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건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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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를 구조적 변화로 진단. 미국 10년물 금리 5%대는 2020년 저점 0.5%에서 상승했고, 물가 고착(2021년 이후 2% 상회), 재정적자·국채 증가, AI 설비투자 확대가 금리를 끌어올린다고 봄. 케빈 워시의 '구조적 장기침체 종료' 발언을 연준이 고금리 장기화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 연준은 12월 및 내년 상반기 중 2~3차례 추가 인상 시나리오 제시. 미국 증시는 AI 대형주 쏠림으로 버티나 소외 업종은 부진. 원/달러는 133원대로 하락했으나 1300원대 중반 등락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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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결국 구조적인 장기 침체라는 국면 자체가 구조적인 성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걸 연준 의장인 케빈 워시가 인정했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굉장히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연준이 이를 인정했다는 것은, 이 사람이 기본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생각은 없다는 뜻입니다.
손석희 앵커의 말처럼,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세계 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금리가 계속 5% 위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채 금리 5%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고, 이 선을 넘으면 시장이 흔들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고금리 흐름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5%대가 일시적인 충격이 아니라 뉴노멀이 돼 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고금리 시대를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고,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금리가 얼마나 더 오를지, 이런 고금리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있습니다. 거시경제 강사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과 함께 금리 변화를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한 달 만에 뵙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나와 주시고 하셨는데, 정말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나오시네요. 더 자주 나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말이십니까? 빈말은 안 하시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죄송합니다. 요즘 세계적으로 고금리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국채 금리는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5%를 넘어서더니 내려오지 않고 있는데, 이것이 뉴노멀이라고 봐야 할까요?
뉴노멀이라는 말이 요즘 참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 말을 처음 들은 건 2010년 1월이었습니다. 16년 전이네요. 당시 엘-에이리안이라는 분이 이 단어를 썼는데, 여태까지 금리가 꽤 높은 상황에서 유지되어 왔던 미국 금리가 금융위기를 만나면서 크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금리가 계속 흘러내리는 걸 보면서, 과거의 5%라는 금리가 적정한 수준이 아니라 굉장히 높은 금리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외환위기 이전인 2000년도 이전에는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두 자릿수 밑으로 내려와 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2001년, 2002년에 금리가 7~8%였을 때 신문에서는 '저금리 시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런데 지난 10년을 보면 굉장히 낮은 금리였지 않습니까? 그래서 엘-에이리안은 그것을 뉴노멀이라고 봤던 거죠.
지금은 2020년 코로나 때를 저점으로 보면, 그해 5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0.5%를 기록했고, 그 뒤로 지금 5.2%까지 올라온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지금의 고금리가 뉴노멀일 수도 있지만, 지난 10여 년간의 저금리가 이례적이었고 이제 올드노멀로 복귀하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지금이 높은 게 아니라 지난 10년이 너무 낮았던 것이라는 말씀이군요. 그렇다면 그 낮았던 금리가 나타난 원인은 무엇으로 봐야 할까요?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물가입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라는 것이 있는데, 미국 연준이 목표로 한 2% 물가를 2021년 3월에 넘어선 뒤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5년 반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못하는 거죠. 이러면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리스크가 굉장히 커질 수 있습니다. 2021년 이전에는 저물가가 일상화되어 있어서 오히려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제는 5년 반 동안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니까 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바뀌었다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경기가 안 좋을 때마다 전 세계 국가들이 경기를 지키기 위해 돈을 많이 풀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재정적자가 굉장히 커졌고, 빚을 내서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국채 발행이 늘어났습니다. 이것이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됩니다.
세 번째가 어쩌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전 세계, 특히 AI를 중심으로 설비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설비 투자는 기업들이 돈을 투입해 공장을 짓는 것인데, 이를 '돈 먹는 하마'라고도 합니다. 공장을 지으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니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많이 끌어와야 하고, 그러면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자금이 모자라게 되고 돈의 값인 금리가 뛰어오르게 됩니다. 물가, 부채, 그리고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한 성장, 이 세 가지가 지난 10여 년과는 다른 새로운 고금리 시대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뉴노멀로 수렴해 버리는 상황이 된 셈이네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한 달 전에 구조적인 장기 침체의 시대가 끝났고 구조적인 성장의 시대가 됐다고 말했는데, 이것도 금리를 올리겠다는 얘기로 들리잖아요?
