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태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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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초 지정학 격변 가능성을 강조하며 트럼프의 대러 화해·대중 봉쇄 구도를 해설. 비트코인은 85,000~91,000달러 박스권을 지키는 온화한 겨울을 예상하나 방향에 대해선 중립 입장. 이더리움은 장기 비중 확대를 고려할 만하다는 취지지만 특정 시점 매수 권유는 부인하며 기복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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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8만 5,000달러에서 9만 1,000달러 수준을 지키면서 이 온화한 겨울을 보내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은데, 저는 약간 중립입니다. 패턴과 탈패턴을 모두 시야에 두고 상황을 봐야 합니다.
아무튼 2026년은 굉장히 다이내믹할 것 같습니다. 좋은 의미에서는 활기가 넘칠 거고, 나쁜 의미에서는 상당히 불안할 것 같아요. 한국도 그렇고, 지정학의 판이 바뀌는 시기니까요. 상당히 격동적이죠.
사실 트럼프의 글로벌 지정학 구상은 닉슨 독트린의 반대 버전입니다. 닉슨은 중공과 손을 잡고 소련을 봉쇄했습니다. 반대로 트럼프는 러시아를 끌어들여 화해하고, 중국을 봉쇄하려는 것이 1기 때부터, 2016년부터 이어진 외교 정책의 큰 줄기입니다.
미국 내에는 친중파도 많았고 반러파도 많습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좌우, 그리고 반너·친중 구도가 있었죠. 그래서 트럼프는 1기 때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이나 국방장관 같은 사람들이 전부 반러 성향이었으니까요. 그런데 트럼프 본인은 친러 노선이었습니다.
그러니 워싱턴의 기득권이 트럼프를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제 얘기가 음모론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지정학자들도 이 정도 수준의 음모는 얘기하니까요. 물론 다른 이유도 있고, 트럼프 개인의 인격적 결함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반러파들은 트럼프의 친러 정책을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내통 스캔들을 터뜨렸죠. 실체가 무엇이든 간에, 트럼프를 러시아 간첩으로 몰아 권위와 권력을 빼앗으려 했던 것이 2016년의 상황이었습니다. 그 당시 워싱턴 정가는 친중파가 꽉 잡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이든이 러시아와 척을 지자 미국 국내 여론이 돌아섰습니다. 한국 언론은 아직도 공부가 덜 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해리스가 될 거라고 예상했던 언론들이었으니까요. 제가 기자 선배들 모임에 가서도 이런 얘기는 전혀 하지 않지만, 마음속으로는 '바보들이구나' 하고 생각하곤 합니다. 지난 몇 년간 지정학에 대해 이분들과 대화하면서 맞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국내 정치는 잘 맞추더라고요. 저보다 훨씬 나은데, 바다 건너 일은 완전히 틀립니다.
미국의 올드 레거시 미디어를 주로 읽으시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걸 신봉하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화해해야 하는데, 러시아와 화해하려면 우크라이나 문제를 건드리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니 한국 언론에서는 트럼프가 거의 반역자처럼 느껴지게 보도하죠. 그런데 닉슨도 당시 그랬습니다. 닉슨도 한반도에서 전쟁을 치렀던 중공을 끌어안는 것을 비밀 작전으로 추진했습니다. 그 여파로 결국 닉슨 탄핵 직전까지 갔죠. 키신저도 닉슨이 기자들에게 인기가 없었던 이유가 비밀주의 때문이었다고 회고합니다.
비밀주의는 반중 성향이 굳어 있던 관료들과 실제로 러시아 간첩들이 백악관 내부에서 맹활약을 했기 때문입니다. 닉슨은 성격상 비밀주의를 택했고, 기자들을 따돌리며 중국과의 데탕트를 성공시켰습니다. 그런데 매사 이런 태도였으니 기자들이 열을 받았죠. 이전 대통령들에게는 문제 삼지 않았던 녹음이나 도청도, 케네디도 했던 것인데 닉슨에게는 관대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기자들에게 미움을 받아 쫓겨났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음모론이 아닙니다. 지금 트럼프 정치도 이렇게 보셔야 합니다.
정치인들의 오디언스는 국민이 아니라 기자입니다. 제가 국회 보좌관을 했기 때문에 잘 아는데, 정치인들은 대놓고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의 오디언스는 국민이 아니라 기자다." 기자라는 창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진짜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려면 험한 길을 가야 하는데, 트럼프가 바로 그런 길을 간 것입니다. 기자 집단을 넘어서 국민과 직접 만날 통로가 거의 없으니까요. 대중 집회를 세게 잡아야 하는데, 정치인이 대중 집회를 해도 사람들이 모이지 않죠.
