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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입문】 설계는 손님이, 생산은 대만이 — 그럼 브로드컴은 무엇을 팔아 석 달에 39조를 벌까

Earnings Signal · 2026-09-24 · 유튜브 시청 543 · Board Views 7 ·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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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엔비디아#삼성전자#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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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미상 · 한국인

요약 보기

브로드컴은 설계 주문자의 도면을 받아 맞춤형 AI 칩(XPU)을 꿰매고 네트워킹 칩을 공급하는 구조로, 5~8월 매출 약 39.6조원·AI 반도체 매출 22.4조원(+221%)을 기록했다. 주문 고객은 구글·앤트로픽·오픈AI·메타 등 6곳이며 고객 집중도와 매출총이익률 하락(메모리 비중 확대)이 리스크다. 다음 분기 안내(매출 약 348억달러)가 시장 예상을 살짝 밑돌아 주가가 하락했다. 미래 숫자는 잔여 이행의무 1,792억달러 등 확정도가 다르므로 단어(확보/가시권)를 구분해 읽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경영진은 앤트로픽이 2027~2028년 최대 맞춤칩 고객이 될 것이라 언급했다.

다듬은 글

※ AI가 다듬은 글(오탈자·군말 정리)

01. 어젯밤에 챗지피티한테 뭘 하나 물어보셨나요. 답이 뜨기까지 몇 초쯤 걸렸을 겁니다. 짧았죠. 그 몇 초 동안, 지구 반대편 데이터센터에서는 칩 수십만 개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데이터센터에 칩을 대는 회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그 칩의 도면을 혼자 그리지 않아요. 도면은 주문한 쪽이 그려서 들고 오거든요. 칩을 구워 내는 공장도 자기 것이 아닙니다. 그 일은 대만 회사가 맡고요. 이 회사가 5월 초부터 8월 초까지 번 돈은 39조 6천억 원입니다. 39조라고 하면 크기가 잘 안 잡히시죠. 초 단위로 쪼개 보면, 1초에 500만 원씩 들어온 셈입니다.

02. 이 영상이 끝날 때쯤이면 거기에 60억 원이 더 쌓여 있을 거고요. 그럼 이 회사는 대체 무엇을 받고 그 돈을 버는 걸까요. 도면도 공장도 없는데 말이죠. 하나 더 있습니다. 2026년 9월 2일 내놓은 실적은 시장 예상을 넘었는데, 바로 다음 날 주가는 내렸습니다. 이 두 가지를 따라가고 나면, 회사가 내미는 미래의 숫자를 무엇부터 보고 읽어야 하는지가 남습니다.

03. 2025년 10월 13일, 오픈AI가 발표문 하나를 올렸습니다. 문장은 이랬어요. 가속기와 시스템은 오픈AI가 설계하고, 브로드컴과 함께 개발해 배치한다. 칩을 누가 그렸는지를 주문한 쪽이 직접 밝힌 문장이지요.

04. 두 회사가 그 발표에 이르기까지 함께 일한 기간은 18개월이었습니다. 규모는 10기가와트입니다. 2026년 하반기에 배치를 시작해 2029년 말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고요. 도면은 손님이 그려서 들고 오고, 그 도면대로 입을 수 있는 물건을 만들어 내는 자리에 이 회사가 있습니다. 맞춤 양복점을 떠올리시면 그림이 얼추 맞습니다.

05. 옷을 지으려면 원단이 있어야 하는데, 이 가게는 원단을 직접 짜지 않아요. 회사가 연간 보고서에 적어 둔 문장이 그렇습니다. 웨이퍼 앞 공정 생산의 대부분을 TSMC를 비롯한 외부 업체에 맡긴다고 돼 있거든요.

