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단테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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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아폴로·블랙스톤·블랙락·블루필드·KKR·골드만삭스와 손잡고 AI 인프라용 약 500억 달러(영상 표기 '5,억', 약 750조원 표현) 자금 조달을 추진. 연기금·보험·개인 자금이 운용사 펀드를 통해 데이터센터 SPV 채권으로 흘러들어 GPU를 구매하는 구조이며, 엔비디아가 최대 25%까지 지원 가능하다고 언급됨. 순환출자 비판을 피하려는 시도로 해석. 발언자는 AI 인프라 붐 가능성과 함께 1870년대 노던퍼시픽 철도 버블과의 유사성을 들어 버블 붕괴 리스크를 경고하고, 판돈이 커졌다고 강조. 엔트로픽 IPO(9~10월 목표) 및 연환산 매출 740억 달러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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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걸린 판돈이 너무 커졌습니다. 이제는 죽거나 살거나 둘 중 하나 같은 상황인데, 어떤 일인지 보겠습니다. 몇 시간 전 엔비디아와 관련된 큰 뉴스가 나왔습니다. 엔비디아가 5,000억 달러, 한국 돈으로 750조 원 정도 되는 어마어마한 자금 조달 약정을 위해 월가와 협력한다는 내용입니다. 잘 이해가 안 되실 수 있어서 결론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기존에는 빅테크가 GPU를 사려면 본인들이 가진 현금을 쓰거나 회사채를 찍어야 했습니다. 이제는 GPU를 살 때 필요한 자금을 연기금, 보험, 개인 자금에서 끌어오겠다는 겁니다. 물론 결국은 월가 펀드로 들어가는 돈이고, 그 펀드에 돈을 넣는 전주가 바로 연기금, 보험, 개인입니다. 이들의 돈으로 GPU를 살 수 있게 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아폴로, 블랙스톤, 블랙록, 블루필드, KKR, 골드만삭스 등 여섯 개 기업이 엔비디아와 손잡고 AI 인프라용 5,000억 달러 자금 조달에 나섰다고 합니다. 이들은 자산운용사로, 고객의 돈을 받아 투자해 굴려주는 회사입니다. 이들이 사려는 것은 데이터센터를 가진 특수목적법인(SPV)이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특수목적법인은 데이터센터만 보유하려고 만든 회사이고, 그 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운용사들이 고객 돈으로 사겠다는 것입니다.
젠슨 황이 이 여섯 곳에 제안했고 모두 수락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자기 돈이 아니라 남의 돈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젠슨 황이 엔비디아가 최대 25%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최근 엔비디아는 순환출자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많은 회사가 엔비디아에게서 받은 돈으로 다시 엔비디아 GPU를 샀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그 비판을 의식한 듯 남의 돈으로 GPU를 사게 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 차이점으로 보입니다. 그 남의 돈의 정체는 아폴로, 블랙스톤, 블랙록, KKR 등이 운용하는 펀드의 돈입니다. 이것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는데, 이는 뒤에서 다루겠습니다.
25%라는 표현은 젠슨 황이 모호하게 말해서 추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이런 딜이 계속 나올 텐데, 그때마다 펀드 자금 75%, 엔비디아 자금 25%로 합쳐 100%가 되는 형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엔비디아가 순환출자 논란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엔비디아가 어쨌든 돈을 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운용사 입장에서도 엔비디아가 25%를 대준다면 리스크가 줄어든다고 판단해서 오케이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담보는 컴퓨팅 파워 자체입니다. 원래 부동산 담보는 부동산에서 나오는 월세가 담보인데, 여기서는 컴퓨팅 파워가 담보입니다. 엔비디아 GPU를 쓰려면 결국 돈을 내야 하므로 컴퓨팅 파워를 담보로 삼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특수목적법인은 한 번에 수백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합니다. 데이터센터를 살 돈이 없으니 채권을 찍는 것입니다. 빅테크가 회사채를 찍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직접 소유한 특수목적법인이 회사채를 찍습니다. 이를 아폴로나 블랙스톤 같은 펀드가 사 줍니다. 이 특수목적법인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는 결국 엔비디아 고객에게 임대됩니다.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회사가 이 데이터센터를 사용합니다.
돈의 흐름은 대략 이렇습니다. 저희가 클로드나 챗GPT를 쓰면서 앤트로픽에 돈을 냅니다. 앤트로픽의 AI는 데이터센터에서 계산되므로, 앤트로픽은 데이터센터 사용료를 데이터센터 회사에 냅니다. 그러면 특수목적법인은 채권자인 아폴로나 블랙록 펀드에 이자를 냅니다. 그 돈이 결국 전주에게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컴퓨팅 자원은 유동적이라서 주인이 누구든 컴퓨터는 돌아갑니다. 그래서 이 자체에 돈의 가치가 있습니다. 채무자인 특수목적법인이 망하더라도 누군가 다시 사 갈 수 있으니, 채권 투자자는 누가 주인이든 돈을 받을 수 있어 리스크가 적다는 논리입니다.
