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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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이 휴전으로 갈지 확전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1973년 4차 중동전쟁·오일쇼크 사례를 현재와 비교해 호르무즈 통제와 유가 고공행진 가능성을 강조하는 영상. 핵심 결론: 휴전이나 셀프 종전만으로 유가가 안정되지 않으며, 1973년처럼 총성이 멈춘 뒤 경제 전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 역사 비교: 1973년 이집트 기습 후 미국의 무기 지원으로 이스라엘이 역전했고, 아랍 산유국의 5% 감산으로 유가가 약 70% 뛰었다가 25% 추가 감산으로 약 4배 폭등했다. 금태환 중단 이후 금값도 약 2.8배 올랐는데, 현재 금값 역시 2년간 약 2.7배 올랐다고 비교한다. 현재 상황: 악시오스 보도처럼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섬 점령, 발전소 폭격 등 4가지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있으며, 휴전과 셀프 종전은 사실상 유사하다고 본다. 이란의 전략: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이 여전히 이란에 있으며, 회색지대 전술(검문 지연, 밀수 억류, 프록시 동원)로 보험료를 올리고 유가를 높게 유지해 11월 중간선거까지 협상력을 얻으려 한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선택지: 소거법으로 보면 이란 핵합의 복귀는 정치적 자살이고, 사우디 증산은 호르무즈 우회 파이프라인 한계로 효과가 제한적이며, 비축유 방출은 기간이 짧다. 중국·러시아는 희토류 자석 공급과 이란·러시아산 원유 판매 허용으로 이득을 본다고 평가한다. 결론적 전망: 휴전 시 이란은 유가를 120~150달러 수준으로 유지하려 하고, 대규모 공세 시에는 200~300달러까지 올리는 것이 우월전략이라고 주장한다. 사우디 아람코 시설 공격 가능성도 언급하며, 트럼프가 도박 심리(손실회피)에 빠질 수 있다고 본다. 출연자 전망은 장기 리스크 관리와 원유·금 관련 주의 환기에 가깝다. 주의: 영상은 지정학 분석이 중심이며 개별 종목에 대한 명시적 매수·매도 추천은 없다.
다듬은 글
안녕하세요. 박종훈입니다. 지금 이란 전쟁이 아주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지식한방을 계속 보셨던 분들은 아마 예측하고 계셨을 겁니다. 이런 전쟁은 장기화될 수도 있고, 약소국이 강대국을 이길 확률이 63%라는 것도 지식한방을 통해 알려 드린 바 있죠. 그런데 여러분, 최근 들어 상황은 훨씬 더 혼란스러워졌습니다. 당장 오늘 들어온 소식만 해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운 내용들입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때 계속 단독 보도와 특종을 내면서 상당히 잘 맞혀 온 매체입니다. 얘네들이 우리나라 날짜로 오늘 새벽에 보도한 내용이 무엇이냐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대대적으로 침공할 준비를 몰래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란 석유 수출의 90%가 하르그섬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 섬을 점령하는 시나리오, 호르무즈의 다른 섬들을 점령하는 시나리오, 전면 공습, 그리고 발전소를 폭격하는 시나리오, 이렇게 네 가지를 놓고 트럼프가 고민하고 있다는 겁니다. 다른 언론이었다면 제가 무시했을 텐데, 악시오스는 적어도 트럼프 행정부와 끈이 있는 매체라 그냥 넘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보도가 나오면 확전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또 글을 올렸습니다. 추가로 폭격을 하겠다는 한편, 협상이 잘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평화 협상이 잘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대대적인 침공을 또 계획하고 있는 건지, 너무나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건, 이번 2026년 상황이 1973년 오일쇼크 상황과 똑같이 닮아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1973년을 철저히 연구하면 지금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게임 이론을 통해 앞으로의 지정학적 변화를 최대한 소상하고 객관적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지금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을 하고 싶어 하는 것도 맞고, 잘 안 될 것 같으면 아예 이란을 박살내고 싶어 하는 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휴전이라는 건 애초에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실 휴전이라는 용어는 셀프 종전과 같은 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란은 휴전에 동의하지 않거나, 기껏해야 대충 끝내는 정도까지는 갈 수 있을 뿐, 이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협상을 하거나 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결국 휴전과 셀프 종전, 즉 트럼프가 승리를 선언하고 "이제 전쟁 그만하겠다"라고 하는 것은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여기서 궁금한 게 생기죠. 휴전이나 셀프 종전이 일어나면 유가는 다시 하락할까요? 아니면 휴전을 해도 그때부터 진짜 전쟁, 특히 지상전이 시작되면서 유가가 더 오를까요? 여기에 1973년의 사례가 그 답의 힌트를 이미 보여주고 있습니다. 총소리가 멈춘다고 해서 기름값이 반드시 안정되는 법은 없거든요.