06. 공장이 아예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무선 부품처럼 자기 설비로 직접 만드는 품목이 따로 있어요. 다만 AI 칩의 원단, 그러니까 웨이퍼를 굽는 일은 대만에서 이뤄지죠. 도면을 손님이 다 그리는 것도 아닙니다. 구글의 AI 칩처럼 1세대부터 이 회사가 함께 그려 온 경우도 있거든요. 손님에 따라 이 가게가 맡는 몫이 달라집니다.

07. 이 회사 몫으로 남는 자리는 어디일까요. 재단과 봉제입니다. 손님이 그려 온 도면과 바다 건너온 원단을 받습니다. 그걸 실제로 돌아가는 한 덩어리로 꿰매는 일이지요. 쉬운 바느질이 아닙니다.

08. 맞춤 칩은 설계와 검증이 까다롭습니다. 도면을 들고 와도 옷으로 지어 줄 가게가 세계에 몇 곳 없어요. 이 회사는 2026년 2월에 2나노 공정으로 만든 맞춤형 칩을 업계에서 처음 내보냈습니다. 3.5D 패키징이라고 부르는 방식도 여기서 나왔는데요. 넓은 실리콘을 한 덩어리로 묶고, 그 옆에 메모리 덩어리를 열두 개까지 함께 얹습니다. 바느질이 촘촘할수록 옷이 얇고 가벼워지는 것과 비슷하죠.

09. 엔비디아가 파는 GPU는 계산이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두루 해냅니다. 기성복이에요. 몸에 딱 맞지는 않아도 누구나 입을 수 있고, 그래서 시장이 넓죠. 맞춤 칩은 반대입니다. 손님 한 곳이 쓰는 계산 방식에만 치수를 맞춰 폭을 좁히거든요. 잘 맞는 대신 다른 일에는 쓰임이 줄고요. 이렇게 한 손님을 위해 치수를 좁혀 만든 칩을 맞춤형 가속기, 업계에서는 XPU라고 부릅니다.

10. 칩 하나로 끝나는 일도 아니에요. 지금의 AI는 칩 수십만 개가 한 몸처럼 맞물려야 돌아가거든요. 옷 한 벌이 아니라 한 무리를 같은 치수와 같은 실로 맞춰 입히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 실을 뽑는 것이 이 회사의 네트워킹 칩이고요. 토마호크 6은 칩 하나로 기존 이더넷 스위치의 두 배를 주고받습니다. 제리코4는 100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데이터센터까지 한 덩어리로 묶어 주죠. AI 네트워킹에서 나온 매출은 2025년 같은 기간의 2.5배를 넘었고요. 회사는 토마호크가 사실상 모든 AI 하이퍼스케일러에 들어가 있다고 말합니다. 회사 스스로 쓰는 표현이니 그 점은 감안해서 들으시면 됩니다.

11. 도면을 받고, 꿰매고, 실까지 대면 얼마가 남느냐. 5월 초부터 8월 초까지의 답이 나와 있습니다. AI 반도체에서 나온 매출이 167억 달러, 우리 돈 22조 4천억 원이에요. 2025년 같은 기간보다 221%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회사가 번 돈의 절반이 넘는 몫이 여기서 나왔죠.

12. 빅테크가 자체 칩을 만들면 엔비디아 자리를 브로드컴이 가져간다. 이렇게 읽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게 한쪽으로 닫아 버리면 놓치는 게 생깁니다. 앤트로픽이 2026년 4월에 밝힌 내용이 그렇습니다. 모델을 학습시킬 때 구글과 아마존의 맞춤 칩, 엔비디아 GPU를 함께 쓴다고요. 옷장에 기성복과 맞춤복을 나란히 걸어 두고 쓰임에 따라 꺼내 입는 셈이지요. 대체냐 병행이냐를 지금 한쪽으로 정하기에는 이릅니다.

13. 이런 옷을 맞추러 오는 손님은 몇 명이나 될까요. 명단은 길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명단의 한 자리는 석 달 동안 이름이 비어 있었어요. 2025년 9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회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 고객이 들어왔고, 주문 규모는 100억 달러, 우리 돈 13조 4천억 원이라고요. 이름은 밝힐 수 없다고 했어요.

