냐.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은행 대출금리가 거의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일본 은행에서 돈을 빌려 간신히 살아가는 좀비 기업이 잔뜩 있었는데, 금리를 아주 조금만 올려도 망해버리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금리를 올리기가 얼마나 어려울까요. 엔화 가치가 쭉쭉쭉 떨어져도, 일본은 금리를 올리기가 너무나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겁니다.

18. 그렇다면 일본을 이렇게 가난하게 만든 범인은 누구냐.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아베 신조가 일본 경제를 망쳤다"는 기사가 정말 많이 나옵니다. 일본은 원래 언론 자유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떨어져서,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가 좀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에 대해서는 이제 대놓고 비판하는 기사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베 전 총리가 "1달러에 300엔이 되면 순식간에 경제가 회복된다"는 발언을 했었는데, 이 발언이 결국 엔저와 인플레이션 지옥을 만들었고, 2년 전 발언이 지금 비판을 받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19. 아베 전 총리가 어떤 발언을 했을까요? 2022년 4월 자민당 회의에서 아베 전 총리는 "고용이 늘어난 것은 엔저 효과인 것이 틀림없다. 엔화 가치가 지금보다 더 떨어져 1달러에 300엔이 되면 도요타 차 가격이 3분의 1이 되고, 일본 제품 가격도 3분의 1이 되며, 일본으로 오는 여행 경비도 3분의 1이 된다. 그러니 1달러 300엔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지금 1달러에 160엔을 가지고도 이 난리인데, 아베 전 총리는 300엔을 거론했던 겁니다. 지금 와서 보니 아베노믹스가 일본 사람들을 진짜 가난하게 만드는 거였구나 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겁니다.

20. 그러면 수출기업들은 엔저를 정말 좋아하면서 환영하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유니클로 회장은 "엔화 약세를 기뻐하는 사람이 이상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엔화 약세를 기뻐하는 사람을 이상하다고 했다면, 아베 신조의 정책이 잘못됐다는 얘기잖아요. 세상을 떠난 전 총리라도 일본답지 않은 일입니다. 일본의 경제인이 정치인을 이렇게 비판하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유니클로 회장만 그런 게 아니라 미쓰비시상사 사장도 비슷한 취지로 말했습니다. "엔화는 국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엔화 약세가 진행된다는 것은 국력이 약해지는 측면도 있다. 엔화 약세는 수입 에너지 가격과 외국 기업 인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21. 지금까지 엔화가 약해지면 일본의 수출이 늘어나서 일본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해 왔지만, 알고 보니 여기에는 굉장히 무서운 함정이 숨어 있었던 겁니다. 수출업체 입장에서도 수입 에너지 가격이 올라가고 외국 기업 인수 가격도 상승하니까, 일본 기업의 경쟁력을 올려주지 못한다는 비판입니다. 그리고 내수시장 입장에서는, 엔저가 계속 가속화되면 일본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일본의 내수시장이 쪼그라들고, 일본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현상이 일어난 겁니다. 그러니까 수출이 잘된다고 마냥 좋아할 게 아니라, 결국 일본 경제의 근본적인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일본 경제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이 두 사람의 비판입니다.

22. 지금 우리나라 원화는 100엔당 859원 정도가 됐습니다. 이게 시장의 힘에 의해 859원이 됐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고, 대한민국 경제가 정말 튼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원화 환율은 사실 국민연금까지 동원해서 영끌 방어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만약 환율 방어에 성공한다면 국민연금은 손실이 없겠지만, 방어에 실패해서 환율이 밀리게 되면, 국민연금을 동원했던 900억 달러에 대한 환차손만큼 국민연금이 손실을 보게 됩니다.

23. 그래서 연금을 동원한 이상, 환율 방어에 실패할 수 없는 일종의 배수진을 친 셈이 됐습니다. 만약 이 상황에서 환율 방어에 실패하면, 환율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국민연금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됩니다. 원화의 가치라는 것은 결국 국력을 나타냅니다. 감당할 수 있는 환율 방어라면 괜찮지만, 만약 우리나라의 국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환율 방어라면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우리 금융당국이 국민연금을 동원하면서 정말 치밀하게 계산했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리고 원화 가치는 결국 대한민국의 국력을 나타내는 것이니까, 환율 방어만 할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력 자체를 끌어올려서 원화 가치가 다시 올라갈 수 있도록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4. 이제 '지식한방'을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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