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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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노령화·고정환율 구조 문제로 중국 시장 전반은 낙관하기 어렵다. 반도체는 파괴적 혁신 대응 여부가 관건이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5~10년은 괜찮으나 기술 변화 체크 필요. 현대차 전기차 대응 우려 제기. 2022년 2월 발언 기준 과거 맥락 설명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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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지금 우리나라 기업들 헝그리 정신, 이거 해봐요. 5년에서 10년 사이에는 괜찮은데, 최근에 전반적으로 긴축 행렬이 일어나고 있잖아요. 미국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나라도 어떤 경우에도 기준금리를 위로 올리고 있고요. 그런데 유독 정반대 스탠스를 취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이에요. 중국은 작년 12월부터 전반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쓰고 있어요.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중국 주가가 많이 빠졌고 게다가 경기 부양책까지 나오니 저가 메리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반대 의견입니다. 종목별로 공부해서 사는 건 괜찮다고 봐요. 왜냐하면 중국은 앞으로 10여 년 정도를 보면 노령화가 우리보다 더 빨리 진행될 나라거든요. 1가구 1자녀 정책 때문이죠. 1978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가 굉장히 적어요. 그 뒤에 80년대생들이 지금 한창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시기인데, 그 세대들도 우리와 똑같아요. 결혼도 잘 안 하고, 남녀 성비 불균형도 심하고, 무엇보다 출산율이 아무리 1가구 1자녀 정책을 철회해도 올라가지 않을 거예요. 우리나라와 비슷한 사례를 보이고 있는 것 같아요.
중국 경제 관점에서 보면, 풍부한 노동력은 시대가 지나며 부족한 자원이 되어 갑니다. 이때 가장 좋은 자산을 유용하게 활용하려면 바로 시장 경제가 필요하죠. 시장만큼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해 주는 곳이 없잖아요. 그래서 규제를 완화하고, 자유 변동 환율 제도를 도입하고, 금리를 시장에 맡기고, 시장을 개방하는 방향으로 가면 상당히 비전이 있는데, 아직은 그런 모습이 크게 보이지 않아요. 예를 들어 엔터 그룹 사태나 대형 플랫폼 기업 사태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중국 기업들, 특히 테크 기업 중 일부 해외에 상장했던 기업들은 정말 너무 힘든 상황이에요. 규제는 강화되고 있고, 더 나아가 사실상 고정 환율 제도에 가까운 환율 변동성이 적은 나라입니다. 중국은 환율을 관리하고 있어요.
그래서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과 중국 간의 금리 역전이 나올 텐데, 미국 연준이 여섯 번 인상한다는 전망이 거의 우세하거든요.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가 5%까지 올라갈 수도 있어요.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2015년 중국 위안화가 평가절하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새파랗게 질렸던 일을 떠올려 보세요. 8월 19일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시작된 충격이 아모레퍼시픽 같은 중국 관련주를 얼마나 떨어뜨렸는지 지금 찾아보셔도 됩니다. 어마어마한 시장 충격이었어요.
왜 2015년에 평가절하가 불거졌냐면,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중국은 고정 환율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에요. 고정 환율 제도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적으니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다른 나라도 따라 올려야 하거든요. 그런데 중국은 그때 그러지 못했어요. 그림자 금융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죠. 이런 일을 우리가 이미 한 번 봤어요. 이번에 재연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요. 그렇게 터지면 주가가 한 번에 크게 조정받을 수도 있죠. 그래서 낙관하기 어렵다는 거예요.
그래서 분산 투자를 해야 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이 장기적으로는 부족한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시장 친화적인 정책으로 돌아서고, 시장을 개방하게 될 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있을 거예요. 그중 정말 비전이 있을 것 같은 기업을 개별 종목으로 사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찬성합니다. 다만 통화 가치 측면에서는 리스크가 있어요. 위안화 약세 가능성이 없지 않거든요. 그러면 겉으로는 수익이 나도 속으로는 손해를 보게 되죠. 러시아 사례를 떠올려 보세요. 현지 통화로 환산하면 주가가 올랐지만, 달러로 환산하면 처참했잖아요. 중국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달러 기준으로 투자하는 경우에는 우리 시장이 더 쉬운 선택이라고 봅니다. 중국 시장은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정말 빠지고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 가능한 종목에 한해 저가 매수를 해볼 수는 있어요. 하지만 경기 부양책이 나오니 좋겠지, 하고 단순하게 평가하기에는 중국 경제가 가진 구조적 문제, 특히 고정 환율 제도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어요.
