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성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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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버블 시나리오 리포트 이후 강세장이 전개됐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 예측과 달리 반도체·비빅테크 등 다른 섹터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는 강세장 후반부 진입 가능성이 높으며 버블 초입 징후가 보이나 고점 징후(원투쓰4: 신용매수 과열, 주식공급 확대, IPO 성과 부진 등)는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 금리 인상 우려에도 AI 투자 수익성이 높아 영향이 제한적이며, 연준 금리 동결 기조로 금리 인하 여력은 낮다. 변동성 큰 'Gear 2' 구간 진입을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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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소수몽키입니다. 오늘은 신한투자증권의 김성환 연구원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처음 보시는 분도 계실 것 같고, 어디선가 보셨다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작년 8월에 출연해 주셨는데, 그때 내주신 리포트 제목이 '버블 템플릿 2026-27, 미국 증시 버블 시나리오'였어요. 제가 그때 막판에 "내년에 한번 보자"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대신 말씀드리면 거의 적중에 가까운 흐름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렵게 다시 한번 모셨습니다. 작년은 작년이고,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가 가장 궁금하실 것 같아서요. 오늘 속 시원하게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속 시원하게 답변드리겠습니다. 이 리포트는 공유를 허락받고 소개드려도 괜찮을까요?
네, 괜찮습니다.
이번에 나온 것이 '버블 템플릿 2'입니다. 작년에 이어 현 시점에 관련된 내용인데, '강세장 후반전 진입과 투자 전략 재구성'을 다뤘습니다. 제가 마침 나오는 리포트를 출력해서 보는데, 여러분도 제가 내주신 리포트는 알림을 걸어 두고 출력해서 봅니다.
리포트 제목에 '기어 2'라는 표현이 있던데, 작년 8월 영상에서 증시가 '기어 2'라고 하셨죠. 혹시 원피스에 나오는 그 기어 세컨드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원피스의 기어 세컨드에서 가져온 표현입니다. 만화적인 설정을 빌리면, 몸에 에너지를 엄청 당겨서 갑자기 힘이 세져 다 때려잡고 그다음에 지치는 그런 상황에 비유한 거예요. 지금 시장을 보면 가속화되고 있는 섹터가 많이 보이잖아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같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현재 국면이 그런 상황과 흡사해 보입니다.
그러니까 기어 세컨드로 상승 각도가 가팔라지는 모습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제목도 '강세장 후반부 진입'이니까 하나하나 여쭤보겠습니다. 먼저 작년에 출연하셔서 예측하신 내용 중에 실제로 비슷하게 맞은 부분과, 예측과 다르게 흘러가서 주의가 필요한 부분을 간략히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시장 전체가 많이 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은 크게 틀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메인 버블이 빅테크 중심의 나스닥에서 올 거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AI가 빅테크 주도로 짜인 판이고,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지금도 돈을 굉장히 잘 벌고 있는데, 오히려 빅테크보다 다른 주식들이 세게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과 실제로 마주한 모습은 많이 달랐습니다.
알겠습니다. 빅테크 부분은 뒤에서 따로 여쭤보겠습니다. 리포트를 보니 버블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을 내셨더라고요. 다들 고점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는데, 버블에 진입한다는 것은 아직 버블이 아니라는 뜻인가요? 왜 이렇게 보시는 걸까요?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 4월부터 5월까지 한두 달 장이 진행되면서 버블 초입 아니냐고 의심하시는 분들도 꽤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버블이 끝난다는 조건들은 아직 충족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고점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는 말씀이시죠. 자료를 같이 보면서 설명을 들어 볼 수 있을까요?
