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알렉스카프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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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일 CNBC 생방송에서 카프 CEO가 약 20분간 AI 도입 기업들의 IP 유출 우려와 자사 온톨로지·FDE 모델의 차별성을 강조. 자막상 주장 절반(AI 투자 대비 이익 미미: 88%가 AI 사용, 이익 기여 39%, 5% 이상 기여 6%)은 근거가 있으나 IP 유출 주장은 반박 증거가 있다는 분석. 팔란티어 주가는 당일 8% 이상 상승. 영상 후반은 온톨로지·FDE 용어의 역사, 경쟁사(MS, AWS, 구글, 데이터브릭스)의 유사 전략 확산을 다룸.
다듬은 글
2026년 7월 1일 아침, 미국 CNBC 생방송에 팔란티어 공동창업자이자 CEO 알렉스 카프가 나왔습니다. 카프는 이 문장으로 시작해 약 20분을 대본 없이 이어 갔습니다. 그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를 이름으로 불렀고, 이 나라 기업들의 생각이 이렇다고 말했습니다. 자기 얘기가 아니라 미국 기업들이 속으로 하는 말을 대신해 준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실 그날 카프가 나온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발표한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 확대를 설명하러 나온 자리였습니다. 미국 정부 기관용 맞춤 AI 모델을 함께 짓겠다는 계약입니다. 데이터와 모델을 고객이 직접 쥐고 가는 이른바 소버린 AI 쪽인데, 그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팔란티어 주가는 8% 넘게 올랐습니다. CEO가 생방송에서 20분간 화를 내는데 시장은 그걸 산 셈입니다.
카프가 한 말을 먼저 보겠습니다. 컨설팅사 맥킨지가 105개국 2,000개 조직을 조사했는데, 88%가 최소 한 개 업무에 AI를 쓰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회사 전체 이익에 조금이라도 기여한다고 답한 곳은 39%뿐이었고, 이익의 5% 이상을 AI 덕으로 돌릴 수 있는 회사는 6%에 불과했습니다. 돈은 나갔는데 이득이 없다는 지적은 맞습니다.
반면 AI에 기업 정보를 빼앗긴다는 주장은 다릅니다. 코추(Kochu) 같은 분석가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주요 업체들은 기업 고객의 프롬프트나 데이터를 동의 없이 학습에 쓰지 않는다는 정책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카프의 분노에는 맞는 절반과 입증되지 않은 절반이 함께 붙어 있습니다. 이 구분을 기억해 두시면 뒤의 내용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감정 폭발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방송 내용은 즉흥이 아니었습니다. 방송 전날 팔란티어는 X에 아홉 개 항목짜리 선언문을 올렸습니다. AI 주권을 다룬 글로, 토큰 판매 모델을 비판하고 기업이 자기 데이터를 쥐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말은 즉흥이었지만 내용은 하루 전에 문서로 나와 있었습니다.
둘째, 날짜입니다. 방송 전날인 6월 30일, 아마존의 클라우드 부문 AWS가 전담 조직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10억 달러를 투입하고 엔지니어 수천 명을 배치할 계획이었습니다. 목표는 도입 기간을 몇 달에서 며칠로 줄이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자기 회사 엔지니어를 고객사 안에 직접 상주시키는 조직입니다. 카프가 방송에서 겨냥한 두 회사, 앤트로픽과 오픈AI는 이미 두 달 전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2026년 5월 앤트로픽은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사모펀드들과 손잡고 AI 서비스 회사를 세워, 중견 기업의 모델 도입을 돕겠다고 했습니다. 며칠 뒤 오픈AI도 비슷한 일을 했습니다.
이 흐름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회사가 제품 대신 사람을 보낸다는 점입니다. 엔지니어를 고객사 사무실에 몇 주에서 몇 달씩 앉혀 두고, 그 회사 업무의 기술을 직접 심는 방식입니다. 이를 FDE(Forward Deployed Engineer), 즉 '전진 배치 엔지니어'라고 부릅니다. 원래 군사 용어인데, 팔란티어는 실제로 아프가니스탄 미군 기지에 엔지니어를 보냈고, 그 방식이 기업 영역으로 넘어왔습니다. CNBC도 이 용어를 10여 년 전 팔란티어가 만들어 낸 것으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 엔지니어들은 고객사에서 무엇을 할까요? 회사 안에서 쓰는 말을 하나로 통일하는 사전을 만듭니다. 영업팀이 말하는 '고객'과 물류팀이 말하는 '고객'이 서로 다른 대상을 가리킨다면, 그것을 같은 대상으로 맞추는 작업입니다. 팔란티어는 이것을 '온톨로지'라고 부릅니다. 명사에 동사를 붙여 주는 것이어서, '고객'이라는 명사에 주문 취소, 환불, 등급 상향 같은 행위가 딸려 옵니다. 사전에서 끝나지 않고 실행까지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팔란티어는 이것을 회사의 '디지털 쌍둥이'라고도 부릅니다.
