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성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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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장 후반부 진입 판단 속 AI 케펙스 치킨게임이 지속된다는 주장. 빅테크 자사주매입 감소, 반도체·메모리 등 케펙스 밸류체인으로 이익이 이동 중. 장 후반부 최소 1년 남았다고 보며, 투자 전략으로 동아시아 3국(한국·대만·일본) 비중 확대와 AI 설비투자 수혜주 집중을 제시. 소비 중심 장으로 전환 시 시장 폭이 좁아질 가능성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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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럼 이어서 지금 사실 답을 주셨어요. 강세장 후반부에 접어든다. 그런데 그 후반부가 우리가 걱정해야 할 후반부가 아니라, 기어 세컨드처럼 각도가 더 가팔라지는 후반부가 될 수 있다. 그런 선행 조건들이 많이 갖춰지고 있다고 해 주셨거든요. 그럼 제가 궁금한 건,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될까 하는 거예요. 그 부분들을 조금 더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네. 확실히 나스닥, 그리고 QQQ 같은 것들이 오랫동안 무적의 투자처로 여겨졌지만, 최근에 가지고 계신 분들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좀 못하다는 느낌을 받으셨을 거예요.
맞아요. 나스닥이 노잼이 될 거예요. 워낙 반도체나 특정 메모리 같은 것들이 너무 세다 보니까요. 그래서 저희가 살펴보고 싶은 건,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옛날에 빅테크와 나스닥만 가지고도 시장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최근 구도, 예를 들면 AI 밸류체인, 메모리, CPU, 전력기기 쪽이 강조되면서 이 구도가 끝날까? 이 판단을 지금 같이 나눠 봐야 될 것 같아요. 정답은 없겠지만, 저희가 생각하는 구도를 지금 보시는 도표로 같이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겁니다. 이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돈을 뜯어서 이걸 다시 재배분하는 행위, 경제적으로 말하면 잉여가 어디서 들어와서 어디로 나갔는지를 비교한 것이 지금 보시는 도표예요. 왼쪽은 옛날, 빅테크만 좋았던 시절이고, 오른쪽은 작년 하반기부터의 구도예요. 왼쪽 옛날부터 한번 볼게요. 옛날에는 왜 빅테크가 좋았을까? 이 거래 관계에서 비(非)빅테크 기업과 빅테크의 관계를 한번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유튜브를 쓴다고 쳐 볼게요. 한 달에 15,000원을 지불합니다. 서로 좋은 관계라면 제가 쓴 15,000원이 어찌저찌 돌고 돌아 저한테 돌아와야 되잖아요. 경제라는 게 돌려면요. 그런데 빅테크는 이런 걸 하지 않았어요. 과거에는 제가 낸 15,000원을 가져가서 이것저것 빼고 이익을 남기면, 거기서 절반을 미국 M7 주식을 가진 분들에게 자사주 매입으로 많이 털었죠. 결국 제가 호주머니에서 꺼낸 돈이 돌고 돌아 저한테 오는 게 아니라, 상호간에 좋은 관계가 되지 못하고 빅테크 실적만 굉장히 좋아지고, 그 부가 정확히 말하면 구글 주식을 가진 분들에게 가는 구도가 이전이었죠.
그러면 비빅테크 쪽은 돈이 돌지 못해요. 상대적으로 나는 분명히 지불했는데 돌려받지 못하게 되니까, 과거에는 비빅테크의 실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고 미국만 좋았던 구도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건 미국 시장 안에서도 신경제와 구경제로 나눠 볼 수 있는데, 역시 비슷합니다. 구경제가 지불한 것만큼 빅테크는 돌려주지 않았고요. 구경제가 빅테크에 지불했던 돈을 돌려받으려면 두 가지 경로가 있어야 돼요. 첫 번째는 CAPEX, 두 번째는 고용이에요. 둘 다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고, 대충 번 돈의 50% 정도만 CAPEX로 썼어요.
그러면 당연히 경제가 안 돌겠죠. 물가도 낮고, 경제도 별로 돌지 않고, 금리도 낮은 구도였을 텐데요. 오른쪽으로 넘어가 보시면, 이건 작년 하반기부터 굉장히 강조되고 있는 구도예요. 빅테크들이 실은 작년보다 훨씬 잘 벌어요. 그걸 두고 뭐라고 하신 분은 아무도 없죠. 최근에 주가가 빠졌으니 실적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아마 없으실 거예요. 그런데 옛날에 100을 벌어 50을 CAPEX에 썼다면, 지금은 100을 벌어 150을 씁니다. 번 돈보다 더 많이 쓰는 거죠.
