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동욱—소속은제목·설명란기준'소비더머니'채널;출연자정보확인불가시미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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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는 AI 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업으로, 군·정보기관(CIA, 미 국방부)을 주 고객으로 성장했다. 고담(Gotham) 소프트웨어가 빈 라덴 추적 등에 쓰였고, 우크라이나·이스라엘 등 전쟁에서도 활용된다. 최근에는 민간 기업용 파운드리·온톨로지 기술로 확장 중이며, 국내 도입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언급된다. 반면 이민자 단속 관련 시위, 경쟁 심화(OpenAI 등), 미 국방 예산 삭감은 리스크로 제시된다. 특정 종목의 1~3개월 가격 방향에 대한 명시적 예측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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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는 어떤 회사인가: AI 정보 분석의 정체
우리가 주식 잘하는 친구들한테 종목 하나만 찍어 달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보통은 손해 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늘 상위 1% 부자나 고위 공직자들은 무슨 주식으로 돈을 버는지 궁금해하죠. 그런데 네이버 CEO를 지낸 한성숙 중기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거액을 보유한 종목 하나가 요즘 나온 재산 공개에서 눈에 띄었어요. 바로 팔란티어라는 회사입니다. 2년 전에 이 회사 주식을 1억 원어치 샀다면 지금은 얼마가 됐을까요? 무려 10억 원입니다. 지금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산 주식 3위에 올라 있어요.
대체 어떤 회사길래 주가가 이렇게 오르고 부자들이 좋아하는 회사가 됐을까요? 오늘은 팔란티어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저는 정동욱이고요, 경제연구원과 경제신문 기자를 거쳐 MBC 경제팀에서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과 소비더머니 시즌 3를 재밌게 만들어 가겠습니다.
AI 심부름 센터, 팔란티어란?
팔란티어가 뭐 하는 회사냐고 가장 쉽게 말하면, AI를 활용한 심부름 센터라고 보면 돼요. 드라마 「사랑과 전쟁」을 떠올려 보세요. 사모님이 "남편이 동창회에 갔다 와서 계속 집에 안 들어와요" 하고 울면, 심부름 센터 소장님이 뭐라고 하죠? "사모님, 울지 말고 기다리세요. 금방 해결해 드릴게요." 그러면서 남편이 자주 가는 술집 리스트와 동창생들 주소가 적힌 졸업앨범을 가져오라고 하죠. 왜일까요? 그걸 분석해서 현장을 급습해 잡아내야 하니까요.
이 비유를 그대로 옮기면, 미국 정부가 사모님이고, 팔란티어가 심부름 센터 소장님이고, 추적 대상이 오사마 빈 라덴이 되는 겁니다. 소장님이 요구한 것이 졸업앨범과 술집 리스트였듯이, 팔란티어는 CIA와 미군이 가진 모든 데이터를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모두 취합해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정보 사이에서 연관 관계를 찾아내고, 대상이 숨어 있을 위치를 확률로 계산해 줍니다. 이 정도만 알아도 팔란티어를 절반은 이해한 셈입니다.
누가 만들었을까?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
그럼 이 AI 심부름 센터 팔란티어는 누가 만들었을까요? 테슬라를 만든 일론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을 세운 피터 틸이라는 사람이 2003년에 만들었습니다. 당시 인터넷 쇼핑은 아마존, eBay 같은 기업이 주도하는 거대 산업이었는데, 가장 어려운 문제가 바로 결제였어요. 결제가 제대로 돼야 물건을 사고팔 수 있으니까요. 이 결제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피터 틸이고, 그래서 실리콘밸리에서는 천재로 통했습니다. 그는 2002년 페이팔을 인터넷 쇼핑 업체 eBay에 매각했고, 페이스북의 극초기 투자자로도 유명합니다.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기회
팔란티어가 태어난 배경에는 9·11 테러가 있습니다. 2001년 테러의 충격에서 미국이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오사마 빈 라덴은 좀처럼 찾을 수 없었어요. 동굴에 숨어 있다는 제보만 믿고 수천 발씩 폭탄을 투하하던 시절이었죠. 피터 틸은 여기서 기회를 봤습니다. 테러를 미리 막고, 테러범을 잡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면 큰 시장이 될 거라고 본 거예요. 미국 정부가 막대한 돈을 쓰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팔란티어가 세워졌고, 미국 정부는 CIA를 통해 투자하고 계약도 맺었습니다.
