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세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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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주가 반등 후 하락 국면으로, 투자자들이 떨어질 때 장기투자 명분으로 물타기하는 경향을 경계. 보조금 축소와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2~3년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며 살아남은 기업의 잔치는 2026년쯤 가능하다고 봄. 한국 기업은 기술력으로 살아남을 것으로 평가. 당분간 관망하고,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끝났다고 판단될 때 분할 매수가 낫다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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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2차전지에 투자하신 분들은 과연 재미를 봤을까요? 재미를 본 부분은 7월까지 주가가 올라갈 때입니다. 대부분은 그러실 겁니다. 아, 좀 더 샀어야 했는데, 일반적으로 주가가 막 치고 올라갈 때는 못 삽니다. 그러다 결국은 떨어지는 귀 어깨 여기서 많이 사게 돼 있어요. 반도체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독자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건 바로 2차전지 섹터인 것 같습니다. 작년에 너무 재미를 봤기 때문에, 중간에 고점에서 물리신 분들도 있거든요. 2차전지가 미래 시장이니까 더 갈 거라고 생각하고 물리신 분들도 있습니다.
올해는 연중 하락 기조입니다. 테슬라도 잘나가는 증시에서 약세 기조로 돌아섰고, 여기에 트럼프가 당선되면 또 다른 모멘텀이 만들어진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2차전지를 얘기하려면 몇 가지 중요한 부분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우리가 뭘 잘 몰라서 주식시장에서 손실을 보는 게 아니라 매매를 잘못하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매경 '자이앤트'에서 여러 번 말씀드렸었는데요. 작년에 2차전지에 투자하신 분들이 재미를 봤을까요? 재미를 본 건 7월까지 주가가 올라갈 때입니다.
좀 더 샀어야 했는데, 500만 원 사서 200% 먹었어요. 200만 원 벌어서 500만 원이 됐는데, 내 돈은 1억이 있었으니 5%가 아니라 좀 더 샀어야 했다는 거죠. 그런데 일반적으로 주가가 막 치고 갈 때는 못 삽니다. 못 사고, 많이 사게 되는 때는 결국 떨어질 때, 귀 어깨 여기서 많이 사게 돼 있어요. 올라갈 때는 500만 원으로 200%를 먹었지만, 떨어질 때는 여기서 1000만 원, 1000만 원, 1000만 원을 계속 사십니다. 어떤 마음으로 사냐면, 장기적으로 가져가면 수익이 날 거라는 마음입니다.
2001년에 삼성전자를 9만 원까지 쫓아가서 사셨던 분들이 떨어질 때도 그랬습니다. 9만 원을 찍고 떨어질 때 "전무님, 저는 장기적으로 모아갈 것이기 때문에 괜찮습니다"라고 많이들 말씀하셨어요. 2021년 상반기에 저희가 고객 자금을 더 받지 않고, 5월 18일까지 주식을 다 정리하고 쉴 생각이라고 했을 때도 많은 분들이 같은 얘기를 하셨습니다. "저는 장기적으로 모아갈 거라서 테슬라도 괜찮습니다." 2020년 5월에 테슬라가 애플, 아마존 같은 기업이 될 거라는 얘기를 듣고 나서, 한 일곱 배가 올랐습니다. 그러니 여기서는 사시면 안 됩니다. 오히려 저희는 3분의 1을 줄였습니다. 이익실현을 얘기했을 때도 돌아오는 말은 "저는 장기적으로 모아갈 거라서요"였습니다. 왜 트레이딩을 하려고 하냐는 거죠.
장기적으로 주식을 모아가는 것도 어떻게 모아 가셔야 하냐면, 주식이 쌀 때 모으거나 합리적인 가격일 때 사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싸게 사려고 해도 안 됩니다. 정말 주가가 더 떨어질지 모르니까요. 합리적인 가격에 산다는 원칙을 월가에서도 얘기합니다. 일반 투자자와 저희 같은 전문가의 차이는 결국 밸류에이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비싸다고 판단하고 그렇게 말했던 애널리스트들이 많이 욕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밸류에이션이었습니다. 멀티플이 아주 비싸게 거래됐던 거죠. 그런데 주식을 투자하다 보면 내가 주식을 사는 순간 편에 빠지고, 내가 원숭이가 되는 모습이 나옵니다. 내 돈을 투자했기 때문에 자꾸 좋게만 보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2차전지는 두 가지를 보셔야 합니다. 내가 확실하게 믿고 있던 사실이 그대로 무너지는지를 봐야 하고요.