매크로를 많이 보는 사람들은 이 얘기를 듣고 꽤 놀랐습니다. 구조적인 장기 침체라는 단어는 2013~2014년에 나왔던 말이거든요. 금융위기로 거대한 충격이 찾아왔고, 빚을 내서 투자했던 기업과 은행들이 무더기로 무너졌습니다. 빚을 내서 투자하면 망한다는 걸 알게 되니 너도나도 돈을 빌리기를 무서워하게 됐죠. 우리나라도 외환위기 때 기업들이 많이 무너졌을 때 '무차입 경영'이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기업들이 돈을 못 빌리니 설비 투자가 나타나지 못했고, 2010년 이후 전 세계가 금융위기로 충격을 받으면서 기업의 설비 투자가 크게 위축됐습니다. 설비가 위축되니 성장이 나빠지고, 그래서 돈을 풀어 저금리로 경기를 부양하려 했죠. 그런데 돈을 풀면 잠깐 좋아졌다가 회수하면 다시 꺼지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니 저성장 침체가 고착화된다는 생각에서 'secular stagnation(장기 침체)'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핵심은 기업들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이 없어졌다는 점인데, 최근에는 AI와 관련해서 빅테크 기업들이 자기들의 캐시가 모자랄 정도로 돈을 빌려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설비 투자가 돌아온 겁니다. 그래서 케빈 워시는 이제 장기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장기 성장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표현을 쓴 거고요.
저는 이 발언에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 장기 침체라는 국면 자체가 구조적인 성장으로 바뀌었다는 것, 둘째, 연준 의장이 그것을 인정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인정은 곧 금리를 인하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고, 고금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걸 우리가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올해 연준이 금리를 올릴 기회가 두 번 있는데, 10월 말과 12월 말입니다. 11월 3일이 미국 중간선거이니, 아무리 케빈 워시라도 10월에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10월 말 인상 여부보다는 전체적인 금리 인상의 스토리텔링을 보는 게 중요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경제 인사 중 한 명도 금리 인상을 존중한다면서도, 선거 전에 금리를 올리는 사례는 별로 없다고 했습니다. 이는 10월 말에는 가급적 인상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10월보다 12월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습니다.
결국 중앙은행도 금리를 올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떠밀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성장도 강하고 물가도 높으니 장기금리가 밀려 올라갑니다. 중앙은행이 단기금리는 조절할 수 있지만, 장기금리가 올라가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가면서 주택 시장이 힘들어집니다. 그러니 장기금리를 끌어내리려면 물가 상승 기대를 꺾어야 하고, 그러려면 단기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인상하고 싶지 않아도 시차를 두고 몇 차례 더 올리게 되지 않을까 봅니다.
10월 말에 안 올린다고 하면 12월 중순 정도에 올리게 될 텐데, 10월에 못 올린 것을 합쳐서 한꺼번에 올릴 수도 있나요?
그럴 수는 있습니다. 다만 물가 상승세가 폭발적으로 나타나서 상황이 너무 급해지는 경우에 그런 식으로 0.25%포인트가 아니라 0.5%포인트를 한꺼번에 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0.5%포인트를 올리면 시장이 받는 충격이 예상보다 커서 오히려 득보다 실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경우엔 굉장히 신중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계속 0.25%포인트씩 올리되, 언제까지 올라갈 것인지가 중요하겠군요.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은 12월에 올리고 내년 3월과 7월 정도까지 올릴 것으로 봅니다. 지금부터 따지면 두세 차례 더 올릴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다만 봐야 할 것은, 그렇게 해서 미국의 물가가 잡히느냐, 아니면 미국의 성장이 조금 주춤해지느냐입니다. 만약 AI 성장이 예상대로 여전히 강하게 나온다면 물가는 쉽게 잡히지 않을 수 있고, 그럼 이야기가 조금 더 바뀔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나리오로 보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인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상반기까지요. 오건영 단장님이 지난번에 주신 책 『부의 갈림길』을 보면 AI 생산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AI를 미국 경제의 구원투수로 보고 있다고 하죠. 장기적으로는 AI가 미국 경제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물가도 내릴 것이라는 얘기가 맞나요?