이러면 재원이 모자라니까 자사주 매입을 깎아 먹을 수밖에 없어요. 과거에 100을 벌어 50 정도 쓰던 자사주 매입은 지금 100에 15 정도를 씁니다. 빅테크가 돈을 잘 벌었으니 응당 주주에게 자사주 매입으로 돌려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어요. 수급으로 계산하면 1년에 1,000억 달러 정도가 돼요. M7이 돈을 잘 벌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PER이 계속 낮아지는 게 그 때문이에요. 반면 비빅테크, 즉 AI CAPEX 밸류체인에 들어 있는 종목군들은 과거에 100을 받다가 갑자기 100에 150을 보게 된 거예요. 그만큼 설비투자를 하니까요. 마진도 올라가죠.
저희가 보고 계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샌디스크, 키옥시아, 마이크론, 블룸에너지, 루멘텀 같은 종목군들이 다 실적이 엄청 세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빅테크가 벌어들인 돈이 저희한테 오는 게 아니라 이 기업들에게 가는 거예요. 또는 엔비디아 같은 기업에 가는 구도이니까, 이 변화가 너무 빠르다 보니 저희가 받아들이기 거스르는 느낌이 드는 거죠. 사실 빅테크 주가가 엄청 빠졌다고 볼 순 없어요. 그런데 되는 주식들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현상이 보이니, 이제 저희가 판단해야 할 것은 왼쪽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오른쪽으로 계속 갈 것인가입니다.
네, 이게 제일 중요해요. 지금부터 판단할 거리가 이것이에요. 우선 왼쪽 도표를 보시면, 나스닥과 빅테크를 가지고 계신 투자자분들의 고민이 딱 여기서 드러날 거예요. 이 기업들은 순이익을 잘 벌어들이고 있어요. 그런데 프리캐시플로(FCF)라고 되어 있는 회색선이 있거든요. 이건 주주들에게 돌아오는 돈, 회사가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고 주주에게 돌려줄 수 있는 돈인데, 이건 떨어지고 있어요. 순이익과 프리캐시플로의 갭은 회계적으로 CAPEX와 거의 똑같아요.
그래서 여기서 저희가 세운 가정은 이거예요. 순이익은 더 높아질 거다. 최근 클라우드가 잘 되고 있으니까요. 그럼 프리캐시플로는 어떻게 될까요? 이건 왈가왈부가 좀 있습니다. 작년 연말에는 이 기업들의 프리캐시플로가 소진되어서 더 이상 투자를 못 한다는 말이 많았죠. 기억나시죠? 작년 4분기에 그런 얘기가 엄청 많았어요. 그런데 저희 생각은 프리캐시플로가 0 내지 마이너스로 갈 것 같다는 거예요. 이게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핵심입니다.
지금 보시는 도표로 이 구조를 한번 같이 이해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는 이것이 죄수의 딜레마에 걸려 있다고 봅니다. 빅테크와 LLM 같은 기업들이 죄수의 딜레마에 걸려 있다고 보는데요. 경제학에 게임이론이라는 개념이 있죠. 서로 협력하면 서로 적당히 괜찮은 결과, 서로 배신하면 둘 다 적당히 나쁜 결과. 그런데 문제는 내가 협력했는데 상대가 배신하면 나는 큰일 나는 거예요. 이게 게임이론에서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해당하는데, 지금 AI 밸류체인이 놓인 상황을 여기에 대입해 볼게요.
플레이어는 빅테크와 LLM입니다. 협력은 서로 점유율 경쟁을 포기하고 적당히 신사협정을 맺고 천천히 구매하는 거예요. 배신은 냅다 지르는 거죠. 누가 뭐라든 상관없이 나는 무조건 점유율 경쟁을 하겠다는 것이고요. 협력하면 아마 빅테크가 다시 좋아지겠죠. 그러면서 지금까지 좋았던 CAPEX 밸류체인 기업들은 실적이 조금 약해질 거예요. 대신 AI 사이클은 길어지겠죠. 수익성이 잘 나오니까요. 이것이 협력의 결과이고, 배신은 서로에게 별로 좋지 않아요. 점유율은 서로 비슷비슷할 거예요.