1973년은 그 유명한 석유 파동, 오일쇼크가 일어난 해입니다. 4차 중동 전쟁이 일어났는데, 이집트가 기습을 하고 이스라엘이 역전한 전쟁이었고, 그 여파로 오일쇼크가 터졌습니다.
그러면 이 전쟁은 왜 일어났을까요? 1967년 3차 중동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이집트 땅인 시나이 반도를 점령했습니다. 여기가 왜 중요하냐면, 이 가운데를 지나는 게 그 유명한 수에즈 운하이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물류에서 가장 중요한 운하 중 하나죠. 이스라엘이 수에즈 운하의 동쪽 기슭을 차지하자 이집트는 겁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수에즈 운하에 배를 일부러 침몰시키고, 기뢰도 깔아 놨습니다. 지금 호르무즈를 막은 것처럼, 이때 수에즈를 막은 건 이집트였습니다. 그래서 1967년부터 1973년까지 수에즈 운하가 막힌 상태였습니다. 이스라엘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니 아예 막아 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한 거죠.
이 물류 대란이 7, 8년 지속되자 이집트도 엄청 고통스러웠습니다. 수에즈 운하 통행료는 이집트의 가장 큰 수입원인데, 경제가 워낙 어려운 상황에서 그걸 7년 넘게 못 걷게 되니 이집트는 답답할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1973년 이집트가 기습적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합니다.
역사가 지금과 굉장히 비슷하게 흘러갔는데요.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명절 욤키푸르, 속죄일에 맞춰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가장 공격하지 말아야 할 날을 노린 겁니다. 이번에 트럼프가 이란을 침공했을 때 라마단 기간이었던 것과도 비슷하죠. 그런데 공격 초반에는 이집트가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잘 싸웠고, 미국이 어마어마한 무기를 쏟아부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물밀듯이 밀고 들어와 원래 이집트가 지키던 땅까지 점령했고, 이집트 정권이 무너질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이 됐습니다.
이집트가 위태로워지자 아랍 국가들이 처음으로 단결했습니다. 그리고 원유를 매달 5%씩 감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유가가 70% 가까이 갑자기 뛰었습니다. 미국은 깜짝 놀랐죠. 유가가 70%나 올랐으니, 이스라엘이 계속 밀고 들어가면 아랍이 유가를 더 올릴 거라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소련도 이스라엘을 압박했고, 결국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에 휴전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오일쇼크의 전초전이었습니다. 오히려 휴전 이후에 진짜 오일쇼크가 일어났습니다. 휴전한다고 해서 경제 전쟁이 끝나는 게 절대 아니라는 것을 1973년이 이미 보여준 겁니다. 이스라엘은 전쟁에서는 완전히 승리했지만, 결국 수에즈 운하를 토해냈습니다. 그리고 7년 뒤에는 시나이 반도에서도 완전히 철수했는데, 이는 아랍 국가들이 단결해서 유가를 올렸기 때문입니다.
휴전 이후 아랍은 다시 한번 모였습니다. 이스라엘이 수에즈 운하를 여전히 방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랍 입장에서는 미국에 처음으로 이긴 셈이었습니다. 그동안 이스라엘에 1, 2, 3차 중동 전쟁을 모두 졌고,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데도 아랍은 이스라엘 하나를 못 이겨 쩔쩔맸습니다. 그런데 유가를 올렸더니 미국이 완전히 쫄아서 이스라엘을 대신 혼내 주는 걸 본 겁니다. 아랍 국가들에게는 힌트가 된 셈이죠.
그래서 11월 5일, 아랍은 이번에는 무려 25%를 추가 감산했습니다. 앞서 5% 감산으로 70% 올랐는데, 25% 감산이라니 충격적인 결과였습니다. 유가는 배럴당 3달러에서 12달러로 무려 네 배가 폭등했습니다. 이것이 진짜 오일쇼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휴전 후에 진짜 경제 전쟁이 시작됐다는 점입니다. 물리적인 전쟁이 계속되고 있느냐만 따질 게 아니라, 경제 전쟁이 언제 끝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이렇게 겁박하자 이스라엘은 결국 수에즈 운하를 이집트가 완전히 운영할 수 있도록 시나이 반도에서 더 철수했습니다. 1974년이 돼서야 이집트가 수에즈 운하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되찾았고, 1967년에 막힌 뒤 8년 만에 드디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결국 이 4차 중동 전쟁은 이스라엘이 전쟁에서는 이기고도 진 싸움이었다고 표현되기도 합니다.