14. 주문서는 장부에 적혔는데 손님 칸만 비어 있었던 거죠. 그날부터 석 달 동안 이 손님이 누구냐가 시장의 화제였습니다. 2025년 12월에 회사가 이름을 밝혔습니다. 앤트로픽이었어요. 챗지피티와 경쟁하는 클로드를 만드는 그 회사입니다. 그사이 주문은 더 붙어 있었습니다. 110억 달러어치가 추가로 들어와 있었거든요.

15. 지금 이 가게에서 옷을 맞추는 손님은 여섯 곳입니다. 구글, 앤트로픽, 오픈AI, 메타. 여기까지가 이름이 공개된 넷이고, 나머지 두 곳은 아직 이름이 없어요. 회사가 밝히지 않았거든요.

16. 최고경영자 혹 탄은 2026년 9월 실적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앤트로픽이 2027년 우리의 가장 큰 맞춤 칩 고객이 될 궤도에 올라 있다. 2028년에도 그 자리를 이어 간다. 구글의 칩을 함께 그리며 시작한 사업인데, 그 자리의 가장 큰 단골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고요. 메타와는 2026년 4월 14일에 손을 더 깊이 잡았습니다. 메타가 쓰는 칩을 여러 세대에 걸쳐 2029년까지 함께 개발하기로 한 건데요. 첫 약정 규모만 1기가와트가 넘습니다. 한 벌 맞추고 끝나는 손님이 아니라, 몇 해치 옷을 미리 주문해 둔 단골이지요.

17.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대목이 하나 있어요. 회사 전체로 넓히면 숫자가 달라집니다. 회사에 돈을 가장 많이 낸 최종 고객 다섯 곳이 있어요. 2025년 11월 초까지 한 해 동안, 전체 매출의 약 40%가 이 다섯 곳에서 나왔습니다. 연간 보고서가 회사가 판단하기로라는 단서를 달아 적어 둔 숫자입니다. 맞춤 칩 손님 여섯 곳과 이 다섯 곳은 세는 기준이 달라요. 두 숫자를 같은 이야기로 붙여 읽으면 안 됩니다.

18. 손님이 적다는 건 뒤집으면 한 손님이 떠날 때 크게 흔들린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 가능성을 혹 탄 본인이 먼저 말했습니다. 2026년 6월 발표에서 말은 이랬습니다. 구글이 쓰는 AI 계산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보면, 공급처를 어느 정도 다변화할 것으로 충분히 예상한다. 옷을 많이 사는 손님일수록 가게를 한 곳만 쓰지는 않는다는 얘기고요.

19. 밖에서도 같은 방향의 숫자가 나옵니다. 증권사 맥쿼리는 구글 TPU 매출에서 브로드컴이 가져가는 몫을 2026년 95% 수준으로 봤습니다. 이 비중이 2028년에는 65%까지 내려갈 것으로 추정했고요.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대만 미디어텍을 꼽습니다. 2028년 맞춤 칩 출하량의 26%를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어요. 둘 다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바깥에서 낸 추정과 전망입니다.

20. 손님이 여섯 곳뿐인 건 약점일까요, 아니면 몇 해에 걸쳐 도면을 같이 그리며 쌓아 올린 문턱일까요? 한 곳이 발길을 돌리면 장부가 크게 흔들린다는 점에서는 약점이에요. 반대로 여러 해짜리 공동 설계로 묶여 있으면 다른 가게가 중간에 끼어들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문턱입니다. 어느 쪽인지는 여기서 정하지 않겠습니다.

21. 손님이 늘고 주문이 커지면 장부는 같이 두꺼워지죠. 그런데 이 가게에는 잘 팔릴수록 오히려 얇아지는 줄이 하나 있습니다. 거기 적히는 건 옷값이 아니라 원단값이에요.

