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염승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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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수요가 꾸준하고 공급이 3사로 제한된 산업이라 사이클만 잘 활용하면 장기투자 가능. 중국 수요 회복, 공급 감산, 글로벌 긴축 종료 및 유동성 개선으로 2023년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 챗GPT 모멘텀으로 밸류에이션 상승 기대.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미국 장비 수출 규제로 현재 국면에선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봄. 버핏의 TSMC 매도는 성향 차이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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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안 좋을 때 투자해야 합니다
한국 사람을 데려다 놓고 만들면 되겠지, 중국이 만들면 어떡하지. 지금은 반도체가 좋다는 얘기는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항상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반도체는 안 좋을 때 투자하셔야 합니다. 전 세계 긴축 사이클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유동성 면에서는 작년보다 올해가 당연히 좋겠죠. 올해 반도체는 좋아질 겁니다.
워런 버핏의 TSMC 매매
제가 보면서 의아했던 게 있습니다. 버핏 할아버지가 왜 단타를 하셨을까 하는 겁니다. 3분기에 주식을 많이 샀는데, 이렇게 내려올 때 비싸게 샀거든요. 그런데 익절했다고 하더라고요. 약간의 수익이고 큰 수익도 아닌데 이걸 왜 그랬을까요. 제가 봤을 때는 TSMC를 산 이유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 추측만 하는 거죠.
그때 나왔던 얘기는 이렇습니다. 버핏이 애플을 갖고 있으니까 애플의 반도체를 만들어 주는 TSMC와 공동운명체라는 거죠. 그리고 야, 드디어 버핏 할아버지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꽂혔구나, 좋게 보는구나 했습니다. 파운드리가 없으면 인공지능도 못 하니까요. 옛날 가치주만 사시는 분인 줄 알았더니 이제 좀 바뀌었나 했는데, 웬걸 1분기 만에 거의 다 던져 버리셨죠. 왜 팔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 본인 성향에 안 맞았거나, TSMC가 그때 워낙 싸게 거래되니까 시장의 오해나 대만과 중국 관계 같은 폭락 요인을 좋은 기회로 보고 산 것 같긴 한데, 본인은 반도체 경기가 생각보다 오래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버핏도 틀릴 때가 있습니다
워런 버핏은 항상 장기투자를 하고 오래 들고 가는 스타일이라 이번 매매가 황당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항공주를 사서 대규모 손절한 적이 있거든요. 제 기억에 본인 책에는 "나는 항공주 투자 안 한다, 기본적으로 여기는 장기투자 모델이 아니다"라고 써 있었는데, 항공기를 잔뜩 샀다가 2020년 코로나 때 바닥에 전부 던져 버렸습니다. 엄청난 손해였죠.
그러니까 우리가 워런 버핏을 신적인 존재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그분도 생각이 다 있고, 신도 아니니까 틀릴 때도 있습니다. TSMC를 단타 쳤다고 반도체가 안 좋다고 볼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버핏 입장에서는 오래 들고 갈 만한 업황이 아니라고 본 것 같기도 합니다.
TSMC와 삼성의 경쟁
어쨌든 TSMC는 세계 1등 기업입니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TSMC와 삼성이 경쟁을 하는데, 아직은 삼성이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삼성이 어느 정도는 따라갈 거라고 봅니다.
삼성전자도 2년 전에 9만 원까지 갔다가 한때 5만 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지금도 반도체가 좋다는 얘기는 없는데 주가는 좋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좋아질 거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챗GPT를 하려면 반도체가 있어야 하는데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은 사실상 한국계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모멘텀도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노이즈가 많고 반도체가 안 좋다는 얘기가 자꾸 나올 때, 싸게 거래될 때 투자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반대로 올가을이든 내년이든 반도체가 좋다는 얘기가 많이 나올 때는 이미 주가가 올라가 있어서 늦어 버립니다. 그러니 항상 역으로 투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반도체는 꾸준히 성장하는 산업입니다
반도체는 기본적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산업입니다. 수요가 일시적으로 싸이클을 타지만, 장기적인 수요는 계속 올라갑니다. 반도체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니까요. 그리고 만드는 업체는 세 개밖에 없습니다. 공급이 제한적이죠.
반도체 회사가 열 개라고 생각해 보세요. 서로 점유율 경쟁이라 재고를 털기도 쉽지 않습니다. 나 혼자만 피해를 볼 수 있으니까요. 열 개 중 두 개 회사가 먼저 업황이 안 좋아서 재고를 털고 감산을 했다고 해 봅시다. 나머지 여덟 개가 가만히 있으면, 감산한 두 개만 바보가 되는 겁니다. 자기만 희생하는 거죠. 그런데 메모리는 세 개밖에 없습니다. 삼성은 안 한다고 했지만 두 개 회사는 벌써 감산을 해 버렸습니다. 그러면 공급은 줄어들고 수요가 살아나면 시간 문제입니다. 그래서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 구조라 사이클만 잘 이용하면 투자할 만합니다.