주식 시장에서 완전히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 낼 수는 없습니다. 과거에 반복됐던 일들이 다시 일어날지 생각하면서 과거 사례를 많이 참고할 수밖에 없어요. 정확히 같은 일이 반복된다기보다는 역사가 운율을 맞춘다고 하잖아요. 과거를 보면 선행적으로 나타나는 조건이 지금 보시는 것처럼 기술력 신화입니다. 광범위한 대중적 낙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상관없는데, 주식 시장의 역사에서는 대부분 기술력이 그 역할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100년 전 대공황 직전의 1920년대에는 전기 기술과 통신 기술이 있었고, 2000년 전후에는 PC 보급과 인터넷 시대의 도래가 있었고, 팬데믹 때는 플랫폼 혁명과 비대면 붐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AI입니다. 모든 투자자와 실물 경제 활동하시는 분들이 AI에 대해 낙관하고 또 그것 때문에 두려워하는 모습이 보이니, 이 조건은 명백하다고 봐야 합니다. 이것만으로는 시장이 엄청 들썩이지는 않을 텐데, 저희는 두 번째 조건이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시장이 들썩이기 위한 조건은 지금 보시는 K자형 경제 구도입니다. 잘되는 섹터는 굉장히 좋고, 안 되는 섹터는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잘되는 쪽은 기술주이고, 안 되는 쪽이 일반 소비나 고용 같은 구경제 영역이라고 보면, 정책 입안자 입장에서는 기술 혁신보다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임금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실적이 체감상 나쁘지 않더라도 금리를 낮추라고 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합니다.
과거 버블 국면 세 번이 모두 이런 식이었습니다. 섹터는 굉장히 좋은데 안 되는 쪽을 풀어 주려고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예를 들어 왼쪽의 닷컴버블 사례를 보시면 파란색 선이 TMT, 즉 통신과 기술 발전 실적인데 굉장히 좋았고, 노란색으로 표시된 미국 경기 사이클은 나빴습니다. 그러면 금리를 내리게 되죠. 이때 그 돈이 소비나 고용으로 흘러갈지, 잘되는 쪽으로 흘러갈지는 답이 정해져 있습니다. 잘되는 쪽으로 갑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주식 시장이 들썩이기 좋습니다. 오른쪽의 현재 조건은 지난 100년 내 가장 심한 양극화 현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정도예요. 역설적으로 주식 시장 입장에서는 우리가 투자한 기업의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 금리까지 내려가니 시장이 더 세지는 계기가 마련되는 셈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매크로 변수는 일시적일 수 있지만, 요즘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많이 수그러들었고, 확률은 낮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도 여쭤봐도 될까요?
그럼요. 작년부터 관세 전쟁이 있었고, 작년에 미국이 금리를 낮추고 이후 금리를 올리는 흐름에서 달러가 약해질 거라고 많이들 이해하셨죠. 올해 초 미국과 이란의 전쟁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매크로 변수가 등장해서 시장을 휘청이게 만들었지만 지나고 보면 잊혀졌습니다. 왜 잊혀졌는지가 중요합니다.
저희 생각은 이렇습니다. 유가가 올랐다고 해서 기업들이 AI 전환을 멈출 것인가만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관세 때문에 AI로 진행되던 방향을 기업들이 꺾어버리는가를 생각해 보면 되는 거죠. 금리가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빅테크들의 투자를 멈추게 할 것인가만 생각해 보면 됩니다.
최근 미국에서 AI 관련 섹터나 파이프라인 기업의 매출 성장률은 1년에 25% 정도가 나옵니다. 그런데 그 기업들이 돈을 빌릴 때의 금리는 대략 5~6% 수준입니다. 차이가 큽니다. 5~6%로 빌려서 20% 이상 성장을 내는데 안 할 이유가 없는 거죠. 금리를 100bp 올려도 성장성이 담보된 기업들이라 투자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 판단에 확신을 가지게 된 이유가 여러 가지 있는데, 구글 실적이 나왔을 때 전분기 대비 AI 관련 매출이 났고, 연초에는 앤트로픽 같은 기업의 전년 대비 매출이 세 배 이상 증가하면서 초입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빅테크들이 보유한 수주 잔고도 굉장히 풍부합니다. 처음에는 "이게 돈이 되겠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돈이 되네"로 인식이 바뀌었어요. 사람들이 3, 40% 이상 성장이 나올 수 있다고 인식하게 되면, 5~6% 수준의 회사채 금리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피해를 보는 섹터는 분명히 있습니다. 일반 소비 활동이나 부동산, 주택 시장이 그렇겠죠. 그런데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다고 AI 투자가 멈출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이슈들은 과열이 발생했을 때 중간중간 나오는 조정의 구실에 불과합니다. 작년 관세 전쟁 직전을 돌이켜 보시면 팔란티어 같은 종목이 주가가 굉장히 많이 올라 있었습니다. 기술적 부담이 있었고 적당한 핑계가 등장해서 주가는 빠졌지만, 실적을 건드리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미국 전쟁도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금리 역시 같은 프레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 금리를 올렸을 때 주가가 빠졌던 통계를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그때는 긴축 때문에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실적이 망가졌던 것인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금리가 좀 오른다고 해서 증시를 이끄는 주된 요인인 AI 투자가 꺾이지 않으니,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생각 같아요.
