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염승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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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 중심 접근이 미국 빅테크보다 유리하다고 봄. 반도체는 중국 수요 회복과 2024년 하반기 개선, 공급 축소를 근거로 상승 기대; 삼성은 감산 없이 점유율 확대 전망. 현대차는 IRA 악재는 이미 반영됐으나 금리 부담으로 내년 판매 부진 우려, 인내 필요. 밸류에이션 매력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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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은 왜 함부로 못 하냐면요, 나중에 업황이 갑자기 좋아지잖아요. 감산한 CEO는 욕을 먹습니다. 하이닉스한테 뭐라고는 못 해요. 하이닉스 잘못은 아니에요. 업황이 안 좋은 걸 어떡하겠습니까. 그건 경영자 탓으로 할 수 없는데, 다 똑같아요. 삼성이든 누구든 감산을 함부로 못 하는 이유가 그겁니다. 대응이 안 되니까요. 저렇게 돈을 버는데 우리는 생산도 못 하고 감산까지 하고 있으니까요. 되게 어려운 결단이에요. 그런데 안 할 수가 없어요. 너무 안 좋으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죠. 그런데 삼성은 어쨌든 감산은 안 하죠. 만약 내년 업황이 좋아지면 삼성은 치고 나가는 거예요. 점유율을 더 늘리는 거죠. 그러니까 삼성 입장에서는 2, 3등이 감산해 주는 게 고맙죠. 완전 땡큐예요. 1등의 여유가 있는 거죠. 물론 삼성까지 같이 줄이면 업황이 더 빨리 돌아설 수도 있어요. 삼성이 늦게 가거나 안 한다고 하니까 좀 늦어지겠지만, 어쨌든 3사 모두 좋아지겠죠. 다만 삼성이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 1위의 품격이 있고, 현금도 많거든요. 그런 점들 때문에 지금 감산을 안 하고 있는 게 오히려 나중에 더 장점이 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중국도 좋겠죠. 당연히 경제가 정상화되니까 좋은데, 중국 증시 투자는 너무 어렵잖아요. 정치 리스크가 워낙 커요. 여러분이 잘 아시면 상관없지만,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하는 건 리스크가 있다고 봅니다. 방향성으로는 중국과 홍콩도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어요. 다만 한국과 미국을 놓고 보면, 사실 이 구분도 큰 의미가 없어요. 올라가는 기업은 올라가고, 떨어질 기업은 떨어집니다. 올해도 오른 기업들이 있어요. 미국 나스닥은 폭락했지만, 다우의 대표 기업 몇 개, 특히 엑슨모빌은 많이 올랐습니다. 그러니까 "올해 한국이 좋을 테니 한국만 하겠다", 혹은 반대로 "미국만 하겠다"고 하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어요. 그래서 너무 구분할 필요는 없지만, 환경상으로는 한국이 조금 더 유리하다고 봅니다.
미국 빅테크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빅테크 시대는 조금 저물어 가는 것 같아요. 환경이 고물가·고금리 시대로 바뀌었는데, 빅테크는 저물가·저금리의 유리한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금리가 낮으니까 그 기업들이 고평가를 받았던 거죠. 지금 금리가 너무 높아요. 내년에는 그 환경이 완화되겠지만, 옛날처럼 제로금리로 돌아가긴 어렵습니다. 당장 몇 년 안에는 쉽지 않아요. 빅테크는 지난 10년간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그 성장률은 점점 둔화될 겁니다. 2000년대 초 IT 버블 때 SK텔레콤도 어마어마하게 올랐어요. 초고속 인터넷 열풍이었고, 그때는 테슬라 못지않았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많이 벌지만, 밸류는 확 떨어졌어요. 성장률이 안 나오니까요. 빅테크도 똑같습니다. 돈은 더 벌어도 성장이 둔화되니까 사람들이 밸류 할인을 해 버려요.
