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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가 본 미래는? AI 방산 기업의 위험한 질주 / 오그랲 / 비디오머그

비디오머그 - VIDEOMUG · 2025-03-05 · 유튜브 시청 883,045 · Board Views 5 ·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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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엔비디아#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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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민기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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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는 미국 정부(특히 국방부) 계약 중심의 빅데이터·AI 기업으로, 2024년 서학개미 순매수 2위이며 주가는 연간 340% 상승 후 최근 급락. 국방 AI 수요가 늘며 유럽 방산 스타트업 투자도 급증(2024년 52억 달러). 다만 우크라이나·가자 전쟁에서 AI 무기·표적 선정의 민간인 피해 문제가 제기되며 규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음. 영상은 투자 방향 예측 없이 기업·윤리 이슈를 설명.

다듬은 글

※ AI가 다듬은 글(오탈자·군말 정리)

01. 안녕하세요. 데이터를 만지고 다루는 민 기자입니다. 다섯 가지 그래프로 설명해 드릴 주제는 팔란티어입니다. 한동안 미국 주식 이야기를 하다 보면 엔비디아와 함께 빠지지 않던 종목이 있습니다. 바로 팔란티어입니다. 국민연금조차도 엔비디아를 팔고 팔란티어를 매수했다는 얘기도 있었죠. 팔란티어가 국방·군사 AI 기업이라는 얘기는 들었는데, 정확히 어떤 기업인지, 도대체 왜 이렇게 잘 나가는지, 그리고 AI가 좋긴 하지만 이걸 군대와 무기에 활용하는 건 괜찮은 건지, 다섯 가지 그래프를 통해 풀어보겠습니다.

02. 먼저 팔란티어가 얼마나 핫했는지 보겠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 정보 포털에 들어가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고판 주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였습니다. 테슬라의 순매수 규모는 10억 달러가 넘죠. 그다음이 팔란티어입니다. 팔란티어는 순매수 6억 286만 달러로 지난해 순매수 4위를 기록했고, ETF를 제외하고 기업만 보면 2위입니다. 서학개미의 관심에 힘입어 지난해 팔란티어 주가는 무려 340% 올랐습니다. 최근에는 급락이 이어지면서 서학개미들의 눈물을 적시고 있지만, 지난해 가장 핫한 기업 중 하나였다는 건 부인할 수 없겠죠.

03. 팔란티어는 2003년에 설립된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제공하는데, 주요 고객이 미국 정부라는 것이 특이한 점입니다.

04. 첫 번째 그래프로 팔란티어가 미국 정부와 얼마나 많은 계약을 따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 그래프는 지금까지 팔란티어가 미국 정부와 맺은 계약을 모아 연도별로 나타낸 것입니다. 2008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 총 308건의 계약이 진행되었고, 가장 큰 금액의 계약은 2024년에 나왔습니다. 작년 한 해에만 6억 6,670만 달러의 계약을 따냈어요.

05. 기관별로 보면 미국 국방부가 팔란티어 최대 고객입니다. 총 13억 7,825만 달러의 계약을 진행했죠. 국방부를 제외한 다른 모든 기관을 합쳐도 국방부에 미치지 못할 정도입니다. 국방부 다음은 미국 보건복지부, 3위는 국토안보부입니다.

06. 팔란티어가 이렇게 정부 기관들과 계약할 수 있었던 건, 만드는 제품이 정부의 보안 이슈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범죄 예방, 테러 대응, 군사작전에 특화된 '고담'이라는 제품이 정부를 상대로 잘 팔리고 있습니다.

07. 물론 팔란티어가 미국 정부만 상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국가의 정부들과도 계약을 맺고 있고, 일반 기업에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2024년 4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55%는 정부 기관에서, 나머지 45%는 일반 기업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 기업에는 '파운드리'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AI를 결합한 'AIP'라는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고담과 통합하면서 군사 모니터링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08. 참고로 '팔란티어'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보물 중 하나입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마법사 사루만이 사용한 구슬이 바로 팔란티어인데, 이 구슬만 있으면 천 리 밖에 떨어진 곳도 볼 수 있죠. 이 이름을 회사에 붙인 사람은 창립자 피터 틸입니다. 피터 틸은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죠.

