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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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부의 코스피 5000 목표 달성 가능성을 언급하며, 세수 확보를 위한 증세 방향이 주식시장에 불리하다고 주장. 정부가 주식에 증세하고 부동산은 사실상 세금을 새로 안 걷는 것은 자금을 부동산으로 몰리게 할 신호라고 비판. 10억 원 대주주 양도세 기준 하향은 연말 매도 압력과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 세금이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힘이 크다는 사례로 러시아 턱수염세를 제시. 결론적으로 한국에는 부동산보다 증시와 스타트업 투자로 자금이 흐르는 선순환이 필요하며, 세제 설계를 잘못하면 코스피 5000 달성이 어렵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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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부가 출범하면서 코스피 5천을 목표로 내걸었는데, 정말 5천이라는 꿈의 숫자를 이룰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혁신에 성공해서 새로운 산업 구조를 만들고, 증시로 돈이 흘러가도록 자금의 물줄기를 완전히 바꾸면 가능할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세금을 잘 거둬야 합니다. 세금을 어떻게 걷느냐에 따라 돈의 물줄기가 완전히 바뀌기 때문입니다. 세금을 잘못 걷으면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걸 따지기 전에, 지금 왜 증세가 필요한지부터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바뀌면서 진보 정권은 재정 지출을 많이 늘렸습니다. 그런데 보수 정권으로 바뀌면 어떻게 될까요? 늘렸던 재정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는 실패하고 감세를 엄청나게 해 줍니다. 그렇게 해서 빚이 엄청나게 쌓이면, 그것은 미래 세대의 부를 약탈해서 현재의 기성세대가 쓰겠다는 것과 똑같습니다.
과거 2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젊은 층 인구가 계속 늘어났기 때문에, 지금 돈을 빌려 써도 나중에 빚을 갚아 줄 청년들이 더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빚을 지는 것이 그렇게 나쁜 행위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지금의 기성세대보다 청년의 숫자가 절반도 안 됩니다. 그리고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그보다도 훨씬 적습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엄청난 빚을 지면, 그 부담이 지금 태어나는 어린이들에게는 네 배가 됩니다. 인구가 적으니 지금 1인당 1억 원을 빚내서 쓰면, 나중에는 1인당 4억 원을 갚아야 하는 셈이지요. 그래서 이처럼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이번 세대가 쓴 만큼 이번 세대에게 세금을 걷는 것이 정상입니다. 세금을 걷기 싫으면 재정 지출을 줄여야 합니다.
바이든 정부 때 미국 민주당의 극좌화가 두드러지면서 "미국은 위대한 나라이기 때문에 아무리 빚을 내도 상관없다"는, 말도 안 되는 현대통화이론이 등장했습니다. 이것은 사람들을 속이는 혹세무민의 잘못된 정책입니다. 여기에 이론이라는 이름까지 붙였지만, 경제학 이론을 모독하는 사기 중의 사기입니다. 그 결과는 여러분이 직접 목격하셨습니다. 바이든 때 미국의 부채가 급증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감세까지 크게 해 주면서 미국 부채는 미친 듯이 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한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낮은 편입니다. 한국은 54.5%이고, 일본은 258%,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은 100%를 넘습니다. 그러니 한국은 더 많은 빚을 내도 되겠다고 생각하시면 큰 오판입니다. 한국은 고령화가 일본 같은 나라보다 훨씬 늦게 시작되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부채비율이 낮게 보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 세금을 내는 사람은 줄어들고, 그 세금으로 복지 혜택을 받아야 하는 고령층은 급격히 늘어납니다. 이대로 놔두기만 해도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구조적인 적자가 계속될 텐데 이를 방치하면 큰일입니다. 그래서 이번 정부가 증세를 추진하는 기조 자체는 어쩔 수 없는 필요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난 정부는 어떻게 했습니까? 과도한 감세를 했고, 거기에 경기 불안까지 겹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막대한 세금을 깎아 주려면, 문재인 정부 때 늘려 놓은 세출을 먼저 줄이고 세금을 깎아 줬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때 늘어난 세출 구조는 거의 손대지 않은 채, 줄이는 척만 하고 눈꽃만큼 줄여 놓은 다음 세금을 왕창 깎아 줬습니다. 그러니 지금 이렇게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든 것입니다.
그 결과 엄청난 규모의 세수 펑크가 일어났습니다. 2023년에는 56조 원, 2024년에는 30조 원이 넘는 세수 펑크가 났습니다. 이를 공자기금 활용이라는 편법으로 메워 왔습니다. 이대로 두면 정말 큰일 납니다. 지출을 줄이든지 세금을 더 걷든지 해야 하는데, 이번 정부가 그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25년 세제 개편안을 보면, 앞으로 5년 동안 누적 30조 원을 증세하겠다고 합니다. 결국 증세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입니다. 문제는 누구에게 세금을 더 걷느냐입니다. 주된 증세 대상은 주식 시장의 참가자들입니다. 증권거래세를 인상하고,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도 10억 원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동산에는 특별한 세금이 있을까요? 자세히 살펴보니 특별한 증세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연장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결국 부동산에서는 거의 세금을 새로 걷지 않고, 주식 시장에서 왕창 세금을 걷겠다는 것이 정부가 밝힌 방향입니다. 이것은 시장에 엄청난 신호를 줍니다. "부동산에 투자하지, 뭐 하러 세금 내면서 주식에 투자하느냐"는 신호입니다. 이런 신호는 결국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더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이번 세제 개편안에 거래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강화하는 다소 이상한 안이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적 추세는 일반적으로 거래세로 가든 양도세로 가든, 한쪽을 강화하면 나머지 한쪽은 완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거래세를 낮추거나 폐지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입니다.