투자 포인트 세 가지
첫 번째는 중국입니다. 중국이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30%를 차지합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절반이 중국으로 갑니다. 그러니까 중국이 망가지면 반도체도 망가지는 거죠. 작년 하반기에 반도체가 망가진 이유도 중국의 제로 코로나였습니다. 천만 명 이상이 사는 도시들이 한두 달씩 아무것도 못 하니까 반도체 수요가 죽어 버렸죠. 그런데 생산은 계속해야 합니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돌아가야 하고, 멈췄다 돌리는 비용이 엄청나거든요. 수요는 없는데 생산은 계속되니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년 가을부터 중국이 리오프닝을 시작했지만,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사람들이 다시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확진자가 줄기 시작했으니 중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시점은 3월이나 4월쯤일 겁니다. 그러면 2분기, 3분기로 갈수록 우리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많이 늘어날 겁니다. 작년과 정반대 현상이 나올 거예요. 중국 스마트폰이 다시 팔리기 시작했고, 중국 스마트폰에도 한국 반도체가 많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공급 조절까지 더해지니 올해 하반기부터는 반도체가 좋아진다고 보는 겁니다.
두 번째는 전 세계 유동성입니다. 돈을 푸느냐 거두느냐가 반도체 주가에 영향을 줍니다. 작년에 반도체 주가가 안 좋았던 이유 중 하나가 전 세계가 금리를 올렸기 때문입니다. 중국을 빼고는 모두 금리를 올렸고, 미국은 자이언트 스텝을 네 번이나 밟았죠. 그러면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돈을 풀면 반도체 주가는 올라갑니다. 코로나 때 전 세계 경기가 안 좋았는데도 반도체가 많이 올랐던 것도 돈을 풀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1월부터 반도체가 좋았던 것도 하반기 기대도 있지만 유동성이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중국 유동성이 급증했고 미국은 꺾였습니다. 올해 1년을 놓고 보면 미국은 계속 금리를 올리겠지만 작년만큼은 안 올릴 겁니다. 올해 5월이나 6월이면 끝날 거고, 중국은 계속 풀 거고, 한국도 긴축이 거의 끝나고 있습니다.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세계 긴축 사이클이 끝나가고 있으니 유동성 면에서는 작년보다 올해가 좋습니다.
세 번째는 기대감입니다. 챗GPT가 당장 돈을 벌어 주는 건 아니지만, 사람들 머릿속에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인식을 심어 줍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반도체를 낙관적으로 보게 되죠. 낙관적으로 바뀌면 주가가 올라갑니다. 지금보다 비싸게 거래될 수 있도록 사람들이 사고 싶어 하게 되는 겁니다. 옛날에 반도체를 버리려고 했던 분들도 챗GPT 얘기가 나오니 반도체가 될 것 같다며 관심을 갖게 됩니다. 관심을 가지면 PER이 올라갑니다. 이익보다 주가가 먼저 움직이는 거죠.
이 세 가지를 보면 올해 반도체는 그래도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까
반도체 투자자들이 제일 걱정하는 게 중국이 만들면 어떡하냐는 겁니다. 중국이 삼성전자처럼 만들면 답이 없습니다. 경쟁자가 생기고 가격을 막 후려칠 테니까요. 그런데 이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한국 인력이 중국으로 유출된 적도 있고, 인력을 데려다 같은 걸 만들려고 했지만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장비가 문제일 수도 있고, 장비를 컨트롤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사람만 있다고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반도체는 정말 만들기 어렵습니다. LED 칩은 오늘 만들면 저녁에 나오기도 하고, LCD는 일주일 걸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반도체는 3개월이 걸립니다. 지금 투입하면 3개월 뒤에 완성품이 나옵니다. 그만큼 격차가 크고, 그래서 중국이 따라가지 못하고 점점 더 벌어지는 겁니다. 중국이 몇백조 원을 투자했지만 망한 곳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이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시켰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다행인 거죠. 중국도 계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정도는 만들 수 있지만, 반도체는 점점 고사양이 되어야 합니다. 미국의 첨단 장비가 없으면 옛날 반도체밖에 못 만들고, 그걸 누가 쓰겠습니까. 그래서 현재 국면에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삼성과 하이닉스도 네덜란드, 일본, 미국 장비가 없으면 첨단 반도체를 못 만듭니다. 반도체는 장비빨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만큼 장비가 중요합니다. 그러니 인력만 가지고 되는 문제가 아니고, 장비가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중국도 여러 업체가 모여서 추진하면 성공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여러 업체가 함께 하면 불리한 점이 있습니다. 의사결정 속도가 아주 느립니다. 재벌의 장점은 오너가 방향을 정하면 누구도 반대하지 못하고 바로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겁니다. 속도전이죠. 물론 부정적인 면도 있겠지만요. 여러 업체가 모이면 예를 들어 소니는 이 기술을 하고 싶은데, 옆의 다른 반도체 회사는 아니라고 하고, 또 다른 회사는 이쪽이 좋다고 하면 회의하다 시간을 다 보냅니다. 저는 여러 업체가 합종연횡해서 잘된 사례를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일본이 잘하려면 오히려 한 회사에 몰아줘야 합니다. 도시바에 몰아주든가 해야 하죠. 여러 회사가 같이 한다는 뉴스를 봤을 때 저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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