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Channel A News (Korea)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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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환율은 귀신도 모른다고 하는데, 저는 그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굉장히 많은 요인과 심리가 얽히고설키기 때문입니다. 네, 경제 시그널 시작합니다. 조현산입니다. 올해는 금융시장이 다사다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의 시선, 그리고 국민들의 시선은 벌써 내년으로 향하고 있는데요.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오건영 단장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렵게 뵙습니다.
올해를 떠올리면 주식 4천 돌파, 환율의 요동, 금 최고치 같은 키워드가 생각납니다. 최고가도 있었고 최저가도 있었는데, 올해 경제를 평가해 주신다면 사례로 얘기하는 게 가장 나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경제 전망부터 보면, 1분기에 성장률 전망이 0.8%였습니다. 0.6%도 나올 수 있다고 했는데, 숫자만으로는 좋은지 나쁜지 느낌이 오지 않으니 비교를 해 보겠습니다. 2000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성장률 중 가장 안 좋았던 해가 2020년으로, 0.7%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25년 내 처음으로 역성장, 즉 마이너스 성장이었습니다. 2020년이 -0.7%로 최악이었던 셈인데, 기억하시듯 코로나가 있었습니다. 그다음으로 안 좋았던 해는 2009년으로, 금융위기 때 성장률이 0.8%였습니다. 올해는 연초에 0.6%까지 봤습니다. 코로나나 금융위기가 아니었는데도 이렇게 안 좋았던 겁니다. 1분기에는 남부 지역에 관세 얘기까지 나오면서 성장률 전망이 굉장히 나빴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반도체 수출이 기록적으로 올랐고, 2, 3분기를 지나면서 정부 추경도 있었습니다. 이런 요인들이 성장률을 1.0% 정도로 끌어올렸습니다. 최악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주가입니다. "국장 탈출은 진정 순이다"라는 얘기, 기억나시죠? 딱 1년이 안 된 얘기입니다. 4월에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했을 때 우리 주가지수가 2,300까지 빠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높으니 관세를 맞으면 침몰할 수밖에 없다며 끝났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지금은 4,100, 4,200을 보고 있습니다. 4천이 이제는 기본이 된 느낌입니다. 굉장히 많이 올라왔다는 것이죠. 주식에서도 의외성이 나타난 겁니다.
세 번째는 금리입니다. 실물 경기가 안 좋으니 금리가 계속 낮아질 거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4, 5월을 지날 때 우리나라 10년 국채금리가 2.6%까지 빠졌습니다. 기준금리는 7일짜리 금리인데, 상식적으로 오래 묶는 10년물 금리가 더 높아야 합니다. 그런데 기준금리가 2.5%이고 10년물이 2.6%면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금리가 많이 내려왔던 건데, 지금은 10년물이 2.6%에서 3.35%까지 올라왔습니다. 꽤 많이 올라왔고, 기준금리 인하도 쉽지 않을 거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금리도 큰 V자를 그린 셈입니다.
정리하면, 경제는 크게 주저앉을 줄 알았는데 조금 올라왔고, 주가는 많이 주저앉을 줄 알았는데 크게 올랐습니다. 금리는 더 내려갈 줄 알았는데 반등했습니다. 중간에 변곡점을 만들며 의외의 변화가 나타난 것이 올해를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서두에 다사다난이라고 하셨는데, 전혀 과언이 아니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환율도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습니다. 연말은 보통 편안하게 보내야 하는데, 작년 12월에도 트럼프 당선과 정치 불안 때문에 환율이 올랐습니다. 올해 초 12월에서 1월 사이 환율은 1,480원에 육박했습니다. 그때 트럼프 2.0이 시작된다는 얘기가 나왔고, 1월 20일 트럼프 취임 후 200개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1기보다 훨씬 강한 관세가 올 거라고 했습니다. 취임 전에 이미 1,480원이었으니 1,500원을 넘는 건 따 놓은 당상이라고 했는데, 오히려 환율이 주저앉았습니다. 6, 7월에는 1,347원까지 빠졌습니다. 달러가 엄청 싸진 것인데, 이제 바닥이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트럼프는 달러 약세를 원한다, 플라자 합의 같은 얘기, 그리고 미란 보고서가 크게 유행했습니다. 달러 가치가 반 토막 난다는 얘기까지 나와서, 1,347원에서 1,200원대로 내려간다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시 1,480원을 봤습니다. 결국 큰 V자를 만들었고, 최근 정부가 개입하고 여러 정책이 나오면서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입니다. 연중으로 보면 6, 7월 1,347원을 기점으로 1,480원까지 130원이 넘는 큰 폭을 만들었습니다. 두 개의 큰 전환점을 만든 것이 올해 환율이었습니다.
불과 며칠 전 정부 개입 이후 환율이 내려갔습니다. 30원 가까이 빠졌는데, 단기적이더라도 효과가 있다고 봐도 될까요? 효과를 무엇으로 평가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옛날 레벨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건 펀더멘털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환율이 오른 건 수급 요인보다 펀더멘털 요인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우리보다 높고, 미국의 기준금리도 우리보다 높습니다. 미국 금리가 상당 기간 높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달러 강세를 지지합니다. 또 글로벌 달러 자체도 강합니다. 과거 달러 인덱스가 70, 80이었는데 지금은 90대 후반에서 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해외 투자가 많이 늘었습니다.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서 해외로 나가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기존 환율로 되돌리는 건 쉽지 않습니다. 외환 당국이 개입하는 이유는 환율 레벨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추세적으로 오르는 환율을 반대로 꺾어 버리는 건 펀더멘털이 바뀌어야 가능한데, 일시적 개입으로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효과를 옛날로 돌아갔다고 평가하면 과한 것입니다.
