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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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집값은 아직 하락 국면 중반이며 KB 기준 전국 평균 집값이 소득 대비 약 20% 과대평가돼 있어 추가 하락이 필요하다고 주장. 서울 PIR은 17.7배(2023년 3분기)로 장기평균 12배보다 높음. 정부 대출 완화 등 정책은 하락 속도 조절 효과만 있고 추세는 못 바꾼다고 봄. 금리 인하보다 경기 둔화와 인구 감소가 집값 결정 요인이 커지고 있음. 실수요자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소득에 맞춰 매수 가능하나 단기 타이밍 투자는 리스크가 있다고 조언. 강남 아파트는 장기적으로 오르나 2009~2011년처럼 급락 시점이 한 번 더 있을 수 있다고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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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부동산 가격 하락국면은 끝나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집값은 아직 과대평가되어 있습니다. 전국 평균 집값으로 보면 대략 20% 정도 과대평가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특히 소득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서강대 김영익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저희가 촬영하고 있는 시점은 2월 말입니다.
요즘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고, 통계들도 하락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기사들도 나오고, 실거래가가 일부 반등한 지역도 있습니다. 거래량도 워낙 낮았지만 조금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런 신호들이 섞여 있다 보니 시장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애매하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코노미스트로서 추세를 보면, KB국민은행 통계를 주로 분석하는데 1986년부터 데이터가 있습니다. 장기 시계열로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아파트 가격은 작년 6월이 고점이었고, 지금 2월까지 여덟 달째 떨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본 사이클상 여덟 달 만에 끝난 적은 없습니다. 이제 중기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보는데, 아직 하락국면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급락했다가 반등하고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급락한 집을 사는 실수요자들이 들어온 결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추세는 여전히 하락입니다.
집값을 평가할 때 세 가지 기준을 씁니다. 물가에 비해 얼마나 올랐는지, 소득에 비해 얼마나 올랐는지, 그리고 월세 지수입니다. 1월 데이터로 분석해 보니 전국 평균 집값은 약 20% 과대평가되어 있습니다. 2월 데이터가 나오면 다시 분석해 봐야 하지만, 방향은 같을 것으로 봅니다.
소득 대비 집값을 나타내는 PIR을 보면, 서울은 2021년 말 19배였다가 작년 3분기 17.7배로 떨어졌습니다. 서울 중간 소득 가구가 서울 중간 가격의 집을 사려면 17~18년치 소득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2008년 이후 장기평균은 12배입니다. 12배까지 가지 않더라도 아직 높습니다. 이를 낮추려면 소득이 늘거나 집값이 떨어져야 합니다. 소득은 늘겠지만, 경제가 어려워 증가 속도는 매우 느릴 겁니다. 결국 분자인 집값이 많이 떨어져 평균에 접근해 갈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국면은 하락 초기 후반에서 중기 후반 사이에 있다고 봅니다. 하락 속도는 완화되겠지만, 기간은 길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산에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가 더 지루하고 힘든 것처럼, 집값도 급격히 떨어지기보다 산처럼 완만하게 늘어지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봅니다.
정부는 하락 속도를 줄이려고 규제를 풀고 있습니다. 9억 원 이하 특례 보금자리론처럼 소득을 보지 않고 대출을 해주는 정책은 일부 효과를 냈습니다. 수요가 늘면서 집값 하락세가 일시적으로 멈추고 조금 반등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장기적인 자산 사이클의 방향은 정부가 바꿀 수 없습니다. 기울기를 조금 완화할 수는 있어도 방향을 돌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동안 20차례 이상 억제 대책이 나왔지만 집값은 계속 올랐습니다. 이번 정부에서도 규제를 계속 풀어야 할 상황이지만, 방향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중국 공산당 관계자를 만났을 때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공산당은 사람을 통제할 수 있어도 시장은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그들도 깨닫고 있다는 겁니다. 1989년 한국 증시도 비슷했습니다. 당시 정부가 2조 7천억 원을 풀어 투신사에 자금을 지원했지만, 며칠 오르다가 결국 계속 떨어졌습니다. 시장은 정부가 해결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실거주자를 위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대세적인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규제 완화는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방향으로서는 의미 있는 행위입니다. 정부가 연착륙을 목표로 하면서 규제를 풀고 있는 것도 맞는 방향입니다. 다만 강남 3구와 용산 등 여전히 남아 있는 규제, 그리고 DSR 40% 한도가 해제될 때까지는 완전한 회복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시장이 추세를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자산 가격에는 연착륙이 없습니다. 주가도 2021년 6월 무렵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금액과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당시 고평가 상태였습니다. 지금은 그 수준보다 약 10% 정도 저평가된 상태로 떨어졌습니다. 이것이 경착륙입니다. 부동산은 주가보다 변동성이 작지만, 펀더멘털을 과대평가했다가 과소평가하는 과정은 같습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고, 이미 많이 떨어진 곳도 있지만, 평균으로 보면 앞으로 20% 정도는 더 내려가야 바닥 수준에 이를 것으로 봅니다.
