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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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결론: 미국 주가는 하반기에 한 번 더 폭락할 가능성이 크며, 현재 반등은 추세적 상승이라 보기 어렵다. 미국 주가 밸류에이션: 작년 12월 기준 주가가 고평가(약 125%) 상태였고, 최소 25% 이상 하락해야 적정 수준이라고 평가. 경기 판단: 미국 경기는 3월 통계 기준 수축 국면 진입 확률이 72%로 높고, 4월 통계에서는 거의 100%에 가까울 것으로 봄. 경기 정점은 실제보다 늦게 발표되는 구조라 수축 초기 국면으로 판단. 주가-경기 관계: 주가는 경기 선행 지표로 보통 수개월(최대 11개월 수준) 먼저 움직이는데, 현재는 경기가 수축 국면 초입이라 추세적 상승을 논하기에 이르다고 봄. 고용: 3월~4월 첫째 주 실업수당 청구 기준 약 2,200만 명 실업이 발생, 2008년 이후 10년간 늘어난 일자리가 한 달 만에 사라진 수준. 4월 고용 지표는 더 나쁠 것으로 전망. 정책 평가: 연준의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은 대공황 이후 전례 없는 규모이나, 2008년 금융위기 충격보다는 약하고 1930년대 대공황보다는 완화된 수준. 지원 대상이 불명확해 기업·가계 전반을 지원하는 구조이며, 회사채 매입·신용 등급 하향 지원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봄. 부채·좀비기업: 정책으로 부실 기업을 연명시키고 있어 결국 큰 기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며, 하반기에는 A등급 회사채 등 등급 하락 위험이 있다고 봄. 물가·양극화: 통화 공급은 늘었지만 통화 승수 하락과 전세계 공급 과잉으로 당장 인플레이션은 제한적. 산업 구조조정 이후 물가가 오르면 자산가에게 유리해 빈부 격차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봄. 통화정책 한계: 금리 인하 여력이 거의 소진되어 향후 정부의 재정정책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 MMT식 정책 논의가 확산 중이라고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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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서강대 김영익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한 달 정도 전에 출연해 주셔서 여러 말씀을 나눴는데, 그 뒤로 세계경제에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 계속 벌어졌습니다. 급등락을 반복했고, 잠 못 이루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하셨던 말씀 대부분이 그대로 진행이 되어서, 이후 상황을 다시 여쭤봐 달라는 시청자 의견이 많았습니다.
연준이 선제적으로 여러 금융정책을 내놓으면서 미국 시장이 반등했고, 지금은 거의 V자 반등으로 보입니다.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느낌인데, 앞으로 어떻게 보시나요.
미국 증시의 반등은 좀 더 이어질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반기에 들어서 주가가 한 번 더 폭락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그동안 미국 주가가 폭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린 근거는 미국의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용을 가지고 주가가 얼마나 고평가됐는지 평가해 본 것입니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약 25%가 고평가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주가가 최소 25%는 떨어져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3월 통계까지는 실제로 그만큼 떨어졌습니다. 다만 4월 데이터가 나와야 정확히 분석할 수 있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하반기에 주가가 저평가 국면으로 접어들 것 같습니다. 주가는 항상 경기를 선행하거나 과도하게 평가하는데, 2000년 닷컴 버블 때처럼 경기 하락 중에 저평가가 나타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반기에 주가가 저평가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실 것이 미국 경기입니다. 미국 경기 정점은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발표하는데, 보통 정점이 지나고 8개월 뒤에 발표합니다. 2007년 12월이 경기 정점이었는데 2008년 12월에야 발표했고, 이렇게 뒤늦게 발표하다 보니 금융시장에서는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제가 3월 통계를 가지고 미국 경기가 수축 국면에 접어들 확률을 계산해 보니 72%로 상당히 높습니다. 4월 통계가 나오면 거의 100%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즉 미국 경기가 정점을 찍고 수축 국면에 들어섰고, 지금은 그 초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가가 추세적 상승을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봅니다. 경기와 주가의 관계를 그래프로 보면, 주가가 경기와 동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몇 개월에서 길게는 11개월 정도 선행하는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코로나 사태로 경기 정점이 2월에 찍혔던 것 같고, 이제야 수축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에 지금까지 주가 상승은 단기 반등 성격이 강합니다.
고용 지표도 심각합니다. 최근 발표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보면, 3월 셋째 주부터 4월 첫째 주까지 약 2,200만 명 정도가 청구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2년 동안 실업자가 급격히 늘었는데, 2009년부터 올해 2월까지 10년에 걸쳐 늘어난 일자리가 약 2,250만 개입니다. 그런데 한 달 만에 그만큼의 일자리가 사라져 버린 셈입니다. 3월 고용 통계에서는 전문가들이 약 10만 명 감소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이 줄었을 것입니다. 4월은 더 심할 것 같습니다.
미국 정부는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 여러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기본소득 같은 조치로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은 없을까요. 경기가 수축 국면에 한번 들어서면 정책만으로 그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완충 역할은 할 수 있습니다.
