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종효 · 한국인
요약 보기
고금리·고유가 악재 속 미국 30년물 금리 상승, 엔화 약세, 순환금융 우려 등 매크로 리스크를 짚으며 반도체는 고성장·저밸류로 강세 원인이 있으나 신규 매수는 신중을 권고. 2차전지는 국내 생산 증가 여부가 핵심이며 ESS 3차 입찰에서 LG엔솔 참여 가능성이 있고, 소재·장비 쪽 턴어라운드 기대. 보조금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
다듬은 글
네. 오늘도 키워드를 통해 시장을 읽고 전략을 세워 보겠습니다. 오늘도 알파경제의 김종효 이사를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십니까. 오늘 첫 번째 키워드는 고금리·고유가 쇼크입니다. 시장은 이 흐름의 대안으로 반도체를 꼽고 있는데요. 밤사이 뉴욕 증시는 금리와 유가라는 두 가지 악재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19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고, 중동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도 다시 9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렇게 흔들리는 장세에서 우리가 봐야 할 종목과 섹터는 무엇일까요?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먼저 30년물 금리가 5.3%를 넘어서며 채권 시장이 발작하고 있는데, 근본 배경부터 보겠습니다.
일단 미국 국채를 여러 곳에서 팔고 있습니다. 중국이 매도하고 있는 건 다 아실 거고요. 최근 미국과 일본이 공동 개입해 일본의 국채 매도를 막기는 했지만, 일본도 보유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보유국인 일본도 일정 부분 줄이고 있고, 영국도 줄이고 있습니다. 중국도 역대 최저치는 아니지만 최근 몇 년간 최저 수준으로 계속 줄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누군가는 미국 채권을 계속 팔고 있고, 미국 경기와 금리 여건도 서서히 금리를 올릴 수 있는 국면으로 가다 보니 장기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단기물은 정책에 민감해서 지금처럼 금리 인상이 없을 것 같으면 정체돼 있는데, 30년물 같은 초장기물이 움직이는 건 미국 입장에서도 굉장히 불편합니다. 모기지 금리와 직결되고, 투자를 늘려 나가야 하는 미국 시장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부담이 되는 상황입니다.
유가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서 크게 튈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다만 유가가 올라가면 그것도 요인으로 작용하겠죠.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이 시장을 하락으로 이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으로는 충분히 작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주가는 정체된 반면 반도체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이유를 우리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엔화 약세도 심상치 않은데요. 엔달러 환율도 함께 주의해야 한다고 미리 말씀해 주셨는데, 어떤 상황입니까?
미국과 일본이 동시에 개입했는데도 엔화가 160엔을 다시 넘어가고, 쉽게 제어되지 않는다는 건, 미국과 일본 당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플레이어가 엔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엔화를 바탕으로 한 자금이 전체 투자 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지는 않더라도, 금리가 들썩이는 가운데 그 자금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길을 쓰고 막을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일본이 추가로 국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국면에서 미국채를 팔아 이를 막아야 한다면 미국 입장에서도 불편하죠. 지난번처럼 강한 개입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AI·케이펙스·에너지 쪽에 계속 투자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엔화가 아주 나쁘게 봐야 할 변수까지는 아니지만, 미국채 장기 금리, 엔달러 환율, 일본 장기 국채 금리 이 세 가지는 하반기 주식시장을 볼 때 매크로에서 계속 주시해야 할 변수입니다.
부담 요인들을 짚어 주셨는데, 순환금융 리스크도 함께 다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고금리·고유가 상황에서 펀더멘털이 약한 기업들은 투자자 입장에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최근 반도체가 살아나기 시작한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고 봅니다. 펀더멘털이 바뀐 게 없다는 전제를 깔고 보면, 첫째는 엔비디아가 순환금융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GPU를 담보로 금융을 제공하고, 거기에 월가가 끼어들면서 반등의 요소가 생겼습니다. 둘째는 이들이 보유한 투자 자산이 ABS로 편입되면 불안감이 커질 수 있었는데, SEC가 유권 해석에서 이를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두 가지로 추가 투자도 가능하다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네비우스 같은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고 추가 금융도 제공되니 투자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전체적으로 풀린 겁니다.