여기서 평가가 갈립니다. 한 데이터 엔지니어는 이것을 테이블 설계, 컬럼 정의, 외래키 설정, 저장 프로시저 작성 같은 데이터베이스 개발의 기본 작업이라고 설명합니다. 같은 작업에 다른 이름이 붙었을 뿐인데 가격이 몇 배 차이 난다는 지적입니다. 이 주장은 실무자 개인의 의견이므로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만, 기술이 아니라 '이름'을 겨냥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온톨로지'는 카프가 만든 말이 아닙니다. 팔란티어보다 먼저 있던 개념입니다. 1993년 톰 그루버가 이 단어를 컴퓨터 쪽으로 가져왔고, 이후 많은 이들이 그 정의를 인용했습니다. 그의 논문 제목은 '이식 가능한 온톨로지 명세를 위한 번역 접근법'입니다. 제목에 핵심어가 들어 있습니다. '이식 가능한(portable)', 즉 옮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온톨로지의 원래 목표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시스템이 서로의 데이터를 알아듣게 하고, 지식을 한 시스템에서 다른 시스템으로 넘길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아까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한 주장도 그루버의 논문에서 출발합니다. 그는 온톨로지가 데이터베이스의 개념 스키마와 비슷하다고 쓰면서도, 스키마는 데이터의 관계를 정의하고 온톨로지는 지식을 표현할 용어를 정의한다며 구분선을 그었습니다. 따라서 그 비판은 억지가 아니라 창시자가 그어 놓은 구분선 위에 서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팔란티어의 온톨로지는 어떻게 작동했을까요? 원래 목표와 반대 방향이었습니다. 한번 짜는 데 몇 달이 걸리고, 바꾸는 데 비용이 크며, 데이터를 빼내기 어렵습니다. 2017년 뉴욕 경찰은 5년 만에 팔란티어와의 관계를 끝내려 했습니다. IBM 제품에 자체 소프트웨어를 붙여 새 시스템을 짜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팔란티어 안에서 만든 분석 결과와 태그를 다른 시스템에서 쓸 수 있는 형태로 받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팔란티어는 읽을 수 있는 파일을 보내 줬지만, 열어 보니 경찰이 처음 넣은 원본 데이터만 있고 수사관들이 만든 분석은 빠져 있었습니다.
팔란티어는 반박했습니다. 자사는 개방형 플랫폼이며, 고객은 언제든 자기 데이터와 분석을 개방적이고 비독점적인 형식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경찰이 원한 것은 데이터를 밖으로 가져가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쓰인 '개방적이고 비독점적인'이라는 말은 이 업계가 늘 쓰는 표현입니다.
정리하면, 철학에서 컴퓨터 과학으로 넘어온 이 단어는 '서로 통하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이 나가지 못하게 막는 제품에 붙은 셈입니다. 정당한 이름을 달았지만 실제 내용은 반대 방향입니다.
이런 언어 구조에 이름을 붙인 연구가 있습니다. 1992년 스탠퍼드 로스쿨을 막 졸업한 24살 미국인 알렉스 카프는 학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갔습니다. 그가 찾아간 사람은 위르겐 하버마스였습니다. 카프는 논문 초고를 하버마스에게 보냈고, 거절당했습니다. 거절 이유는 이 주제를 다룬 문학 비평가와 이론가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카프 본인이 나중에 회고한 내용입니다. 실제 지도 교수는 사회심리학자 카라 브레데였습니다. 하버마스가 카프를 지도했다는 글이 많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거절 후 카프가 쓴 논문은 '생활세계 속의 공격성'이라는 제목입니다. 부제는 '은어와 공격성, 그리고 문화가 어떻게 연결되는지'입니다. 논문의 핵심 개념은 은어(jargon)입니다. 아도르노에게서 가져와 카프가 분석으로 다듬은 개념입니다. 논문에는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정직한 갈망에 대한 부정직한 답." 사람들은 서로 통하고 싶어 합니다. 그 갈망은 정직하지만, 은어는 거기에 부정직하게 답한다는 뜻입니다. 함께 살아온 맥락이 부서질수록 은어는 더 강해진다고도 씁니다.