1973년의 교훈은 정말 중요합니다. 총소리가 멈추면 진짜 전쟁이 끝나는 걸까요? 다른 지역이라면 휴전 협정으로 전쟁이 끝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에서 휴전 협정이 이뤄지면 실제로 전쟁이 끝나는 것일 수 있죠. 그런데 중동은 원유가 곧 무기이기 때문에, 총소리가 멈춘 뒤 진짜 전쟁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랍 국가든 이란이든, 가장 강력한 무기는 원유를 통제하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날짜 흐름을 정확히 보셔야 하는데요. 휴전은 10월 25일에 이뤄져 전투는 종료됐지만, 11월 5일에 추가 감산이 이뤄졌고, 12월에 유가가 3달러에서 12달러로 네 배가 올랐습니다. 지금 이란 전쟁 이전에 유가가 70달러였다고 하면, 이것이 네 배가 되면 280달러가 된 것과 같은 효과입니다. 그만큼 1973년의 오일쇼크가 충격적이었다는 뜻이죠. 결국 이스라엘은 1974년 1월 18일에 수에즈 운하를 통제할 수 있는 시나이 반도 일부에서 철수했습니다. 아랍 국가의 첫 번째 승리였죠. 유가로 목줄을 죄면 아무리 미국이라도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그때 얻은 겁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당시 아랍은 미국의 적이었고, 반대로 이란은 미국 편이었다는 겁니다. 팔레비 왕조는 친미 정권이었고, 이란과 이스라엘이 가까웠으며, 이 두 나라가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였습니다. 아랍 국가들은 미국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벌인 셈이었죠. 여기서 알아 두셔야 할 것은, 군사적 전쟁이 끝난다고 경제 전쟁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중동 사람들은 이 경제 압박이 이스라엘을 굴복시켰던 역사를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친미 국가인 이란도 이 교훈을 잘 알고 있을 게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당시 세계 최강이던 미국은 왜 유가를 내리지 못했을까요? 아랍이 작당해서 유가를 올렸으니, 경제적 압박이나 군사력을 동원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실제로 군사력을 동원하려고 했습니다. 당시 대통령은 닉슨이었는데, 지금의 상황과 거의 비슷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군을 보내 하르그섬을 점령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처럼, 당시에도 닉슨이 "아랍의 군사력은 별거 없으니, 지상군을 보내 유전을 모두 접수하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이 계획이 알려지자 아랍 국가들은 "우리 유전을 접수한다면 차라리 유전에 불을 지르고 폭파시키겠다. 미국에 넘겨 주느니 미국 경제를 박살 내겠다"고 맞받아쳤습니다. 군사 압박이 오히려 아랍을 더 자극하고 단결시켜서, 고유가가 더 오래 유지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거기에 더해 1971년, 닉슨은 달러를 가져와도 금으로 바꿔 주지 않겠다는 금태환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로 인해 금값이 폭등했습니다. 금값은 35달러에서 100달러가 되어 2.8배가 올랐습니다. 금값이 올랐다는 건 달러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금값이 세 배 가까이 오르면 달러 가치는 대략 3분의 1 토막 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묘하게도 그 숫자가 비슷할 때 전쟁이 났습니다. 당시 중동 산유국들은 원유를 달러로만 거래하고 있었는데, 달러 가치가 금 대비 크게 떨어지자 "그러면 유가도 그만큼 올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습니다. 달러 약세에 맞춰 원유 가격을 네 배쯤 올리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던 겁니다. 즉, 산유국들이 단결하는 데 가장 큰 명분을 준 건 닉슨이 만든 달러 약세였습니다.
지금 금값을 보면 그 흐름이 비슷하게 반복되고 있습니다. 2024년 금값은 2,000달러 정도였지만 5,500달러까지 올랐다가 떨어지고 있고, 바이든 말기부터 지금까지 2년 동안 2.7배가 올랐습니다. 1971년에서 1973년까지 2.8배 오른 것과 거의 비슷한 흐름입니다.
냉전 구도도 있었습니다. 당시 소련은 아랍을 적극 지원했기 때문에, 닉슨이 아랍 유전을 점령하는 걸 포기하는 데 소련의 압박도 상당했습니다. "미국이 아랍 유전을 점령하려 한다면, 우리가 가만히 있을 줄 아느냐"는 식이었죠. 지금 러시아가 이란을 돕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과 구도가 굉장히 비슷합니다.