하지만 이 순환금융도 결국 금리라는 요소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달러의 움직임과 금리 움직임도 무시할 수 없으니, 오늘 주가가 올랐다고 너무 방심하기보다는 이런 요소들도 균형 있게 봐야 할 시기입니다. 지난번 하락장에서 배웠듯이 한쪽으로 쏠리면 그만큼 부담이 커집니다. 반도체 랠리가 시작됐으니 반도체로 공격하자는 식으로 보기보다는, 균형 잡힌 시각에서 하반기 시장에 대응해야 합니다. 반도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유가·금리·엔화까지 매크로 부담이 있으니 이런 우려 요인을 분명히 알고 대응해야 한다는 겁니다.
오늘 키워드의 핵심을 한마디로 하면 "저밸류와 고성장, 반도체"라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고금리 환경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업종이 몇 개 없다는 뜻입니다. 고금리 부담을 받는 업종은 추가로 강하게 투자하기 어렵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돈이 있든 없든 추가 투자를 하고, 금리가 오르면 부담을 받지만, 어차피 사야 하는 GPU 같은 쪽은 고금리에도 사야 합니다. 이런 종목군은 산업 사이클 때문에 시장 대비 저평가를 받는 부분도 있지만, 내년까지 이익이 쉽게 꺾이지 않을 거라는 컨센서스가 있고, 밸류는 낮은데 이익 성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음 주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도 기본 컨센서스가 매출과 이익이 작년 2분기 대비 100% 성장하는 것이죠. 이런 업종들은 고금리 위험에도 이익률이 훼손되지 않고 있으니, 시장에서 고금리 위험이 커질 때 쳐다볼 종목은 결국 반도체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가는 겁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낮은 가격에 사지 않고 급등 구간에 추격하면 위험합니다. 지금 봐야 할 건 반도체 업종이 맞지만, 싸게 사야 하고 비중을 잔뜩 싣는 것도 위험하다는 점을 동시에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니 오늘의 결론은 "반도체를 사라"가 아니라, 반도체가 강세인 이유를 설명드린 것입니다. 반도체 신규 매수는 신중하게 접근하시길 권합니다.
AI가 주도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 반도체가 상대적으로 고성장·저밸류라는 장점이 있지만, 매크로 변수부터 반도체 상승 이유까지 함께 체크하면서 대응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두 번째 키워드로 넘어가겠습니다. 1조 원 규모 수주전, 나비효과입니다.
전기차 캐즘으로 주춤했던 K배터리에 새로운 격전지가 열렸습니다. 1조 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3차 입찰인데요. 1차는 삼성SDI, 2차는 SK온이 승기를 잡았고, 이번에는 LG에너지솔루션까지 국내 생산 라인을 정비하며 본격적인 3파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2차전지 섹터와 함께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K배터리가 3차, 4차 모두 1조 원 규모 입찰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이건 매출이나 이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요소는 아닙니다. LG엔솔 전체 매출에서 1조 원을 따낸다고 해서 갑자기 드라마틱한 반전이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핵심은 국내 생산이 늘고 국내 설비 투자가 늘어나는지 여부입니다. 지금 3차까지 진행됐는데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ESS, BESS의 핵심 포인트를 태양광이나 풍력의 간헐적인 전력을 저장하기 위한 용도로만 보신다면, 제 생각엔 오산입니다.
그래요? 그것 때문이 아니라는 말씀인가요?
