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송재경 · 한국인
요약 보기
9월 BofA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에서 경기 자신감이 약화되고 연착륙 기대와 침체·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공존함. 글로벌 큰손들은 금리 수혜 업종(유틸리티·은행·보험·부동산)과 유럽·영국 비중을 늘리고 기술·에너지·산업재·소재·미국 비중은 줄이는 방어적 재배치 중. 연준 50bp 빅컷 이후 역사적으로 6개월 시점 소형주·가치주·금 강세 경향이 있었으나 중국 침체 우려로 원자재는 이번엔 과거처럼 잘 가기 어려울 수 있음. 결론은 방어적 포트폴리오와 분산(다변화).
다듬은 글
이 시간 디멘전 투자 부문의 송재경 대표와 함께하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투심이 조금 회복되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큰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좀 살펴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9월 글로벌 투자자 대상 설문 결과가 있었죠. 어떻게 나왔나요? 한마디로 보면 황소는 황소인데, 근심이 많은 다중인격의 황소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어젯밤에는 다행히 50bp 인하 이후 주가가 다시 안도 랠리를 펼쳐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제 보신 것 중에 페덱스 실적 발표가 있었는데 주가가 많이 빠졌죠. 페덱스는 미국과 글로벌 경기의 선행 지표 성격이 있어서, 연준이 왜 50bp를 인하할 수밖에 없었는지는 어제 페덱스의 주가와 실적 흐름에서 나왔다고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글로벌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매달 하는 설문에서 9월 경기 자신감이 확실히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차트를 보면, 앞으로 경기가 호황으로 갈 것이라는 답이 아니라는 답이 약 42%로, 올해 4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S&P500 주가 상승률과는 대체로 같이 움직여 왔는데, 최근 3~4개월은 따로 돌고 있습니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은 없어지는데 주가는 계속 올라가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 것 같은 상황이고, 그만큼 생각과 고민이 많아지는 시장입니다.
그래도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은 조금 더 커지고 있습니다. 어제 주가에도 그게 나타났고요. 다만 경기가 좋아야 주식시장도 좋기 때문에, 연착륙이 와야 한다는 바람도 강하게 있습니다. 9월 설문에서 향후 12개월 세계 경기 전망에 대해 약 79%가 연착륙을 답했고, 무착륙은 거의 사라졌으며, 경착륙 응답은 약 11% 줄었습니다. 결국 시장의 기본 생각은 연착륙이지만, 사실 희망도 섞인 대답으로 보셔야 합니다.
'연착륙, 경착륙, 무착륙'은 경제 용어가 아니라 비행기 착륙에서 빌려 온 표현입니다. 그래서 호황, 골디락스, 스태그플레이션, 침체라는 경제 용어로 다시 질문했습니다. 호황은 성장과 물가가 모두 추세보다 높은 상황, 골디락스는 성장은 추세보다 좋고 물가는 낮은 가장 좋은 시나리오, 스태그플레이션은 성장은 둔화되는데 물가는 높은 상황, 침체는 성장과 물가가 모두 추세보다 낮은 상황입니다.
답변을 보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답이 50%, 침체가 올 것이라는 답이 34%로, 합치면 80%가 넘습니다. 앞서 연착륙이 80%였는데, 여기서는 80% 이상이 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걱정 많은 황소, 다중인격'이라고 설명드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경제 데이터는 좋게 나오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투자자들의 걱정 중 하나가 꼬리 위험, 즉 테일 리스크입니다. 발생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발생하면 포트폴리오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이 50bp를 인하하면서도 침체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여러 번 강조한 것도, 침체가 상당히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응답자의 약 40%가 가장 큰 테일 리스크로 미국 경기 침체 진입을 꼽았습니다. 지정학 위험은 오히려 줄었고, 대신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라왔습니다. 이번 8월 CPI와 PPI가 생각보다 강했던 게 이유로 보입니다.
침체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최근 응답을 보면 내년 말까지는 침체가 없을 것이라는 답이 52%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나머지 48%는 발생한다는 얘기고, 발생 시기로는 내년 상반기 21%, 하반기 14%, 올해 내 발생 가능성도 88%로 답했습니다. 결국 투자자 절반은 연준이 잘 대응해서 침체 없이 연착륙하기를 희망하고, 나머지는 여전히 걱정해야 한다고 보는 셈입니다. 파월 의장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역설적으로 연준도 침체 우려를 같이 하고 있다고 해석하셔야 합니다.
큰손들이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3개월 전 연초와 비교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8월 대비 9월에 가장 많이 늘린 업종은 유틸리티, 은행, 보험, 부동산으로, 금리가 하락할 때 수혜를 받는 업종들입니다. 지역으로는 유로존과 영국 비중을 확대했고, 반대로 미국 비중은 조금씩 줄었습니다. 미국을 줄이고 그동안 덜 올랐던 유럽과 영국으로 옮기고 있다는 점이 의미심장합니다.
반면 줄인 업종은 기술, 에너지, 산업재, 소재입니다. 미국 시장이 경기 둔화로 픽아웃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 그리고 중국 침체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평균과 비교하면, 유틸리티, 건강관리, 은행, 필수소비재를 평균보다 훨씬 많이 오버웨이트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떨어질 때 유리하다고 보는 은행, 그리고 경기 방어적인 건강관리와 필수소비재에 대한 대응입니다. 반대로 에너지, 산업재, 기술, 부동산, 소재는 평균 대비 언더웨이트하고 있습니다. 신흥국과 원자재도 과거 대비 많이 줄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기 둔화나 혹시 있을 침체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셔야 합니다.
결국 큰손들은 여전히 주식 비중이 높긴 하지만, 색깔이 상당히 보수적이고 방어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투자자분들이 이 부분을 관심 있게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전반적으로 방어적 스탠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연준이 빅컷을 단행했는데, 과거에 연준이 50bp 이상 인하한 이후 주식시장은 어땠을까요?
빅컷은 과거에 자주 보던 것은 아닙니다. 노무라가 정리한 자료로는 1970년대 이후 50bp 이상 인하로 금리 인하 주기를 시작한 사례가 아홉 번 있었습니다. 1970년대 네 번, 80년대 세 번, 2000년대 두 번입니다. 보면 첫 1개월 정도는 시장이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3개월쯤 지나면 주식시장이 조금 밀리는 경향이 있었고, 6개월쯤 되면 성과가 확실히 갈렸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분들은 앞으로 6개월 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빅컷 이후 6개월 수익률을 보면, 대형주보다 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좋았습니다. 업종으로는 에너지와 하우스 쪽이 많이 올랐지만, 전반적으로 기술은 부진했습니다. 원자재는 원래 좋았고, 실물 자산 중 귀금속에서는 금이 탁월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스타일로 보면 금리 하락기에는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확실히 좋았습니다. 다만 지금은 중국 침체 우려가 상당히 큰 상황이라, 원자재가 과거처럼 좋은 성적을 낼지는 의문이고, 과거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큰손들의 움직임과 1970년대 이후 아홉 번의 빅컷 경험을 보면,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지역과 자산군, 업종에서도 과거 흐름과 조금 다르게 가져갈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은 다변화와 업종 흐름의 방어적 변화입니다. 앞으로 6개월이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변화 포인트입니다.
저희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과거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짚어 주셨습니다. 기억하실 두 가지 키워드는 '방어적인 포트폴리오'와 '다변화'입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디멘전 투자 부문의 송재경 대표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