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효석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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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민희진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무형자산 중심 경제에서 자본시장 발달과 기업가치 평가의 중요성을 논함. 극단적 투명성, 카니발라이제이션 등 경영 쟁점을 짚고, 무형자산은 담보 대출이 어려워 주식 조달 의존도가 높아 주가 평가가 중요하다고 주장. 구체적 자산 가격 예측 발언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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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십니까, 최경영의 경제 오도독입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어젯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발표됐는데요. 1.6%로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약간 밑돌았습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 상당수가 실적을 발표합니다. 지금 미국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HS아카데미의 이효석 대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경제 펀더멘탈을 보기 전에, 지금 가장 관심을 끄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하이브와 민희진 전 대표의 내분, 그리고 뉴진스를 둘러싼 논란입니다. 저도 경영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이 사건을 보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먼저 캐시카우와 카니발라이제이션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민희진 씨의 주장에 따르면 캐시카우로 성장한 뉴진스가, 다른 자사 서비스나 다른 걸그룹들을 통해 자사 제품을 잠식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른바 카니발라이제이션이죠. 자사 제품끼리 서로를 갉아먹고 있으니 브랜드가 희석되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입니다. 이 부분은 경영 내부에서 풀 수 있는 문제인데, 경영권 분쟁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진실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경영적인 측면에서 보면 자회사가 아니라 사내 레이블 같은 구조에서 생긴 갈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 총괄 매니저와 사장 사이에서 생긴 싸움이라는 거죠. 굉장한 제품이 잘 팔리는데 비슷한 제품이 계속 들어오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게 됩니다. 지금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사건에는 옵션 문제까지 얽혀 있어서 정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저도 어제 방송 내용을 다 보지는 못해서 깊이 있는 의견을 드리기는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이 사건을 공부해 보면 경영학 용어들이 웬만큼 다 나오고, 그 용어들을 이해하다 보면 웬만한 경제 지식은 다 쌓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투자 업계에 있었기 때문에 그쪽 사례를 간단히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받아 운용합니다. 그런데 운용을 하다 보면 누구의 의견을 받아들일 것인가의 문제가 생깁니다. 대표 매니저가 모든 책임을 지고 의사결정을 하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은 좋다고 해서 샀는데 주가가 빠지면 누구 책임인지, 오르면 누구 공인지 모호할 때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문제는 우리 사회 곳곳에도 있습니다. 사장님은 내가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하는데 월급이 적다, 인센티브가 부족하다, 내가 한 만큼 보상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데서 갈등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펀드에는 보통 한 명의 책임자가 있으면 됩니다. 그런데 멀티 매니저 제도도 있습니다. 이 경우 돈을 쪼개서 "이건 네가 하고 이건 네가 해라" 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성과도 따로 나눕니다. 그러다 보면 "내 아이디어를 네가 뺏어 갔다", "내가 산 종목을 너는 팔라고 한다" 같은 감정적인 문제가 생기고, 굉장히 복잡해집니다.
그럼에도 이런 문제를 꾸준히 잘 이끌어 가는 사례가 있습니다. 해외의 헤지펀드인 레이 달리오 같은 경우 강조하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극단적인 투명함'입니다. 직원들에게 이 성과가 어디서 났고, 어떤 부분을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모두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사건을 쉬운 말로 풀면 이렇습니다. "이거 내 거다." 그런데 "얼마만큼이 네 거냐"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부분적으로 네 것이니까 문제가 되는 거죠. 만약 전체가 다 네 것이라고 명확히 정해져 있었다면 문제될 것이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걸 쪼개서 "이만큼은 내 거고, 이만큼도 내 거인데 나는 섭섭해" 하는 식으로 감정이 들어가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는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극단적인 투명함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를 실행하려면 많은 자신감과 결단이 필요하고, 그 전에 꼼꼼하고 자세한 제도적 장치와 사전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제품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엔터테인먼트는 창의력이라는 지적재산권이 걸린 문제입니다. 그런데 창의력이라는 것은 사실 어디에서 무엇을 가져왔는지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적인 브랜드도 한국의 전통미학에서 영감을 받아 지적재산으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지적재산권도 100년 전에 생긴 개념이고, 이전에 있던 것을 창의적으로 해석했다면 그걸로 끝입니다.
뉴진스의 창의성에 내가 독보적으로 80%를 기여했고 20%는 다른 것이라고 인정하더라도, 그 20%를 회사가 허용한다면 그것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문제가 됩니다. 창작 과정에서 "이건 내 거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부분도 있으니 더 복잡해집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거래되는 것은 유형자산입니다. 핸드폰이나 시계를 사고파는 것은 깔끔합니다. 물건이 이동하면 끝이죠. 그런데 무형자산은 거래가 잘 되지 않습니다. 원래 거래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회사의 무형자산이 거래되는 경우는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회사가 망해서 무형자산을 넘기는 경우, 혹은 권리금처럼 장사를 넘기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회사가 너무 잘 돼서 M&A가 되는 경우를 빼면 무형자산은 거래되지 않습니다.
거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뜻이고, 평가가 되지 않으면 분쟁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싸움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발전하려면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 시대는 명백하게 무형자산의 시대입니다. 이미 유형자산 시대를 넘어섰습니다. 미국에서는 "자본이 없는 자본주의"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애플에는 공장이 없습니다. 디자인만 하고 제조는 외부에 맡기죠. 미국은 제조를 포기하고 무형자산 쪽으로 간 뒤, 문제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뒤늦게 일부 공장을 다시 짓자고 하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무형자산은 무형자산대로, 유형자산은 유형자산대로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너무나 명확하게 유형자산의 시대를 살았습니다. 정유, 철강, 자동차, 조선 회사들이 처음 성장할 때를 생각해 보면, 땅을 사서 담보로 대출을 받고, 공장을 지어서 또 담보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유형자산이 담보가 되니 은행이 가치를 인정해 줬던 겁니다.
하지만 무형자산 기반의 회사는 다릅니다. 스타트업에는 건물도 없고, 빌려 쓰는 공간과 사람뿐입니다. 은행에서 뭘 믿고 대출을 해 주겠습니까. 대출이 안 됩니다. 그러면 무형자산 기반의 회사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주식을 파는 것입니다. 그러니 주가가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주가가 올라가면 조달 비용이 싸지고, 그래야 회사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자본시장이 얼마나 잘 발달해 있느냐가 너무나 중요합니다. 대출 시장이 아니라 자본시장이 핵심이 되는 것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커 나가려면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레이 달리오 말처럼 극단적인 투명함을 통해 무형자산을 어떻게 키워 가고 있는지를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크게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과거에 한 회장이 500원짜리 동전에 그려진 거북선을 보여주며 "500년 전에 우리가 이런 것을 만들었다. 너희한테 배 한 척을 못 만들어 주겠느냐"고 했을 때, 그리스 선주가 "그래, 한번 만들어 봐"라고 했던 일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무형자산을 인정해 준 사례입니다. 그들의 역사를 인정해 준 것이죠. 그것이 기업가 정신이고, 그런 것을 인정해 주는 것이 자본주의입니다. 우리도 그쪽으로 더 발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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