마크 트웨인이 그런 얘기를 했죠. 영화 '빅쇼트'가 시작할 때 마크 트웨인의 말이 나옵니다. "우리를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우리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우리가 확실하고 사실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사실이 아닐 때다." 그 부분이 사실이 아닐 때 우리가 곤경에 빠진다는 거죠.
매매 얘기는 좀 있다 다시 말씀드리고, 2차전지의 성장성에 대한 그림이 있었잖아요. 작년 2차전지, 전기차 시장만 하더라도 중국 시장에서 거의 40% 성장을 하기는 했지만, 원래 기대했던 것보다는 덜 나왔어요. 그리고 2030년이 되면 전 세계에서 내연기관차 생산을 못 하게 될 테니, 어차피 다 전기차로 바뀔 거라는 전망도 작년에 좀 바뀌었죠. 독일에서도 2035년 규제를 연기하는 모습이 나왔고, 보조금 문제도 마찬가지예요. 프랑스도, 영국도, 독일도 보조금을 끊고 계속 줄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조금 없이도 타이트하고 단단한 수요가 받쳐줘야 합니다. 애플 스마트폰을 예로 들면, 기존 피처폰이 30만 원일 때 아이폰은 65만 원, 70만 원이었고, 지금은 거의 150만 원입니다. 지금 애플 아이폰을 보조금 받고 사는 게 아니잖아요. 넷플릭스가 만 원에서 천 원을 올려도 보조금을 주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소비재 중에서 계속 성장을 이어가는 제품은 보조금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조금이 없어도 자생적으로 탄탄한 수요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지금처럼 배터리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잖아요. 전체 자동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였던 것이 10% 정도까지 떨어지면, 그때는 보조금을 안 줘도 됩니다. 보조금 없이도 소비자들이 충분히 살 수 있는 가격이 되겠죠. 그런데 중요한 건, 40%에서 10%로 떨어지는 동안 2차전지 배터리 밸류체인이 엄청난 구조조정을 겪게 된다는 점입니다. 가격이 떨어지니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살아남은 기업들의 잔치는 2026년 이후에나 벌어질 겁니다. 그래서 2, 3년 동안은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저희 회사나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살아남을 것 같아요. 기술적인 우위도 있고, 대형 배터리를 만들기 전에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2차전지에서도 우리가 1등이었으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 기업도 살아남는다고 봅니다. 다만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는 최근 2차전지 기업들의 실적 쇼크가 나온 이유, 원가 연동제와 원자재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합니다.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가 중국의 과잉 생산 캐파입니다. 결국 구조조정을 당하는 회사는 중국 기업이라고 생각하지만, 길 가다 보면 점포 정리 세일을 하잖아요. 80~90% 할인을 하죠. 망하는 회사는 어쩔 수 없이 밀어내듯 팔게 돼 있습니다. 이런 원자재 가격 조정이 더 이어질 수 있어요. 리튬 가격도 과거 4만 5000원이었다가 60만 원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8만 원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예전 가격 수준까지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서프라이즈보다는, 생각보다 전기차가 덜 팔리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한파에 전기차가 멈춰 서는 장면들이 많이 연출됐잖아요. 그런 불편함을 해소하는 기술 개발도 이루어져야 할 것 같고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조금 더 관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장기적으로 모아갈 거라면, 삼성전자를 9만 원, 8만 원에서 사는 게 아니라 5만 원대에 샀으면 좋았겠죠. 그런 식으로 바닥을 확인하고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는 방법이, 떨어질 때마다 사는 게 아니라, 전기차 밸류체인 속 배터리 산업의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판단될 때 사셔도 늦지 않습니다. 그때 사셔도 훨씬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차전지 테마에 앞서, 과연 정말 싸게 샀는지, 합리적으로 샀는지를 한번 점검해 보실 때가 됐다는 얘기가 더 와닿는 것 같습니다. 2차전지뿐 아니라 내가 어떤 종목을 강제로 장기투자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2차전지는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먼 미래의 이야기이고, 각 정부에서도 보조금 지급을 끊고 있으며, 2차전지에서 다른 판을 바꾸려는 시도들이 점점 기한을 늘리고 있는 모습이 보이니까요. 그런 얘기들을 조금 더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박세익 대표님과 장시간 증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반도체부터 성장주, 그리고 2차전지 얘기까지 쭉 나눴는데요. 앞으로도 종종 모시고 굵직한 얘기들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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