정책 강도를 보면 정말 전례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것을 좋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아니면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으로 봐야 할까요. 둘 다 맞습니다. 정부와 연준의 해결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이면서, 동시에 그만큼 위기가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번 위기를 1930년대 대공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 보면, 산업생산 등 여러 경제지표로 볼 때 충격의 크기는 2008년 금융위기보다 훨씬 크고, 1930년대 대공황보다는 다소 작습니다. 대공황이 그렇게 깊었던 이유 중 하나는 통화정책을 소극적으로 운용했기 때문입니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이 문제를 깊이 연구한 사람인데, 그 반성 위에서 이번에는 전례 없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공황 극복의 주요 원인으로 흔히 재정지출이 거론됩니다. 당시 미국은 초기에 정책을 거의 쓰지 않다가, 경기가 침체에 깊이 빠진 뒤에야 대규모 공공사업 같은 케인스식 재정정책을 펼쳤습니다. 지금 연준이 수조 달러를 풀고 있는데, 이것을 양적완화로 볼지 기업 대출로 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뉩니다. 제가 보기에는 두 가지 성격이 모두 있습니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려면 국채를 발행해야 하고, 채권 공급이 늘면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중앙은행이 사주는 구조가 되는 것이니 국채 매입 즉 양적완화입니다. 동시에 회사채나 중소기업 대출, 그 밖의 다양한 채권을 사주는 것은 대출의 성격도 가집니다.
한국은행도 이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5월 4일부터 한국은행이 AA 이상 회사채를 매입하고,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에 대출하는 방식으로 10조 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이것도 사실 미국에서 배운 방식입니다.
다만 이번 정책은 2008년과 달리 지원 대상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2008년에는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일부 금융회사가 부실해졌기 때문에 금융회사 중심으로 지원했습니다. 이번에는 코로나로 가계와 기업 전체가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가계에 직접 현금을 주고, 기업 회사채까지 사주는 방식이 됐습니다. 모든 경제주체를 함께 지원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회사채 지원은 등급이 낮은 기업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부 투기등급 채권까지 지원하고 있는데, 아직 규모는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기업 실적이 더 나빠질 것이기 때문에 지원 등급을 점점 낮춰 가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봅니다. 한국도 지금은 AA 이상만 지원하지만, 우리 회사채 발행 물량에서 A 등급이 약 25%를 차지합니다. 신용평가사들이 등급을 낮추고 있어서 하반기에는 A 등급 회사채도 많이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한국도 지원 대상 등급을 낮출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정책이 경제의 선순환을 가져올까요, 아니면 좀비기업의 생명만 연장하는 결과가 될까요. 지금은 좀비기업을 살려둘 수밖에 없습니다. 정책을 거두는 순간 모든 기업이 흔들리기 때문에, 우선 살려 놓고 나중에 구조조정을 하자는 것입니다. 이번 위기의 근본 문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도한 재정과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떠받쳤지만, 각 경제주체의 부실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넘어왔기 때문에, 이번 충격으로 또 부채를 통해 경기를 부추기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언젠가는 기업 구조조정을 크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세계가 가진 부채 때문에 큰 충격이 왔어야 했는데, 기업 도산을 겪지 않고 오히려 살려 두면서 부채가 더 늘어난 것입니다.
미국의 기업 부채는 GDP 대비 약 130%로, 2007년 100%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수요가 늘어나야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가계가 가난해졌습니다. 매킨지 보고서를 보면 부모 세대보다 자식 세대의 소득이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기간에 따라 평균 가계소득은 줄었는데, 이는 소득 양극화 때문입니다. 상위 1%와 상위 20%는 많이 가졌고, 나머지 가계는 상대적으로 가난해졌습니다. 그래서 공급 측면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 너무 빨리 진행되면 경제 충격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지금은 미뤄 두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엄청난 양적완화로 돈이 풀리면서, 이전보다 더 큰 부의 양극화가 벌어질 것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그 연관성이 있을까요. 결국 돈이 풀리면 언젠가 물가가 오르는데, 밀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2008년 이후 엄청난 돈을 풀었는데도 지금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돈이 잘 돌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화승수, 즉 광의통화(M2)를 본원통화로 나눈 값을 보면, 미국은 2007년 약 12.7배였는데 최근에는 약 5배로 떨어졌습니다. 일본도 11배에서 3배로 떨어졌습니다. 돈을 풀어도 돈이 돌지 않으니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 더 중요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이 많아서 가격 결정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공급 측면에서 구조조정이 필요합니다. 산업은 존재하지만 개별 기업 수는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기업이 많이 사라진 뒤 수급 균형이 이루어지면, 그때 물가가 오르기 시작할 것입니다.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자산가에게 유리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서, 주가와 부동산, 금값이 오를 것입니다. 빈부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2008년 이후에도 돈이 풀리면서 자산 가격이 크게 올랐고, 자산이 있는 사람은 더 부자가 되었습니다. 위기 때 자산 가격이 떨어졌을 때 여유 자금이 있던 사람들이 싸게 사서 더 부자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현대통화이론(MMT)이 주목받습니다. 돈을 풀고 금리를 내려도 자산 양극화가 너무 커졌으니,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정부에 주고 정부가 선별적으로 돈을 쓰자는 것입니다. 저소득층을 돕거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식입니다. 지금 미국이 펼치는 정책들이 바로 MMT에 가까운 정책입니다. 일부에서는 이제 연준의 힘이 미국 정부로 넘어갔고, 재정정책으로 모든 것을 풀어야 한다는 얘기도 합니다. 사실상 MMT가 시작됐다는 것이죠. 정부가 정책을 구체화하고 연준은 그것을 사주는 구조입니다. 앞으로 중앙은행의 힘은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금리는 이미 내릴 만큼 내렸고, 남은 것은 돈을 푸는 것뿐입니다. 쓸 수 있는 정책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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