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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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파월 연준 의장의 인플레이션 지속 언급은 공급망 병목·에너지난 등으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며, 금리 인상이 앞당겨질 수 있어 시장 불안 요인이다. 파월 발언 배경: 미국 물가상승률이 5%대로 높고 파월 의장이 그동안 일시적이라며 안심시켜 왔으나, 유럽 컨퍼런스에서 내년까지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언급해 입장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급망·에너지 요인: 글로벌 항만 적체, 반도체 수급 부족, 자동차 생산 차질이 겹쳐 있고, 중국은 10여 개 지방에서 전력난이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있다. 중국 전력난 원인: 석탄 가격이 연초보다 50% 올랐고, 호주산 석탄 수입 중단 등 무역 보복이 맞물려 석탄 공급이 부족해졌다. 금리 전망: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으며,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이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자산시장 영향: 인플레이션 초기에는 자산가격 상승 효과가 있으나, 금리 상승으로 주가가 하락한 사례가 많다. 다만 1970년대처럼 물가상승률을 뺀 주가 수익률은 높았던 시기도 있다. 부채·경기 리스크: 전 세계가 역대급 부채를 지고 있어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이 겹치면 기업과 국가 모두 부담이 커지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 한국 영향: 국내 인플레이션은 미국의 절반 수준이라 당장 문제는 아니지만, 미국 물가 상승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국내 물가에 파급될 수 있다. 한국 금리 전망: 미국이 먼저 금리를 올리면 한국은 따라갈 정책 수단이 제한적이어서 한국은행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파월 임기 및 정책 리스크: 파월 의장 임기가 내년 2월까지라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출연자 전망: 박종훈 기자는 금리 인상 가능성과 자산시장 조정 가능성에 경계감을 드러냈으며,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아 지켜봐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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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파월 연준 의장이 어제 갑작스럽게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언급했어요. 물가상승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발언은 처음 아닌가요?
네, 사실 지표만 보면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정말 무섭다고 할 정도로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5.3% 상승했고, 근원 물가 상승률도 최근에 4%를 넘고 있습니다. 보통 상황이라면 난리가 날 정도로 높은 상승률인데, 파월 연준 의장은 그동안 계속 문제없다고 반복해서 시장을 안심시키는 발언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시장은 반응하지 않는 듯했다가도 이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 분이 갑자기 유럽중앙은행이 마련한 컨퍼런스에서 내년까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렇게 특정 시점까지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몰랐을 리는 없을 텐데, 갑작스럽게 물가상승을 경고한 이유는 뭔가요?
파월 의장이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상황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우선 코로나19 여파로 물류 대란이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전 세계 항만 기능이 마비되는 곳도 많고, 특정 지역에서 노동자들이 일을 못 하게 되면 항만이 멈춰서는 일도 굉장히 많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봉쇄가 일어나면서 공장이 문을 닫아 더 이상 공급이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반도체 수급 부족입니다. 공급망의 균열로 자동차뿐만 아니라 많은 제품의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물가 상승에 겁을 먹은 미국인들은 지금 소비를 굉장히 줄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가장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 중국의 에너지 부족입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에너지 부족 때문에 공장 문을 닫거나 가동을 멈추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수급 문제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습니다. 중국은 31개 성급 행정구역 중 10여 개 지역에서 전력난이 발생했으니 굉장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갑작스럽게 단전과 정전이 되니까 사람들이 양초를 많이 사서 양초 판매량이 10배 이상 늘었다고 하고, 기업들은 정전이 반복되니까 석유 발전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왜 이렇게 전력난이 생겼을까요? 첫 번째 원인은 석탄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연초보다 지금 50%나 올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석탄을 구하지 못해서 중국의 일부 화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그 원인은 다시 외교 갈등에 있습니다. 중국이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요구하는 호주에 무역 보복 조치를 취했고, 호주산 석탄 수입을 막아버렸습니다. 그런데 사실 중국도 곤란해졌습니다. 중국은 값싸고 질 좋은 호주산 석탄을 주로 쓰다가, 거리가 멀고 질이 떨어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콜롬비아산 석탄을 비싸게 수입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석탄 가격이 오르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결국 호주는 석탄 가격 상승 덕분에 다른 나라에 비싸게 팔 수 있게 됐고, 중국은 그 부메랑을 맞아 전력난을 겪게 됐습니다. 외교적으로 보면 중국의 무역 보복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한 셈이고, 오히려 자국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 하나 문제는 중국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푸른 하늘'을 보여주겠다며 산업용 전력 공급을 제한한 것입니다. 이것도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에너지 가격 인상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국의 전력난이 심해지면 세계 경제에도 타격이 있는 것 아닙니까?
