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최일호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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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6일 미국 1월 소매판매가 전월비 3% 증가해 서프라이즈로 나왔다. 백화점 17.5%, 자동차·부품 5.9%, 전자·가전 3.5% 등 소비 강세가 확인됐다. 제조업 생산도 1% 증가해 두 달 연속 감소 후 반등했다. 상품물가 둔화로 구매력이 개선되고 고용·임금 호조가 소비를 뒷받침한다고 봤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2.1%로 낮게 유지돼 신용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을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비관하는 것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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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일호 상무가 풀어주는 미국 시장의 모든 것, 2월 16일 목요일 순서입니다. 어제 소매판매 지표가 나왔는데, 지표가 워낙 많다 보니 지금 소매판매 추이가 어떻게 되고 있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헷갈리실 수 있습니다. 핵심 질문이 바로 이 부분이었는데요, 지난해 11월과 12월 월간 소매판매는 모두 -1%씩 마이너스였습니다. 특히 12월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투자 심리가 아주 안 좋았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어제는 전월 대비 3% 증가라는 서프라이즈 수치가 나오면서 시장에 활력을 줬습니다.
일각에서는 소비가 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준이 더 매파적으로 나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고, 그래서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두 가지 요소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공급 측면에서 충격이 생겨 비용이 상승하는 경우, 그리고 수요가 개선되면서 물가가 오르는 경우입니다. 지금 미국 경기를 보면 물가 상승 압력은 둔화되는 가운데 수요는 개선되고 있는데, 어제 발표가 바로 이런 흐름을 입증하는 지표였다고 생각합니다.
월별 추이를 보면 작년 1월에는 코로나 지원금이 한창 풀리면서 소매판매가 2.5%를 기록했습니다. 이번에 3%가 나왔다는 것은 소비가 완전히 위축되면서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입니다. 금리가 오르면서 사람들이 내구재 같은 것을 못 살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도 있었고, 실제 데이터도 그런 방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데이터는 정말 서프라이즈였습니다. 집값, 물가, 주가가 모두 작년에 좋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소매판매가 이 정도로 나온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세부 항목을 보겠습니다. 리테일 판매 전체는 전월 대비 3% 증가했고, 전년 대비로는 6.4% 증가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주로 전월 대비 수치를 보기 때문에 그 기준으로 설명드리면, 자동차 및 부품이 한 달 만에 5.9% 증가했습니다. 전자 및 가전은 3.5% 늘었습니다.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테슬라가 100달러에서 200달러 가까이 다시 올라갔고, 우리나라 LG전자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LG전자는 코로나 특수 이후 가전 수요가 꺾이고 구독 서비스로 넘어간다는 우려 속에 주가가 많이 빠졌는데, 최근 바닥을 치고 강하게 반등하면서 가전이 실제로 팔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미국은 아니지만 우리 집에서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컴퓨터를 새로 샀는데, 그 과정에서 소비에 일조했습니다. 노트북 사양이 부족해 게임이 안 된다고 해서 결국 데스크톱 본체를 제일 좋은 사양으로 샀습니다. LG 제품 많이 사랑해 주세요.