그래서 미국에서도 성장하는 섹터가 어디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 가장 큰 트렌드는 리쇼어링이에요. 올해 미국에서 에너지 다음으로 수익률이 좋았던 게 제조업의 미국 회귀입니다. 공장을 지을 때 밸브 같은 부품 수요가 좋아요. 이 리쇼어링이 올해로 끝날까요? 내년, 내후년까지 이어질 겁니다. 그러니까 미국 안에서도 성장이 나오는 섹터를 찾아보세요. 그런데 리쇼어링 수혜주는 제조업이지, 무형의 플랫폼 기업이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제조 기반이 미국보다 훨씬 크죠. 그래서 한국이 더 유리하다고 보는 겁니다. 미국도 제조 베이스가 좋겠지만, 한국은 중간재 기업이 많아요. 올해 가장 좋았던 섹터가 2차전지였는데, 미국 공장 투자 덕분이었어요. 배터리 공장에 우리 기업들이 들어가죠. 한국 주식시장이 조금도 불리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플랫폼 기업은 옛날만큼 성과를 내기 어렵겠죠. 그래서 미국이나 유럽, 다른 나라가 공장을 지을 때 중간재를 납품할 수 있는 제조 기업을 보는 게 좋습니다.
빅테크가 지난 10년간 증시뿐 아니라 사회 전반을 지배해 왔어요. 이제 전 세계 인구 중 구글 안 쓰는 사람, 스마트폰 없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빅테크의 고성장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나오면 또 바뀌어요. 지금 전 세계 빅테크가 못 들어간 나라가 중국이에요. 중국이 만약 유튜브를 열어 준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하지만 아직은 모르는 일이고,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무언가가 나오지 않는 이상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당장 내년에 일어나기도 힘들어 보여서, 제조업 중심으로 보는 게 좋겠다는 말씀입니다.
SK하이닉스가 52주 신저가를 몇 번이나 갈아치웠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예요. 반도체가 힘들 때 이걸 보는 게 좋다는 말씀을 자주 드렸는데, 좋은 날이 오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이건 명확히 말하기 어려워요. 올해 상반기만 해도 하반기에는 괜찮을 거라고들 봤는데, 중국이 큰 변수였습니다. 상하이 셧다운으로 두 달간 생산 스텝이 꼬였어요. 극도의 고물가는 이어지는데 수요는 완전히 죽어버렸으니, 지금 재고를 떨어내야 하는 상황이에요. 이 후유증이 내년 2분기까지 갈 겁니다. 그건 다들 알고 있어요.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요.
지금 시장이 고민하는 건 내년 3분기예요.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내년 3분기부터 좋아질 거라고 얘기하는데, 시장은 아직 의심합니다. 진짜 맞느냐는 거죠. 그래서 주가가 잘 안 가는 겁니다. 3분기에 좋아지면 주가가 올라가야 하는데, 아직 불확실하니까요. 올해도 믿었는데 안 됐잖아요. 내년 3분기의 증거가 어디 있느냐고 하면, 사실 누구도 확실히 말할 수 없어요. 가봐야 아는 거니까요.
그럼에도 제가 내년 3분기가 좋아질 거라고 보는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내년 2분기부터 중국 소비가 살아날 겁니다. 중국은 소비 부양을 해야 하니까요. 가전제품 수요가 늘고, 스마트폰도 지난 몇 년간 부진했던 만큼 내년에는 올해보다 나아질 수 있어요. 그러면 반도체 수요도 올해보다는 개선되겠죠. 중국이 돌아오는 거니까요. 둘째, 내년 하반기면 코로나 특수 이후 3년 차가 넘어갑니다. 코로나 때 스마트폰부터 노트북, 가전제품까지 다 사재기했잖아요. 보통 3~4년이 지나면 교체 수요가 돌아옵니다. 노트북은 올해 최악이었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교체 주기가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셋째, 반도체는 전 세계 통화량과 연동됩니다. 통화량이 늘면 나중에 경기가 좋아지는데, 긴축 때는 경기가 나빠지기도 전에 반도체 주가가 먼저 빠집니다. 금리 인하 시그널이나 통화 정책 전환이 나오면 주가가 먼저 올라가요. 중국은 무조건 돈을 풀고 있는데, 올해 반영이 안 된 이유는 제로 코로나와 함께 가는 이상한 정책 때문이었어요. 돈은 풀면서 나오지는 말라고 했으니 효과가 없었죠. 내년에는 그 정책이 풀리면서 중국 유동성과 소비가 늘어날 겁니다. 미국은 아직 조이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어요. 이 두 가지가 맞물리면 적어도 글로벌 유동성은 올해보다 나아질 겁니다. 넷째, 공급이 줄어듭니다. 삼성은 줄이지 않더라도 2, 3등 업체들이 올해보다 많이 줄이거든요. 공급은 줄고 수요는 조금씩 살아나니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예요. 무엇보다 밸류에이션이 많이 낮아졌어요. 엄청 빠졌으니, 여기서 투자할 만한 자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반도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올라가긴 어렵더라도 내년 하반기가 좋다면 지금 주가보다 내년에 훨씬 높아져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도망갈 때가 아니라 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하이닉스, 키옥시아, 낸드 쪽도 그렇고, 마이크론도 감산과 투자 축소를 발표했지만 삼성은 "우리는 P3 투자를 유지한다"고 나왔잖아요. 그러면 반도체 사이클이 좋아질 때 삼성이 경쟁사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서 있게 될 겁니다.