쉽게 비유하자면, 제가 장사를 하는데 다들 어렵다고 하는 가운데 저희 집만 장사가 아주 잘 되는 겁니다. 원자재 납품하시는 분이 가격을 좀 올려야겠다고 하면, 우리는 잘 팔리니까 괜찮다고 시원하게 올려 드리는 느낌인 거죠. 또 가게가 열 개가 있는데 거리가 텅텅 비어 있고 한 집만 잘된다면, 지나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호황이라기보다 저 집만 잘되고 뭔가 기형적이다 싶겠죠. 지금 시장이 그런 느낌입니다. 뉴스에서도 이 시장이 이상하다는 표현이 나오곤 하는데, 극소수의 장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금리 얘기를 드렸는데, 금리 인상을 떠나서 버블 국면으로 가려면 결국 금리 인하 쪽으로 가야 한다고 보시는 거잖아요. 그러면 지금 금리 인하를 다시 할 수 있을까요?
작년까지 금리를 인하한 것 자체가 이미 어떻게 보면 좋은 편현일지 모르겠지만, 돈을 푸는 방향으로 돌아섰다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작년에는 사람들이 반신반의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뭘 해도 된다"는 대세적 인식이 생겼고, 그 과정에서 금리가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금리 인하는 현재로서는 상당히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단기 노이즈가 많은데, 이미 작년까지 인하가 되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기업들이 불타오르는 현상이 많이 보이는데, 사람들은 이미 금리가 내려갔기 때문에 장이 좋았다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강세 논리가 금리 인하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좋잖아"라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차원에서는, 금리 인하는 과거에 이미 했던 것으로 충분합니다.
작년 8월부터 금리 인하가 세 번 정도 단행됐습니다. 인상해야 한다는 말도 있고, 아니라는 말도 있지만 종합해 보면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것입니다. 현재 금리 수준은 AI 활동을 억제하기에는 너무 낮습니다. 작년의 세 번의 금리 인하가 굉장히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조건은 갖춰져 있다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앞에 보이는 도표로 흥미로운 현상을 짚어 보겠습니다. 왼쪽의 닷컴버블 때를 보시면, 당시 금리 인하는 1998년 9월 무렵이었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현상이 보입니다. 금리 인하가 멈추자 그때부터 장이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2020년도 마찬가지입니다. 팬데믹 때도 금리 인하가 멈추니까 주가가 올라갔습니다.
이것은 곱씹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는 펀더멘털 차원에서 대세적인 강세 인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금리가 내려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금리가 내려가는 과정에서 실제로 "우리 섹터가 강하다, 이쪽 시장이 너무 강하다"는 생각이 들면 먼저 두 가지 현상이 일어납니다. 첫째, 미국 시장에서 헤지펀드 같은 투자자들이 차입을 통해 주식 투기를 시작합니다. 둘째, 기업들이 우호적인 자금 조달 여건을 활용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IPO를 합니다.
이전에는 금리가 주가의 목줄을 잡고 있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반대입니다. 채권 시장 입장에서는 금리를 내리고 싶은데, 고용이나 소비가 그다지 강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신 차려 보니 돈이 딴 데로 가 있는 거죠. 소비나 고용이 아니라 주식 시장에서 레버리지를 일으키거나 기업들이 투자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향으로 가면, 엉뚱한 곳에서 인플레이션이나 거품이 생기면서 금리 인하가 어려워집니다.