군대를 바꾸다
이 계약의 핵심은 군대 조직을 바꾸는 것이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바꾸기 어려운 조직이 바로 군대죠. 예비군 훈련에 가 보면 80년대 생산한 수통, 90년대 생산한 장비가 여전히 쓰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팔란티어는 군대를 성공적으로 바꿔 냈습니다. 당시 가장 중요했던 테러와의 전쟁에 최적화되도록 바꾼 거예요.
핵심은 정보입니다.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AI와 사람이 협업해 결정을 내리도록 만든 것이죠. 육군, 해군, 공군 가릴 것 없이 모두 하나의 플랫폼에 담습니다. 예전에는 군 간에 서로 '아저씨'라 부르며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면, 이제는 공통의 목표를 주고 모든 정보를 공유해 최고의 선택을 하게 만드는 거예요. 작전의 개념이 완전히 바뀐 겁니다.
고담: 사소한 정보까지 엮어 내는 기술
여기에 쓰인 기술이 흥미로워요. 페이팔은 인터넷 결제 회사라서 사기꾼이나 수상한 돈세탁 세력을 잡아내는 기술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용의자 사진 하나를 넣으면 전과 기록과 프로필이 나오고, 어디 사는지, 누구와 연관 있는지, 지인은 누구인지 보여줍니다. 심지어 "이 사람은 월요일 점심에 꼭 떡볶이를 먹는다"는 사소한 정보까지 모아서 연관 관계를 찾아내죠.
이 기술을 모은 소프트웨어가 바로 팔란티어가 파는 고담(Gotham)입니다. 영화 배트맨의 도시 고담이 맞아요. 이 고담으로 9·11을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을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빈 라덴 추적: 큰 집 한 채의 단서
넷플릭스에 최근 올라온 다큐에도 이 과정이 나옵니다. 앞서 빈 라덴이 동굴에 있다고 믿고 폭격을 쏟아부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빈 라덴은 사실 마을 한복판의 안전가옥에 살고 있었습니다.
CIA는 육군, 공군, 해군 등 여러 출처의 데이터를 시각화해 연결망을 만드는 고담을 활용했어요. 드라마에서 형사가 벽에 사진과 화살표를 붙여 가며 사건을 정리하는 장면, 그걸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그려 주는 셈이죠. 이 과정에서 CIA는 빈 라덴의 운반책 아부 아흐마드의 이름을 알아냈지만 얼굴은 몰랐고, 그가 쿠웨이트 사람이라는 것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방대한 데이터 분석 끝에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이 운반책이 큰 집을 샀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이 사람은 특별한 수입이 없었는데도 엄청난 집을 산 겁니다.
이 결정적인 단서를 바탕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을 잡으라고 지시했고, 5월 1일 미군 특수부대가 헬기를 타고 와 이 집을 급습해 빈 라덴을 사살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이 끝나는 순간이었죠.
AI와 함께 진화한 고담
AI가 본격적으로 활용되면서 고담은 크게 진화했습니다. 전쟁을 예측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됐고, 공격과 방어 모든 분야에서 쓰이게 됐어요. 어떤 표적을 맞혔을 때 적에게 얼마나 큰 타격을 줄지, 적의 미사일이 어디로 날아올지도 예측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해 "전쟁이 날 것"이라고 알려줬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시작된 지 99일 만에 팔란티어 CEO가 우크라이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본격적인 군사 협업을 시작했어요. 러시아가 며칠 만에 끝낼 거라던 전쟁은 지금도 몇 년째 이어지고 있죠. 몇백억 원짜리 무기를 수천만 원짜리 드론으로 막아낼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군도 팔란티어의 고담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살상용 드론의 명중률이 50%에서 80%로 높아졌고, 이란의 드론 공격 90%를 방어할 수 있게 됐다고 해요. 아이언돔은 미사일 방어에 강하지만 드론은 막기 어려운데, 팔란티어 소프트웨어로 드론의 출발 위치와 날아올 경로를 미리 파악해 선제 타격을 하는 식으로 방어율을 끌어올린 거죠.
