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송명섭연구위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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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나노 GAA 공정 채택은 기술적으로 인정할 만하나, 셀 사이즈가 커 집적도가 TSMC 3나노 대비 약 78% 낮아 원가 부담이 큼. 삼성은 저가 제시로 퀄컴 등 고객을 끌어올 수 있고, 2나노 시점(24~25년)에 수율·수요 역전 가능성이 있어 승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 구글 픽셀 물량은 미미해 의미 없고, 퀄컴 차세대 칩 수주 여부가 핵심. 반도체는 장기 투자 관점이 필요하다는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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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3나노 GAA, 그리고 TSMC를 따라잡을 승부수
퀄컴의 다음 칩도 지금 삼성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번 세대에 처음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써보는 만큼 생각보다 잘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수율이 안 나올 수 있고, 반대로 삼성이 잘 해내면 삼성이 받는 평가(딜레이션 베이스, 즉 밸류에이션 기준)가 달라지겠죠. 삼성전자는 메모리만 있는 회사가 아닙니다. 계속 밀고 있는 분야가 비메모리, 그중에서도 파운드리입니다. 최근 GAA 구조를 채택해 3나노를 TSMC보다 먼저 내놨다는 기사도 나왔는데, 그렇다면 TSMC 대비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가 궁금합니다.
트랜지스터 구조의 변화: 플래너에서 핀펫, 그리고 GAA로
먼저 셀 구조부터 보겠습니다. 반도체 트랜지스터에는 소스와 드레인이 있고, 그 사이에 채널이 형성됩니다. 전류가 흐르면 도체가 되고 안 흐르면 부도체가 되는데, 이 것이 반도체입니다. 그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부위가 게이트입니다. 예전에는 플래너(평면)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미세공정이 20나노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소스와 드레인 사이 채널 길이가 짧아졌습니다. 그러자 게이트가 한 면으로만 채널을 잡아서는 전류를 막지 못하고, 흘러서는 안 될 때도 전류가 새는 누설 현상이 생겼습니다. 불량이죠.
이를 막으려고 나온 것이 핀펫(FinFET) 구조입니다. 채널을 물고기 지느러미처럼 위로 끌어올리고, 게이트가 양 옆과 위 세 면에서 채널을 감싸 누릅니다. 한 면으로 잡을 때보다 제어 능력이 훨씬 좋아집니다. 인텔은 이를 트라이게이트라고 불렀고, 다른 회사들은 지느러미 모양을 따서 핀펫이라고 불렀습니다. 지금까지의 기술 트렌드가 이것입니다.
그런데 삼성 3나노, TSMC 2나노 수준으로 가니 채널 길이가 너무 짧아져서, 핀 세 면으로 게이트가 잡아도 전류가 그냥 새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채널을 아예 게이트 안에 넣어버립니다. 위아래 양옆, 네 면으로 채널을 잡으니 절연 능력이 더 올라갑니다. 이것이 게이트올어라운드(GAA)입니다. 삼성전자는 3나노에 GAA를 채택했고, TSMC는 2나노부터 3나노까지는 핀펫을 그대로 쓰다가 그 이후 GAA로 갑니다. 지금 양사의 방향이 갈리는 것입니다.
GAA는 새로운 기술이라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증착 과정이 더 복잡해지고, 실리콘 게르마늄을 선택적으로 식각(에칭)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3나노에서 세계 최초로 GAA를 채택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인정할 만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TSMC는 기술이 없어서 핀펫을 쓰는 걸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핀펫과 GAA는 장단점이 확실히 다릅니다. GAA는 구조가 더 복잡해서 기본적으로 셀 사이즈가 큽니다. 셀 하이트(셀의 크기)를 비교해 보면 인텔 7나노 핀펫은 156나노미터, 삼성 3나노 GAA 1세대는 192나노미터, TSMC 3나노 1세대는 120나노미터입니다. 삼성의 셀 사이즈가 더 큰 것입니다.
이는 단위 면적당 넣을 수 있는 트랜지스터 개수, 즉 집적도로 이어집니다. 1제곱밀리미터당 인텔 7나노는 약 2억 1,200만 개, 삼성 3나노 GAA는 약 1억 8천만 개, TSMC 3나노는 약 3억 1,700만 개를 넣을 수 있습니다. 삼성 3나노 GAA는 인텔 7나노보다 약 15%, TSMC 3나노에 비해서는 약 78%나 집적도가 떨어집니다. 쉽게 말해 트랜지스터 한 개당 원가는 삼성이 가장 높고, TSMC가 가장 낮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TSMC가 3나노에서도 핀펫을 쓰는 이유는 GAA를 못 만들어서일까, 아니면 핀펫으로도 게이트 제어가 충분하니 익을 최대화하려는 것일까? 두 가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반면 GAA는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어 성능(퍼포먼스)이 좋습니다. 삼성은 어차피 앞으로 모든 공정이 GAA로 갈 것이니, 지금 가격을 낮춰서라도 성능 좋은 GAA 3나노를 제시하면 퀄컴 같은 고객사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면 삼성이 이익을 내기는 어렵습니다. TSMC도 이 구조를 잘 알기 때문에 삼성이 이익을 못 내도록 가격을 제시할 것입니다. 그래도 삼성이 이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떠난 퀄컴 등 고객사를 다시 불러 모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입니다. 어차피 2나노 이하로 가면 TSMC도 GAA를 써야 하니, 삼성은 어떻게 보면 승부수를 던진 것입니다.
