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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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7월 소비자물가 3.2%(예상 3.3%보다 낮음), 근원물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 수요·통화정책 측면에서는 물가 둔화 압력이 있으나 최근 유가·원자재 반등이 하락을 제한해 8~12월 물가는 평균 3.4% 안팎 유지 전망. 실질금리 플러스 전환 후 주가가 가치평가 부담으로 2개월 정도 조정 가능성, 배당수익률이 장기평균보다 낮아 채권 비중 확대 제안. 장단기 금리차 역전 후 4분기 미국 경기침체(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높게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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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국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이 발표됐습니다. 물가가 어떻게 됐는지, 그리고 통화정책과 주가를 연결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70년대에는 두 번의 오일쇼크로 물가상승률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특히 2차 오일쇼크 때는 미국 소비자물가가 14%를 넘었습니다. 이때 폴 볼커 연준 의장이 연방기금금리를 19% 이상까지 올려버렸습니다. 그래서 경기는 침체에 빠졌지만 물가상승률은 많이 낮아졌고, 그 뒤로 장기간 미국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이었습니다.
9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정보통신, 이른바 IT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모든 산업에서 생산성이 증가했고, 같은 상품을 더 싸게 많이 생산하게 됐습니다. 미국 경제는 IT 혁명으로 생산성이 증가하면서 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2000년대에도 물가상승률은 2% 안팎으로 매우 안정적이었습니다. 여기에는 중국의 역할이 컸습니다.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저임금을 바탕으로 상품을 싸게 생산해 전 세계, 특히 미국에 공급했습니다. 월마트 상품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2021년 들어 물가상승률이 크게 높아졌고, 2022년 6월에는 9.1%까지 상승했습니다. 경기가 회복된 측면도 있었지만, 연준이 코로나 충격에 대응해 엄청난 돈을 공급했고, 그 통화 증가 효과가 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가가 이렇게 오르자 연준은 긴축에 들어갔고, 물가상승률은 많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2022년 6월 9.1%까지 올랐던 물가상승률이 계속 낮아져 올해 6월에는 3.0%로 떨어졌습니다. 7월 물가상승률은 3.2%로 다시 올랐는데, 시장 예상치 3.3%보다는 낮게 나왔습니다. 근원물가도 시장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8월 이후에는 물가상승률이 3.4%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6월, 7월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거라는 뜻입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에서 주거 관련 비용은 무려 44%를 차지합니다.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음식료도 14%입니다. 이 두 항목이 안정돼야 물가상승률이 계속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이 두 항목의 물가는 전체 물가보다 높습니다. 지난 6월 전체 소비자물가가 3.2% 상승할 때, 7월 음식료는 4.8%, 주거 관련 비용은 6.2%로 올랐습니다. 이 상승률은 앞으로 낮아지겠지만, 아직 미국 물가상승률은 높은 수준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물가상승률 둔화 요인이 많습니다. 하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최근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물가 하락을 제한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GDP 갭을 보겠습니다. 이는 미 의회가 추정하는 잠재 GDP와 실제 GDP의 차이입니다. 최근 실제 GDP는 잠재 GDP보다 0.7~0.8% 정도 낮습니다. 공급 능력에 비해 수요가 부족하다는 뜻이고,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입니다.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고, 내년 성장률은 0.2~0.6% 정도로 낮게 예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미국 물가상승률은 계속 낮아질 수 있습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물가가 낮아질 여지가 큽니다. 장기적인 적정 통화 증가율을 추정해 보면, 코로나 때 연준은 전례 없이 많은 돈을 공급했습니다. 2020년 1분기에서 2021년 1분기까지 1년 동안 연준이 M2를 적정 수준보다 26%포인트 정도 더 공급했습니다. 이 때문에 시차를 두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연준이 급격히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지금은 적정 수준보다 통화 공급을 10~11%포인트 정도 줄이고 있습니다. 이 효과는 4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국제유가가 변수입니다. 유가 상승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두 달 정도 선행하는 경향이 있고, 상관계수도 0.65 정도로 비교적 높습니다. 지난 6월 말 배럴당 68달러였던 유가는 최근 82~84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작년보다는 여전히 낮지만, 유가 하락폭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까지 오르고 있어서 물가 하락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종합하면, 수요와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수 있지만, 공급 측면에서 유가와 원자재가 물가 하락을 제한할 것입니다. 제 모델로 추정하면 8월에서 12월 사이 물가상승률은 평균 3.4% 안팎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금리인상의 시차 효과가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제 전망보다 높게 또는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제가 가계 통계를 분석해 보니, 금리인상의 시차 효과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12~18개월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이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면 소비가 줄면서 물가상승이 더 낮아질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소비심리는 상당히 견고한 모습이어서, 이를 고려하면 영향은 제 분석보다 작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금리인상의 시차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는 불확실합니다. 