여기에 대주주 양도세 대상을 크게 확대했습니다. 종목당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면, 세금을 내야 할 대상자가 훨씬 늘어납니다. 2조~3조 원 정도의 세금을 더 걷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대주주 양도세는 증시에 아주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 도입할 때 정말 주의해야 합니다. 대주주 여부는 해마다 12월 31일의 보유액을 기준으로 판정합니다. 12월 31일에 종목당 10억 원이 넘는 주식을 갖고 있으면 대주주로 보고 양도세를 매기는 것이지요. 그러면 똑똑한 투자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12월 31일 이전에 주식을 대량으로 내다 팔아서 9억 5천만 원까지 낮춰 놓습니다. 그러면 세금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년 연말이 되면 주식을 파는 현상이 반복되고, 주가가 오르려 하면 연말에 뚝 떨어지고, 또 오르려 하면 연말에 뚝 떨어지는 현상이 해마다 생길 수 있습니다.
정부는 "10억 원 이상 대주주는 고작 만 명밖에 안 되는데, 그 만 명에게 증세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주식 시장은 인원수로만 판단할 수 없습니다. 대주주가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면 주가 폭락의 위험성이 커집니다. 연말마다 주가가 떨어질 수 있는 시장에서 누가 장기 투자를 하겠습니까? 여기까지는 많은 언론도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세금에는 사람의 행동을 완전히 바꾸는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에 중과세를 하면, 사람들은 "그럼 주식에 투자해야겠다"며 주식 시장으로 넘어갑니다. 그러면 증시는 강화되고 부동산 시장은 약화됩니다. 반대로 부동산에는 세금이 거의 없고 주식에는 엄청난 세금이 붙으면, 사람들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육성하나 보다"라고 생각하며 부동산으로 돈이 확 몰려갑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동이 바뀌면 결국 시장 전체가 바뀌고, 한국의 금융 시장과 부동산 시장을 왜곡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 것이 바로 세금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러시아의 턱수염세입니다. 1698년 러시아에서 도입된 세금입니다. 표트르 대제는 어렸을 때 서유럽에서 살았는데, 유럽 사람들이 수염을 멋지게 기른 것을 보고 세련됐다고 생각했습니다. 턱수염은 깎고 콧수염만 남기는 것이 멋지다고 여겼지요. 그러다 다 커서 러시아로 돌아가 황제로 즉위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 사람들을 보니 너무 촌스러워 보였습니다. 당시 러시아 사람들은 턱수염을 풍성하게 기르고 있었는데, 남자다움의 상징으로 여겼고, 러시아 정교회도 턱수염 기르기를 권장했습니다. 그러나 표트르 대제가 보기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서구처럼 근대화해야 러시아가 한 차원 성장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래서 턱수염을 강제로 깎게 했습니다. 귀족들을 불러 턱수염을 깎겠다고 협박하는 등 별짓을 다 했습니다. 하지만 턱수염은 한 번 깎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몇 년 지나면 다시 자라니, 일시적인 효과는 있어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수염을 깎게 만드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표트르 대제는 꾀를 냈습니다. 턱수염을 깎지 않는 자에게 60루블의 세금을 부과한 것입니다. 그리고 세금을 낸 사람에게는 턱수염이 그려진 토큰을 주었습니다. 이 토큰을 받으려면 60루블을 내야 했는데, 현재 가치로 2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세금을 물리자, 놀랍게도 러시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턱수염을 깎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서구적 외모가 점점 대세로 자리 잡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처음에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수염은 못 깎는다고 외치던 귀족들이, 2천만 원의 세금을 내라고 하니 스스로 깎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세금이 가진 힘은 이렇게 강력해서 인간의 행동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 증시를 부양했던 여러 원동력이 있었습니다. 시장 자체가 오른 것도 있겠지만, 상법 개정을 통한 자사주 소각 등으로 긍정적 효과를 많이 봤을 것입니다. 이번에 포함된 배당소득세 개편안도 증시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정부가 부동산에 세금을 제대로 물리지 않고, "저기에 투자하면 세금을 덜 낸다"는 생각을 심어 준다면, 부동산으로 돈이 더 들어가는 효과가 생길 것입니다.
지식한방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을 부양하는 것이 유리할까요, 증시를 부양하는 것이 유리할까요? 답은 명확합니다. 우리가 아파트 시멘트를 떼어 수출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부동산을 파먹고 살 수 있는 게 아니라면, 한국에 필요한 것은 수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유니콘 기업이 자꾸 자라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돈이 벤처투자로 몰려서 새로운 스타트업을 발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투자금이 엑시트를 통해 회수되어 다시 새로운 엔젤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나타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돈이 부동산보다 증시로 몰리게 해야 합니다. 다시 부동산으로 돌아가게 만들면 절대 안 됩니다. 세금 한 푼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이 모두 바뀌는, 엄청난 파장과 나비 효과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이것을 똑바로 계획하지 못하면, 코스피 5천의 꿈도 쉽게 달성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 이제 박종훈의 지식한방을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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