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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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산업활동에서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11년 만의 최대 하락(-8.9%)을 기록했다. 기업 재고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심리가 위축됐으며, 8월 수출도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수입 감소로 무역수지는 흑자를 기록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 수출기업 64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인 수준이다. 구조적으로 잠재성장률이 2%대로 하락한 가운데 현재는 단기 침체 국면이며, 선행지수 3개월 연속 증가로 4분기 개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미국 주가 과대평가와 기업 실적 부진으로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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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은 '경제합시다' 코너가 있는 날입니다. 오늘은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김영익 교수를 모셨습니다. 통계청이 7월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했는데,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경기가 안 좋다고 하는데, 통계로도 그 증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생산은 전월 대비 0.7% 감소했고, 특히 제조업이 많이 줄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1분기까지 소비가 증가하면서 그나마 경제성장에 기여했는데, 이제 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투자도 크게 줄었습니다. 설비투자가 8.9%나 감소했습니다.
설비투자가 11년 만에 마이너스 8.9%를 기록했는데, 11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입니다. 공장을 증설하지 못하고 기계를 사들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왜 이렇게 위축됐을까요? 기업들의 설문조사를 보면, 미래에 대한 경제 불확실성이 굉장히 높다고 답합니다. 그리고 현재 재고가 너무 많습니다. 재고율이 높다는 것은 출하, 즉 판매에 비해 재고가 많이 쌓였다는 뜻입니다. 이 수치가 4월 130%에서 124% 정도로 낮아지긴 했지만, 97년 외환위기 때보다도 우리 기업들이 재고를 더 많이 안고 있습니다. 재고가 이렇게 쌓이면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고, 투자도 할 수 없습니다. 재고가 이 정도로 쌓이면 떨이 판매 같은 조치를 할 수밖에 없고, 일부 기업들은 우선 생산을 줄이고 가동률을 낮추고 있습니다.
8월 수출을 관세청이 발표했는데, 이 쪽도 좋지 않습니다. 수출은 작년 11월부터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8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8.4%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무역수지는 6월부터 계속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수출이 늘어서가 아니라, 원자재 가격 하락과 내수 소비·투자 부진으로 수입이 줄어든 데 따른 흑자입니다. 그래서 '불황형 흑자'라는 말이 나옵니다. 수입해서 가공한 뒤 수출하는 구조인데, 들여오는 양 자체가 줄었다는 뜻입니다. 설비투자가 줄고 공장 가동이 잘 안 되니 수입이 줄고, 소비도 안 되니 소비자 수입도 줄면서 우리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상태입니다.
심리지표도 좋지 않습니다. 소비심리는 그나마 괜찮은 편인데, 경기를 체감하는 속도는 기업이 소비자보다 더 빠릅니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8월 60대로 굉장히 낮습니다. 특히 제조업 경기가 나쁘고, 제조업 가운데서도 수출 기업이 내수 기업보다 더 나쁘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수출기업 지수가 64인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지수 64는 경기가 좋다고 답한 기업보다 나쁘다고 답한 기업이 훨씬 많다는 뜻입니다. 제가 많이 봐 왔던 80대나 90대 수준, 100 이상을 가끔 보였던 때와 비교하면 심리가 많이 위축된 상태입니다.
이것을 위기로 봐야 할까요? 경제가 굉장히 나쁜 것은 맞습니다. 다만 구조적 측면과 경기 사이클 측면을 나눠서 봐야 합니다. 구조적으로는 우리 잠재성장률이 2% 안팎으로 떨어졌습니다. 1980년대에는 10%였습니다. 주로 생산가능인구 감소 때문이고, 기업들의 투자가 부진하고 생산성이 정체되어 있어서 잠재성장률이 이렇게 많이 떨어졌습니다. 불확실성 때문에 자본 투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해야 2% 성장 시대에 접어든 셈입니다. 여기에 단기 순환 사이클로 보면 지금은 경기침체 국면입니다. 구조적으로도 좋지 않은데 단기 사이클상으로도 침체 국면이라서, 체감뿐 아니라 실제 통계도 더 나쁘게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보통 마이너스 성장이 2분기 이상 이어져야 경기침체라고 말하는데, 엄격하게 따지면 침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가 하강 국면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강 국면이 얼마나 지속될까요? 그래도 긍정적인 조짐이 조금 나타나고 있습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 4월을 저점으로 3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지수는 2021년 6월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다가 올라서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선행지수 저점이 경기 저점보다 1개월에서 8개월 정도 앞섰습니다. 이번에는 다소 늦춰질 수 있지만, 지금은 경기가 나쁘더라도 앞으로 개선될 조짐은 있다고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떠올려 보면, 한국도 일본처럼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일본은 장기적으로 성장률이 계속 떨어졌습니다. 떨어지는 가운데 등산길에 작은 언덕이 있듯 잠깐 좋아졌다가 다시 나빠지는 가정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잠재성장률이 2%대에서 1%대, 0%대로 떨어지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이고, 2.5%였다가 2.3%, 2.1%로 오르내리는 것은 사이클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입니다. 내년에는 2%대 초반까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대 중반까지는 힘들고, 올해가 1.4% 안팎으로 예상되는데, 최근 통계를 보면 그보다 더 낮을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2%대 초반이라면, 올해는 1%대 초반이라서 체감상 크게 나아졌다고 느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과거에는 경기가 안 좋으면 구조조정을 하고, 사양 업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옮겨가자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버티자는 분위기입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기업의 18%가 한계기업입니다. 지난 3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한 기업입니다. 이런 기업들이 버티고 견디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도 민간과 합동으로 펀드를 만드는 식의 정책을 쓰고 있는데, 특히 부동산 분야에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충격이 클까 봐 미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경제는 억지로 밀고 나갈 수 없고, 시장은 정부 정책도 이길 수 없습니다. 언젠가는 터지게 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정치적 여건과 민생 등을 감안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다른 나라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정부 부채는 낮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세금이 덜 걷히다 보니 내년 예산 편성도 긴축적으로 나왔습니다. 명목 GDP는 3~4%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예산 증가율은 2.8%에 그쳤습니다. 가계 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정부도 돈을 덜 쓰니 어려운 상황입니다. 잘못하면 장기 불황에다 인플레이션도 4%대로 높은 상태입니다. 경제성장률은 낮고 인플레이션은 3~4%대면 실질임금이 감소하는 결과이므로 국민 입장에서는 최악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끔찍한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미국도 우리도 실질임금이 감소세입니다. 물가에 비해 임금이 덜 올랐으니 실질소득이 줄고, 소비자 구매력이 줄고, 기업 매출과 이익이 줄고, 기업은 고용을 줄이는 악순환 가능성도 보입니다.
선행지수가 증가하고 있으니, 4분기부터는 경기가 조금 개선될 것 같습니다. 수출이 작년 11월부터 많이 감소해 기저효과가 있어서, 4분기에는 약간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한두 달은 더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기업 실적이 굉장히 안 좋고, 미국 주가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된 상태라서 조만간 많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4분기에 선행지수 증가가 확인되고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면, 투자심리도 개선되면서 4분기에는 조금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지금과 비슷하게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크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희망을 갖고 지켜볼 만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김영익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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