카프는 은어의 기능을 셋으로 정리합니다. 첫째, 가르는 기능입니다. 안과 밖을 나눕니다. 이 말을 쓰는 사람은 우리이고,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은 바깥이 됩니다. 둘째, 적응시키는 기능입니다. 사람을 누르는 힘을 인정하게 만들고, 그 힘을 원래 그런 것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셋째, 통과시키는 기능입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문화적으로 정당한 표현과 본래 꺼내면 안 되는 내용을 나란히 붙여서, 논쟁거리를 당연한 것처럼 만듭니다.
이 셋을 지금 상황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요. 가르는 기능은 첨단 기술이라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을 나눕니다. 적응시키는 기능은 엔지니어가 반박하면 자신이 모르는 사람이 될까 봐 입을 다물게 만듭니다. 통과시키는 기능은 '서로 통하게 한다'는 정당한 이름에 '못 나가게 하는' 제품을 붙입니다.
카프가 연구한 사례 중 하나가 1998년 독일 작가 마르틴 발저의 연설입니다. 발저는 아우슈비츠를 언제든 꺼내 쓰는 도덕적 몽둥이로 만들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우슈비츠는 나치가 유대인 100만 명 이상을 학살한 수용소로, 전후 독일에서는 잊지 않겠다는 국가적 약속에 가까운 상징입니다. 연설은 독일 사회를 뒤흔든 논쟁이 되었습니다.
카프가 주목한 것은 연설 내용보다 말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발저는 처음에 자신을 3인칭으로 지칭했다가, 슬며시 '우리 독일인'으로 옮겨 갔습니다. 이 한 번의 이동으로 화자와 청중 사이의 거리가 사라집니다. 또한 자기가 비판하는 대상은 끝까지 모호하게만 가리키고 이름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바깥에서 공격받는 것처럼 들리고, 우리는 피해자가 됩니다. 반격은 자기 방어로 보입니다.
20년 뒤인 2018년, 발저 본인은 이를 인정했습니다. 자신이 겨눈 것은 일부 독일 지식인이었지만, 이름을 밝히지 않은 탓에 유대인 단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오해될 여지를 남겼고, 이를 후회한다고 썼습니다. 카프가 2002년에 짚은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대상의 이름을 비워 두면 듣는 사람이 그 자리를 채운다는 것입니다.
이 구조를 7월 1일 방송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진행자 베키 퀵은 카프 개인에게 "화가 나 보이신다"고 물었습니다. 카프는 아니라고 자르고는 "미국 재계의 목소리가 저를 통해 흘러나오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개인에게 물었는데 집단이 답한 것입니다. 발저가 '상을 받은 자'에서 '우리 독일인'으로 옮겨 간 바로 그 이동입니다. 이 한 번으로 카프는 개인이 아니라 공격받는 미국 재계의 대표가 됩니다. 화를 내는 억만장자 CEO가 아니라 당하고 있는 산업계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의 발언은 반격이 됩니다.
우연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궁지에 몰리면 '우리'를 부르기 마련입니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이런 이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논문 한 편에 걸쳐 분석한 사람이 그날 바로 그 이동을 했다는 것입니다. 발저와 다른 점도 있습니다. 발저는 이름을 비워 두고 청중이 채우게 했지만, 카프는 알트만과 아모데이의 이름을 직접 불렀습니다. 빈자리를 남이 채운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발저에게 모호함이 자신을 피해자로 만드는 장치였다면, 카프에게는 선을 긋는 장치였습니다. 저쪽은 가치 없는 토큰을 팔고, 이쪽은 실제로 돌아가는 것을 짓는다는 선입니다.
다만 카프는 자신의 분석에서 판단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지도 교수 브레데는 같은 연설을 두고 발저가 결과적으로 반유대주의자 편에 섰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카프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효과적이었다.