흥미로운 점은 금리 인하가 멈췄을 때부터 주가가 굉장히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지금 금리 인하가 멈췄죠. 원래대로라면 더 낮추고 싶었을 겁니다. 고용이나 정부 부채 부담을 완화하고 싶으니까요. 그런데 못 하고 있습니다. 왜 못 할까요? 주가와 실적이 너무 강해서입니다. 이제는 상황이 반대입니다. 이전까지는 금리 인하가 주가를 만들어 줬다면, 지금은 주가와 실적이 너무 강해서 금리가 내려가지 못하는 국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말씀을 들어 보니 버블 성립 조건이 상당히 공고해 보입니다. 지금은 오히려 고점을 걱정할 게 아니라 후반부 진입을 생각해 봐도 된다는 말씀이시네요.
이런 것들은 작년 8월 이후에 강세장이 차근차근 전개되면서, 많은 분들이 주식 시장이 좋다는 데 동의하실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블이라는 말을 들으면 거부감이 드실 거예요. 대부분의 버블은 안 좋은 결말로 끝났기 때문에 불안해하실 것이고, 이게 고점이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도 하시게 될 겁니다. 그래서 기준을 세워 드리고 싶습니다.
과거 버블의 고점 때를 보면 네 가지 조건이 다 갖춰졌을 때가 고점이었습니다. 더 찾아보면 있을 수도 있지만, 크게 네 가지를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는 신용 매수입니다. 이 지표를 많이 추적하실 텐데, 수급의 순서를 보면 사이클의 초반에는 스마트 머니, 중반에는 기관 투자자, 그리고 마지막에는 일반 대중이 들어옵니다. 최근에 '구두 닦기 이론'이라는 것도 있는데, 유명한 투자자가 길을 가다 구두를 닦고 있었는데 구두 닦는 소년이 그에게 주식을 사라고 권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정도면 대중이 다 샀다고 볼 수 있다는 뜻인데, 이 지표가 그런 상황을 잘 대변합니다.
역사적으로 1929년 9월, 2000년 3월, 2021년 12월 세 번의 시장 꼭대기에서 신용 매수 잔고가 바닥 대비 두 배 정도 올라 있었습니다. 바닥 대비 두 배면 꽤 많이 산 것이죠. 지금 신용을 상당히 늘렸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조건은 버블 수준까지 빠르게 충족된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11월 기준으로 바닥 대비 약 80% 증가했다가 지금은 약 65%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과열의 냄새는 분명히 풍기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주식 공급의 확대입니다. 비싼 주가를 활용해 기업들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그 돈으로 무리한 투자를 하는 상황입니다. 왼쪽 도표는 IPO와 유상증자를 포함한 미국 시장의 주식 발행 규모인데, 최근 올라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6월에 있을 스페이스X 상장이나 연말 오픈AI, 앤트로픽 상장까지 합치면 팬데믹 때의 고점을 넘어설 것 같습니다. 이것은 거의 확정된 미래입니다. 다만 저희가 문제 삼고 싶은 부분은, 대형 기업뿐 아니라 저희가 들어 본 적도 없는 기업들이 상장한다는 점입니다. 매출이 100만 원인데 1조 원에 상장한다는 식의 기업이 나와야 하는데, 팬데믹 때는 그런 종목들이 많았습니다. 신규 상장 종목이 무슨 사업을 하는지도 모르고, 적자 성장주지만 테마가 괜찮다는 이유로 폭등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공모주에 청약하면 무조건 돈을 번다는 인식이 퍼지고, 상장 첫날 따상을 노리는 열풍이 불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른쪽 도표의 회색선을 보시면 지금 IPO 종목들의 수익률은 거의 없습니다. 서클이나 최근에 상장한 세레브라스, 파이어플라이, 피그마, 블리시 같은 종목들이 있는데, 주가가 나쁘지는 않지만 주도주에 비하면 그 정도 퍼포먼스는 아닙니다. 초월적으로 좋았다면 기업들도 마구 들어왔을 텐데, 아직 그 정도 상황은 아닙니다.
