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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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소비자물가 3.4% 상승의 주범으로 농산물·외식·석유류 기저효과 지목. 추석 차례상 비용 상승 우려. 한국은행 9월 물가 추가 상승 가능성 언급. 올해 성장률 전망 1.1%, 내년 1.9%로 하향, 2년 연속 1%대 성장 가능성 제기. 정부 물가대책(외국산 과일 무관세, 닭고기 할당관세 등)은 효과 의문. 금리 인하 여지가 제한되어 진퇴양난이며 미국 금리 인하를 기대해야 한다는 진단. 사우디·러시아 유가 공조가 물가 자극 변수라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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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교통정보센터였습니다. 빛보다 빠르게, 바람보다 가볍게 경제 공부를 술술, 경제를 알아야 인생의 구수가 된다, 경공술! 오늘 주진우 라이브의 경제 선생님은 KBS 박종훈 기자입니다. 어서 오세요.
네, 안녕하세요. 잘 계셨죠. 물가가 걱정돼서 우리 경제 박사, 박종훈 기자를 모셨어요. 8월 소비자물가가 많이 올랐어요. 석유값도 오르고 계속 막 오른다는 얘기만 들어서 장보기가 겁나요. 그런 분들 많습니다.
그렇죠. 지금 이 물가가 갑자기 튀어 오른 걸 하나하나 보면, 가장 많이 물가를 자극한 게 농산물, 외식물가, 그리고 석유류의 기저효과가 끝난 것, 이 세 가지를 범인으로 지목할 수 있거든요.
특히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5.3%를 기록했어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였으니까 이보다 더 높았죠. 피자, 김밥, 떡볶이 같은 것들이 7에서 10% 정도 올랐고, 라면도 그렇습니다. 서민 먹거리를 중심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에 체감 물가 상승률은 훨씬 더 큰 거고요.
석유류는 함정이 있어요. 11% 하락한 걸로 나오지만, 지난해 유가가 굉장히 비쌌기 때문에 그 때문에 하락한 걸로 나올 뿐이에요. 사실 7월에는 석유류 하락률이 25.9%였습니다. 그게 11% 하락으로 바뀌었다는 건, 다시 말해 유가가 전달보다 크게 오르면서 "물가가 다시 튀어 오르는 거 아니야?" 하는 걱정을 만들었는데, 석유류가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앞으로 농수산물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나요? 추석을 앞두고 있으니까요.
그렇죠. 추석을 바로 앞두고 있다 보니, 8월 물가지수에서도 과실물가가 전년보다 13.1%나 올랐어요. 사과 하나에 3,000원, 5,000원 하는 얘기예요. 사과 값이 30.5% 올랐습니다.
30%요? 복숭아는 23.8% 올랐어요. 제가 좋아하는 과일들이 다 올랐어요. 지갑이 부담스러울 정도예요. 저는 그래서 과수원에 전화해 봤어요. 사과가 너무 비싸서 나무를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채소류는 하락한 걸로 나왔는데, 이것도 대표적인 착시현상입니다. 지난해에는 폭염이 워낙 심해서 채소류 가격이 그때 매우 올랐거든요. 그래서 1년 전보다는 1.1% 하락한 걸로 보이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16.5%가 올랐어요. 지난해 폭염 때만큼 비쌌다는 거죠. 역시 서민 물가라서 체감 물가가 굉장히 많이 올랐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안 먹을 수도 없잖아요. 서민들만 어려워지는 건가요? 시청자 한 분이 오늘 마트에 갔는데 작은 당근 하나가 천 원이더라고요. 그래서 못 샀대요. 아들 반찬 소시지 반찬에 당근을 못 넣는다면서 눈물을 흘리셨다고 해요.