그런데 비싼 가격에 메모리, CPU, GPU 같은 것들을 계속 사게 되겠죠. 이건 다 알고 있어요. 문제는 예를 들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라고 해 볼게요. 마이크로소프트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서 천천히 구매하겠다고 하면, 구글은 가만히 보다가 "질러야겠다" 하고 냅다 질러 버릴 수 있어요. 최근 AI 모델들이 버벅거리는 현상이 있잖아요. 그건 컴퓨팅 파워가 모자라다는 얘기죠. 그러면 투자한 만큼 매출로 돌려줄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서는 거예요. 실제로 1분기 실적 시즌에서 구글의 AI 연계 매출이 굉장히 많이 늘었어요. 이걸 다 가져가면 미래에 아주 많은 매출을 가져갈 수 있을 것 같고요.
플러스 원, 근본적으로 마소, 구글, 아마존, 메타 같은 기업들은 다 독점적인 기업들이에요. 과거에 독점을 해 봐서 그 무서움을 아는 기업들이죠. 그러니 고민이 되는 거예요. 천천히 할까? 아니면 그냥 해야 되나?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어요. 이런 시대정신처럼 되어 있는 상황에서 CEO가 "우리 조금 천천히 하겠습니다" 하면, 이사회가 "다시 생각해 봐라"라고 하거나 압력을 넣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현재 구조를 보면 죄수의 딜레마에서 치킨 게임으로 가는 구도처럼 보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CAPEX 경쟁을 계속 벌이면서 수익성은 점점 악화되는 구도가 될 텐데요. 이 차트가 오늘 킥이 될 것 같아요. 사실 역사적으로 이런 치킨 게임은 굉장히 많이 발견됩니다. 설비투자 치킨 게임의 대부분은 산업의 성장성 초입 구간에서 벌어져요. 그래서 막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고, 플레이어도 한두 개가 아니라 다섯, 열, 스무 개 이렇게 많아요. 그러면 선점 경쟁이 벌어지죠. 지금 보시는 왼쪽 차트는 닷컴버블 때 통신주들의 CAPEX예요. 98년, 99년에 인터넷 업황이 좋아서 분기마다 트래픽이 두 배씩 늘어난다는 말이 나왔거든요. 만약 AT&T나 버라이즌 같은 저희가 아는 기업들만 있었다면 아마 경쟁을 벌이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많은 기업들이 생겼고, CAPEX가 쫙 늘어난 걸 보실 수 있어요. 그리고 그때 프리캐시플로는 마이너스로 꽂힙니다. 노란색이 마이너스로 가요. 거기까지 가야 이 치킨 게임이 끝난다는 거예요. 누군가 100개씩 들어야 된다? 그래서 과잉투자를 해 놓고 못 견디는 기업이 나올 때까지 이 상황이 지속된다는 얘기예요.
왼쪽 차트뿐만이 아니라, 가운데는 저희가 10년 정도 전에 셰일에서 많이 얘기했던 것이에요. 2011, 2012, 2013년 내내 프리캐시플로가 마이너스였어요. 3년 내내 마이너스였으니 꽤 오래 갔죠. 그때는 유가가 100달러인데 채굴 단가가 60달러 정도라서 월가가 계속 돈을 빌려줬어요. 많이 하라고요. 그런 배경이 있었던 거죠. 지나고 나면 결국 공급과잉이 되고, 주가는 뒤에 크게 망가지지만, 그 전까지는 계속 받으면서 연명하는 과정이 있었죠. 오른쪽은 2023년 초반 한국 시장에서 2차전지 관련 투자 붐이 있었던 때예요. 다 마이너스로 가죠. 이걸 보시고 다시 지금 차트로 돌아가 보시면 어떤 느낌이 드세요? 왼쪽 도표를 보면 순이익이 증가하는 건 자명해 보여요. 그런데 저희가 치킨 게임이라고 봤을 때, 이 순이익 증가라는 가정은 제 생각엔 굉장히 공격적인 가정이에요. 그건 AI가 수익화, 수익성까지 잡아 버렸다는 전제니까요. 그런데 산업 성장이 너무 좋으면 1등, 2등이 계속 경쟁할 거란 말이죠. 그러면 프리캐시플로는 마이너스까지 가야 이게 끝날 거고요.
