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요약 보기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중심이면 시스코 전철을 밟을 수 있으나 밸류체인 확장으로 살아남을 것. AI는 네트워크 효과가 없어 가격경쟁이 되며 전력·에너지 확보국이 유리해질 전망. 한국은 온디바이스 AI 기회가 있음. 중국은 데이터 수집에 유리하나 2012년 이후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빚 성장 한계로 쇠퇴 우려, 빈집 1억 채 등 부작용 언급.
다듬은 글
저는 엔비디아가 하드웨어에만 머문다면 앞으로 시스코 같은 길을 걸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젠슨황은 결코 그렇게 머물러 있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도 같이 개척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시스코가 망하는 걸 엔비디아가 봤는데 설마 똑같은 짓을 하겠습니까. 엔비디아는 살아남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 할 겁니다. 다만 앞으로 밸류 체인이 어디로 넘어갈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지금은 하드웨어지만, 여러분, 소셜 미디어는 전부 네트워크 효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법니다. 제가 아까 말씀드렸죠. 물가가 오를 때 가격을 전가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라고.
네트워크 효과가 일어난 기업들은 장점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탈퇴를 못 합니다. 카톡을 어떻게 탈퇴합니까. 그런데 AI에는 아직 네트워크 효과가 없습니다. 네트워크 효과가 있으면 얼마든지 가격을 올릴 수 있죠. 그런데 만약 네트워크 효과가 없다면 무슨 문제가 생길까요. 가격 경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가면 어느 쪽으로 바뀔 거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에너지로 바뀔 거라고 봅니다.
데이터 센터는 대부분의 비용이 전력 요금과 유지비로 들어갑니다. AI는 앞으로 천문학적인 에너지를 쓰게 돼 있어서 전력 요금이 모든 걸 결정합니다. AI 강국이 되려면 값싼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AI 업체들은 지구 환경도 생각하니까, 깨끗하고 값싼 에너지가 있는 나라가 앞으로 데이터 센터 강국이 될 거고, 그러면 AI 생태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여러분, 이게 참 안타까운데요. 전 세계 빅테크 기업이 지금 데이터 센터를 가장 많이 짓는 나라가 어딘지 아세요. 덴마크입니다. 덴마크는 왜 그렇냐.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이 83%입니다. 우리는 둘 다 안 되죠. 깨끗한 에너지도 힘듭니다. 땅값이 비싸고 사계절이 있어서 태양광도 어렵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석유가 없어서 눈물을 지어야 했는데 신재생 에너지도 없습니다. 앞으로 AI의 미래는 에너지 대결로 갈 가능성이 굉장히 크고, 네트워크 효과가 없으니 가격 경쟁을 하게 될 겁니다. 대한민국은 AI에서 많이 뒤처졌습니다.
제가 희망을 갖는 이유는, 대한민국에는 다행히 네트워크 기업도 있고 디바이스 기업도 있다는 점입니다. 이 기업들이 협업하고 AI와 하드웨어 결합이 잘된다면 대한민국의 희망은 온디바이스 AI에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여기에 힘을 기울이고 있고, 삼성전자도 힘을 쏟고 있죠.
앞으로 AI 산업에서 누가 돈을 벌게 될지는 지금 예측하기 불가능합니다. 경계를 넘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들어 내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발전시키고,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 그 기업이 미래를 지배할 겁니다.
미중 패권 전쟁이 AI에서 격돌할 텐데, 중국이 지금 숨죽이고 있는 이유를 아시죠. 미국이 걸핏하면 규제를 하니까, 중국은 "우리가 AI 잘한다"고 얘기하기보다 실력을 키우고 있는 겁니다. 미국은 생태계가 강력하지만, 중국은 무엇이 무서울까요. 우리나라에서는 데이터 수집이 쉽지 않지만, 중국은 지나가는 모든 사람의 안면 인식까지 하죠. 이게 진짜 무섭습니다. 중국은 데이터 수집이 미국과 달리 굉장히 자유롭습니다. 인권이나 프라이버시를 따지지 않으니, 데이터 수집 면에서 중국이 곧 따라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을 절대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2025년쯤 AI에 잠깐 환멸의 단계가 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AI 시대는 반드시 온다고 생각하고, AI가 있던 시대와 없던 시대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큰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봅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이라도 어느 정도의 환멸기는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금융 불안 같은 것들이 자금 조절을 제대로 해 주지 못하면 AI는 잠깐 쉬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반드시 다시 도약이 올 것이고, 그 도약은 경계를 넘어서면서 에너지를 확보한 나라, 데이터를 잘 수집한 나라가 주인공이 될 겁니다. 그런 기업들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거라고 봅니다.
중국이 대만을 칠 것인가 말 것인가는 미국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2022년에 『데인저 존』이라는 책이 나왔는데, 1차 대전을 예로 듭니다. 독일 경제는 산업혁명을 거치며 갑자기 도약했죠. 그런데 1차 대전 직전 상황을 보면, 프랑스나 영국은 식민지가 많아서 팔아먹을 나라가 있었습니다. 식민지가 아닌 나라에는 자기 물건을 팔 수 없었죠. 독일은 식민지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산업혁명으로 물건이 쏟아져 나왔는데, 팔 곳이 없어서 디플레이션이 일어났습니다. 마침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암살되면서 전쟁이 일어났다는 것이 『데인저 존』의 설명입니다.
정리하면, 열전이 일어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가난한 나라는 전쟁을 일으킬 수 없습니다. 경제력과 생산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둘째, 앞으로 무조건 잘살게 될 나라라면 굳이 전쟁을 일으킬 이유가 없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10년 뒤 이기는 게 확실한데 변수를 만들 필요가 없죠. 그런데 쇠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1차 대전 직전의 독일처럼 전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한때는 중국의 GDP가 반드시 미국을 이길 거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 무렵부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중국의 GDP가 미국을 영원히 넘어서지 못할 것 같다고 서방 전체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겁니다. 중국이 그동안 빚을 내서 성장했다는 사실을 서방도 깨달은 거죠. 이상하다, 성장이 멈출 때가 됐는데 왜 쟤네는 멈추지 않지. 알고 보니 빚더미로 성장한 거였구나. 내일의 성장을 오늘로 끌고 왔으니 이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미국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보게 된 겁니다.
그런데 이건 좋은 점만 있는 게 아니라 나쁜 점도 있습니다. 중국이 1차 대전 직전의 독일과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는 겁니다. 막대한 생산력은 있는데 더 이상 고성장을 할 수 없게 되면 독일과 처지가 비슷해집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인구가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고, 이를 이제 돌이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생산 연령 인구 비중이 정말 중요합니다. 전체 인구에서 15세에서 64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인데, 중국은 언제부터 감소하기 시작했을까요. 2012년부터입니다.
중국은 2012년부터 빚더미로 성장해 왔기 때문에 이제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을 매개로 계속 빚을 굴리며 성장해 왔고, 그 과정의 부작용으로 빈집이 1억 채 가까이 생겼습니다. 이게 왜 문제냐면, 혹시 집을 여러 채 가지신 분 중에 한 채를 비워 두신 분은 없으실 겁니다. 우리는 전세나 월세를 주죠. 중국 사람들은 집을 두 종류로 나눕니다. 아예 월세용으로 굴리는 집과, 다시 되팔 집은 그냥 비워 둡니다. 세입자가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문화가 우리와 달라서 빈집이 1억 채가 넘는다고 CNN 보도가 나오자 중국이 발끈했습니다. 그래서 8,600만 채라고 쓰고 있더라고요.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