물론 유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은 1973년과 지금이 다릅니다. 1973년에는 아랍이 스스로 생산을 감산하고 미국에 대한 금수 조치를 취해, 미국에는 원유를 팔지 말라고 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원유 수입국이었기 때문에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자기 자원에 대한 주권 행사이기 때문에, 이를 명분 삼아 침공해 유전을 빼앗기는 어려웠습니다. 닉슨은 결국 침공 준비를 다 하다가 포기했습니다. 군사적 휴전 이후에도 경제적 압박이 지속됐다는 점에서, 지금과 똑같은 구조가 반복될 수 있는 것입니다.
2026년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휴전이나 트럼프의 셀프 종전 이후, 이란이 미사일을 쏘지 않는다 하더라도 호르무즈를 100% 풀어 줄 것이냐, 아니면 계속 통제력을 발휘할 것이냐가 핵심입니다. 지금 힘을 갖고 있는 쪽은 이란입니다.
이란은 호르무즈에서 얼마든지 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회색 지대 전술입니다. 배가 지나갈 때 검문 검색을 한다며 시간을 질질 끄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완벽한 봉쇄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이 이란을 다시 침공할 명분이 부족해집니다. 물론 트럼프의 이번 침공에도 명분이 충분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얘기가 있지만, 두 번째 침공을 하려면 미국 내 여론이 굉장히 안 좋을 겁니다. 그래서 충분한 명분이 있어야 재침공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일단 휴전이 되면 이란은 더 편안하게 호르무즈 통행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유가를 이란에 가장 유리한 수준까지 끌어올려 큰돈을 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제 유가가 70달러일 때 이란이 중국에 50달러 정도에 원유를 판다고 해 봅시다. 그런데 국제 유가가 150달러가 되면, 이란은 120달러 정도에 원유를 팔아도 엄청난 이익을 얻게 됩니다. 이렇게 이란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겁니다. 따라서 호르무즈를 적당히 통제해 이란에 가장 유리한 수준으로 유가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이란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휴전이나 셀프 종전을 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선택입니다. 이것이 지금 상황의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하실 것 같습니다. "휴전하면 이란이 더 이상 배를 못 막는 거 아닌가요? 호르무즈 봉쇄를 계속하는 건 불법 아닌가요?" 그런데 완벽한 휴전 형태로 갈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이란과 서로 협정서를 주고받고 완벽한 휴전이 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이란은 얼마든지 호르무즈를 막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트럼프가 "군사 목적을 다 이뤘다, 미국은 승리했다, 이란은 무너졌다"라고 일방적으로 셀프 종전을 선언해 버리면, 이란에게는 명분이 생깁니다.
수단도 있습니다. 지금은 완벽한 봉쇄 상태지만, 합법적인 검문 검색 방식은 이란이 원래도 써 왔던 방법입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이 호르무즈 봉쇄를 막을 힘이 없다는 게 증명됐기 때문에, 이란은 앞으로 합법적 검문을 훨씬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저 유조선에서 기름이 샐 수 있어 환경 오염이 의심된다", "밀수품이 있다"고 주장하며 배를 세우고 한 척씩, 두 척씩 억류하면 이것을 막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바다에 오래 떠 있는 배는 아무리 깨끗해도 약간씩은 흠결이 있기 마련입니다. 선원이 몰래 뭔가를 들고 나왔다는 것 하나만 발견돼도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 보험료가 올라갑니다. 지금 호르무즈가 마비된 것도, 사실 이란이 막은 것보다 보험료가 엄청나게 올랐거나 보험을 들어 주지 않으니 아예 통과를 못 하게 된 측면이 큽니다. 이란이 검문 검색으로 계속 막으면 보험료는 더 오를 수 있습니다.
더 적극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대리 세력, 즉 프록시를 동원하는 겁니다. 예멘 북부의 후티 반군이나 이라크 민병대를 동원하면, 이란은 "이건 우리가 한 게 아니다. 쟤네들이 알아서 한 거지, 우리는 시킨 적 없다"고 발뺌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란을 다시 공격할 명분이 없어집니다. 따라서 휴전을 깔끔하게 한다 해도 호르무즈를 봉쇄하거나 마비시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심지어 셀프 종전을 하면 이란은 "미국은 전쟁을 끝냈지만 우리는 끝내지 않았다"고 하며 더 강하게 봉쇄할 수도 있습니다. 배를 멈춰 세우기만 하면 되는 이란 입장에서는, 여전히 호르무즈를 막을 명분과 힘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그러면 미국은 답답하겠죠. 트럼프가 셀프 종전을 했거나 휴전을 선언했는데, 이란이 계속 호르무즈를 막는다면 미국에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여기서 소거법을 한번 적용해 보겠습니다. 객관식 문제를 풀 때 답이 아닌 것 같은 선택지부터 X를 치면 정답 확률이 높아집니다. 미국의 선택지는 창의적인 게 별로 없어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몇 가지 카드 안에서 소거해 보면 됩니다.
