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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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결론: 코로나 이후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으나 일본식 장기 디플레까지 갈지는 정책 대응에 달려 있다. 일본 비교와 디플레 위험: 한국은 저출산·저성장으로 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졌고, 코로나 충격으로 유휴설비와 과잉재고가 생겨 디플레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봄. 일본은 90년대 버블 붕괴 후 소비세 인상과 금융 구조조정 지연이 겹쳐 장기 디플레로 이어졌다. 정책 실패 조건: 세금 인상이나 금융 구조조정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일본처럼 장기 침체로 갈 수 있다고 경고. 정부가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언급. 부동산 버블 비교: 일본은 상업용 부동산 버블(황거 주변 등, 평당 수억~10억 원대)이 붕괴하며 자산 손실이 GDP의 약 3배(약 1500조 엔) 규모로 발생. 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는 같은 시기 버블 붕괴를 겪었지만 잘 회복했다고 비교. 한국 현황: 현재 기준금리는 0%대 제로금리 수준이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대로 낮아, 부동산 시장 재과열 가능성을 우려. 정부는 저금리로 경기를 부양하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 할 것이라 전망. 리스크: 정책 실패 시 일본식 장기 디플레, 부동산 과열 후 급락 가능성. 출연자 전망: 한국은 일본식 완전 장기 디플레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나 회복은 더디고, 과잉재고 해소에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
다듬은 글
이번 중앙은행과 정부 당국의 대응을 보면서 저는 다음 주에 나오는 신간 『디플레와의 전쟁』의 문제의식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도 저출산과 성장률 둔화가 겹치면서 디플레이션 쪽으로 가는 흐름이 예상되는데, 이걸 어떻게 보고 계신지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 경제는 과거에 연 10% 가까이 성장하던 나라였는데, 최근에는 2%도 안 나오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이번 코로나 쇼크까지 겹치면서 유휴 설비, 즉 남아도는 노동력과 공장이 늘어날 것 같아 걱정입니다. 예를 들어 생산능력(캐파)은 있는데 수요가 그 아래에 머물면 경제 전체에 강한 디플레이션 압력이 생깁니다.
이 압력은 두 군데서 생깁니다. 첫째는 노동 시장입니다.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 조정을 받게 되면 소비가 위축됩니다. 둘째는 재고입니다. 기업들이 팔리지 않은 제품을 떠안게 되면 가격을 낮춰서라도 처분해야 합니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자동차 회사들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쇼크까지 겹치니 이게 경제 전체로 퍼질 수 있다는 걱정이 큽니다.
많은 분들이 한국이 일본식 디플레로 갈지 궁금해하시는데, 이를 판단하려면 일본이 90년대 무엇을 잘못했는지 먼저 봐야 합니다.
일본은 90년대 초 버블이 붕괴한 뒤 경제가 힘든 상황에서 1997년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가 소비세를 올리는 최악의 정책을 썼습니다. 당시에는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서 겨우 회복세를 보이던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해 6월 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졌고, 여기에 세금 인상이 겹쳤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금융 구조조정을 제때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일본 보험사와 증권사, 은행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면서 뱅크런 우려까지 커졌고, 경제는 완전히 가라앉았습니다.
그때 물밑에 있던 문제들, 즉 과잉 설비와 부실 채권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금을 올린 것이 치명적이었습니다. 회복의 기회를 놓친 것입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우리도 위험 신호가 있지만 일본처럼 바로 세금을 올리는 정책은 쓰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추경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있지만, 세금 인상으로 경기를 죽이는 정책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경기가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오더라도, 추세 성장률 아래에서 회복된다면 장기간 저성장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가가 오르지 않고 평평한 국면이 길어지면 V자 회복이 아니라 L자형으로 가기 쉽습니다. 이때는 쌓인 재고와 과잉 설비를 해결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일본의 80년대 말 버블 경제를 보면, 자산 가격의 폭등과 폭락이 함께 나타났습니다. 당시 일본의 땅값은 말도 안 되게 올랐습니다. 도쿄 황궁 주변 땅을 팔면 미국 캘리포니아 전체를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왔고, 상업지역은 평당 10억 원 가까이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격 상승을 막지 못하고 금리를 6%에서 1.5%까지 높인 것이 자산 버블을 터뜨렸습니다.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을 때 금리를 빨리 내려야 했지만, 정책 대응이 늦었습니다. 1990년 걸프전으로 유가가 오르면서 인플레 우려가 생기자 금리 인하가 더 늦어졌습니다.
그런데 버블이 꺼진 나라는 일본만이 아닙니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도 부동산 버블이 꺼졌지만 지금은 잘 살고 있습니다. 결국 차이는 정책 대응의 차이였습니다. 일본은 중앙은행과 정부가 부실을 빨리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일본 GDP의 세 배 정도에 해당하는, 1,500조 엔 규모의 자산이 사라졌습니다. 이것은 개인들의 노후자금과 교육자금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주거용 부동산은 상업용만큼 버블이 심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상업용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기업들이 연쇄 도산했습니다. 올림푸스 같은 기업이 대규모 회계 분식을 저지른 것도 과거 손실을 숨기고 버티다가 결국 드러난 결과입니다. 일본 기업들이 오랫동안 과잉 재고와 손실을 안고 버틴 이유입니다.
물론 지금 한국에도 일부 버블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처럼 전면적인 버블은 아니라고 봅니다. 일본은 자산 버블 상황에서 금리를 올렸지만, 지금 한국은 제로 금리에 가까운 상태에서 우량 차주의 대출금리가 0%대, 일반 부동산 담보대출이 1%대입니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걱정입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면서 저금리로 경기를 부양하고, 돈이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가게 하려는 정책을 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시장을 완전히 죽이려고 정책을 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점이 일본과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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