카프의 방식은 2026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5월 앤트로픽과 오픈AI, 6월 30일 AWS의 10억 달러 투입, 그리고 7월 2일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직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5억 달러 규모로 엔지니어 6,000명 이상을 투입하는 '마이크로소프트 프런티어' 조직을 세웠고, 구글도 7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파트너 펀드를 내놨습니다.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모두 이 사업에 뛰어든 것입니다. 이들이 조직을 부르는 이름이 '전진 배치 엔지니어링'입니다. 10여 년 전 팔란티어가 만든 이름 그대로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발표는 카프의 방송 다음날이었으므로, 그에 대한 반응으로 나온 것은 아닙니다. 다만 순서가 이렇게 맞물리면서, 카프가 "남들이 우리 방식을 베끼고 있다"고 말한 바로 다음날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를 낸 셈이 되었습니다. 발표문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모델을 팔란티어가 만들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자사가 더 많은 모델을 지원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연결하며 기존 시스템과 더 넓게 통합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인정하고 이기겠다는 방식입니다.
온톨로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11월 '패브릭 IQ'를 내놨습니다. AWS의 발표문은 배포 작업의 중심이 시맨틱 레이어와 지식 그래프를 고객에게 심어 두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회사 안의 말을 통일한 사전을 고객이 소유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계약이 끝나면 고객이 혼자 운영할 수 있도록 자립이 설계에 들어가 있다고도 합니다. 팔란티어가 20년간 팔아 온 것과 같은 물건입니다. 이름만 다릅니다.
다만 여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이 사전은 AWS의 독점 아키텍처와 AWS 컴퓨팅 위에서 돌아갑니다. 나중에 다른 클라우드로 옮기려면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계정은 고객 소유지만, 그 안에 쌓인 것은 쉽게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1993년 그루버는 옮길 수 있어야 한다고 했고, 2017년 팔란티어는 개방적이고 비독점적이라고 했으며, 2026년 AWS는 고객 소유라고 말합니다. 이 업계가 파는 단어는 모두 고객을 자유롭게 해 주겠다는 약속으로 시작합니다.
2026년 6월에는 데이터브릭스가 제품 이름에 아예 그 단어를 넣었습니다. '진니 온톨로지'입니다. 회사 안의 말을 모아 사전을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기능입니다. 데이터브릭스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2020년 1월 데이터브릭스는 '레이크하우스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레이크하우스는 값싸게 아무 데이터나 쌓아 두는 '데이터 레이크'와 잘 정리해 빠르게 꺼내 쓰는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합친 개념입니다. 당시 경쟁자는 스노우플레이크로, 웨어하우스로 먹고 살았습니다. 레이크하우스라는 말이 나오면서 판이 바뀝니다. 웨어하우스는 낡은 것이고 레이크하우스는 다음 것이 됩니다.
이 단어를 만든 명분도 흥미롭습니다. 논문에서 이들은 기존 웨어하우스의 문제로 '데이터 락인'을 들었습니다. 한번 들어가면 못 나온다는 것입니다. 데이터를 독점 포맷에 가둬 두고, 공급사는 밖으로 내보내려면 파일로 옮기라고 권한다는 설명입니다. 뉴욕 경찰이 불만으로 든 것과 같은 문제입니다. 이 개념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간판은 계속 바뀌었습니다. 레이크하우스(2020년),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2023년), 그리고 이제 진니 온톨로지로 바뀌었습니다. 6년 동안 세 번 바뀌었고, 바뀔 때마다 회사는 커졌습니다. 이번에 가져간 것은 카프의 단어였습니다. 발표는 2026년 6월 중순 3만 명 넘게 모인 '데이터+AI 서밋'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데이터브릭스 CEO 알리 고드시는 개막 기조연설에서 AI의 문제는 지능이 아니라 맥락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회사 안의 말과 관계를 모르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고객은 자기 사전을 그대로 가져오면 된다고도 했습니다. 같은 약속이 또 등장한 것입니다. 2일차 시연의 제목은 '토큰 맥싱에서 밸류 맥싱으로'였습니다. 토큰에 돈을 쏟지 말고 가치를 보라는 뜻입니다.