첫째, 이란을 국제 사회로 복귀시키는 방법입니다. 핵 합의를 재개해서 이란을 다시 국제 무대로 끌어올리는 것이죠. 그런데 이건 오바마가 했던 방식입니다. 트럼프가 이를 택한다면 정치 생명이 끝납니다. "전쟁까지 해서 유가를 폭등시키고 세계를 혼란에 빠뜨려 놓고, 이제 와서 이란을 다시 세계 무대에 복귀시키겠다고? 그럼 전쟁은 왜 했느냐?"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정치적 자살 행위이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X.
둘째, 사우디가 증산하는 방법입니다. 중동 전쟁이 일어나자마자 사우디는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엄청 증산하겠습니다"라고 발표했지만, 유가는 오히려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사우디가 증산해도 결국 석유를 전 세계로 팔려면 호르무즈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건 반만 가능한 세모 선택지입니다. 사우디는 이 전쟁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홍해로 가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놨고, 호르무즈를 우회하는 파이프라인도 있어서 생산 원유의 절반 정도는 이 파이프라인으로 수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빈살만이 계속 트럼프에게 "이란을 봐주지 말고 끝까지 때려라"라고 부추기는 겁니다. 쿠웨이트나 이라크는 이런 파이프라인이 없어 수출할 방법이 없어 결국 밸브를 잠가 버렸습니다. 원유 밸브를 오래 잠가 두면 석유 속의 파라핀이나 아스팔텐 같은 물질이 굳어 유전 생산성이 반토막 나거나 아예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반면 사우디는 호르무즈 마비가 오히려 이득이니, "더 때려라, 더 때려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유가가 150달러로 오르면 사우디는 때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다만 사우디에도 약점이 있습니다. 이란이 정말 최후의 궁지에 몰리면 사우디의 파이프라인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우디가 이렇게 자신 있게 이란을 때리라고 말하는 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사우디의 증산은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전체 원유 수출의 절반만 호르무즈 밖으로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증산해도 수출이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비축유 방출입니다. 이것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각국 비축유는 길게 잡아야 3개월에서 8개월 정도입니다. 이걸로 몇 달이나 버틸 수 있을까요? 게다가 비축유는 전쟁에 대비한 것인데, 이것을 다 써 버리면 정말 큰일입니다. 그러고 나서 또 전쟁이 나면 어떻게 될까요? 이것도 문제입니다.
넷째, 중국과 러시아를 협력시켜 이란을 압박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지금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이란 전쟁으로 대박이 났다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대만을 노리고 있는데, 미국의 첨단 무기가 너무 무섭습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토마호크 같은 귀한 무기를 이란 폭격에 마구 쏟아부었습니다. 중국을 견제할 때 써야 할 무기를 이란에 소진한 것입니다. 이걸 다시 생산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습니다. 토마호크 같은 정밀무기에는 많은 자석이 들어가는데, 이 특수 자석은 고온과 고압을 견디면서도 자력을 유지해야 해서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사실상 중국뿐입니다. 전 세계 시장의 99%를 장악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이 이 자석의 수출을 제한하면, 미국은 패트리어트나 토마호크 같은 무기를 다시 채워 넣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 침공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첨단 무기가 반토막 나는 것이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원유 문제도 있습니다. 러시아는 그동안 원유를 마음대로 팔지 못했는데, 트럼프가 급하다 보니 러시아산 원유를 마음대로 팔도록 허용해 줬습니다. 더 놀라운 건 이란산 원유 판매까지 허용했다는 점입니다. 이란산 원유를 계속 팔게 하면 이란은 군자금을 마련해 무기를 살 수 있으니 전쟁이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이란산 원유 판매를 허용한 이유는, 이란이 세계 원유 시장의 4%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유는 생산과 공급이 워낙 빡빡해서 1%포인트만 바뀌어도 유가가 크게 움직입니다. 4%가 막히면 세계 유가가 엄청나게 오를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한 달 동안 이란산 원유 판매를 허용해 준 것입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것이 대박입니다. 러시아산 원유를 떳떳하게 사고, 이란산 원유를 위안화로 사니 위안화의 위상도 올라갑니다. 그리고 두 나라의 원유를 훨씬 싸게 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중국과 한국의 경쟁력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습니다. 