근데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메모리 주식이 굉장히 놀라운 랠리를 보였어요. 그 중요한 배경 중 하나는 1분기 실적 시즌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아마존의 프리캐시플로 소진이 없었다는 거예요. 이 기업들이 아직 돈을 다 쓰지 않았다는 거죠. 결국 쟤네가 돈을 다 써야 끝나는데, 돈이 아직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빅테크 주주분들에게는 조금 쓴소리가 될 수도 있어요. 과거처럼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못 먹고, 그 잉여가 다른 경제 주체들에게 흘러 들어간다는 의미가 되니까요.
예를 들어 이 도표들을 보시면, 왼쪽은 개별 산업군으로 봤을 때 어떤 기업들이 실적 강세를 보이고 있는지예요. 샌디스크가 초대 장주이지 않습니까? 이 기업은 제가 느끼기에 좀 황당해요. 실적 모멘텀이 이 숫자로 역사적으로 찍힌 적이 없어요. 그 정도예요? 네. 덩치도 작지 않잖아요. 많이 커졌고, 키옥시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도 다 그렇거든요. 마이크론은 약 8,000억 달러 정도 하는 기업이에요. 그런데도 저 정도의 실적 모멘텀이 나오는 건 본 적이 없어요. 제가 말씀드린 요점대로라면, 빅테크들이 CAPEX 치킨 게임을 벌이면서 CAPEX를 더 늘리고 프리캐시플로를 소진한다고 가정하면, 지금 보시는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이 유지될 것 같아요. 1회성이 아니라 유지될 것 같다는 계산이 나오는 거죠. 오른쪽 도표는 한국, 일본, 대만의 수출이에요. 원래 수출은 중국의 투자가 좋다든지 미국 소비가 좋아야 늘어나는데, 이번엔 그런 것 없이 그냥 빅테크가 쓰는 돈에 의해 지금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조금 아픈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빅테크가 망할 것 같진 않아요. 하지만 본격적인 시세는 다른 섹터로 옮겨 가는 건 맞는 것 같아요. 그건 분명히 받아들여야 되고, 그래서 이쪽에서 플레이를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근본적으로 듭니다. 그래서 이 장표가 정말 중요하고, 구독자분들도 꼭 보시면 좋겠어요. 저는 미국 주식을 10년 넘게 해 온 입장에서, 왼쪽에서 느꼈던 포인트가 있어요. 빅테크에 유튜브를 쓰고, 애플 아이폰을 사고 하던 때, 그 돈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미국 주식을 하면서 실제로 느꼈어요. 저는 한국의 근로자로서, 회사에 다니는데 계속 갖다 바치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걸 많이 얘기했어요. "차라리 우리가 쓴 만큼 주식을 사서 돌려받자, 배당이든 주주환원으로." 최근 10년은 그게 유행처럼 번지면서 컨셉이 맞았던 것 같은데, 이제 진짜 바뀐 것 같아요. 더 이상 주주에게 안 돌려주고, 오히려 "주주들아, 기다려 봐" 하면서 한국의 근로자들, 혹은 구경제, 제조업에 돈을 줄 때가 됐다는 식으로, 돈의 용처가 달라졌어요.
그렇죠, 완전히 달라졌어요. 여기까지는 현상으로 친다면, 과거의 비슷비슷한 구도를 봤을 때 이게 끝날 것 같진 않아요. CAPEX가 더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 과거에도 이런 흐름이 꽤 길게 이어졌잖아요. 빅테크가 돈을 이렇게 흡수하는 게 길게 이어질 거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그 정도는 아니고, 강세장 후반부니까 1~2년 남은 마지막 불태우기 같은 흐름으로 갈 거라고 보실까요?
매우 중요한 질문을 주셨는데요. 그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시장이 얼마만큼의 여력이 있는지, 그리고 지금이 강세장 후반부인지를 짚고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시장 초반에 타인자본을 당겨 쓴다는 것부터가 더 이상 초중반부라고 볼 수는 없어요. 내 돈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주도주 자체도 중간에 교체가 잘 되지 않거든요. 그런데 시작 때의 주도주가 빅테크가 아닌 다른 섹터로 이전됐다는 것부터 이제는 사이클이 초중반부는 아닌가 보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렇게 보면 후반부라는 생각이 들고, 후반부에 적합한 투자 전략이 있어요. 다만 유효 기간이 엄청 길진 않을 거예요. 10년은 아니고, 제 생각엔 최소 1년 정도를 보셔야 할 것 같은데, 그 이야기를 먼저 드릴게요.