22. 5월 초부터 8월 초까지 회사가 남긴 순이익은 130.9억 달러입니다. 우리 돈 17조 5천억 원이에요. 2025년 같은 기간의 세 배가 넘습니다. 석 달 장사로는 더할 나위 없는 성적이죠. 그런데 같은 발표 안에,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칸이 하나 있습니다. 100원어치 옷을 팔아서 원단값과 삯을 빼고 남는 돈, 그 비율이 내려갔거든요.

23. 회사 자체 기준으로 이 분기 75%였는데, 직전 분기보다 2.1%포인트 낮습니다. 이걸 매출총이익률이라고 부릅니다. 더 많이 팔았는데 남는 비율은 얇아진 거예요. 회사가 댄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AI 반도체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몫이 커졌기 때문이라고요.

24. 8월 초부터 11월 초까지의 안내는 더 낮습니다. 약 73%. 2025년 같은 분기에는 78%였어요. 이 대목에서 회사가 이유를 한 번 더 직접 말했습니다. 메모리를 더 많이 실은 맞춤 칩의 비중이 늘면서 전체 이익률을 희석하고 있다고요. 같은 분기를 공시 회계기준으로 계산하면 69.1%가 나옵니다. 어느 잣대로 쟀느냐에 따라 숫자가 달라집니다. 견줄 때는 같은 기준끼리 놓아야 하죠.

25. 이익률을 깎는다는 그 메모리, 정체가 무엇이냐. 고대역폭 메모리, 줄여서 HBM이라고 부르는 값비싼 원단입니다. 구글의 AI 칩 한 개에 이 모듈이 여섯에서 여덟 개씩 들어간다는 보도가 있어요. 칩이 잘 팔릴수록 원단을 더 많이 떼어 와야 한다는 뜻이죠. 옷값은 올라가는데 그 안에서 원단값이 차지하는 몫도 같이 커집니다.

26. 그 원단을 대는 자리에 한국 회사가 있습니다. 보도로 나온 숫자가 하나 있어요. 2025년 브로드컴을 거쳐 구글로 간 HBM 물량의 60% 이상을 삼성전자가 댔습니다. 상반기에는 SK하이닉스 비중이 더 높았는데, 하반기에 순서가 바뀌었다고 해요. 2026년 7월 25일에는 두 회사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을 묶은 협력을 발표했습니다. 삼성전자는 그 규모를 2030년까지 5년간 2,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했어요. 약속이 아니라 추산이라는 단어를 회사가 직접 골라 썼습니다.

27. 브로드컴의 남는 비율을 깎는 그 원단값이, 한국 회사의 장부에서는 늘어나는 매출로 적힙니다. 사실 하나가 두 회사의 반대쪽 칸에 동시에 적히는 거죠. 한쪽 회사만 들여다보면 이 연결이 보이지 않죠. 이 채널은 그래서 이익률이 내려간 대목을 나쁜 소식으로만 읽지 않습니다.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브로드컴이 이 메모리를 대신 사다 주는 것으로 봤습니다. 거기에 15~20%의 마진을 붙인다는 추정이에요. 원단까지 떼어다 주는 일을 맡으면 매출은 커지고 남는 비율은 얇아집니다. 남의 도면으로 옷을 짓고, 남의 원단까지 떼어다 주는 회사.

28. 이런 회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간판을 갈아 끼운 2016년으로 가 보면 드러납니다. 2016년 2월, 반도체 회사 하나가 간판을 바꿔 달았습니다. 왜 이름까지 갈아 끼웠을까요. 그때까지 이 회사의 이름은 아바고였습니다. 아바고는 브로드컴 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를 370억 달러에 사들였어요. 그러면서 자기 이름을 지우고 사들인 쪽의 이름을 내걸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브로드컴이라고 부르는 회사의 몸통은 아바고입니다. 이름만 인수한 회사의 것이지요.