제가 이 방송을 녹화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는 9일째 원유 운반선이 한 척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원유가 없어서 비닐봉지 하나도 못 만드는 처지가 된 겁니다. 그런데 중국은 미국 눈치를 보지 않고 이란산과 러시아산 원유를 사고 있습니다. 이란과 러시아는 국제 유가보다 훨씬 싸게 원유를 중국에 넘겨주고 있고, 심지어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습니다. 달러가 필요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완전히 대박이 난 겁니다. 미국은 무기를 소진하고 있는데, 중국은 원유를 자기들 마음대로 사고 있습니다. 경쟁국인 우리나라, 대만, 일본과 비교하면 중국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 것입니다. 당장 우리나라는 철강 산업처럼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휴전이나 셀프 종전은 곧 평화를 뜻하지 않습니다. 1973년이 보여줬듯, 총소리가 멈춘 뒤에도 원유를 통한 경제 전쟁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둘째, 지금 호르무즈를 쥐고 있는 이란은 검문 검색, 보험료 인상, 대리 세력 동원 같은 회색 지대 전술로 휴전 이후에도 충분히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셋째, 미국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습니다. 이란 복귀는 정치적 자살이고, 사우디 증산과 비축유 방출은 한계가 뚜렷합니다. 넷째, 이 전쟁의 가장 큰 승자는 중국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렴한 원유와 미국 무기 소진이라는 두 가지 이익을 동시에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편에서 살펴본 1973년의 교훈은 명확합니다. 전쟁의 끝은 총성이 아니라 원유가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흐름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그리고 우리 경제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더 자세히 다뤄 보겠습니다. 오늘도 지식한방을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군다나 석유화학 산업은 아예 공장이 중단됐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얼마든지 중국산과 러시아산 원유로 공장을 돌리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산업은 그렇지 않아도 중국과 우리나라 사이에서 엄청나게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만약 나프타 같은 원유 부산물들을 중국이 마음대로 수출하면서 수출선을 만들어 버리면, 우리나라는 수출선을 중국에게 빼앗기게 됩니다. 그러니 중국 입장에서는 완전히 대박이 났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 여기까지가 1973년의 역사이고, 2026년에 정말 데칼코마니처럼, 거울에 비친 듯 반복된 역사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미래는 어떻게 판단하는 게 좋을까요? 미래를 1973년과 똑같이 반복된다고 보는 것은 제가 보기에 정답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미래를 볼 때 가장 좋은 이론은 무엇일까요? 교과서 경제학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론이자, 미래를 예측할 때 가장 잘 활용하는 이론이 바로 게임 이론입니다. 게임 이론은 한번 그 틀에 들어가 버리면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 주기 때문에, 이 이론을 통해 얼마든지 앞일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무엇을 하든 이란의 정답은 게임 이론상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란이 게임 이론을 조금만 아는 사람들이 짜는 정책을 따르고 있다면, 이란이 어떻게 할지는 이미 정해진 답안지나 다름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미국 입장에서는 휴전이나 셀프 종전을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대규모 공격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이 어떻게 나오든 무조건 유가가 고공 행진을 하도록 계속 끌어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이란의 협상력이 높아지니까요.
만약 미국이 휴전하거나 셀프 종전을 하더라도, 이란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면서 유가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계속 높게 가져갈 것입니다. 그래야 자기들의 원유도 훨씬 비싸게 팔 수 있고, 협상력도 높일 수 있습니다. 중간 선거 전까지 유가가 높게 유지되면, 결국 미국에게 많은 것을 양보받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휴전이나 셀프 종전은 유가를 낮출까요? 물론 당장 셀프 종전을 하면 유가가 폭락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다음부터 이란이 슬슬 유가를 올리는 여러 가지 일을 벌일 것이기 때문에, 이때 여러분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잠깐은 진짜로 환호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것이 나중에 이란이 정말 호르무즈 해협을 100% 열어 준 것일까요? 그렇게 하는 것은 게임 이론상 절대로 우월한 전략이 아닙니다.