구글 픽셀 물량은 의미가 있을까?
이 출시에 맞춰 구글이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스마트폰 픽셀 8의 모바일 AP를 삼성 3나노로 만든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구글은 규모가 크니 의미가 있는지 궁금할 수 있는데, 사실상 거의 의미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전 세대부터 구글 픽셀폰의 AP는 삼성이 계속 만들어 왔습니다. 3나노 GAA가 성공해서 구글이 AP를 삼성에 맡긴 것이 아니라, 하던 것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픽셀폰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물량이 매우 적습니다. 그래서 의미가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양사의 진짜 격전지는 퀄컴이라고 봅니다. 퀄컴이 3나노급에서 누구를 택할지가 핵심입니다. 4나노 이전 세대에서는 퀄컴이 최신 미세공정은 삼성에, 조금 옛날 공정은 TSMC에 맡겨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삼성 5나노 수요가 안 나오고 발열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퀄컴은 스냅드래곤 8세대 플러스 등을 다시 TSMC에 맡겼습니다. 그렇다면 3나노급에서는 삼성으로 갈지 TSMC로 갈지가 중요하고, 결국 누가 퀄컴이 원하는 물량을 문제 없이 대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내년 상반기에 나올 퀄컴의 다음 칩도 삼성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갤럭시 S22에는 퀄컴 AP가 75%, 삼성 엑시노스가 25% 들어갔는데, 워낙 성능이 안 좋아서 내년 갤럭시 S23에는 퀄컴 칩이 100% 들어갈 거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여기에 삼성이 "S23에는 퀄컴 칩을 다 써줄 테니, 다음 세대 3나노는 내년 하반기 우리에게 맡겨달라"는 식의 딜이 이루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은 퀄컴의 고객이면서, 삼성 파운드리는 퀄컴의 공급사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호 관계를 활용해 이런 거래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수율입니다. 퀄컴이 원하는 물량을 못 맞춘다면 결국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수율과 2나노 격돌 시나리오
TSMC는 나중에 2나노로 가면 GAA를 탑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이 3나노부터 GAA를 고도화하고 수요를 안정화한다면, 결국 3나노를 건너뛰고 2나노에서 두 회사가 맞붙는 시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때 삼성이 승부를 걸어볼 만한 입장이 될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수율 면에서는 TSMC가 늘 삼성을 압도해 왔습니다. TSMC는 3나노에서 무려 다섯 가지 버전을 가지고 꽤 오랫동안 생산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2나노로 가면 TSMC도 GAA로 가는 것이 방향이기 때문에, 게이트 제어 능력이 좋은 핀펫을 쓰던 TSMC라도 2나노에서 처음 GAA를 써보니 생각보다 잘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삼성은 3나노에서 이미 GAA를 해봤으니 2나노에서는 의외로 잘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수요 역전 현상이 생기면 퀄컴부터 시작해 AMD, 엔비디아 같은 큰 회사들도 삼성으로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삼성에 부여되는 밸류에이션이 달라집니다. 지금까지는 메모리 반도체라는 한정된 영역이라 한두 배 정도의 평가를 받았다면, 비메모리 쪽 성장성이 높다고 인정받고 경쟁력이 올라가면 적용되는 밸류에이션이 바뀝니다. 그러면 회사 주가 전체가 끌어올려지는 모습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 2나노 격돌 시점은 언제쯤일까요? 3나노는 내년 하반기, 2나노는 2024년 하반기나 2025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전에 상황을 잘 지켜보면서 기대를 걸어볼 만합니다. 3나노에서 이미 어느 정도 답이 나올 것입니다.
투자자를 위한 조언
반도체는 우리나라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반도체 주식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반도체 투자는 난이도가 높습니다. 몇 가지만 강조하겠습니다.
첫째, 반도체는 길게 보고 투자하셔야 합니다. 짧게 사고파는 단기 투자로는 수익을 충분히 내지 못하고, 거꾸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기 투자가 기본입니다.
둘째, 당장의 실적만 보고 투자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 선행 지표를 반드시 잘 지켜보시고, 밸류에이션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투자하셔야 큰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개인투자자 대부분이 포트폴리오에 삼성전자를 꼭 넣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고 돈을 항상 잘 벌다 보니, 투자 관점에서 타이밍 같은 것을 고려하지 않고 투자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반도체 산업의 사이클이 무엇인지, 그 본질이 무엇인지,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하는지를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최근 출간된 책을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송명섭 연구위원님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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