은어의 첫째 기능은 가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그 말을 쓰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요? 바깥이 없어집니다. 바깥이 없으면 그 말은 아무것도 가르지 못합니다. 은어는 모두가 쓰는 순간 은어이기를 멈춥니다.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카프는 왜 그날 이름을 대면서까지 선을 그어야 했을까요? 단어가 더는 선을 그어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창업 때부터 쓴 온톨로지도, 10여 년 전 자신이 이름 붙인 FDE도 이제 모두가 쓰는 말이 되었습니다. 이쪽과 저쪽을 갈라 주던 말이 갑자기 아무것도 가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말은 '저쪽은 토큰을 팔고, 우리는 진짜를 짓는다'였습니다. 그런데 그 말도 이미 남의 무대에 올라 있었습니다. 카프가 방송에 나오기 2주 전, 3만 명 앞에서 '토큰 맥싱에서 밸류 맥싱으로'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을 수 있는 선이 하나도 남지 않은 것입니다.
단어가 선을 못 긋는다면 사람이 그어야 합니다. 생방송에서 이름을 대고 20분 동안 말하는 것이 그 방법이었습니다. 카프가 한 것은 화를 낸 것이 아니라, 없어진 경계를 손으로 다시 그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날짜의 답도 여기서 나옵니다. 5월에 두 회사가 먼저 움직였고, 6월 말에 AWS가 10억 달러를 투입했습니다. 바깥이 사라진 시점이 여기입니다. 약 한 달 반 만입니다. 20년 동안 쓴 단어가 남의 것이 되는 데 걸린 시간입니다. 2026년 2월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팔란티어의 해자가 실은 관계가 끝날 때 데이터 이전을 방해하는 것일 수 있다고 썼습니다. 근거로 든 것이 뉴욕 경찰 사례였습니다. 해자는 실재합니다. 그렇다면 가두는 것이 해자인 회사는, 모두가 '우리는 고객을 가두지 않는다'고 말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될까요?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팔란티어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85% 늘었습니다. 창사 이래 최고 성장률입니다. 미국 상업 부문만 133%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46%입니다. 지금 숫자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매출도 기술도 멀쩡합니다. 버리가 문제 삼은 것은 현재의 숫자가 아니라, 고객이 떠나려 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느냐입니다.
2026년에 벌어진 일은, 경쟁자 모두가 '고객이 언제든 떠날 수 있게 해 준다'를 간판으로 내걸었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기 단어가 업계의 표준어가 된 사람은 두 명입니다. 데이터브릭스의 고드시 CEO는 단어를 갈아탔습니다. 3만 명 앞에서 새 간판을 달았고, 그 사이 회사는 더 커졌습니다. 그에게 단어는 도구이며, 무뎌지면 바꾸면 됩니다. 6년에 세 번 바꿨습니다. 카프는 한 번도 바꾸지 않았습니다. 온톨로지라는 말을 창업 무렵부터 지금까지 같은 뜻으로 쓰고 있습니다.
왜 갈아타지 않았을까요? 카프에게 단어는 간판이 아니었습니다. 단어가 사람들 머릿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논문 한 편에 걸쳐 배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온톨로지는 자신이 어떤 회사인지에 대한 설명 그 자체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쓰는 말을 바꾼다는 것은 간판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통째로 바꾸는 일입니다. 언어의 무게를 아는 사람은 언어를 가볍게 쓰지 못합니다. 그것이 강점이자, 발목을 잡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시장은 무엇을 산 것일까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날 팔란티어 주가는 7%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예상치를 18% 넘게 웃돌고 가이던스까지 올린 날이었습니다. 두 달 뒤 카프가 20분 동안 말한 날에는 8% 넘게 올랐습니다. 숫자가 가장 좋았던 날에는 등을 돌리고, 말이 가장 거칠었던 날에는 샀습니다. 이유는 밸류에이션입니다. 당시 이 주식의 이익은 200배 넘게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그 정도의 높은 값은 좋은 소식이 아니라 더 좋은 소식을 요구합니다. 2026년에는 AI 관련 종목이 전반적으로 깎이는 중이었고, 값이 높을수록 더 깎였습니다.
그러니 카프가 7월 1일에 한 일은, 시장이 보기에 "우리는 저쪽과 다르다"는 선을 긋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시장이 산 것은 분노가 아니라 그 선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하루의 주가로 결론을 내리기는 이릅니다. 다만 시장이 카프의 분노를 벌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입니다. 곧 2분기 실적이 나옵니다. 실적도 중요하지만, 저는 다른 것이 더 궁금합니다. 카프는 다음 자리에서 어떤 단어를 쓸 것인가. 20년 동안 바꾸지 않은 말이 이제 아무것도 가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단어를 그대로 밀고 갈지, 처음으로 갈아탈지. 저는 이 질문이 이 회사의 다음 몇 년을 보여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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