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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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과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을 경고.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 우려, IMF 세계성장률 하향(3.3→3.1%). 미국 소비심리 역사적 최저, 기대인플레 4.8%. 코스피·금 가치평가 부담 언급하며 주식 비중 축소 권고, 원화 채권·예금 선호. 연준 금리 두 차례 인하 전망. AI 붕괴 시나리오로 자산 거품·신용 문제·통화정책 세 가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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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식이 되고 돈이 되는 시간, 부동산 클라스의 정준입니다. 요즘 시장을 보면 중동 전쟁 같은 지정학적 변수부터 금리, AI 변화까지 많은 요인이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시장 흐름을 어떻게 지켜봐야 할지, 투자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대응해야 할지 오늘 김영익 교수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어서 오세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에도 책을 써 주셨더라고요. 『AI 버블이 만드는 부채의 종말』이라는 책입니다. 제목이 좀 무섭네요.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사실 작년 말부터 미국의 버블 역사를 계속 공부했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이 있었고, 2000년 IT 버블이 있었고,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죠. 그 역사를 보니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술은 살아남아서 경제와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데, 마지막에 그 과정에 들어간 자본은 대규모로 파괴되곤 했습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여서 책을 써 봤습니다. 제 평소 주장이 "돈을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건데, 때로는 쉬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요즘 미국과 이란의 전쟁 때문에 시장도 굉장히 혼란스럽잖아요. 전반적인 경제 상황은 어떤가요?
지금까지 세계 경제는 그렇게 나쁜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인플레이션 문제가 조금씩 드러날 수 있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생산 비용이 올라가서 물가가 오르고, 시차를 두고 경제 성장률이 낮아집니다. 지난주에 IMF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발표했는데, 1월에 3.3%로 예상했던 것을 이번에 3.1%로 0.2%포인트 낮췄습니다. 이번 전쟁은 다른 전쟁과 조금 다를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책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현대 패권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조금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2차 대전 이후 영국과 프랑스가 수에즈 운하를 자기들이 통제하려 했는데, 그때 미국이 막았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기축통화 패권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왔죠. 지금 호르무즈 해협이 그때 수에즈 운하처럼 중요해졌고, 미국이 이를 통제하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란도 버티고 있고요. 미국이 우방국들에게 그동안 많이 도와줬는데 왜 지금 도와주지 않느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1974년 사우디가 원유를 수출하면서 달러로 결제받았던 페트로달러 체제가 있었는데, 최근 사우디와 이란이 중국에 원유를 수출하면서 위안화 결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당장 잃지는 않겠지만, 상대적 역할은 줄어들고 위안화 거래가 조금씩 늘어나는 국면이 전개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서 가장 큰 수혜는 중국이라는 말이 나오는 거군요. 어제도 한 신문에 "싸움은 미국이 하고 이익은 중국이 본다"는 제목이 있더라고요.
여러 이유가 있는데, 에너지 구조가 바뀌고 있는 게 큽니다. 세계 에너지원의 핵심은 석유인데, 유가가 불안해지니 신재생 에너지를 찾게 되죠. 그런데 태양광 패널은 전 세계 생산량의 약 80%가 중국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유럽 국가들도 미국 눈치를 보면서 중국을 찾고 있습니다. 미국은 전쟁을 하면서 재정적자가 커지고 있고, 유가 상승으로 오히려 러시아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위안화 결제까지 맞물리면서 중국이 이익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 경제는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실제로 어떤 상황인가요?
현재까지는 괜찮습니다. 다만 침체 조짐이 세 가지 보입니다. 첫째,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습니다. 과거에는 역전 후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졌는데, 이번에는 아직 침체가 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둘째, 12개월 이동평균 실업률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 지표가 오르면 거의 경기 침체가 찾아왔습니다. 셋째, 가장 중요한 건 미국 소비입니다. 미국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9%나 됩니다. 아직 소비는 유지되고 있지만, 지난해 두 번 다녀왔을 때 미국 사람들이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물가가 많이 올랐고, GDP는 성장했지만 소득 격차 때문에 중간층의 실질소득은 별로 늘지 않았습니다.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기대인플레이션은 4.8%로 높게 나왔습니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소비를 줄이고 인플레이션은 올라갈 것이라고 체감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AI 버블 문제가 올 하반기 빠르면 드러나고,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결정으로 자산시장은 지금 분위기가 좋지만, 앞으로 위험할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변동성도 워낙 높고요. 미국 주가도, 우리 주가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다고 하셨는데, 특히 미국 주가에 거품이 생겼다고 보시는 거죠?
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거품이 언제 꺼질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2000년 미국 IT 거품이 무너졌을 때를 생각해 보면, "무도회장 시계에는 초침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초침까지 맞출 수는 없어요. 그래서 제가 미리 경고를 드리는 겁니다. 가장 좋은 투자 방법은 머리와 어깨를 지나 오른쪽 어깨에서 파는 것입니다. 시장이 전환될 때 팔아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머리 부분에서 팔았는데 더 오르면 후회하게 되고, 그래서 다시 오면 또 못 팔고, 결국 바닥까지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비중을 어느 정도 줄이고 쉬어 갈 타이밍일 수도 있겠네요. 코스피도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도 최고치를 찍었는데요.