여러분, 이것을 '도미넌트 스트래티지(우월 전략)'라고 하는데, 이란에게 유리한 전략은 정해져 있습니다. 무조건 유가를 올리는 것, 그리고 그것을 언제까지? 11월 중간 선거까지입니다. 그래야 미국에게서 진짜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란이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호르무즈 문제를 100% 뚫어 준다는 것은, 이렇게 순진하게 보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미국이 정말 지상군까지 투입해서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린다면 어떨까요? 이 경우에도 이란은 유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낫습니다. 차라리 이런 경우에는 유가를 200달러, 300달러까지 보내 버려서, 미국 경제가 완전히 박살 날 때까지 유가를 올리는 것이 이란에게 유리합니다. 결국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휴전하는 경우에는 120~150달러 정도만 유지해도 이란은 충분히 협상력을 가지게 되고, 미국이 이란을 완전히 박살 내겠다고 나서면 200~300달러를 보내는 것이 이란의 도미넌트 스트래티지, 즉 우월 전략이 됩니다.
반대로 이란이 어떤 경우에도 호르무즈를 완전히 개방한다면, 협상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이란에게는 무조건 불리합니다. 그리고 만약 미국이 엄청난 공격을 한다면, 이란이 가진 마지막 군사력까지 총동원해서 어떻게든 아랍 국가들의 원유 시설까지 파괴하는 것이 이란에게 훨씬 유리합니다. 그냥 포기해 버리는 것은 이란의 정답이 아닙니다.
물론 이란의 모든 군사력을 무력화하면 되긴 합니다. 하지만 이란은 인구가 8,900만 명인 나라이기 때문에, 생산 공장 몇 개를 파괴한다고 해서 무기 생산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설령 폭격으로 사람을 죽인다 하더라도 사람은 계속해서 보충됩니다. 이란의 핵 과학자만 수백 명입니다. 이 사람들을 이스라엘이 모두 암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기 전문가도 수천 명이나 됩니다. 이들을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전부 제거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란은 언제든 다시 군사력을 회복해, 아랍의 원유 시설 정도는 얼마든지 공격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원유 시설은 드론 한 대만 날려도 폭파될 수 있고, 그러면 아주 괴멸적인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청난 무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원유 시설은 굉장히 공격에 취약해서, 이란의 반격 능력을 완전히 제거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그러면 앞서 말씀드린 미국의 전략은 소고기 법으로 말하면 한쪽에서 제거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란의 경우에는 어떤 경우라도 호르무즈를 중간 선거까지 어떻게든 물고 늘어져서 유가를 조금만 비싸게 만들면 미국에게 많은 것을 양보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과 이란의 전략 수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이란이 호르무즈를 통제하는 것이 유일한 도미넌트 스트래티지, 즉 우월 전략입니다. 그렇다면 트럼프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일까요? 두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휴전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휴전을 수용하거나 셀프 종전을 하거나 여러 가지 경우가 모두 똑같습니다. 호르무즈는 어느 정도 통제될 것이기 때문에, 전쟁 압박은 당장 낮아지겠지만, 호르무즈가 통제되면 휴전이든 종전이든 선언이 나와도 유가가 폭락했다가, 반드시 이란이 다시 통제하면서 유가를 어떻게든 끌어올려, 중간 선거까지 트럼프를 괴롭힐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11월까지 고통을 받게 만들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양보를 얻어 내려는 것, 이것이 첫 번째 기회입니다.
두 번째는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하거나 대대적인 공격을 해서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미국에게는 그런 힘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란의 '티 포텐셜(T-potential)'이라는 전략이 즉각 발동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결국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받아치는 방식입니다. 지금 이란이 마지막 카드 중 하나를 아직 쓰지 않고 있는데, 그것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전격적으로 공습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직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란이 아직 사우디를 본격적으로 공격하지 않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만약 이란의 원유 시설까지 모두 파괴된다면, 마지막 카드로 사우디 아람코의 원유 시설을 때릴 것입니다. 그 마지막 카드를 아직 유지하고 있어야 이란에게 마지막 카드가 남아 있는 것입니다. 만약 그 카드를 먼저 써 버리면, 미국 입장에서는 '어차피 사우디도 박살 났으니, 이란도 박살 내 버리자'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란은 마지막 카드를 쓰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 사우디는 그래도 중동 지역에서 군사력이 꽤 강한 편입니다. 물론 사우디는 용병을 쓰고 있어서, 전쟁 때 용병들이 제대로 힘을 발휘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용병들이 열심히 싸워 줄지도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스펙만 놓고 보면 사우디의 군사력은 정말 엄청납니다. 