다만 이것은 이상적인 얘기입니다. 컴퓨팅 가격이 똥값이 되면 문제가 됩니다. 컴퓨팅 가격은 유동적이라는 것이 함정입니다. AI 수요가 많아 컴퓨팅이 부족할 때는 가격이 계속 오르겠지만, AI가 어느 선에서 정점을 맞으면 아무도 컴퓨팅을 쓰지 않으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GPU 사용 가격이 떨어지고, 이런 회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망할 수도 있어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또 특수목적법인이 데이터센터와 GPU를 소유할 텐데, 누가 어떤 지분 구조로 소유할지 불투명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특수목적법인의 지분도 자산운용사가 따로 조성한 펀드가 소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딜에 참여한 블랙록의 래리 핑크는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 수요가 있을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연기금이나 보험사 같은 기관은 주식 비중이 너무 높아졌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채권 상품이 마땅치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높은 신용등급과 괜찮은 수익률을 가진 AI 인프라 채권을 내놓겠다는 것이 블랙록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고신용등급에 괜찮은 수익률이라는 말을 들으니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떠오릅니다. 제가 너무 부정적인 걸까요?
잘되면 AI 인프라와 하드웨어 투자 붐이 한 번 더 올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자금 출처가 등장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GPU를 산 주체는 빅테크였습니다. 빅테크가 보유한 돈이나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으로 샀습니다. 그런데 최근 빅테크의 현금 흐름이 약해지면서 회사채를 찍어 사야 하는 부담이 커졌고, 엔비디아를 비롯한 여러 빅테크의 CDS 프리미엄이 상승했습니다. 이에 엔비디아가 나서서 운용사 펀드를 통해 보험, 연기금, 개인, 각종 기관의 자금을 동원해 AI 인프라와 GPU를 사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자금 출처가 등장한 것은 사실이므로, 잘되면 AI 하드웨어, 메모리, 반도체 투자자에게는 좋은 소식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망하는 경우입니다. 이번에는 메모리 주식만 날아가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전체 자산 시장이 무너지는 버블 붕괴가 올 수도 있습니다. 판돈이 너무 커졌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일이 1870년대 미국에서도 있었습니다. 벤 톰슨의 아티클 내용입니다. 당시 금융가 제이 쿡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때 미국에서 유행이던 것은 대륙을 가로지르는 철도 건설이었습니다. 노던퍼시픽 철도회사는 미국 서북부 태평양까지 철도를 깔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돈이 어마어마하게 필요했습니다. 여러 사람을 찾아가 투자를 부탁했고, 결국 쿡에게도 찾아갔습니다.
쿡은 처음에는 위험하다며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노던퍼시픽은 쿡에게 엄청난 인센티브를 줬습니다. 채권을 팔 때마다 판매 수수료 12%를 주고, 채권 1,000달러어치를 팔 때마다 철도회사 주식 200달러어치도 줬습니다. 이것을 들으면 채권만 팔면 큰돈을 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쿡은 기관투자자들을 찾아다녔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방법으로 개인 투자자에게 직접 채권을 팔았습니다. 당시로서는 상당한 금융 혁신이었습니다. 쿡은 1,500명의 영업 사원을 동원하고 1,300개 신문에 광고를 내며, 애국심 마케팅까지 동원해 철도에 투자하면 큰돈을 번다고 홍보했습니다. 그렇게 개인 투자자의 돈을 끌어와 노던퍼시픽에 투자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1873년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렸습니다. 뉴욕 증권거래소가 폭락하고, 은 화폐 지위도 변했으며,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자금줄이 마르면서 사람들이 위험자산을 사지 않게 되었습니다. 쿡도 더 이상 노던퍼시픽 채권을 팔 수 없게 되었고, 결국 쿡이 만든 회사도 파산했습니다. 이 돈줄 고갈이 1873년 공황의 촉매가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수많은 철도회사가 파산했고, 미국은 장기간 불안과 디플레이션을 겪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1870년대 철도 버블이 2020년대 AI 버블을 떠올리게 하지 않습니까? 물론 당시 망했던 노던퍼시픽은 이후 인수, 합병을 거쳐 워런 버핏이 가진 BNSF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투자했던 인프라 자체는 결과적으로 실패가 아니었지만, 문제는 중간에 현금 흐름이 꾸준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기다려 주지 못하면서 채권 시장이 무너지고 금융시장이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1870년대 철도 버블과 오늘날의 AI 버블이 닮아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보험, 연기금, 개인의 자금까지 들어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버블이 온다, 시장이 붕괴한다고 단정할 만큼 똑똑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늘 미래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지금 상황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요즘 텍사스 홀덤을 가끔 치다 보니 이런 비유를 하게 되는데, AI를 두고 판돈이 더 커져서 거의 올인에 가까운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AI가 대박이 나서 모두 행복해지거나, 아니면 피해가 주식시장 일부 종목에 그치지 않고 금융시장 전체를 흔들 정도까지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AI와 밀접하게 연관된 이야기라 오랜만에 시황 외의 주제로 영상을 찍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 밖에도 앤트로픽이 IPO를 한다는 이야기가 월스트리트저널에 나왔습니다. 9월 또는 10월 초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은 740억 달러입니다. 1년에 한국 돈으로 거의 100조 원에 가깝게 버는 속도입니다. 이 매출이 최근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에 IPO 타이밍이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앤트로픽은 주황색, 갈색 계열로 표시된 그래프이고, 오픈AI의 매출은 410억 달러로 아직 격차가 있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가장 중요했던 뉴스가 이 두 가지인 것 같아 오늘 말씀드렸습니다. 투자 관련 얘기는 롱폼이든 쇼폼이든 증시에 무슨 일이 생기면 계속 다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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