경제학에서도 생산성 개선은 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는데, 미래에는 로봇이 밤낮없이 일하며 물건을 만들어 내면서 화폐 공급 속도보다 재화 공급 속도가 빨라지면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속도보다 재화 가치가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져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물론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AI의 생산성 개선이 공급 쪽 혁신을 만들어 내면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건 분명합니다.
다만 AI가 그 정도 역할을 하려면 굉장히 많은 투자가 먼저 필요합니다.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있고, 인력을 고용해야 하니 인건비도 오르고요.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나타나면서 지금은 오히려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됩니다. 이를 이렇게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시 공부를 하는 사람이 지금은 힘들고 돈도 나가지만, 합격하면 나중에 가족을 먹여 살릴 힘이 생기는 것과 같다고요. AI 설비 투자로 지금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의 고통이 나타나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이는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할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그 긴 호흡이 얼마나 긴지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AI의 성장 속도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계속 빨라지고 있으니 최대한 빠르게 고시에 합격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하하, 그렇군요. 저희도 AI를 다루고 있는데 일주일마다 새로운 게 나와서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보통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에 안 좋다고 많이 얘기해 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국채 금리가 5%를 넘었는데도 미국 증시가 잘 버티고 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금리가 높아져도 성장이 강하면 버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성장이 양극화돼 있습니다. AI 관련 대기업의 성장과 그 밖의 성장이 갈리고 있죠. AI 관련 기업들은 금리 상승을 버틸 정도로 탄탄하지만, AI가 아닌 쪽은 그걸 버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증시가 상승하는 건 맞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AI 관련 업종이나 빅테크로의 쏠림이 강하고, 그 밖의 업종은 주가가 좋지 않습니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연준 역시 AI만 보고 통화정책을 쓸 수는 없으니, 전체 미국 경제를 바라보며 생각보다 신중하게 움직일 것으로 봅니다.
환율 문제도 짚어 봐야겠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우리나라 환율이 2년 만에 최저치까지 내려왔다고 하더군요. 1,330원이라고 하는데요.
네, 133원입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렸듯이 우리 환율만 볼 게 아니라 주변국 환율과 비교해 봐야 합니다. 주변국 환율에서 가장 많이 봐야 할 것은 엔화와 위안화입니다. 위안화는 달러당 6.7위안까지 내려왔다가 7.4위안까지 올라갔었는데, 지난주에는 6.69위안까지 내려와 6.7위안 선을 깨고 강세를 보였습니다. 추가 강세를 뒷받침할 요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엔화는 아직 뚜렷한 강세 기조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일본은 더 이상 리플레이션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아베노믹스가 시작될 때 일본은 디플레이션에 신음하고 있었고, 그래서 인플레이션으로 전환하기 위해 리플레이션 정책으로 돈을 풀었습니다. 그로부터 벌써 16년이 지났는데, 이제 더 이상 필요 없다고 말한 것은 일정 수준의 엔화 강세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향후 환율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환율은 너무 올라도, 너무 내려도 수출입과 관련된 문제가 되니까요. 앞으로 환율 흐름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짧게 말씀드리면, 당분간은 국내에서도 환율이 너무 올라가는 것을 경계하고 있어서 과거처럼 다시 튀어 오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린 대로 일본과 중국의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면서 환율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1,300원대 중반에서 계속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날 것 같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들려드릴 곡은 잭 존슨의 〈Upside Down〉입니다. 무엇이든 뉴노멀이 되는 시대,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라고 노래하는데요.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규칙과 현상도 관점을 바꾸면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뜻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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