군대를 넘어 기업으로: 파운드리
최근 팔란티어는 민간 기업에서도 많이 쓰입니다. 파운드리(Foundry)라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에요. 군사용 고담으로 수많은 데이터의 관계를 찾아 시각화하고 최적의 전략을 세운 것처럼, 기업에서도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기업이 "우리 업무에 AI를 도입해 달라"고 의뢰하면, 팔란티어는 먼저 "왜 AI가 필요한가?"라고 묻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AI가 시급한 게 아니라 다른 걸 먼저 바꿔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해요. 근본적인 구조에 무엇이 잘못됐는지부터 들여다보는 거죠. 협력 구조, 납품 구조, 제조 공정, 유통 채널 같은 다양한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겁니다. 팔란티어가 가장 자랑하는 이 기술이 바로 온톨로지예요.
예를 들어 볼까요? 테슬라에는 없는데 다른 회사 전기차에는 왜 시동 버튼이 있을까요? 운전자를 위한 배려일까요? 사실은 시동 버튼을 만드는 협력 회사와의 관계를 끊지 못해서 필요 없는 버튼을 그대로 달아 둔 것일 수 있어요. 이런 사실이 드러나면 기업은 구조를 혁신하고, 버튼을 없애 원가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팔란티어 제품을 도입한 기업이 있어요. HD현대, 대림산업, 포스코 같은 기업들이 팔란티어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작년 4분기에 팔란티어를 쓰는 한국 기업 대부분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어요. 기업 내부 사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기업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확실한 이점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새 엄마 같은 소프트웨어
『돈의 속성』의 저자 김승호 씨는 팔란티어의 극초기 투자자로, 지금은 평가 금액만 천억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는 팔란티어를 '새엄마'에 비유했어요. 기업이 팔란티어를 만나면 새엄마를 만난 것처럼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뜻이죠. 그만큼 팔란티어는 회사의 속성이나 밸류체인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확실한 이점이 있는 소프트웨어라는 겁니다.
그림자: 논란과 경쟁
물론 잘나가는 팔란티어에도 복병은 있습니다. 심부름 센터가 늘 착한 일만 하지는 않잖아요. 실제로 한 기업에 컨설팅하면서 비윤리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져 논란이 된 적도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이민자 단체들이 팔란티어를 상대로 시위를 벌였어요. 논란이 있는 이민자 추방 단속 정책 뒤에 팔란티어가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또 비슷한 소프트웨어끼리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도 위기 요인이에요. 여러분도 써 보셨을 챗GPT를 만든 오픈AI는 국방부와 2억 달러짜리 대형 계약을 맺었고, 미군 국방부 안에 AI 기업 최고 인재들로 구성된 엘리트 테크 부대도 만들었습니다. 이 기술혁신단에는 오픈AI 두 명, 메타 한 명, 팔란티어 한 명이 들어갔고, 앞으로 각 회사의 명예를 걸고 경쟁하게 될 거예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와 미국 국방부가 500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삭감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팔란티어에는 도전 과제입니다.
국내에서도 팔란티어 같은 세계적인 시스템 플랫폼 기업을 꿈꾸는 회사들이 등장하고 있어요.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IT센 글로벌은 디지털 자산과 클라우드 보안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회사로, 조달청과 국방부 같은 공공 부문을 고객으로 두고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산업별 특화 플랫폼을 개발해 서비스할 계획을 가지고 있죠. 얼마 전에는 위성도 쏘아 올렸는데, 위성 영상과 드론 영상, 장거리 감시 카메라 영상을 실시간으로 융합 분석해 스마트시티나 교통 관리, 소비자 행동 패턴을 AI로 분석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팔란티어에 도전장을 내고 있습니다.
승승장구하는 팔란티어, 다음 모습은 무엇일까요? 경쟁의 파고를 넘어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제품을 들고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요? 함께 지켜보시죠. 소비더머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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