지금부터 어디서 어떻게 놀아야 될지 점검하려면, 먼저 장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봐야 됩니다. 이 차트는 여러분도 공감하실 만한 좋은 차트라고 생각해요. 네 가지 변수가 그려져 있는데, 첫째는 주가, 둘째는 기업, 셋째는 금리, 넷째는 원자재예요. 지금 상황을 보시면, 작년 11월쯤부터 이 네 가지 변수가 동시에 상승하고 있어요. 파란 음영을 그어 놨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선 지금의 국면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다른 매크로 변수보다도 빅테크들이 빚을 내서 레버리지를 쓰면서 CAPEX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정의할 수 있어요.
그러면 돈을 빌리고 있잖아요. 돈을 빌리는데 금리가 낮아질 수는 없어요. 자금 수요가 있는데 금리가 낮아지면 더 빌릴 거예요. 그렇죠. 금리가 올라갈 때까지 빌리겠네요? 맞아요. 올라갈 때까지 빌릴 거예요. 그래서 자금 수요가 명백하게 있으면 금리는 못 내려가요. 그런데 2010년부터 2024년까지는 민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돈을 빌리려 한 기업이 없었어요. 그만큼 투자 수요가 없었다는 뜻이죠. 세계경제 전반적으로 금융위기 이후부터 2024년까지는 정말 적극적으로 돈을 빌려서 뭔가를 해보려고 한 기업이 별로 없었어요. 이게 중요한 사실인데, 빅테크는 그동안 현금을 굉장히 많이 쌓아 두었고, 현금 창출력이 있어요. 그들이 지금까지 구축해 놓은 경제적 해자가 있잖아요. 그거에 레버리지까지 더하면 자본 동원력이 막대해요. 금리도 성장성 대비 낮다고 판단하면 충분히 빌려다 쓸 수 있는 거죠. 그러니 금리가 100bp 낮아졌다고 하죠. 제가 금리가 100bp 낮아졌다고 집을 사려고 대출을 낼 수는 없을 거예요. 혹은 금리가 낮아졌으니 자동차를 한 대 더 사야지 하고 생각하지도 않을 거고요. 그런데 빅테크들은 금리가 낮아졌네? 그럼 더 빌리자, 이렇게 갈 거니까 금리가 낮아지기 어려워요. 이게 첫 번째예요.
그다음, 번 돈보다 더 쓰면 나의 공급자 쪽, 즉 나한테 공급해 주는 사람은 케파가 제약되어 있어요. 예전에는 너네가 100 중 50만 준다고 하면 50에 맞춰 공급할 수 있는 케파를 가지고 있었는데, 150의 수요가 오면 당연히 중간재와 원자재 가격이 빠지기 어렵잖아요. 여러분도 느끼고 계시겠지만, 메모리 가격도 사실 중간재 가격이 오르는 것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러면 이건 원자재 가격이 빠지지 못하게 만들고, 금리 역시 다시 내려가기 어렵게 만들 거예요.
네, 이게 전형적인 레버리지와 CAPEX 사이클이에요. 그럼 기업들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을까요? 저희가 보기에도 자기들이 볼 때 실적 전망이 정말 좋기 때문이에요. 당연하죠. 확신이 있으니까 이런 일을 하는 거예요. 지금 국면은 이 네 가지 변수가 같이 올라가는 국면인데, 과거를 보면 이 네 가지 변수가 동시에 올라가는 국면은 대부분 후반부예요. 닷컴 버블 때 후반부, 주택 버블 후반부, 팬데믹 때 후반부 같은 거죠. 그 시기들은 다 약세장이긴 했습니다. 그래서 네 가지 변수가 동시에 올라가기 시작했다는 건, 최소한 지금이 초중반부는 아니라는 뜻이에요. AI 산업을 보시는 분들은 지금을 3회 초라고 보시기도 하고,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죠. 저도 동의해요. 길게 봤을 때 AI가 초입에 있다는 건 맞아요. 다만 이번이 탑다운 매크로 관점에서 보면 전형적인 후반부 징후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붕괴를 걱정할 시점은 아니에요. 버블의 꼭대기에서 나타나는 네 가지 징후도 해당되지 않았고, 지금 보시는 파란 음영 구간은 평균적으로 20개월 정도 가요. 지금 6, 7개월 정도 왔으니, 1년 정도는 남았다고 보는 게 일단 합리적이에요. 더 길어질 수도 있어요. 수익화가 빨리 성공해서 재미나이, 앤트로픽, 오픈AI가 돈을 아주 잘 벌면 더 길어질 수 있겠죠. 그래도 지금 국면적으로 봤을 때 최소 1년이라는 걸 잡고 가시면 됩니다.