중국의 전력난은 새로운 현상은 아닙니다. 제가 2006년에 중국 취재를 갔을 때도, 전력이 부족하면 가장 작은 기업부터 전력을 중단시켰습니다. 그 과정에서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큰 피해를 봤습니다. 전력이 갑자기 끊기면 생산 설비가 굳어버리는 경우도 많아서, 중간에 정전이 되면 생산 중이던 제품을 전부 버려야 했던 중소기업도 제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이번에는 전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듯, 애플과 테슬라 같은 글로벌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국 공장들까지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웬만하면 전력 공급을 우선적으로 받는데도 말입니다. 그 여파로 글로벌 반도체 부족과 자동차 부품 부족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물가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중국이 세계적 물가 하락을 이끌었는데, 이번에는 중국이 전 세계적 물가 상승을 이끄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느냐는 우려가 연준 내에서도 나온다고 합니다.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겠네요.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연준이 말해 왔는데, 태도를 바꾸게 되는 건가요?
연준의 양대 목표는 물가 안정과 고용입니다. 물가를 잡는 것이 연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데요. 그동안 파월 의장은 이번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 걱정할 게 없다고 강력하게 말해 왔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계속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감시하고 있다고만 했는데, 한 발 더 나아간 것입니다.
또 "인플레이션 급등이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확실하게 대응할 것이다. 지금은 그런 증거가 보이지 않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다면 정책 수단을 쓸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본인 입으로 내년까지 물가 상승 요인이 지속될 것이라고 제시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시장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슈퍼 비둘기'라고 불렸습니다. 비둘기는 금리를 잘 올리지 않고 돈을 푸는 정책을 선호하는 것을 뜻하고, 매파는 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을 쓰는 것을 뜻합니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금리를 가급적 늦게 올릴 것으로 봤는데, 이제는 조기 인상을 하는 매파로 변신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언제쯤이라고 보고 있나요?
지난번 연준 회의에서 이사들의 점도표를 보면, 많은 연준 위원들이 내년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세계 경제는 엄청난 빚을 연료로 태우면서 간신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천문학적인 빚을 지고 있는 상황이고, 미국뿐 아니라 중국, 유럽도 역사상 가장 큰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플레이션이 오면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이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어서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습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안 올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닙니다. 시장금리가 먼저 올라버리기 때문입니다. 금리는 실질금리에 물가상승률을 더해서 정해지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리든 시장금리가 오르든 금리 상승 압박은 커집니다.
예전에는 기업들이 빚을 적게 지고 경영을 했는데, 지금은 빚이 굉장히 커져 있습니다. 국가부채가 많은 나라들은 빚을 내기 힘들어질 텐데, 지금까지는 부채를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끌어 왔지만 앞으로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어서,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우리도 따라 올리게 될 텐데, 우리는 먼저 올릴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없다는 얘기도 되니 걱정이 큽니다. 인플레이션이 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볼까요?
인플레이션이 오면 자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초기에는 그런 효과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도 디플레이션만큼 자산 시장에 위험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금리에 맞춰 자산 가격이 많이 올라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인플레이션이 오면, 금리 인상이나 상승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경우도 많습니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와 주가 상승률을 보면 실제로 그런 모습이 나타납니다.
디플레이션이 왔던 대표적인 시기는 1930년대 대공황과 201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데, 이때는 주가 상승률이 굉장히 낮았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엄습했던 1970년대에도 주가 상승률이 낮았습니다.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 주가 상승률을 보면 10년 동안 해마다 연평균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굉장히 부진했습니다. 인플레이션도 디플레이션 못지않게 주가 상승을 억제하는 성격이 있습니다. 금리가 상승하거나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 초기에는 부동산 가격이 조금 더 오르는 효과가 있지만, 금융시장에서 금리가 올라가면 시장에 항상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공언한 대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기를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파월 의장의 임기가 내년 2월이라, 그때까지 연임하지 못하면 후임자가 이 문제를 떠안게 될 수 있습니다. 연준과 금융시장이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국내 부동산 시장도 엄청나게 많이 올랐습니다. 공공요금 인상 문제도 계속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지금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은 미국의 절반도 안 되기 때문에 당장 큰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수록 원·달러 환율이 자꾸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오르고, 그것이 우리나라 물가에도 파급되기 때문입니다. 흔히 "인플레이션은 수출할 수 있다"는 말을 하는데, 미국의 물가 상승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방향이 뚜렷하게 설정되면 대비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우리가 늘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 걱정입니다.
지금까지 박종훈의 경제한방이었습니다. KBS 박종훈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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