말씀하신 대로 중국은 시장 전반에서 개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고, 개별 종목으로 괜찮은 기업이 있다면 투자할 만하다고 말씀드린 거죠. 지금 화두가 미중 첨단 기술 패권 전쟁이잖아요. 트럼프 정부 때는 무역 전쟁을 벌였고, 바이든 정부로 넘어오면서 첨단 기술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어요. 미국이 특히 반도체 부분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죠. 중국은 반도체 사업을 위해 엄청나게 지원을 하고 있고요.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이긴 하지만, 중국이 계속 반도체 굴기를 이어 간다면 우리나라와 경쟁 구도가 되겠죠.
그래서 5년에서 10년 사이에는 괜찮을 수 있지만, 그 뒤는 문제가 될 수도 있어요. 일본처럼 되면 안 된다는 말이 중요한데요. 1990년대 중반부터 일본의 반도체 패권이 무너졌어요. 결국 2011년 엘피다가 파산했죠. 엘피다는 히타치, NEC, 후지쯔 등 일본을 대표하는 반도체 회사들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회사예요. 1988년 전후에 일본은 반도체 시장 규모가 가장 컸는데, 90년대에 무너진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윈도우 때문이에요.
윈도우 3.1, 윈도우 95 등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예요. 그 이전에는 컴퓨터가 기업에서 쓰는 비싼 물건이었어요. 기업용 반도체는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죠. 그래서 물건을 잘 만드는 장인 정신이 있던 독일과 일본 기업들이 아주 잘했어요. 그런데 윈도우 95 같은 버전들이 나오면서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커졌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거대 기업이 됐어요. 개인용 PC 시장이 커지면서 386, 펜티엄 등 새 컴퓨터가 3년 주기로 계속 나왔죠. 마치 우리가 스마트폰을 2년마다 바꾸는 것처럼요.
개인 소비자에게는 적정한 가격에 적정한 성능이 중요했어요. 그런데 일본은 그걸 못했어요. 그때 삼성전자와 한국, 대만 기업들이 파괴적 혁신의 순간에 집중적인 투자와 선점을 통해 일본 기업들을 밀어냈죠. 이것을 우리는 파괴적 혁신, 또는 와해성 기술이라고 부릅니다. 선두주자가 방심하는 순간에 이런 기술이 나타나죠.
그러면 지금 와해성 기술이 나오고 있을까요? D램이나 디스플레이, 파운드리에서 삼성전자가 잘하고 있는 부분, 그리고 이미지 센서 같은 가전 부문에서 외부 평론가들이 말하는 파괴적 혁신에 우리 기업들이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지, SK하이닉스가 그런 기술을 잘 준비하고 있는지 봐야 해요. 아직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요. 이미지 센서 쪽은 소니를 추격하고 있고, 파운드리는 TSMC에 크게 밀리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선두주자는 프리미엄이 주어지는 위치에 있는데, 우리 기업들은 2등이에요. 그래도 기술을 축적하다 보면 선두주자가 방심할 때 역전할 수 있는 거예요.
하지만 선두주자가 영원히 방심하지 않으면 계속 1등을 유지하겠죠. 확고한 고객 기반과 생산성을 가진 선두주자가 파괴적 혁신이 나오기 전에 스스로를 바꾸기는 정말 어려워요. 그래서 우리 기업들이 다음 파괴적 혁신이 언제 어떤 형태로 올지 모른다는 점이 문제예요. 그게 왔을 때 대응을 잘못하면 지금 일본 꼴이 날 수도 있어요.
전기차 시장이 지금 파괴적 혁신의 한가운데에 있죠. 얼마 전 정의선 회장이 내연기관 엔진 개발을 안 하겠다고 선언했다는 말을 듣고 저도 현대차 주주로서 조금 걱정했어요. 그런데 그다음 날 BMW 회장은 우리는 내연기관 엔진을 계속 개발하겠다고 했죠. 결과적으로 보면 일본 기업들처럼 되지 않을지 걱정이 돼요. 일본이 1990년대에 개인용 PC 시장이 커지는 걸 보고도 기업용 비싼 고가 제품만 생산했던 것처럼요.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해요.