09. 최근 흐름은 조금 바뀐 듯하지만, 원래 실리콘밸리는 전통적으로 진보 색채가 강했습니다. 그런데 피터 틸은 그 안에서 보수적 색채를 오랫동안 유지해 왔죠. 보수주의자이면서 동시에 열렬한 톨킨 팬이라는 것도 그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그가 창업한 여러 기업에는 톨킨의 세계관이 담겨 있습니다. 그가 만든 벤처 펀드 이름도 '발라 벤처스', '미스릴 캐피탈'처럼 반지의 제왕 세계관에 나오는 개념들입니다. 참고로 현 미국 부통령 JD 밴스가 미스릴 캐피탈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데, 당시 피터 틸이 밴스의 멘토 역할을 했다고 알려져 있고, 트럼프에게 밴스를 소개한 것도 피터 틸입니다. 피터 틸 이야기는 할 것이 굉장히 많아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다뤄 보겠습니다.

10.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팔란티어도 처음부터 이런 자리에 있었던 건 아닙니다. 과거에는 방위산업에 IT 기술을 접목한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기 매우 힘들었어요. AI 연구자들이 군사나 국방 영역에 AI 기술을 쓰는 것을 매우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군은 머신러닝, 딥러닝 등 AI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꾸준히 군에 도입하려고 했습니다.

11. 8년 전인 2017년 4월, 미 국방부는 '프로젝트 메이븐'이라는 것을 출범시켰습니다. 문서에는 '알고리즘 전쟁 교차 기능 팀(Algorithmic Warfare Cross-Functional Team)'이라고 적혀 있는데, 국방부가 보유한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이를 실제 전투에 쓸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이 집중한 것은 무인 드론의 정밀도를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무인 드론이 수집한 영상 정보를 분석하고 타격 목표의 정밀도를 높이는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목표였죠. 이 목표를 위해 국방부가 접촉한 기업이 구글입니다.

12. 그런데 이 사실이 2018년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그러자 구글 내부에서 직원들의 엄청난 항의와 분노가 터져 나왔어요.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군사 첩보 활동에 우리 기술이 쓰이는 것이 맞느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상황이 심각해졌습니다. 당시 구글 클라우드의 AI 수석 과학자였던 페이페이 리라는 분은 구글이 군사용 AI 계약을 따내면 통제할 수 없는 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사내에 경고했습니다. 특히 AI 무기화는 인간 중심의 AI와 정반대의 길이라며 우려했죠. 하지만 프로젝트는 강행되었고, 구글 직원 4천여 명은 구글이 AI를 국방부에 제공하지 말라는 청원을 냈습니다. AI 기술 담당 연구원 12명은 항의의 뜻으로 사임하기도 했습니다.

13. 구글의 창립 모토는 "Don't be evil(악마가 되지 말자)", 즉 나쁜 짓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이 모토를 회사 경영진을 향해 던졌죠. 결국 구글 경영진은 국방부와의 공동 연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합니다.

14. 이 일 이후 사람을 해칠 수 있는 영역에 AI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그래서 수천 명의 AI 연구진이 '치명적 자율무기 서약'에 서명하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그래프가 바로 이 서명 데이터입니다. AI 자율무기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이 서약에는 개인 연구자 4,805명, 기관 20,047곳, 국가 30곳이 참여했습니다. 서명자 중에는 현재 AI 4대 구루 중 한 명인 요슈아 벤지오, 딥마인드 공동 창립자인 데미스 하사비스, 무스타파 술레이만, 셰인 레그의 이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테크노 킹 일론 머스크의 이름도 있습니다.

15. 그런데 이런 흐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반전됩니다. 유럽은 오랫동안 전쟁이 없었고, 미국의 안보 우산 덕에 군사 지출이 꾸준히 줄어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서 전쟁이 발생해 버린 것입니다. 팔란티어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습니다. 유럽 각국 지도자들에게 공개 서한을 보냈고, 유럽의 안보 위기를 실리콘밸리의 방산 기술로 해결하자며 세일즈에 나섰죠.