세 번째는 중소형 성장주들이 초월적으로 좋은 구간이 반드시 나온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1999년에는 러셀 성장주들이 굉장히 좋았고, 비교적 최근 팬데믹 때는 아크 같은 ETF가 있었습니다. 적자지만 파괴적 혁신을 누리는 기업들로 구성된 종목군입니다. 그런 종목군이 강세를 보여야 하는데, 지금 왼쪽 차트를 보시면 아직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한 가지 덧붙이면, 버블이 나타나려면 주식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까지 들어와서 "나도 돈 복사된다"는 말이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장은 재밌게도 가는 놈만 가는데, 그 가는 놈들이 실적이 탄탄하고 가치 평가상 PER 한 자릿수에 PBR로 봐도 싼 초우량 성장주들입니다. 과거 버블 꼭지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종목들이 올라가고 상장했는데, 지금은 제가 봐도 그런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삼성전자, 하이닉스, 미국으로 치면 샌디스크나 마이크론 같은 종목들은 숫자가 정말 좋습니다. 그러다 보니 찬반 양론이 있습니다. 이건 버블이라는 쪽과 실적을 엄청나게 잘 만들고 있다는 쪽입니다. 이 중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어야 고점이 가까웠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찬반 양론이 반반 정도로 맞서 있다면, 시장의 합리성을 잃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비판 세력이 있다는 자체는 건전한 것이죠. 원래 비판 목소리조차 사라져야 비이성적인 장이 되어 고점이 다가왔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앞으로 보게 될 일들은 그런 일들이겠네요.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니 그런 일들이 생기는지 지켜보면서 시장을 보게 되는 것이고요.
또 하나의 징후는 연준이 금리를 한두 번 올리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많이 올리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부분이죠. 시장에서는 금리를 한두 번만 올려도 시장이 박살 날 수 있다는 말이 많은데, 애초에 지금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는 AI 붐이 금리 한두 번 때문에 잡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왼쪽 도표를 보시면, 과거 버블 꼭대기에서 마지막 금리 인상 시점이 나타나 있습니다. 파란색 선과 회색 선을 참고해 보면, 시장이 꼭대기를 칠 때는 금리가 이미 많이 올라 있었습니다.
이것은 앞서 말씀드린 선호 관계가 바뀌었다는 것과 맞물립니다. 시장이 너무 뜨거워져서 금리는 주가에 이끌려 올라가는 것입니다.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따라 올라가는 것이죠. 100년 전 역사를 보면 주식 투기를 막기 위해 억지로 금리를 올렸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1999년에도 금리 인상 때문에 시장이 끝났다는 이야기가 많이 공유되는데,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그린스펀은 길거리에서 인터넷과 광통신 투자가 엄청나게 일어나는 것을 보고 금리를 올려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이 아니라 여섯 번을 올렸습니다.
그러면 지금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오른쪽 도표는 저희가 자료를 작성했던 시점에 선물 시장에 내재된 기준금리 경로인데, 이제 동결 기조로 거의 다 왔습니다. 거의 다 왔는데, 솔직히 말해서 지금 수준으로는 택도 없습니다. 종합하면 금리가 오를 수 있는 조건들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런 장에서 이런 말을 드리는 게 맞나 싶긴 하지만, 아직 고점의 징후는 없습니다. 네 가지 조건이 다 갖춰져야 진짜 고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직 다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과거 패턴을 봤을 때, 막판에 각도가 가팔라지는 모습이 보이실 겁니다. 맞습니다.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변동성이 장난이 아닐 겁니다. 위든 아래든 변동이 굉장히 크고, 투자자들이 편안하게 수익을 가져가는 게 아니라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면서 중간에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게 만드는 피곤한 장이 될 것 같습니다. 앞서 기어 세컨드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그런 상황입니다. 상승 각도 자체가 처음에는 완만하게 올라가다가 이제 가파르게 올라가는 상황으로 변한다는 뜻이고, 그래서 저희는 이렇게 갈 가능성이 작년보다 더 높아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다음 2부에서 빅테크 관련 이야기를 더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예습니다. 그러니까 고점의 징후는 보이지 않고, 그리고 이제 2차 (상승) 국면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버블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봅니다.
작년에 나와 주셨을 때보다도 지금 오히려 그런 선결 조건이나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보실까요?
그렇습니다.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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