지금 전 세계에서 테슬라가 가장 앞서 있고, BYD가 두 번째로 올라섰죠. 폭스바겐 같은 전통 기업들이 내연기관 시장에서는 강했지만,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에 밀리고 있어요. 중국 자국 기업 중에서도 내연기관 시절 1등이었던 회사가 전기차에서 1등을 하지 못하고 있죠. 이처럼 시장의 판도는 기존 기술이 쓸모없어지고, 고객 기반과 서비스가 바뀌면서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요. 내연기관 엔진이 필요 없는 전기차 시대에는 기존 기술 축적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죠.
그러면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회사는 어디일까요? 기존 기술과 내공이 있는 회사일까요, 아니면 변화에 잘 대응하는 추격자일까요, 신생 기업일까요? 테슬라를 생각해 보세요. 테슬라는 원래 미국에서 공장을 철수한 회사의 공장을 싸게 인수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 만들기 시작했고,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 기가 팩토리를 만들어 차근차근 로드스터부터 시작해 지금은 수백만 대를 생산하는 회사가 됐죠.
이런 흐름을 보면서도 내연기관을 고수하는 기업이 있지만, 저는 내연기관에 집착하기보다 새로운 산업에 빨리 뛰어드는 기업이 살아남는다고 봐요. 그런 산업들이 이미 나오고 있어요. 반도체도 마찬가지예요. 파괴적 혁신이 시작될 때 중국 기업들이 우리 기업들을 따라잡을 수 있죠. 그런데 그 신호가 아직 잘 보이지 않아요. 5년에서 10년은 걸릴 수도 있어요. 로드스터가 나온 게 2008년이니까 벌써 10년이 넘었죠.
그래서 5년, 10년 안에는 무엇이 올지 명확하지 않아요.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어요. 경제학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망할 수도 있고, 언제쯤 그런 일이 벌어질지 전망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언제 그런 변화가 올지를 정확히 예측하는 건 어려워요. 다만 파괴적 혁신의 시대가 오면 반도체에서도 새로운 강자가 나와서 기존 강자를 밀어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해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지식의 한계 속에서는 그렇게 보는 거죠.
만약 중국에서 그런 획기적인 기술이 나온다면 전세가 뒤바뀔 수도 있어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파괴적 혁신을 선점해서 계속 선두주자로 기술혁신을 이어 간다면 괜찮겠죠. 그런데 모든 것을 미리 알 수는 없어요. 80년대 후반 인텔은 D램 사업을 접으며 버텼고, 결국 생산을 포기했죠. 원천 기술을 만든 인텔조차 파괴적 혁신을 따라가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인텔은 그 뒤로도 CPU 생산에서는 잘 버텼지만요.
지금 주가 추이를 보면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서도 상대적으로 흐름이 달라지고 있어요. 선두주자가 압도적 패권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질 때는 조심해야 해요. 그래도 아직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헝그리 정신을 보여주고 있어요. 특히 SK하이닉스는 좋아하는 기업인데, 어떤 기술이 나타나면 인수해서 키우는 식으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요. 과거 도시바 반도체 사업을 인수했을 때처럼요. 이런 태도가 있으니 5년에서 10년 동안은 중국 추격에 대해 적어도 반도체에서는 우리가 잘 버틸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주들도 이런 점을 감안하면 좋겠어요.
다만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혁신이 나타날 때 우리 기업들이 잘 따라가는지는 꼭 체크하셔야 합니다. 좋은 책도 많이 나와 있어요. 제가 쓴 책도 있으니 참고하셔도 좋고요.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주변 사람이 투자로 돈을 벌었다고 자랑하거나, 내가 이렇게 잘한다며 과시하고 싶을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그때가 바로 시장이 고점일 가능성이 크거든요. 반대로 손실을 본 사람들이 조용해지고 아무 말도 안 할 때가 저점일 수 있어요. 시장의 다수가 낙관하거나 비관할 때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박사님의 말씀을 잘 생각해 보셔서, 주변에 정말 한국 주식은 망했으니 지금 팔아야 한다는 사람이 많은지, 아니면 반대로 과도하게 낙관하는 사람이 많은지 잘 판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누구도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계속 성장해 왔고 주식시장은 역사적으로 우상향해 왔어요. 감정은 어쩔 수 없더라도 이성적으로 잘 판단해서 현명한 투자 결정을 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영상에서는 간단한 자산 배분 전략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는데, 최근 출간하신 책을 보시면 기대 수익이 높은 전략을 다루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박사님의 책을 한번 참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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