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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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가 내년 세계경제 침체 위험을 경고하며 '폭풍우'라는 표현을 썼고, 이는 전쟁 장기화·인플레이션·중국 둔화·과도한 부채 등 복합 위기의 초입이라는 진단이다. 과거 2008년과 2020년 위기 때 각국이 대규모 재정·통화정책으로 대응했으나, 정부부채(미국 GDP 대비 120% 이상)와 가계·기업 부채가 높고 물가가 높아 이번에는 정책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본다. 자산 거품이 채권에 이어 주식에서 붕괴 중이며 부동산도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달러는 금리 차 확대와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를 보였으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약 30% 과대평가 상태로 보고, 내년부터 본질 가치로 회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2000년대 초 닷컴 붕괴 때 달러가 약 40% 하락한 사례를 근거로 든다. 미국 고용 측면에서는 경제활동참가율이 낮고 저축률이 7%대에서 3.5%로 하락해 소비 여력이 줄어 고용 둔화와 실업률 상승이 올 수 있다고 본다. 노인 인구 증가, 코로나 이후 노동 이탈도 원인으로 꼽았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 돌파 가능성이 있으나 일시적일 것이며, 달러 조정 시 원화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달리 한국은 순대외자산 국가(약 3,860억 달러)라 펀더멘털이 개선됐다고 평가한다.
다듬은 글
세계 경제 폭풍우와 IMF 경고
며칠 전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에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고 보고, 내년에 세계 경기 침체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국제 정세의 분열과 경제 상황 모두가 심상치 않은 시기인데, IMF가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실제로 잘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IMF 보고서도 첫 문장이 "폭풍우가 치고 있다"로 시작했습니다. 정말 소름이 돋았습니다.
교수님도 웃으면서 이 폭풍우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확산될지 모르고,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때문에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가계와 기업은 굉장히 힘들어집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미국 경제가 주저앉았어도 중국이 10% 가까이 성장하며 세계 경제를 이끌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중국마저 나빠지고 있습니다. IMF가 보기에 기댈 곳이 없어서 "폭풍우가 치고 있다"는 표현으로 보고서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위기의 초입인가
그렇다면 이제 시작일까요. 지금은 위기의 초입이고, 내년 경제는 상당히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국 정부는 돈을 엄청나게 풀었고, 특히 미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0%까지 내리며 경기를 회복시켰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많이 늘었고, 자산 가격에는 거품이 생겼습니다. 그 거품이 채권시장에서 무너졌고 지금 주식시장에서 무너지는 과정이며, 앞으로 부동산 시장도 무너질 과정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복합 위기
정책 당국자들은 이런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을 '복합 위기'라고 부릅니다. 사람의 질병에 비유하면 합병증이 생겨서 원래 질병을 치료하기 어려워지는 상황과 같습니다. 당뇨에 합병증이 겹치면 치료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것과 같습니다. 앞으로 경기가 나빠지면 정부가 돈을 써야 하는데, 미국 정부 부채는 GDP 대비 120%를 넘었습니다. 부채가 높아서 정부가 쓸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물가가 높아서 금리를 내릴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기업과 가계의 부채가 많이 늘어 금리를 내려도 소비와 투자가 크게 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두 번의 위기에는 과감한 재정·통화 정책으로 극복했지만, 그 정책 수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가오는 위기는 더 어려울 수 있고, IMF가 '폭풍우'라는 표현을 쓴 것 같습니다. 아직은 미국에서 시작된 공황 상태까지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환율은 어디까지 오를까
우리는 미국과 환율로 연결되어 있고, 원·달러 환율은 지금 1400원 시대입니다. 많이 들어 보셨을 질문이지만, 얼마나 더 오를까요. 2000원, 3000원까지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킹달러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 달러 가치가 거의 정점에 도달해 가고 있다고 봅니다.
올해 달러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돈은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움직이는데, 미국이 금리를 많이 올리니 돈이 미국으로 몰렸습니다. 또 달러는 기축통화라서 안전자산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안전자산을 찾아 달러로 몰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었다는 점입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실질실효환율로 보면 최근 달러는 약 30% 정도 과대평가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도 달러가 과대평가된 적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 미국은 정보통신 혁명으로 생산성이 늘면서 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를 '신경제'라고 부르며 골디락스 경제라고 극찬했습니다. 그러나 거품이 붕괴되자 달러 가치는 무려 40%나 떨어졌습니다. 지금 미국 경제는 그때만큼 좋지 않습니다. 모든 자산 가격은 결국 본질 가치로 돌아가므로, 30% 과대평가된 달러는 내년부터 제자리를 찾아갈 것입니다.
왜 제자리를 찾아갈까요. 미국 경제가 좋다고들 하지만 고용과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12월, 내년 상반기로 가면 일부 기업들이 이미 고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고용이 줄면 가계가 쓸 수 있는 돈도 줄어듭니다. 또 미국 고용률이 좋다고 하지만 생산가능인구 중 실제 일하는 사람은 62%에 그칩니다. 나머지 30% 이상은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2007년에는 67% 정도가 일했는데, 고령화로 노인들이 일을 덜 하게 되었고, 정부가 코로나 때 가계에 돈을 많이 준 탓에 그 돈으로 생활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코로나로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으면서 "굳이 열심히 일할 필요가 있나, 쓸 돈 있으면 적당히 쓰고 살자"는 분위기도 생겼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가계 저축률도 크게 낮아지고 있습니다. 장기 평균은 7% 정도였는데 3.5%까지 떨어졌습니다. 일은 안 하고 돈은 많이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저축이 줄면 쓸 돈이 떨어지고, 그러면 결국 일하러 나가야 합니다. 지금 실업률이 3.5%로 사상 최저 수준인 것은 일시적으로 고용을 줄여 놓은 상황일 수도 있고, 앞으로 실업률이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또 미국의 실업률 계산 방식도 우리와 다릅니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일주일에 1시간이라도 돈을 받고 일하면 취업자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1시간도 일하지 않는 인구가 38%에 가깝다고 합니다. 노인이나 가정주부가 여기에 많이 들어갑니다. 노인이 많으니 고용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데, 노인들이 일자리를 떠나면 MZ세대가 그 자리를 채워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도 일하러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특수한 상황이라서 가능했던 일입니다. 결국 달러의 위세도 안정적이지 않고 꺾일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1500원대까지는 갈 수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1500원이 뚫리면 우리나라는 끝났다"는 말도 함께 나옵니다. 저는 1450원과 1500원이 그렇게 다른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1500원이 되면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요. 크게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1500원을 일시적으로 넘을 수는 있습니다. 러시아 전쟁이 확산되거나 북한 리스크가 커지면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 측면에서 1500원을 계속 넘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달러 가치가 정점 무렵에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앞으로 달러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우리 돈 가치는 회복될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우리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는데 지금도 위험하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물론 가계부채는 당시 GDP 대비 50%에서 지금 105%로 많이 늘었습니다. 그러나 대외 건전성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때는 대외 순부채가 약 380억 달러였는데, 올 2분기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는 순자산 국가입니다. 대외순자산이 약 3860억 달러입니다. 빚을 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자산이 많다는 뜻입니다. 어깨가 조금 올라가는 느낌이 듭니다.
다만 달러 강세 속에 원화 가치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고, 선진국이나 다른 이머징 통화에 비해서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우리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2008년에도 환율이 일시적으로 1500원을 넘었습니다. 세계 경기가 불안하면 우리 환율이 가장 많이 오릅니다. 반대로 세계 경기가 안정되고 달러가 떨어지면 우리 환율이 가장 빠르게 떨어지며 회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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