추석 상차림 물가도 꼭 얘기하잖아요. 좀 오를까요?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에서 추석을 앞두고 매년 차례상 비용을 조사해서 발표하는데, 지난해 67세 가족 기준으로 대형마트에서는 31만 원이었어요. 전년보다 2만 원이나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 금액이었습니다. 올해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미 체감 물가가 이 정도 오른 상태예요. 거기에 한국은행이 항상 "물가는 안정됩니다"라고 하던 입장에서, 이번에는 9월에도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한 걸 보면 상차림 물가가 더 올라 있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곧 나오겠죠.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항상 물가 대책을 내놓잖아요. 옛날 이명박 정부 때는 물가를 못 잡으니까 물가 지표 연동 항목 몇 개를 빼기도 했었죠.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지금은 왜 물가 대책이 나와도 물가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것처럼 보일까요?
사실 6, 7월에 물가상승률이 2%대를 한두 번 기록하니까 마치 물가를 다 잡은 것처럼 샴페인을 터뜨렸어요.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하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7월 물가상승률이 2.3%였다, 높아진 물가를 빠른 시간 내에 3% 밑으로 내린 선진국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자평했거든요. 그런데 그 말을 하자마자 물가상승률 3.4%가 발표되면서 발언이 무색해졌어요. 그 뒤에 "지금 현재 금리를 더 올리지 않아도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정부와 한국은행에 있었고, 부총리도 소비자물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얘기했죠. 저도 그 말이 맞았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3.4%로 튈 줄 아무도 몰랐거든요. 9월 물가에 대해서도 지금 좋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9월에도 한 번 더 튈 수 있다는 얘기니까요.
우리나라 상황이 이 말이 맞아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다른 나라들이 자꾸 올라갈 때 우리만 내려갔어요. 맞습니다. OECD든 IMF든 계속 올리는데, 한국은행이나 우리나라가 발표하는 성장률 전망조차 계속 내려갔어요. 외국계 투자은행 평균을 내봤더니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드디어 1.1%로 낮아졌습니다.
1.1%요? 엄청나게 낮아진 거죠. 가능한 수치인가요? 발표할 때마다 자꾸 낮추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고요. 해외 투자은행 평균으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9%로 낮아졌습니다. 올해도 1%대일 가능성이 있고, 내년도 1.9%라면 1%대가 2년 연속 이어질 수 있는데요, 대한민국 통계를 낸 1954년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일이에요. 역사상 없던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문제가 생깁니다. 물가가 튀어 오르면 금리를 올리기 정말 힘들어요. 물가를 잡기가 어려워지죠. 물가를 잡자고 금리를 높이자니 어렵고, 경기를 살리자고 금리를 낮추면 물가가 튀니까 진퇴양난의 상황이에요. 그래서 정부가 지금 바쁩니다. 물가 안정 대책을 여러 가지 내놨는데, 이게 먹혀서 물가가 잡히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죠.
어떤 대책을 내놨는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요. 외국산 과일 무관세 수입 추진, 닭고기 할당관세로 물량 도입 같은 얘기를 했는데, 우리 국내 농사짓는 분들 속 터지는 소리만 하는 것 같아요. 무관세로 들여오는 건 농민들에게 분명 간접적으로 안 좋죠. 그보다 더 문제는 과연 효과가 있겠느냐는 거예요. 16만 톤이라는 숫자가 요란하고 역대 최대 물량이라고 하지만, 한꺼번에 풀지 않고 특정 시기에 집중해서 푸는 건 기본적인 대책이라서 물가 안정에 실제로 도움이 될지 미지수예요. 또 670억 원을 투입해 할인 쿠폰을 동원하고 농산물 가격을 낮추겠다는데, 최대 40~60%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수산식품 시장 규모만 해도 12조 원이에요. 대한민국 경제 규모가 선진국 수준으로 커진 상황에서 670억 원으로 물가가 안정될까 약간 우려가 됩니다.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되지 않을까요.