지정학에서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중국이 시진핑이 아니라 후진타오 같은 리더십으로 10년을 더 했다면, 아마 미국이 서태평양을 중국에 맡겼을 거라는 게 정설입니다. 미국은 힘이 빠지고 있으니까 서태평양은 중국에 맡기고, 반너 노선을 가면서 친중을 하고, 대만·일본·한국까지 중국의 세력권임을 인정해 주는 방향입니다. 그러면 미국은 남미, 캐나다, 그린란드에 대한 그립을 더 강하게 쥐었을 겁니다. 시진핑은 그 흐름을 바꾼 상징이죠.
그런데 시진핑이 미국에 발톱을 드러내니까, 미국은 서태평양을 중국에 넘겼다가는 세계 최대 산업지대와 반도체 생산 지역을 통째로 빼앗길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셰일가스 혁명이 진행 중이라 중동을 잃는 것은 과거만큼 치명적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동북아시아가 미국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중국이 이빨을 드러내니 미국은 물러설 수 없게 된 것이죠.
미국이 바다 건너에서 그립을 놓고 본토 주변에 그립을 잡는 쪽으로 강화되는 것은, 미국이 가진 시스템적 한계가 채권, 달러, 국내 정치에 나타난 결과입니다. 큰 틀에서 보면 중국에 대해 변수가 생긴 것입니다. 이제 서태평양을 중국과 공동 지배하거나 중국의 나와바리로 인정하는 선택지는 미국에게 사실상 없어졌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러시아를 끌어들이는 길뿐입니다. 빨리 러시아와 화해해야 하는 것이죠. 러시아가 화해할 만한 나라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푸틴은 30년 장기 집권을 하고 있는 깡패 같은 존재니까요. 그래도 러시아와 협력해야만 중국을 봉쇄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만 잘 풀리면, 이란이나 중국 영향력이 있는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는 하룻저녁거리로 보는 것 같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현재 모습이 바로 이것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어떻게 될지는 모릅니다. 비트코인은 지정학적 자산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위기 때 제일 먼저 떨어지곤 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많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8만 9,000달러대 아니에요? 89,700달러죠. 그래서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은 아닙니다. 올해를 좋게 보는 주장도 있고 나쁘게 보는 주장도 있는데, 저는 하나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둘 다 시야에 두고 가야 합니다. 이것이 지난해 가을부터의 제 스탠스입니다. 패턴과 탈패턴을 모두 보면서 상황을 봐야 합니다.
연초에 수영장에서 아무 일도 없는 하루가 너무 좋았습니다. 어제까지는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베네수엘라에 일이 생겼네요. 아무 일 없는 날이 얼마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세계가 정말 너무 다이내믹합니다. 여러분은 투자 자산 가격에 관심이 많으시겠지만, 가격이 올라 부자가 된들 전세가 불안하고 전쟁이 나면 다 의미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제 영상을 보고 강의를 들으실 때 조심하셔야 할 게 있습니다. 제 얘기는 기본적으로 지적 관심입니다. 비트코인도, 이더리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어느 시즌에 무엇을 떠든다고 해서 그 시즌에 가격이 오르는 일은 없습니다. 우연일 수는 있어요. 지난번 서킷에서 말씀드렸는데, 제 가족 중 한 분이 제 영상을 보고 이더리움을 샀다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 말씀은 웃자고 한 농담이 아니라, 그러지 마시라고 드린 말씀입니다.
여러분이 이더리움을 사고 안 사고는 자유입니다. 제가 이더리움을 강조한다고 지금 이더를 사라는 뜻은 아닙니다. 할 수 있으시면 이더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좋겠지만, 그 시점을 잘 찾으셔야 합니다. 기복이 분명히 있고, 이더리움이 지금 독립적으로 가격을 갖기가 아직 꽤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럼에도 지식 근로자들의 담론에서 같은 얘기가 반복되는 것은 어떤 컨센서스가 있다는 뜻입니다. 모두에게 해당하지는 않지만, 공부를 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지금 이더리움이 이 가격일 수 없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내년 전망이 1만 달러이고, 올해 말 전망도 1만 달러라고 하는데, 지금 흐름을 보면 5,000달러도 갈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이 "오 작가가 비트코인을 하다가 이더리움을 한다니, 그럼 비트코인을 다 팔고 이더리움으로 가야겠다"라고 들으시면 안 됩니다. 그렇게 듣는 사람이 100명 중에 여러 명 있더라고요. 앞으로 저는 무엇에 대해서든 이런 식으로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워집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잘하세요.
(참고로 제가 AI가 읽어주는 영상을 듣고 있는데, 퀄리티가 꽤 좋습니다. 강좌 하나만 들으면 핵심만 모은 것이라 난이도가 있는데도 완행열차라고 하기에 무색할 정도입니다. 비슷한 주장을 반복해서 듣기에도 좋고, 무엇보다 목소리가 깨지지 않고 차분해서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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