금리는 집값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통계적으로 보면 금리는 초기에 영향을 주고, 시간이 지나면 경기가 집값을 더 크게 결정합니다. 현재 경기 상태를 나타내는 순환변동치는 작년 3월을 고점으로 이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집을 살 돈이 줄어듭니다. 일자리가 많지 않고 월급도 많이 오르지 않습니다. 특히 3~40대는 영끌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이미 많이 빌려 집을 샀습니다. 금리가 떨어져 기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줄어들겠지만, 새로운 수요가 많이 생기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지금이 정말 바닥인지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리스크와 변수가 많습니다. 나중에 돌아보면 알겠지만, 지금을 사는 입장에서 바닥을 정확히 찾기는 힘듭니다. 2015년부터 서강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졸업생들이 결혼하면서 "집을 언제 사야 하냐"고 자주 묻습니다. 대답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 기준은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살 집은 하나 있어야 합니다. 원금과 이자를 감당할 능력이 있다면 지금 사도 괜찮습니다. 다만 월급만으로는 부족해 부모님 도움이나 대출이 많이 필요하고, 그 부담이 크다면 조금 더 기다려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런데 기다리는 사이 집값이 오르면 손해입니다. 금리가 조금 내려가는 추세라 현재 금리 수준에서 감당할 수 있다면, 어차피 집이 필요한 사람은 사도 괜찮습니다. 다만 돈을 벌 목적으로 무리하게 투자하거나, 내가 거주하지도 않을 지역의 집을 사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인구 고령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높은 가계부채를 함께 봐야 합니다. 그동안 집값이 오른 것은 소득이 늘고 가구 수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잠재성장률이 2%에서 1% 후반으로 떨어지면서 소득 증가 속도도 둔화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구 수입니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서울 가구 수는 2029년에 정점을 찍습니다. 그 이후로는 집값을 올리는 요인보다 내리는 요인이 커집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무리해서 살 필요는 없고, 집값이 한 번 더 오를 수는 있어도 그것이 당장은 아닐 수 있습니다.
평균적으로는 정체만 해도 다행이라고 봐야 합니다. 입지가 좋은 곳은 계속 오를 수 있지만, 입지가 나쁜 곳은 급격한 하락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합계출산율이 작년 0.78로 떨어졌는데, 이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농담 삼아 한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사라질 나라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핵심 수요가 몰리는 지역과 아닌 지역의 차별화는 더 심해질 것입니다. 저성장 국면에서는 기업, 개인, 부동산 모두 차별화가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입지를 잘 골라야 하고, 좋은 입지는 비싸지만 하락기에는 싸게 살 기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남 아파트는 장기적으로 올랐지만, 2009~2011년에는 많이 떨어졌습니다. 공급이 비탄력적이어서 수요가 위축되면 강남 아파트도 급락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시점이 남아 있을 수 있고, 그때 여유가 있다면 진입하면 됩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결국 내 소득에 맞춰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소득이 늘어나는 것이 진짜 핵심입니다. 단기적으로 타이밍을 맞춰 투자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리스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유튜브 '김영익의 경제스쿨'도 운영하고 계신 서강대 경제대학원 김영익 교수님을 모시고, 부동산, 주식, 경제 전망까지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교수님,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내집마련부터 건물주까지' 부읽남TV의 부읽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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