그래서 사우디가 본격적으로 이란 폭격에 나서면, 이것은 이란 입장에서 골치 아픈 일이기 때문에, 사우디를 가장 밉지만 마지막 공격 상대로 남겨 놓은 것입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어마어마한 공격을 가하거나, 하르그섬을 점령하거나, 지상군을 여기저기 보낸다면, 이란에게는 남은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러면 사우디를 폭격할 것입니다. 아람코 정유 시설을 폭격할 텐데, 여러분 이란의 힘이 많이 약화됐다 해도, 마지막 남은 무기들을 모두 총동원하면, 가장 취약한 공격 대상인 원유 시설은 한 방만 날려도 폭파됩니다. 이 경우에는 유가가 엄청나게 폭등할 수도 있고, 미군 사상자도 급증할 수 있으며, 중동 전쟁의 파장은 훨씬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천천히 말라 죽을 것인지, 아니면 중간 선거 전에 이란에게 큰 떡을 주고 유가를 낮출 것인지, 이것도 선택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러시안 룰렛처럼 계속 총을 돌릴 것인지, 이것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트럼프 대통령이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두 선택지 모두 트럼프에게 굉장히 나쁜 선택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이론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바로 '프로스펙트 이론(Prospect theory)'입니다. 이 이론은 무엇을 말할까요? 여러분, 인간은 정말 이상하게도 확정된 손실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그래서 확정된 손실을 떠안느니 차라리 도박을 해 보겠다, 차라리 복권이라도 한번 사 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심리라는 것입니다. 이 이론으로 대니얼 카너먼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행동경제학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사례이죠. 이것이 어떻게 작동할까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셀프 선언을 하든, 휴전을 하든, 호르무즈에서 막혔던 것이 풀려서 유조선이 옛날처럼 다니면서 유가가 다시 60달러로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면 트럼프 입장에서는 이렇게 서서히 말라 죽느니, 확정된 손실을 보느니, 차라리 한번 도박을 해 보자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아나? 성공해서 전쟁 영웅이 되고, 싸워서 이긴 대통령으로 남을지. 어쨌든 내가 이란을 물러서게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이렇게 도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란에 지상군을 보냈을 때 승률이 객관적으로 20%라고 해 봅시다. 아, 이것이 20%라고 제가 안다는 뜻은 아닙니다. 20%라 하더라도 이런 도박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도박할까요? 과대망상증에 걸립니다. '야, 내가 하면 잘하지 않겠어? 내가 하면 80%는 되지 않겠어? 한번 해 보자. 어차피 진 거잖아. 손실이 확정되는데 나 그거 싫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심리라는 것입니다.
원래 미국 정부, 미국 행정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트럼프 1기 때처럼 매티스 국방장관 같은 훌륭한 사람들이 국방부나 합참의장을 맡고 있었을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하자고 했을 때도 매티스 같은 사람들이 자기 자리를 걸고 막아 왔습니다. 그래서 만약 미국 국방부가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면, 이런 공격을 해서 에너지 시설을 박살 내고 하르그섬에 지상군을 보내는 것은 분명히 위험성이 너무 큽니다. 그러니 이 전쟁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프로스펙트 이론에서 말하듯 인간은 확정된 손실을 그냥 보느니, 혹시나 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박에 나서는 것이 인간의 심리입니다. 미국 국방부가 제대로 작동하기를 정말 바랍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하고 자유진영을 지키는 리더로서의 모습을 회복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되면 과연 유가는 어떻게 되고, 주가는 어떻게 되고, 금값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십니다. 여러분, 1973년 10월부터 1974년까지 유가와 주가, 환율, 금값이 정말 엄청나게 요동쳤습니다. 그때 데이터를 여러분이 직접 확인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제가 유튜브를 올리다 보니, 요즘은 그냥 저만 저격하는 유튜버까지 생겼습니다. 심지어 저를 괴담 유포자라고 매도하는 유튜버도 생겼습니다. 제가 주가 얘기만 하면 증시에 미친 유튜버들이 저를 맨날 공격했습니다. 그래서 주가 얘기를 하거나, 예를 들어 자산 가격 얘기를 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더군요. 저도 구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 여러분의 사랑을 받게 되어 너무 즐겁습니다. 100만을 넘었을 때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미리 예측은 했습니다만, 저만 저격하는 유튜버들이 생기는 것을 보면서, 정말 말을 점점 더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1973년에 유가와 금값, 주가를 직접 한번 찾아보시고, 73년과 지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때는 정말 드라마틱하게 모든 변수가 변했기 때문에, 여러분이 그때 상황을 철저히 공부한다면, 어려운 2026년의 전쟁에도 충분히 대비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정말 어려운 때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훨씬 더 차분하게 대응해야 이 어려운 상황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지식한방 구독자 여러분이 이 모든 어려움을 다 이겨내고, 앞으로 정말 승리하는 미래를 맞이하시기를 기원하면서, 오늘의 지식한방을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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