주유소 판매액은 0%로 나왔습니다. 최근 가솔린 가격이 전년 대비 계속 떨어지고 안정화되고 있어서 가격과 물량 영향이 같이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가격 영향이 더 컸을 것 같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5.7% 증가했지만 12월 대비로는 0%입니다. 그리고 놀라운 숫자가 있었는데, 백화점 판매가 전월 대비 17.5% 증가했습니다. 12월 데이터이니 연말 블랙프라이데이가 11월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1월에 백화점 판매가 17% 넘게 늘었다는 것은 사람들이 백화점을 많이 찾았다는 뜻입니다. 전년 1월 대비로는 5.4% 증가했습니다. 반면 온라인, 즉 전자상거래 판매는 1.3% 증가에 그쳤습니다. 백화점에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다 포함된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항목은 온라인 부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오프라인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데이터를 보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돈이 있고, 그 돈을 쓰러 나오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부의 효과도 있지만, 처분가능소득이 좋아지려면 결국 임금이 올라야 합니다. 최근 임금 상승률이 높았고, 미국 경제의 약 70%가 소비인 만큼 소비가 탄탄하려면 고용이 좋아야 하는데 고용도 견조합니다. 좋은 고용과 높은 임금 상승률이 있으니 돈을 쓰러 나오는 것이죠. 또 중요한 것은 구매력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실질임금이 높아야 하는데,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어 구매력이 상당히 견조하다고 판단됩니다. 우리 왕 차장이 어제 얘기했던 글로벌 럭셔리 시장 증가율 같은 지표를 봐도 럭셔리 쪽 소비도 전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소매판매는 상품 소비에 해당하는 지표이고, 월말에 나오는 PCE 데이터는 상품과 서비스를 포괄합니다. 상품 관련 데이터라 생산과도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어제 제조업 생산 데이터도 나왔는데, 전월 대비 1% 증가했습니다. 컨센서스 0.8%, 전월 -1.8%를 모두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12월 -1.8%, 11월 -0.8%로 두 달 연속 마이너스였다가 1월에 플러스로 돌아섰습니다. 전방 수요가 좋으니 생산도 늘어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 하반기는 일종의 리세션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드라마틱하게 올리면서 심리가 꺾였고, 기술적으로 2분기 연속 GDP 마이너스는 나오지 않았지만 체감상 리세션 느낌이 강했죠. 제조업 생산과 월별 소매판매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졌다가 튀어 오르는 모습은, 비행기가 잠시 쉬었다가 착륙하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노랜딩으로 쭉 올라가는 분위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매판매는 절대 금액 기준이라 가격(P)과 수량(Q)의 영향을 함께 받습니다. 가격이 가만히 있어도 수량이 늘 수 있고, 가격이 올라 Q가 오를 수도 있습니다. 어제 말씀드렸던 CPI에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상품물가를 보면, 작년 1, 2, 3월만 해도 10%가 넘었습니다. 이후 상품물가가 계속 떨어져 지금은 1.4%로 굉장히 안정됐습니다. 상품물가 고점은 작년 6월이 아니라 2월의 12.3%였습니다. 중고차, 신차, 의류 등 주요 품목의 물가도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떨어지면서 구매력이 올라가 수량이 늘었고, 거기에 생산도 같이 늘어나는 퍼즐이 맞춰지는 흐름으로 보입니다.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결제 증가도 눈에 띕니다. 전월 대비 2.2%, 전년 대비 5.1%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연체율도 많이 늘었을 수 있는데, 은행과 금융권의 신용 리스크가 걱정되기도 합니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분기마다 발표되는 데이터라 약간의 시차가 있는데, 1991년부터 보면 정상 범위는 2~3%, 높을 때는 4% 정도입니다. 지금은 2.1%로 굉장히 낮습니다. 2021년 12월에는 1.6%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정부가 돈을 많이 풀었던 영향도 있었을 것입니다. 최근 앨런 재무장관이 팬데믹 대응 정책을 리뷰하면서, 지원받지 말아야 할 사람들까지 받을 정도로 돈을 너무 많이 풀어준 측면도 있었다고 얘기한 것을 블룸버그에서 봤습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조치는 적절했지만 과도한 측면도 있었다는 얘기죠. 뉴욕의 한 큰 한국 식당에 500만 달러 규모의 지원이 갔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지원이 필요 없는 곳까지 지원이 간 사례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연체율을 과거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2009년 6월에 6.8%로 가장 높았는데,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실업률이 10%까지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연체율도 함께 떨어졌고, 이번에는 고용이 워낙 좋아서 연체율이 2%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2021년 말의 1.6%는 당분간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코로나 때는 실업률이 일시적으로 14.8%까지 올랐는데도 연체율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실업률 급등은 일시적이었고 지원금이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신용카드 사용이 늘었는데도 연체율은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결국 소매판매 증가는 상품 물가 안정으로 수량이 늘어난 것으로 봐야 하고, 이에 따라 제조업 생산도 늘고 있습니다. 소비와 생산이 함께 잘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 시장이 어제도 올라갔는데, 왜 자꾸 오르느냐는 질문에 대한 정답이 오늘 최 상무님이 말씀해 주신 내용 안에 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너무 많이 풀었고, 그 돈이 지금도 개인과 기업에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신용 리스크가 본격화되려면 돈이 부족해야 하는데, 소매판매 동향을 보면 아직 돈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장을 너무 좋게 보는 것도 경계해야 하지만, 너무 나쁘게 보는 것도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채플미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최 상무님 수고 많으셨고, 시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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