개입이 할 수 있는 건 따로 있습니다. 환율이 올라가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경제학 책에는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든다고 나오지만, 환율은 다릅니다. 계속 오를 것 같으면 사람들이 지금 사려고 합니다. 1년 후, 2년 후, 3년 후에 달러가 필요한 사람들이 모두 지금 사려고 하니 수요가 현재로 당겨져 폭발합니다. 달러를 팔려던 사람들은 더 오를 것 같으니 팔지 않고 쥐고 있으려 합니다. 그러면 공급이 숨고 환율이 더 뜁니다. 이 불안감이 커지면 환율 급등을 부릅니다. 그래서 정부는 환율 레벨보다 변동성과 속도를 조절해 줄 수 있습니다. 세게 올라올 때 눌러 주는 것입니다. 7월부터 환율이 슬슬 오르기 시작해 9, 10, 11월에 급등했습니다. 1,470원까지는 굉장히 빨리 올라왔고, 그 이후에는 버벅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속도를 줄이고, 과도하게 올라간 레벨을 일정 수준 조정해 준 것, 이것을 효과로 본다면 지금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10월에 구두 개입이 있었고, 이번 개입은 굉장히 셉니다. 정책도 같이 나왔으니, 이때는 안 되겠다 싶어 세게 꺾은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다. 다만 당국이 어느 정도 레벨을 보고 있는지는 차이가 있습니다. 또 레벨보다 변동성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환율이 더 급등하면 시장이 느끼는 불안감이 훨씬 커집니다. 부동산 규제도 날짜를 잡고 나오지 않고, 놔두면 안 될 정도로 속도가 빨라지면 나오지 않습니까? 외환시장 개입도 마찬가지로, 놔두면 굉장히 불안해질 때 스무딩 오퍼레이션, 즉 시장 안정화 조치로 조절하는 것입니다. 10, 11월보다 수위가 높아진 건 사실입니다. 24일 오전 당국이 한쪽으로 극단적인 쏠림을 경계한다고 발표하면서 환율을 한번 누르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것이 몇 차례 반복되면, 환율이 마냥 오르는 것만은 아니라는 기대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말입니다. 그러면 5년, 6년 후에 달러를 살 사람들이 굳이 지금 살 이유가 줄어듭니다. 펀더멘털은 바꿀 수 없지만, 수급의 쏠림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결국 외환시장 심리가 어떻게 바뀌는지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관건입니다.
환율은 당장 몇 달만 봐도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럼 국민 입장에서 봐야 할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두 가지 정도입니다. 단기 환율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예전에 외환 공부를 할 때 단기 환율은 귀신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는데, 저는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올해도 1,350원까지 빠졌을 때 리포트를 새벽에 쓰고 있었습니다. 거의 완료돼서 저장하려는데 브레이킹 뉴스가 떴습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 순간 하늘이 내려앉는 기분이었고, 환율 숫자가 바뀌더니 순식간에 30원이 뛰어 있었습니다. 이걸 예측할 수 있을까요? 못 합니다. 단기 환율 예측은 굉장히 많은 요인과 심리가 얽혀 있어서 어렵습니다. 다만 장기 관점에서는 추세를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해외 투자가 과거와 달리 크게 늘었습니다.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가 엄청났었는데, 이 흑자도 중장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들어오는 달러는 줄고 나가는 달러는 많아지니, 과거 레벨의 환율로 돌아가기는 어렵고, 과거보다 한 단계 높은 환율이 자리 잡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또 국내 요인뿐 아니라 해외 요인도 봐야 합니다. 특히 두 가지를 눈여겨볼 만합니다. 첫째는 엔화입니다. 지난주 일본이 기준금리를 올렸는데도 엔화가 엄청 약세를 보입니다. 일본도 이를 좌시하기 어려워서, 일본은행 총재와 재무상이 나와서 엔화가 일방적으로 쏠려 있는 것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9월에 미국과 일본이 서면으로 합의한 내용이 있는데, 환율이 한 방향으로 쏠려 있을 때는 미국도 문제 삼지 않겠다, 즉 일본이 개입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미국에도 얘기를 해 놨으니 일본은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그래서 엔화에서도 변화가 나타날 것 같습니다. 둘째는 위안화입니다. 위안화는 전일 장중에 7위안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6.99까지 내려갔는데, 위안화가 계속 절상되고 있습니다. 위안화 환율이 내려간다는 건 위안화가 강세라는 뜻입니다. 지금 위안화는 연중 최고점입니다. 과거에는 우리 원화가 엔화를 많이 따라갔는데, 지금은 위안화도 같이 따라가야 하는데 원화는 많이 따라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또 영향을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시아 통화의 움직임도 같이 눈여겨봐야 합니다. 내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2010년대에는 엔화와의 동조화가 굉장히 강했습니다. 위안화와의 동조화도 강했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위안화와의 동조화가 깨진 모습입니다. 변수들이 과거에는 중요했다가 한순간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유로 강세나 위안화 강세가 원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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