지금 있는 차트들도 중요할 것 같아요. 왼쪽은 맨 처음 보여 드렸던 도표인데, 과거의 경험적 버블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얼마나 가는지, 이유는 솔직히 설명하기 어렵지만, 보통 5년은 가요. 저희는 지금 60~65% 정도 온 것 같아요. 뒤가 있다는 거죠. 오른쪽 도표도 중요한데요. 앞서 주가 버블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의 중요한 요소는 금리 인하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 금리 인하 시점부터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보면, 평균 21개월, 짧으면 18개월이에요. 마지막 금리 인하가 작년 12월이었으니, 짧게 잡으면 내년 6월, 길게 잡으면 내년 3분기 정도까지 볼 수 있을 거예요. 논리가 살짝씩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공통적으로 지지해 주는 결론은 강세장 후반부 1년 정도는 남았다는 거예요. 여러분이 너무 걱정하면서 빠져나오실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지금으로선 드리고 싶어요.
계속 이어가 보면, 이 후반부 사이클에서의 투자 전략은 분명히 달라지는 부분들이 있어요. 아까 말씀하신 비빅테크 쪽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것도 후반부의 국한된 구간에서 지배적인 전략이 될 것 같아요. 결국 1년 정도 후반부 장이 남았다고 말씀드렸으니, 어디서부터 시장을 이길 수 있는 시세를 누릴 수 있는지를 봐야 됩니다.
첫 번째 전략은, 미국도 올라갈 것 같지만 이머징은 조금 더 셀 것 같다는 거예요. 후반부로 갈수록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도표로 설명드릴게요. 파란 선은 미국 대비 유럽·일본, 즉 선진국이고, 회색 선은 미국 대비 신흥국이에요. 이 둘이 떨어지면 미국이 세다는 뜻이고, 올라가면 비미국이 좋다는 뜻이에요. 이번 사이클을 닷컴 버블과 많이 비교하게 되는데, 그때 보면 초중반부는 미국 일변도로 가다가, 마지막에는 비미국만 좋아지는 흐름이었어요. 한 가지 포인트가 더 있는데, 비미국의 고점은 닷컴 버블 때 고점과 같이 찍혔다는 거예요. 그러니 지금으로 치면, 혹시 한국이나 특정 국가가 고점을 치면, 그게 전체 시장의 끝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생각해 볼 것은, 강세장이 최소 1년은 간다고 보고, 더 길어질 수도 있지만 후반부 사이클이라고 할 때 업사이드를 이용하는 전략에서는 비미국이 들어가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중간에 국가 간에 평화롭게 상황이 바뀔 것 같지도 않고, 한국이나 대만 같은 국가는 AI 치킨 게임의 수혜가 너무 명백해서, 이 치킨 게임이 중단되지 않는다는 과정을 계속 보게 되니, 비미국에 포션을 많이 가져가는 게 좋겠다는 게 첫 번째 전략입니다.