반도체와 함께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게 전기차입니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가 전기차 시장을 많이 흔들었어요. 현대차 쪽은 특히 안 좋은 영향을 받았죠. 현대차가 이미 포드에 따라잡힌 상황인데, IRA가 내년에도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계속 작용할까요? 저는 큰 작용은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올해 이미 반영됐고, 다들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주가도 부진한 겁니다. IRA 부분은 지금 아무도 기대하지 않아요. 법이 바뀔 것 같지도 않고요.
내년에 전기차가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 안 팔릴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게 IRA 때문이라면, 현대차 경쟁력의 문제는 아니에요. 가장 위험한 건 IRA 효과를 받고, 제품도 동등한 조건으로 내놨는데 보조금까지 받는데도 안 팔리는 경우예요. 그건 진짜 데미지가 큽니다. 핑계거리가 없어요. 지금 현대차는 7,500달러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걸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건 용납이 되는 부분이에요. 현대차 잘못이 아니니까요. 현대차는 조지아주에 공장까지 지으려고 했고, 미국도 환영하며 악수까지 했잖아요. 사실 나중에 법이 바뀔 수도 있으니, 지금 시점에서 IRA를 너무 마이너스로만 볼 필요는 없어요.
제일 걱정되는 건 IRA보다도 현대차 주가를 짓누르는 요인이 "내년에 차가 안 팔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라는 점입니다. 보조금 때문이 아니라 금리가 너무 올랐기 때문이에요. 할부금리가 높아졌죠. 그동안은 중고차 가격이 높고 대기 수요도 길었기 때문에 신차를 예약하고 기다리면 됐어요. 딜러에게 인센티브를 줄 이유도 없었죠. 사람들이 제발 팔아 달라고 기다리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바뀌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차 생산이 늘고 있는데, 할부금이 비싸니 사람들이 계약을 취소하기 시작했어요. 자동차 수요는 금리와 소비심리에 민감하거든요. 미국 소비자들이 금리 부담으로 소비를 줄이기 시작하면, 재고가 연쇄적으로 쌓입니다. 재고가 늘면 신차 가격이 떨어지고, 딜러들에게 다시 팔아 달라고 인센티브가 올라가요. 적어도 올해보다 수익성이 떨어지겠죠.
주가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보면, 실적이 어디까지 악화될지 모른다는 게 핵심이에요. 지금은 어둠 속에 있는 셈이라, 투자자들이 불안한 겁니다. 주가가 싼 건 알겠는데, 여기서 더 빠지면 어떡하나 하는 우려죠. 그래서 현대차는 지금 가격이 매력적이지만,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려가 실제로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니까요. 현대차와 기아는 인내심이 필요한 종목이라고 봅니다. 밸류에이션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에요. 차도 잘 만들고요. 다만 차가 정말 안 팔릴지, 아니면 시장이 우려하는 것보다 잘 팔릴지는 지켜봐야 해요. 잘 팔린다면 악재는 사라지는 거고요.
테슬라도 최근 미국에서 할인 판매를 많이 했고, 그게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엄청 올리던 게 얼마 전인데, 갑자기 할인을 하니 사람들이 헷갈리는 거죠. 테슬라가 크게 빠지면서 다른 자동차 종목도 같이 끌려 내려갔어요. 그래서 지금 자동차 주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버티시되,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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