조금 더 오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주식 비중을 조금씩 줄여 가시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줄인 비중은 채권으로 가야 할까요, 현금이나 달러로 가지고 있어야 할까요?
작년에는 코스피가 저평가돼 있으니 주식에 돈을 많이 일하게 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금도 10% 정도 보유하라고 했고요. 그런데 지금은 코스피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고, 금도 상당 부분 고평가 영역에 들어와 있다고 봅니다. 전쟁이 나면 금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떨어졌죠. 금값을 결정하는 실질금리, 물가, 통화량 같은 지표를 보면 금값도 상당히 고평가됐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코스피나 금에 들어가 있던 돈을 좀 쉬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 돈은 은행 예금으로 옮기실 수 있겠죠. 은행 금리가 지금 2.5%에서 3% 정도니까요. 그리고 채권 투자도 권해 드립니다.
채권은 단기채로 사야 하나요, 중기채로 사야 하나요?
코스피를 보면 2년 연속 떨어진 해는 없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1년 정도 쉬었다가 다시 올랐죠. 제가 보기에 코스피는 앞으로 1년 정도 쉬는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만기가 1년 정도 남은 채권에 투자하시면 은행 이자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채권을 살 때는 미국 채권보다 우리 채권을 사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 안팎이고 우리는 1.8%입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3%인데 우리는 2% 초반입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잠재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미국보다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를 결정하는 두 가지 요인에서 우리가 더 낫다는 거죠. 또 미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는 120%인데, 우리는 아직 50%도 안 됩니다.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보다 더 건전하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채권은 우리 채권을 더 많이 사시는 게 좋겠습니다. 해외 투자를 할 때는 환율을 꼭 고려해야 하고요.
환율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씀드리면, 달러 인덱스가 97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100 근처까지 올라왔습니다. 전쟁이 나면 달러가 많이 올라야 하는데, 조금만 오르는 데 그쳤어요. 그만큼 미국의 정부부채와 민간부채가 많다는 뜻입니다. 장기적으로 달러는 하락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식도 미국보다 우리 주식을, 채권도 우리 채권을 더 많이 사시는 게 좋겠다는 겁니다.
지금 연준 입장에서 금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새로 임명된 연준 의장이 청문회를 했다고 하던데요.
새 연준 의장이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했으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소비가 줄고, 기업은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 4분기에는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봅니다.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겠지만요. 그래서 연준의 고민이 클 텐데, 제 생각에는 금리를 두 차례 정도 내릴 것 같습니다.
다른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연준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치를 보면, 현재 상한선이 3.75%인데 연말에 3.25%로 두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이하게 한 기관은 12월에 0.5%포인트 인하를 전망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만큼 고용이 악화되고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금리가 인하되면 달러 인덱스도 같이 떨어지고, 달러 인덱스가 떨어지면 우리 원화 환율은 오히려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미국에 투자할 때는 환율을 꼭 고려하셔야 합니다.
그럼 AI 버블까지 겹치면 더 심각한 상황으로 간다고 하셨는데, AI 붕괴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계신다고요?
역사를 보면 1920년대 말 자동차와 전기가 등장했습니다. 전기는 밤을 없애 주고 24시간 일하게 만들었고, 자동차는 거리를 단축해 줬습니다. 사회·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죠. 그런데 투자자들이 이를 너무 믿고 주식 투자를 과도하게 했고, 1930년대 들어 거품이 붕괴하면서 지수가 90%나 하락했습니다. 2000년 IT 버블도 마찬가지예요. 인터넷은 우리 생활을 바꿨고 지금도 중요하게 쓰이고 있지만, 당시 나스닥 지수가 폭등한 뒤 2000년 2월부터 하락해 거의 80% 떨어졌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집값이 두 배나 올랐습니다. 집값이 오르자 가계는 돈을 빌려 집을 샀고, 금융회사들은 주택을 담보로 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팔았죠. 집값이 꺾이자 상품의 문제가 드러났고, 신용 문제가 생기면서 금융회사끼리 돈을 빌려주지 않게 됐습니다. 리먼브라더스 같은 대형사가 파산하면서 위기가 왔죠.
이번에는 두 가지가 겹쳐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네, AI 거품이 상당히 심각해 보입니다. 또 AI 기업들이 사모신용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는데, 일부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니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하려 하고, 사모신용회사들이 그 돈을 내주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유가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오르면 연준은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자산가격 거품과 부채 문제가 동시에 터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산 거품, 신용 문제, 통화정책이라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통화정책보다는 자산가격과 신용 두 가지 문제가 먼저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경기는 별로 안 좋은데 주가는 왜 이렇게 많이 오르는 걸까요? 반도체 사이클은 지금 초호황 국면이 맞나요?
맞습니다, 초호황이죠. 반도체는 과거에도 늘 사이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순한 사이클이 아니라 AI 혁명 때문에 수요가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시각이 강합니다. 그래서 경기와 주가가 엇갈려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다만 이 과정에서 기업의 이익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면, 그만큼 조정의 충격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하셔야 합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리하자면, 지금은 주식 비중을 조금씩 줄이고, 금도 고평가 구간이니 비중을 조정하며, 예금과 우리 채권으로 돈을 쉬게 하고, 해외 투자는 환율을 꼭 고려하라는 것이네요. 교수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투자는 늘 초침까지 맞추려 하기보다 리스크를 나눠서 대응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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