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원장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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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의 장기채 매입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다. 미 30년물 5.2%(19년 만의 최고), 재정적자 확대와 부채한도 상향으로 달러 자산 신뢰가 흔들려 금·비트코인이 급등했다. 시장은 재정 긴축을 해법으로 보며, 연준 파월 후임격 케빈 워시 의장이 물가 문제로 금리 인상을 시사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4% 하락했다. 엔화 약세 방어를 위해 미국의 외환시장 개입(약 130조원 규모 언급)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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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용의 시사본부입니다. 미국 재무부가 국채 금리를 내리기 위해 장기채 매입을 늘리기로 했지만, 시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미국의 시중 금리가 연일 치솟고 있습니다. 이처럼 달러 자산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금값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경제학전의 김원장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금값과 비트코인이 얼마나 올랐는지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비트코인은 최고점 대비 반값까지 떨어졌다가 열흘 만에 20%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금값도 지난해 하반기 크게 올랐다가 3~4할 가까이 떨어졌고, 최근 한 달 사이에는 10% 가량 다시 올랐습니다.
이처럼 금과 비트코인 가격이 갑자기 오른 결정적 이유는 미국 재무부의 장기채 매입입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지금 매우 높습니다. 30년물 금리가 5.2%로 19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미국 정부가 30년짜리 돈을 빌리려면 해마다 5.2%의 이자를 30년 동안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국채 금리가 4.5%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미국의 신용도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정부가 돈을 더 빌리려 할수록 금리가 오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재무장관이 장기채 매입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하면, 장기채 가격이 오르고 국채 금리가 내려 시중 금리도 낮아져야 합니다. 그런데 채권 시장은 "미국이 어차피 갚을 능력이 없고, 갚아도 또 찍어내서 빌릴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리가 하루 잠깐 내리는 듯하다가 다시 오르고, 국채 가격은 떨어집니다. 이에 국채 투자자들이 "차라리 금이나 비트코인을 사자"며 돈이 몰려간 것입니다.
근본 원인은 미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입니다. 12년 전만 해도 미국의 재정적자는 1조 달러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때 바이든 행정부가 돈을 크게 풀면서 3조 달러 적자를 냈고, 이후에도 매년 2조 달러에 육박하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시기에는 올해 적자 폭이 2조 달러를 크게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본 시장은 미국 정부가 빚을 계속 갚을 수 있을지 믿지 않게 됐고, 돈을 더 빌리려면 더 높은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미국은 정부 부채 한도를 법으로 정해 두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예산 상한 법의 적용을 일시 정지시켰고, 트럼프 행정부는 부채 한도를 37조 달러에서 41조 달러까지 올려 놨는데 이마저 거의 다 써서 이제 1조 달러 정도 남았습니다. 그 한도에 도달하면 다시 법을 고쳐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로 경제를 살려 세수를 늘리고 재정 흑자를 만들어 부채를 갚겠다는 '마가'의 핵심 논리를 내세워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장은 이것이 실현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고, 그 '거짓말에 대한 값'을 치르게 하는 것이 현재의 금리 상승입니다. 시중 금리가 오르면 피해는 결국 미국의 국민과 기업이 보게 됩니다. 이는 수백 년 전 대원군이 당백전을 발행했을 때와 다를 바 없는 구조이며, 그 값은 결국 국민이 치르게 됩니다.
실제로 미국의 주택 모기지 금리는 7%에 육박하고 있고, 부동산 경기도 가라앉고 있습니다. 기름값도 바이든 대통령 시기 인플레이션으로 배럴당 3달러를 넘어섰고, 이것이 대선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었습니다. 현재는 4달러대이며, 올해 미국 기름값은 40% 이상 급등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채 금리를 잡아 시중 금리를 끌어내려야 모든 것이 정상화되는데, 이것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은 정부가 시장을 조작하려 하지 말고 세금을 더 걷거나 재정 지출을 줄이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베선트 재무장관을 중심으로 이를 우회하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요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과 베선트 재무장관이 시장과 맞서고 있다며 일제히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관련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장기채 바이백뿐 아니라 단기채 발행도 계속 늘리고 있고,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포춘지까지 비판에 나섰습니다. 화폐를 남발하면 달러 자산 가치가 떨어지고, 이는 중세 왕들이 화폐를 찍어낸 것과 같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오면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헤지펀드 출신입니다. 우리로 치면 대형 증권사 출신 인사가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은 셈입니다. 1992년 조지 소로스의 퀀텀 펀드가 파운드화를 공격했을 때, 베선트는 퀀텀 펀드 입사 2년차 직원이었습니다. 그 파운드화 공격을 주도했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드러켄밀러마저 며칠 전 베선트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시장을 억지로 조작하려 하면 결국 시장에 당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일본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공식 개입하기도 했습니다. 28년 만의 개입이라고 합니다. 이것 역시 미국 국채 금리와 연결돼 있습니다. 엔화 가치는 끝없이 떨어지고 있고, 달러 대비 엔 환율은 40년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원화 대비로는 덜 떨어졌지만, 5년 전보다 엔화가 30% 이상 하락했으니, 5년 전에 일본 여행을 가던 것보다 30% 싸게 갈 수 있는 셈입니다. 일본은 다카이치 총리가 재정을 크게 풀어 경기를 살리려 하고 있고, 이에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엔화 가치를 올리려면 달러를 내다 팔아야 하는데, 일본은 전 세계에서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미국 국채를 내다 팔면 국채 가격이 더 떨어지고 미국 금리가 또 올라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지금 미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외환시장 개입 자금을 빌려 주겠다는 식의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고, 우리도 약 130조 원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를 끌어내리려다 이제는 일본 엔화 가치까지 지켜 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케빈 워시 미국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워시 의장은 취임한 지 몇 달 되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를 내리라며 기용한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제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어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달 연준의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미국 정부가 어떻게든 금리를 끌어내리려 안간힘을 쓰는데, 통화당국인 연준이 "도저히 물가를 못 버티겠다, 금리를 올려야겠다"며 맞선 것입니다. 이를 미국 정부를 향해 "나라 살림을 잘하고 빚을 줄이라, 돈값은 우리가 정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당장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으니, 증시에는 악재입니다. 실제로 워시 의장의 발언 당일 우리 증시에 영향이 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4% 급락했습니다. 다만 시중에 풀린 돈에 책임을 지겠다며 금리를 올려 경기를 다소 늦추더라도 대응하겠다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자본 시장에 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은 단순합니다. 미국이 많은 빚을 갚을 수 있을지 시장이 의심하면, 더 많은 비용과 더 높은 이자를 치러야 합니다. 시장 경제에서 이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를 피하고 싶어 하지만, 시장은 "그렇다면 더 비싼 값을 치르게 해 주겠다"고 답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연준이 "시장을 인정하고 우리라도 금리를 올리겠다"며 지금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미국이 전 세계 기축통화국이라 해도, 빚을 내서 쓰고 보는 습관이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달러 자산은 안전자산으로서 지위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며칠 사이 시장은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경제학전의 김원장 대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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