16. 사실 유럽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골치가 아팠습니다. 트럼프 1기 시절 미국이 나토 탈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지금도 트럼프는 틈만 나면 나토 이야기를 하고 있죠. 유럽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으면 나토 조약에 따라 미국도 대응해야 하고, 그러면 비용이 발생합니다. 게다가 나토 방위비도 미국이 유럽보다 더 많이 내고 있었습니다. 돈은 돈대로 내고 보호도 미군이 하는 구조가 트럼프 입장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17. 이런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방위비를 올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2023년 유럽 43개국 중 39개국이 전년 대비 군사 지출을 평균 16% 늘렸습니다. 이 흐름은 기업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18. 세 번째 그래프는 유럽의 방산 스타트업 투자 흐름입니다. 프랑스 시장조사기관 딜라의 2025년 1월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국방·보안 관련 벤처 기업에 투자된 자본은 2024년 52억 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2023년과 비교하면 24% 늘었고, 2019년과 비교하면 5년 사이에 다섯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19. 방산 스타트업의 기세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확인됩니다. 2024년 3분기 벤처캐피털 투자 동향을 보면, 미국과 유럽의 최고 투자액 모두 방산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안두릴 인더스트리가 15억 달러 투자를 받았고, 유럽에서는 독일의 헬싱이 4억 8,300만 달러 투자를 받았습니다.

20. 안두릴은 다양한 종류의 센서를 장착한 무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입니다. 2023년에는 미 공군의 정찰용 소형 드론 '고스트' 공급 계약을 맺었고, 작년에는 6세대 전투기 개발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안두릴이라는 이름 역시 톨킨 세계관에 나오는데,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 아라곤이 사용한 검의 이름이 바로 안두릴입니다. 역시 이 회사에도 피터 틸이 투자했습니다. 독일의 헬싱은 공격용 AI 무인 드론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뿐 아니라 앞으로 나토 회원국을 상대로도 세일즈에 나설 계획입니다.

21. 기업뿐 아니라 나토도 자금을 마련해 기술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나토 혁신 펀드(NIF)'라는 것인데, AI와 로보틱스 같은 미래 기술에 총 1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작년 6월에는 나토 혁신 펀드가 직접 투자할 유럽 기술 기업을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22. AI 기술이 접목된 무기는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은 '공격용 AI 실리콘밸리'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AI 드론 기술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죠. 3년 전 전쟁 초기만 해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이렇게 오랫동안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겁니다. 그 배경에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가진 미국의 지원이 있었고, 또 하나는 방산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이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에 '브레이브1'이라는 국방 기술 플랫폼을 출시했습니다. 다양한 기술을 우크라이나 군에 바로바로 적용하겠다는 취지였죠. 이 플랫폼을 통해 무인 드론, 무인 수중 차량 같은 다양한 프로젝트에 보조금이 지급되었고, 일부는 실제 전선에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23. 하지만 AI를 활용한 무기를 실제 전투에 쓰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AI의 오류는 분명히 존재하는데, 민간인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이며,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AI 무기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데이터로 살펴보겠습니다.

24. 네 번째 그래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에 의해 발생한 민간인 사상자 현황입니다. 지난 2월 11일 UN 인권감시단이 발표한 보고서 자료인데, 2024년 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매달 드론에 의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드론 기술은 점점 발전하는데, 오히려 사상자 규모는 커지고 있어요. 2025년 1월에는 사망자와 부상자 모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사망자 규모와 비교하면 전체 사상자는 최근 줄고 있지만, 드론으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는 계속 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5. 게다가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드론 무력화 시스템에 대응하기 위해, 조종 신호가 끊기더라도 스스로 적을 공격하는 AI 드론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에서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AI가 알아서 인간을 살상하는 시스템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26.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전쟁에서도 AI 전쟁의 참혹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하기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가스펠'이라는 AI는 이스라엘 공군이 폭격할 목표물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고, '라벤더'라는 AI는 공격 대상이 될 사람을 분류해 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라벤더를 활용해 하마스 요원을 골라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무분별한 희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마스 요원의 특징을 학습한 라벤더는 팔레스타인 시민을 임의로 분류하게 되는데, 하마스 요원이 아니더라도 이름이 비슷하거나 무장 세력과 친족 관계이면 사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렇게 분류된 하마스 후보군은 3만 7천 명에 달했습니다. 이스라엘 정보 당국자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라벤더의 오류율이 10%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게다가 이 후보군을 처리하는 데에는 정밀 유도 무기가 아닌 제 할 일을 다하는 '멍청한 폭탄(dumb bomb)'을 사용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간인 피해를 이스라엘은 그냥 넘겨 버린 것입니다.