어쨌든 전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은 낮아졌지만,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6월 3.0%보다는 8월에서 12월 사이 조금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준이 실제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는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CPI는 가중치를 1년에 한 번 바꾸고, PCE는 가계 소비 비중 변화를 매달 반영합니다. PCE를 보면 7월에 약간 반등했다가 12월로 갈수록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를 보면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출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9월 FOMC를 앞두고 시카고 선물시장에서도 금리를 유지하다가 내년 3월부터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테일러 준칙으로 미국의 적정금리를 추정해 보면, 추정치는 가정에 따라 다르지만 실제 GDP가 잠재 GDP 아래에 있고 물가상승률도 계속 낮아지고 있어 적정금리 수준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연방기금금리는 5.5%인데, 4분기 기준으로 측정한 적정 상한선은 5.26% 정도입니다. 수준은 다르지만 방향은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금리인상은 더 이상 없을 것 같고, 빠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3월 이후에는 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올 것으로 봅니다.
주가와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것은 물가보다 실질금리입니다. 실질금리는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뺀 값입니다. 실질금리는 작년 5월에 마이너스 6.4%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물가상승률은 높고 금리는 낮았다는 뜻입니다. 실질금리가 플러스가 돼야 저축할 유인이 생기는데, 이 비정상적인 상태가 정상화되는 과정입니다. 금리는 올랐고, 물가는 9%에서 3%대 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실질금리는 6~7월부터 플러스로 전환됐고, 7월에는 0.7% 정도입니다.
과거 S&P500과 실질금리의 상관계수를 구해 보면 -0.74 정도로, 상관관계가 높고 음(-)의 관계입니다. 실질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최근에는 실질금리가 올랐는데도 주가가 오르는 등 과거와 다른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제가 보기에 주가는 최근 명목 GDP, 산업생산, 선행지수 등에 비해 고평가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실질금리와 주가의 관계가 정상화되는 과정이 최소 2개월 동안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물가상승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는 수요가 위축된다는 뜻입니다. 주가의 이론적 기본식을 보면, 분자에는 배당금이, 분모에는 1 + 금리 - 기업이익 증가율이 들어갑니다. 쉽게 말해 배당금이 늘거나, 금리가 떨어지거나, 기업이익 증가율이 올라가면 주가가 오릅니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금리도 떨어지고 있고, 연준도 머지않아 금리를 인하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금리 하락폭보다 기업이익 증가율 하락폭이 더 작아야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금리 하락보다 기업이익 증가율 하락이 더 크면 주가는 떨어질 수 있습니다.
물가상승률은 이미 상당히 안정권에 접어들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제 물가보다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는지, 연착륙하는지, 그리고 기업이익 증가율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면서 판단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금리 하락폭보다 미국 경제가 4분기에 침체에 빠지면서 기업이익 증가율 하락 속도가 더 커질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 주가는 당분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미국 S&P500 기준 배당수익률은 현재 1.5% 정도로, 장기 평균 4.3%보다 낮습니다. 배당수익률이 장기 평균보다 낮다는 것은 분모인 주가가 분자인 배당금에 비해 많이 올랐다는 뜻입니다. 반면 미국 국채 수익률은 10년물 4.1%, 2년물 4.8%, 6개월물 5.4%로 배당수익률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래서 미국 주식도 투자해야 하지만, 배당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은 만큼 채권 투자 비중을 조금 더 늘려도 될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습니다. 대표적으로 10년물과 2년물 국채 수익률 차이가 역전됐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침체가 뒤따르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최근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고 있지만,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이번에도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일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4분기부터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소비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1%입니다. 그런데 물가 상승만큼 임금이 오르지 못해 실질소득은 정체돼 있습니다. 또 미국 가계의 저축률은 과거 평균보다 많이 낮아졌고,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가계의 금리 부담도 커졌습니다. 이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4분기에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를 보면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0.6% 정도이고, 최근 이코노미스트들의 평균은 0.2% 정도입니다. 내년에는 미국 경제 성장률이 매우 낮아지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이번에도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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