29. 이 회사의 역사는 인수 목록과 거의 같습니다. 2013년 반도체 회사 LSI를 샀고, 네트워크 장비 회사 브로케이드가 그 뒤를 이었어요. 2018년에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CA를 인수했습니다. 시만텍의 기업 보안 부문도 가져왔고요. 칩을 만들던 회사가 소프트웨어 회사를 줄줄이 사들인 겁니다.

30. 모든 인수가 성사된 건 아니에요. 2017년 11월에는 퀄컴을 사겠다고 나섰습니다. 넉 달 뒤인 2018년 3월 12일, 미국 대통령이 안보를 이유로 그 인수를 막았어요. 업계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거래가 정부의 명령 한 장에 멈춰 섰습니다. 이 결정들의 한가운데에 혹 탄이 있고요. 2006년 3월부터 이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사들이는 동안 덩치는 이렇게 커졌습니다. 2016년 매출은 132.4억 달러였어요. 2025년 11월 초까지 한 해 동안은 638.9억 달러였어요. 10년 사이 다섯 배 가까이 불어난 겁니다.

31. 가장 큰 인수는 2023년 11월 22일에 마무리됐습니다. VM웨어, 총 거래가치로 690억 달러였어요. 우리 돈으로 92조 4천억 원입니다. 서버 한 대를 여러 대처럼 쪼개 쓰게 해 주는 소프트웨어를 파는 회사인데요. 기업 전산실에서는 없으면 곤란한 물건이죠.

32. 사들인 다음에는 무엇을 하느냐. 인수를 마치고 19일 뒤인 2023년 12월 11일, 회사는 파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한 번 사면 계속 쓰는 영구 라이선스를 더 팔지 않기로 한 거예요. 대신 기간마다 돈을 내는 구독으로 옮겼습니다. 소프트웨어 매출은 그 뒤로 크게 뛰었어요. 2023년 10월 말까지 한 해 동안 76.4억 달러였는데요. 2024년 11월 초까지는 214.8억 달러가 됐습니다. 늘어난 몫의 대부분이 VM웨어에서 나왔고요.

33. 값을 다시 매긴 자리에서는 반발도 나왔습니다. 유럽 클라우드 사업자 단체 CISPE가 2026년 3월 19일 EU 집행위원회에 경쟁법 위반 진정을 냈어요. 진정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사업자 프로그램을 없앴고, 비용이 열 배 넘게 오른 사례가 있으며, 여러 해 약정을 강요했다는 것이죠. 어디까지나 그 단체가 낸 주장이고, 아직 결론이 난 사안이 아닙니다. 회사의 반론과 집행위원회의 판단이 남아 있는 단계죠.

34. 이 회사를 AI 칩 회사로만 읽으면 절반만 보는 셈입니다. 자리를 사들이고, 그 자리에서 값을 다시 매기는 방식으로 커 온 회사예요. 같은 방식이 맞춤 칩이라는 새 자리에서도 이어질지는 아직 숫자가 답하지 않았습니다.

35. 이만큼 사들이며 커진 회사가 내놓는 미래의 숫자는, 하나같이 자릿수가 큽니다. 2026년 9월 2일로 돌아가 보죠. 그날 발표한 석 달 치 성적은 시장 예상을 넘었습니다. 매출도, 조정 주당순이익도 예상 위였어요.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주가는 내렸습니다. 9월 3일 장중에는 6%가 넘게 빠지기도 했습니다. 종가 기준으로는 약 2.7% 하락으로 마감했어요. 둘은 다른 숫자예요. 장중 낙폭만 보고 크게 무너졌다고 옮기면 그날 시장을 잘못 읽게 됩니다.

36. 배경으로 꼽힌 건 다음 분기 안내였습니다. 회사가 내놓은 매출 안내는 약 348억 달러. 시장 평균 예상을 조금 밑돌았어요. 같은 안내에서 AI 반도체 매출 217억 달러는 시장 추정치를 살짝 웃돌았어요. 다만 시장이 더 크게 본 쪽은 전체 매출이었습니다. 비슷한 일이 2026년 6월에도 있었어요. 그때는 소프트웨어 매출이 예상에 못 미쳤습니다. 연간 AI 칩 전망을 올리지 않은 것까지 겹치면서 하루에 12.6% 내렸어요. 지나간 분기 성적표보다 앞으로 올 분기 안내가 더 크게 읽혔다는 이야기입니다. 시장이 사고파는 건 이미 끝난 분기가 아니에요.