물가를 못 잡고 있는 데다 경제 상황도 너무 안 좋아요. 성장률이 1%대라는 건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에요. IMF 때 빼고는 얼마나 좋았습니까. 코로나 때도 우리는 괜찮았고, 다른 나라가 어려울 때도 괜찮았어요. 그런데 성장률이 이 모양이고, 일본에도 한참 뒤처지고, 내년에도 1%대라니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우리가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온갖 위기를 겪었지만, 2년 연속 1%대 성장은 한 번도 없었어요. 대단한 나라예요. 지난 25년 동안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항상 일본을 앞섰고, 두세 배 차이가 난 적도 있어요. 그래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과 거의 붙어 있었고, 해외 투자은행들은 2024년에 한국이 일본의 1인당 소득을 역전할 거라는 전망을 많이 내놨어요. 얼마 안 있으면 일본을 따라잡으니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는 얘기였죠. 지금은 그런 말을 안 하잖아요.
간혹 "우리가 어떻게 감히 일본을 따라잡느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보다 훨씬 고생한 나라가 있어요. 아일랜드예요. 영국의 수탈을 당했고, 기근으로 100만 명 단위로 사람이 숨졌던 나라예요. 그런데 아일랜드는 영국을 제대로 한 방 먹였죠. 1인당 국민소득이 영국의 두 배가 됐어요. 지금은 다들 아일랜드처럼 되고 싶어 하죠. 식민 지배를 그렇게 오래 겪은 나라도 영국을 이겼으니,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얘기예요. 과거 투자은행들이 이구동성으로 긍정적으로 얘기하던 시대가 있었는데, 올해 성장률이 꺾이기 시작했어요. 심각하게 대비해야 합니다. 국민들도 다 아는데, 왜 대비하는 목소리가 없는지 모르겠어요.
이게 바로 레드팀이에요. 미군이 잘 싸우는 이유 중 하나가 레드팀을 육성했기 때문이에요. 훈련할 때 블루팀이 주력군이고, 레드팀은 가상의 적으로서 블루팀의 가장 큰 약점을 찾아내 계속 공략해요. 그 약점을 찾아내고 개선하게 만드는 힘을 갖게 하는 거죠. 한 나라 경제에도 레드팀이 있으면 경제가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즉 쓴소리하는 사람이 있어야 해요. 해외 투자은행이 1.1% 성장률 전망을 내놓을 정도면, 쓴소리하는 사람이 있어야 해요. 지금 처방을 잘못하고 있고, 대책도 잘못 내고 있고, 방향이 잘못됐다는 얘기를 해야 하는데 왜 안 하는 걸까요. 지금 우리나라 분위기는 레드팀이 완전히 전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쓴소리는 듣기 싫다, 그런 얘기 하지 말라 하면, 문제점을 해결할 기회조차 잃어버릴 수 있어요. 그래서 쓴소리하는 팀이 꼭 필요한 시기예요. 지금 레드팀이 멸종했으니, 쓴소리했던 사람들이 사라진 거죠.
성장률은 1.1%인데 물가는 3%대씩 오르면, 서민들은 같은 돈을 벌고 있으니 소득이 계속 줄어드는 거예요. 라면, 과자, 빵, 과일처럼 꼭 필요한 것을 안 먹을 수는 없잖아요. 이런 부분에서 물가가 계속 오르니 서민들이 체감하는 상승률은 더 크고요. 이 부분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나라가 개입하는 방식을 보면, 거시적인 정책으로는 사실 물가를 상승시키는 정책을 많이 쓴 셈이에요. 남들이 금리를 올릴 때 우리는 자산가격 하락 같은 걱정을 하면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역대급으로 벌려 놨죠. 정상적이라면 금융정책이나 대출 정책으로 거시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하는데, 오히려 온갖 특례대출로 대출을 장려하고 돈이 자꾸 풀렸어요. 그러니 8월에 물가가 다시 튀는 현상이 일어난 거예요. 정부 말대로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8월에 튀는 것도 예측하지 못했던 걸 생각하면 정부 예측이 100% 맞을지 두렵습니다. 작년이나 올해 초에 "물가는 거의 잡았다"던 얘기와 달라 걱정이에요.