전력 안정성 때문입니다. 정전이 나는 건 전력이 부족해서이기도 하지만, 최근 자연재해 같은 요인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장 핵심은 그리드 내 주파수 불안정성입니다. 작년의 스페인 대정전도 여기서 비롯됐습니다. 이걸 줄이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처럼 전력을 엄청 잡아먹는 시설의 전력 변동을 최대한 줄여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BESS입니다. 태양광·풍력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드 안에서 BESS의 핵심 역할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용인 같은 곳에 반도체 공장을 많이 지으려면 BESS는 앞으로 많이 깔릴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이로 인해 국내 생산분이 늘어나느냐입니다. 폴란드나 유럽 공장 가동률이 바닥이고, 미국 공장도 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해외 공장이 살아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공장 가동률도 떨어져 있으니, 이를 살려낼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이번 입찰에서 정부도 국내 기준을 점수로 평가해서, 국내 공장에서 만들고 국내 부품을 쓰면 우선 점수를 준다고 하고 있습니다. 3파전의 판세도 궁금하고, 국내 공장 생산이 늘면 2차전지 부품이나 장비 관련 종목들도 함께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중요한 건 누가 될 것인가입니다. 추측해 보면 LG엔솔도 한번 끼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3대 업체 중 1차는 삼성SDI, 2차는 SK온이 우위였고, 3차 물량은 LG엔솔이 그동안 준비가 덜 돼 있어서였다면, 이제 준비가 된 LG엔솔만 빼는 것은 규모나 여러 차원에서 봤을 때 말이 안 됩니다. 그러니 LG엔솔이 성사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것만으로 주가가 올라가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국내 점유율이나 국내 가동률 회복을 가져가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2차전지에서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할 건 셀, 그다음이 소재, 그리고 장비라고 말씀드렸는데, 소재와 장비 쪽도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소재 쪽에서도 에코프로 그룹보다 LG화학이 더 강세인데, ESS 쪽은 LFP로 갈 가능성이 높으니 LFP 준비가 먼저 된 종목이 더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셀 중에서는 삼성SDI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데, 이쪽 준비가 먼저 잘 돼 있어서 그런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장비 쪽은 거의 움직임이 없었지만, 국내 신규 투자가 결국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LFP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었는데, 이제 막 준비하고 있고 내년부터 실제 생산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니 LFP 쪽에 신규 장비를 발주할 수 있는 회사들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셀 기업도 봐야 하지만, 소재 기업 중 준비가 된 포스코퓨처엠이나 LG화학, 장비 쪽에서 추가 발주 가능성이 있는 인텍플러스나 PNT 같은 기업들에도 관심을 가져 볼 만합니다.
2차전지 이슈를 지난달부터 계속 전해 드리고 있는데, 투자 우선순위를 셀, 소재, 장비 순으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늘 나온 이슈가 완성 셀업체보다 소재나 장비 기업을 우선 투자하라는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지금 그렇게 되려면 정부 지원이 지금보다 월등하게 늘어야 합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세액공제를 받을 이익이 없는데 무슨 세액공제를 해 줄 수 있겠습니까? 우리나라 생산분에 대해서 장비나 소재 업체, 셀 업체에 일정 부분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여러 산업에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하는데, 반도체는 지금 잘 나가고 있습니다. 반도체에서 키워야 할 건 설계 쪽처럼 우리가 부족한 부분이고 그쪽에 자금을 지원해야 합니다. D램은 이익이 잘 나오고 있으니 지원할 필요가 없습니다. 2차전지도 ESS를 키우려면 중국과의 경쟁력을 키워야 하고, 국내 생산분에 점수를 더 주려면 세액공제만으로는 어림없습니다. 중국산을 쓰는 게 훨씬 싸고 낫습니다. 이쪽도 산업을 확실히 키우려면 보조금을 줘서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수출은 여러 제약 때문에 어렵겠지만, 국내에서 생산해 국내에 공급되는 물량에 한해서는 중국처럼 우리도 보조금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그런 정책이 나온다면 소재와 장비 쪽에 드라이브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합니다.
정부의 지원이 세액공제 이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을 해 주셨는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사야 할까요?
가동률 상승은 소재와 장비라고 말씀하셨는데, 투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확인하고 사려면 늦기 때문에, 지금 당장 주가가 안 올라도 다른 종목이 오르는 것에 신경 쓰지 말고 먼저 투자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다만 저는 주가가 조정받거나 오르지 않을 때 사서 기다리는 걸 선호합니다. 가동률 상승을 확신한다면 지금 사도 됩니다. 아직 오르지 않은 수많은 종목 중 턴어라운드가 나타날 수 있는 몇 개 안 되는 업종이 2차전지 소재와 장비라고 봅니다. 셀 기업은 이미 투자하신 분들이 꽤 있을 테니, 소재 쪽에서는 ESS 쪽에 많이 기울어진 종목들을 중심으로 지금부터 관심을 가지는 게 낫다고 봅니다. 나중에 확인하고 들어가면 늦을 수 있습니다.
오늘 첫 번째와 두 번째 키워드를 요약하면, 반도체는 좋아 보이지만 비중은 유지하고, 2차전지는 비중을 확대하는 정도로 정리해도 될까요?
네. 다만 2차전지는 지금 셀 쪽을 많이 가지고 계시다면, 셀보다는 소재와 장비 쪽에 더 집중되어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공략하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명심해서 참고하겠습니다. 반도체부터 2차전지까지 시장의 주요 키워드를 함께 정리해 봤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