37. 여기서 양복점으로 돌아와 보죠. 회사가 내놓은 미래 숫자는 네 가지인데, 앉아 있는 자리가 서로 다릅니다.

38. 하나는 계약서에 금액까지 못 박아 장부에 적어 둔 주문이에요. 잔여 이행의무라고 부르는 항목인데, 2026년 8월 2일 기준 1,792억 달러입니다. 우리 돈 240조 원이고요. 회사는 이 가운데 약 25%가 1년 안에 매출로 잡힐 것으로 봅니다. AI만 떼어 낸 숫자가 아니라 회사 전체 기준이고요.

39. 또 하나는 원단을 미리 떼어 둔 쪽에 가깝습니다. 2027년 10월 말까지 한 해 동안의 AI 매출, 약 1,150억 달러입니다. 우리 돈 154조 원이고요. 여기에 회사가 붙인 말은 공급을 확보했다는 표현이었어요. 만들 재료와 만들 자리를 챙겨 뒀다는 뜻이지, 주문서가 그만큼 쌓였다는 말은 아닙니다.

40. 세 번째는 주인장의 짐작입니다. 2028년 10월 말까지 2,300억 달러, 우리 돈 308조 원에는 가시권이라는 단어가 붙었어요. 이만큼은 팔리겠다고 내다본 크기죠. 숫자는 가장 큰데 붙은 단어는 가장 가볍습니다.

41. 마지막은 동네 손님이 이 정도 되겠다는 어림이에요. 2024년 12월에 회사가 내놓은 시장 규모 추산이 600억에서 900억 달러였습니다. 2027년을 기준으로, 큰 고객 세 곳만 놓고 본 크기예요. 팔 수 있다고 본 시장의 크기이지 매출 약속이 아닙니다.

42. 구글을 두고 한 발언에도 비슷한 단어가 붙어 있어요. 앞으로 수년간 해마다 수백억 달러어치를 공급할 계획이라는 표현이었습니다. 네 숫자를 크기 순으로 줄 세우면 2,300억 달러가 맨 앞입니다. 붙은 단어 순으로 세우면 순서가 뒤집히죠. 크기는 헤드라인이 가져가고, 무게는 단어가 정합니다.

43. 다음 발표에서는 어디를 보면 될까요. 칸 세 개면 충분합니다.

44. 하나는 AI 반도체 매출입니다. 회사가 안내한 217억 달러를 넘겼는지가 먼저고요. 그다음은 새로 나오는 안내가 시장 예상의 위쪽인지 아래쪽인지입니다. 또 하나는 매출총이익률이에요. 회사가 말한 약 73%와 견주되, 회사 기준끼리 놓고 비교하는지부터 맞춰야 합니다.

45. 마지막은 미래 숫자에 붙는 단어입니다. 잔여 이행의무가 1,792억 달러보다 늘었는지 보고요. 2027년과 2028년 숫자에 어떤 단어가 붙는지도 봅니다. 확보했다인지, 가시권인지가 핵심이죠. 지난번 연간 성적 발표는 2025년 12월 11일이었어요. 이번 발표 날짜는 회사가 아직 알리지 않았습니다.

46. 옷값이 적힌 칸까지는 다 읽어 드렸습니다. 거기에 값을 매기는 일은 보시는 분 몫으로 남겨 두고요. 큰 숫자에 붙은 단어를 가려 읽는 연습은 다음 종목에서도 이어질 거고요. 도움이 되셨다면 좋아요와 구독, 알람 설정까지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음 편 알람이 울릴 때 또 같이 읽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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