그다음으로, 비미국 전체, 예를 들어 유럽이나 중국 같은 국가군까지 포함할 것인가 하면, 약간 회의적이에요. 오른쪽 차트는 저희가 권역별로 그린 건데, 사실 이 동아시아 3개 국가의 흐름이 조금 황당해요. 그래프가 올라가는 모양이 다른 국가들과는 다르거든요. 다른 국가들은 적당히 가는 모습인데, 동아시아는 코스피도 그렇고 숨어 있는 대만, 일본도 다 비슷비슷하게 움직여요. 숫자가 센 것들이 비슷하게 움직이니까, 비미국의 탈을 쓴 동아시아 전략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엄밀한 의미의 비미국이라고 하면 안 되겠네요. 동아시아 3국이라고 하는 게 맞겠죠. 제 생각엔 그렇게 좁히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두 번째 전략은 논쟁적인 전략이에요. 그냥 미국에서 AI CAPEX 수혜주만 계속 하시는 게 낫다, 주도주는 안 바뀐다는 전략이죠. 작년 10월쯤부터 주도주가 된 업종들에서 바뀔 것 같진 않아요. 작년에 설명드렸을 때는 여러 종목이 바뀌었고, 실제로 주도주들이 순환하는 것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보시는 도표의 왼쪽, 닷컴 때를 보시면, 통신주가 투자 주체였어요. 지금으로 치면 빅테크가 투자하는 주체이고, 하드웨어 공급 측, 즉 반도체나 하드웨어, 전력 같은 쪽이 수주 측이에요. 98년까지는 둘의 PER이 같이 움직였는데, 99년에 벌어지기 시작해요. 99년은 통신 기업들이 치킨 게임을 벌이면서 자본을 당겨서 투자를 세게 일으켰던 때죠. 그러면 통신주들의 PER은 잘 안 되고, 하드웨어 기업들은 계속 올라가요. 그리고 그들의 고점이 나스닥 고점과 같이 찍혔어요. 지금 남아 있는 후반부 구간에서 반도체, CAPEX 수혜주에 집중하자는 얘기가 되는데, 이렇게 갈 가능성은 설비투자 경쟁이 멈추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매우 높아 보여요.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짓는지, 이런 경쟁 구도가 계속 가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게 두 번째 전략이에요.
여기서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이것도 머리 아프실 부분이에요. 마이크론, 샌디스크가 너무 올랐다, 부담스럽다고 느끼실 거예요. 저도 그래요. 저도 이게 어디까지 올라갈지 부담스러워요. 나이키 같은 종목도 많이 하락했었고, 그래도 나이키는 나이키인데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죠. 사실 저희가 이런 플레이를 해보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이에요. 그런데 이런 종목을 한번 보유해 보면 고소공포증 같은 심리도 생기기 마련이죠.
그럼요. 다만 지금 보신 도표는 저도 궁금해서 찾아본 자료인데, 이런 흐름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조금 어렵다는 점은 짚고 싶습니다. 위에 있는 회색 막대는 저희가 흔히 마켓 브레스라고 부르는 지표입니다. 얼마나 많은 종목이 랠리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이 막대가 아래로 떨어지면 소수 종목군만 오르고 있다는 뜻이고, 위로 올라가면 많은 종목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핵심 질문은 이겁니다. 지금 시장을 닷컴 버블 때, 그리고 팬데믹 때와 비교해 보면 어떨까요? 닷컴 버블 때는 랠리가 굉장히 압축되면서 끝났습니다. 막판으로 갈수록 막대가 내려갔다는 건, 극단적인 쏠림으로 흘러갔다는 뜻이죠. 반면 팬데믹 때는 반대였습니다. 시장이 꽤 넓게 벌어졌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대부분이 올랐기 때문에 다 돈을 버는 장이었고, 소비재, 금융 등 여러 업종이 함께 올랐습니다.
그럼 두 시기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아래 차트의 회색 선을 보시면 됩니다. 이 선은 미국 GDP에서 소비 대비 설비투자의 비율을 나타냅니다. 선이 위로 올라가면 설비투자가 강한 국면이고, 아래로 내려가면 소비가 강한 국면입니다. 이걸 보면 닷컴 버블 때는 명백하게 투자 중심의 장이었다는 게 드러나고, 팬데믹 때는 소비 중심의 장이었다는 게 보입니다.
팬데믹 때를 떠올려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애플 실적이 좋았고, 삼성전자 실적도 좋았습니다. 그 이유는 세트 수요였죠. 아마존도 돈을 잘 벌었는데, 그건 클라우드가 아니라 이커머스 덕분이었습니다. 즉 소비 쪽 종목이 살아나면서 주변부에 있던 다수 종목까지 랠리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소비 심리가 굉장히 안 좋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마켓 브레스가 줄어드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주도주 그룹 안에서 쏠림이 더 강해지는 방향이죠. 반대로 시장이 다시 넓게 벌어지는 형태가 되려면, 아마 다음 사이클로 넘어가야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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