27. 그 영향으로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역대 어느 때보다 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냈습니다. 2012년 이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수행한 작전의 사상자 데이터를 보면, 이번 전쟁 첫 3주 동안의 사망자 규모가 다른 작전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민간인 희생자 비율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작전들은 대부분 30~40% 수준인데, 2023년 '철검 작전'에서는 그 비율이 60%를 넘습니다. 이 자료를 만든 이스라엘 교수는 전례 없는 수준의 살상이라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28. 피해 규모를 작년까지 넓혀 보겠습니다. 작년 9월까지 신원이 확인된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모두 34,343명입니다. 이 중 어린이가 33.1%, 18세부터 59세까지 성인 남성이 40%입니다. 이들 모두가 하마스 세력이라고 치더라도, 나머지 60%는 어린이, 여성, 노인 같은 전쟁과 상관없는 민간인이었던 거죠.

29. AI를 군사 영역에 활용할 때 윤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2023년 말 UN 총회에서는 '치명적 자율무기 시스템 대응 결의안'이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외교·국방 당국자들이 기업인, 학계, 시민단체와 함께 모여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을 논의하는 '리에(REAIM)'라는 회의도 계속 열리고 있습니다.

30. 리에에서 채택된 선언에는 전쟁에서 AI를 사용하더라도 국제인도법을 준수하고, 무력 충돌 과정에서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다섯 번째 마지막 그래프는 리에 선언을 지지하는 국가들입니다. 2023년 헤이그에서 열린 첫 리에에는 60개 국가가 이 결의안에 참여했습니다. 2024년 두 번째 리에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렸는데, 여기에는 총 61개 국가가 참여했죠. AI를 책임 있게 군사적으로 이용하자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반길 일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조치들이 강제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하루빨리 법적 구속력이 있는 규정을 자율 살상무기에 부과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같은 국가들은 굳이 새로운 국제법이 필요하냐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31. 그 사이 주요 기업들은 앞다투어 달려가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미 국방부의 프로젝트 메이븐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팔란티어가 이를 이어받아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에는 팔란티어뿐 아니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메이븐을 놓친 구글은 이스라엘의 '프로젝트 님버스'라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이스라엘의 국가 보안용 솔루션을 만드는 사업인데, 세부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감지하고 감시하는 데 쓰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작년 구글 컨퍼런스에서는 구글 소속 엔지니어가 이 사업에 항의했는데, 구글은 그 직원을 바로 해고해 버렸습니다. 게다가 구글은 이번에 AI 윤리 지침을 업데이트하면서, AI 무기와 감시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구글의 AI 분야 책임자는 앞서 본 치명적 자율무기 서약에 서명했던 데미스 하사비스입니다.

32. 오픈AI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픈AI는 구글처럼 자사 모델을 무기 개발에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안두릴과 AI 드론 방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습니다.

33.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이용해 인공 질소 비료를 만든 화학자가 있었습니다. 이 화학자의 발견으로 인류는 굶주림의 공포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화학자가 이 방법을 이용해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간 독가스를 발명했습니다. 인류에게 식량난을 없애 준 화학자는 프리츠 하버, 그리고 독가스를 만든 화학자도 역시 프리츠 하버입니다.

34. 화학 물질을 잘 활용하면 인류를 풍요롭게 만드는 비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 활용하면 독가스로 사람을 죽일 수 있죠. 화학 물질뿐 아니라 핵도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기술을 '이중용도 기술(dual-use technology)'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함께 이야기한 AI도 마찬가지입니다. AI 기술의 발전은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 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군사 용도로 잘못 쓰이면 우리 삶에 엄청난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AI 기술을 인류를 위한 방향으로 쓰고 발전시키려면 적절한 규제가 필요합니다.

35. 안타깝게도 현재 모습은 그렇지 않은 듯합니다. 인간 중심의 AI를 위해 AI 안전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국가 중심의 AI를 위해 AI 안보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36. 오늘 준비한 영상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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