문제는 지금 거시적으로는 물가를 올리는 정책을 써 놓고, 업체들에게 가서 가격을 내리라고 압박한다는 거예요.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비용이 엄청나게 올라 있는 상태인데, 강제로 소비자 가격만 내리게 하면 생산자 물가는 그대로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결국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게 돼요. 그러면 경기가 더 안 좋아지고, 성장률이 떨어지겠죠. 성장률이 떨어졌을 때 경기를 자극하는 예전 같은 정책을 쓰기 어려워요. 진작에 금리를 제대로 올려 놨으면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금리를 낮춰 경기부양책을 쓸 여지가 있었을 텐데, 남들 다 올릴 때 우리는 제대로 안 올려서, 지금 미국과 금리 차이가 역대급이라 금리를 내리기도 어려워요. 그래서 재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죠. 물가를 자극하자니 걱정이고, 저것도 걱정이고,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봅니다.
지금 경제 상황에서 제가 보기에는, 미국이 빨리 금리를 내리기만 하면 우리가 좀 숨통이 트여요. 이 정책은 사실 비가 오기를 기다리는 방식이에요. 빨리 비가 와라, 즉 미국이 금리를 좀 낮춰 줬으면 좋겠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우리가 요행히 이 상황을 넘길 수 있어요. 그런데 만약 미국이 고금리를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정책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불경기가 와도 대책을 세울 수 없고, 물가가 튀어도 대책이 없는 상황이 내년에 벌어질 수 있어요. 그러니 이제는 정부의 물가 대책이 맞고, 미국에서 금리를 빨리 내릴 수 있는 글로벌 경제 환경이 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써서 물가와 성장률을 이끌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유가가 계속 변수인데, 지금 유가는 어떤 상황인가요? 계속 오르나요?
지금까지는 사우디가 국가 재정을 꾸리려면 최소 80달러는 넘어야 하고, 빈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을 실현하려면 100달러는 돼야 합니다. 그동안 사우디가 유가를 올리려 했지만 러시아가 협조를 안 했어요. 원유 가격 상한제가 60달러로 묶여 있으니, 러시아는 60달러에라도 계속 팔겠다는 입장이었죠. 그런데 최근 프리고진 사태가 러시아에 오히려 악영향을 주면서, 러시아도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그래서 러시아가 사우디에 동조하기 시작하면서 유가가 다시 올랐습니다.
지금 사우디와 러시아가 공조해서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약점인 물가를 자극하고 있는데, 물가를 한 번만 더 자극해서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가 다시 튄다면 대통령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죠. 그렇게 되면 사우디도 좋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지원이 훨씬 줄어드니 좋겠죠. 그래서 미국 대선에 개입해서라도 국제 정세를 바꾸려는 사우디와 러시아의 공조가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가 좀 안정되면 우리 경제에는 좋겠지만, 유가가 안정되면 또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어요. 중국 경제가 조금만 괜찮아지면 유가가 튀어 오르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 더 나은지 애매한 연말을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올 하반기 경제는 좋아 보이지 않네요. 실물경제 측면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2년 연속 1%대 성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몰라도 실물 경제는 조금 안 좋은 상황으로 보내게 될 것 같아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보기에는 비가 오기를 기다리는 방식보다는, 1~2년 정도의 단기가 아니라 10년, 20년을 보는 장기적 안목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서민들은 어떻게 가정을 꾸려야 하나요? 계속 내년에는 안 좋다고 하면서 대비해야 하는 건가요? 허리띠를 졸라매면서요.
지금은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여러 변수가 있다고 보고, 그때까지 큰일이 없기를 바라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박종훈 기자였습니다. 저는 내일 다시 옵니다. 주진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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