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곽상준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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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조정은 한국 문제가 아닌 미국발 국제 수급·유동성 문제이며, 연준 금리동결 기대로 투기 자본이 차입 기반 자산 매도 중.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실적 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이며 외국인 매도는 수급 요인. 미국 금리 동결이 지속되면 자산시장 대폭락 우려, 다만 정부·연준이 SLR 완화 등으로 유동성을 풀 것으로 예상. 미국 AI 투자 거품론에 대해 위기는 항상 뒤통수를 친다며 빅테크 차입 확대를 경계. 개인에게는 좋은 기업의 배당주 투자 권고. 금은 중국의 매입 중단 가능성으로 조정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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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쉬는 시간에 잠깐 이야기를 나눴지만, 요즘 증시와 증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건 피부로 느끼시죠? 과거보다 많이 늘긴 했습니다. 다만 과거에도 중간중간 고점이 있었는데, 그때보다 강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제, 그제 계속 출렁이며 빠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계속 상승해 오던 추세에 변화가 있는 건지, 아니면 건강한 조정인지 판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럴 때 제가 늘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먼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가격을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주식을 가격으로 판단하면 개인은 그 가격에 휘둘려서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싸면 사고 비싸면 팔아야 한다는 말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보통은 가격이 오르면 가슴이 쿵쾅거리고 흥분하고, 빠지면 공포가 밀려옵니다. 그런데 기업의 본질을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작년과 올해 실적이 엄청나게 좋아졌고, 주가도 바닥에서 두 배 정도 올랐습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의 본질이 두 배로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개인들이 이 본질을 잊고 현상에만 눈을 돌리면 여기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와 이익 전망은 변함이 없습니다. 여전히 낙관적이라기보다 긍정적입니다. 두 주 전에 출연했을 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실적이 엄청 좋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더 좋았습니다. D램 가격이 방송에 적합하지 않을 만큼 미친 수준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이 얘기는 조금 뒤에 다시 하겠습니다.
지금의 출렁임은 수급 상황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수급 문제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 즉 국제 자금의 문제입니다.
쉽게 설명드리면, 금융시장에는 성격이 다른 자산들이 있습니다. 주식은 변동성이 크고 수익도 손실도 날 수 있어서 위험자산이라고 봅니다. 반면 채권은 정해진 이자를 받기 때문에 시장이 출렁여도 자기 자리를 꾸준히 지킵니다. 그래서 안전자산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최근 한 달 동안의 현상을 보면 이상합니다. 나스닥은 고점에서 7% 정도 빠졌습니다. 주식이 빠졌으니 채권이 올랐을까요? 아닙니다. 채권도 빠졌습니다. 그럼 채권보다 더 안전하다고 불리는 금은 올랐을까요? 역시 빠졌습니다. 요즘 젊은 층이 많이 관심 갖는 코인은 어떨까요? 코인도 빠졌습니다. 전통적인 금융 시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현상입니다. 위험자산도, 안전자산도 모두 빠졌습니다.
이유는 2008년 리먼 사태와 2020년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전 세계 유동성이 어마어마하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유동성은 가만히 떠 있지 않고 어딘가에 달라붙어 자산 가격을 밀어 올립니다. 한국은 부동산에 많이 달라붙었고, 미국은 주식에 많이 달라붙었습니다. 그리고 코인에도 달라붙었습니다.
문제는 요즘 투기적 자본이 과거처럼 주식만, 채권만 하는 식이 아니라 물불을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다 한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자기 돈만이 아니라 남에게 빌려온 차입금까지 동원합니다. 그러다 보니 모든 자산 가격이 연결돼 버렸습니다. 한쪽에서 유동성 부족이 터지면, 그걸 메우기 위해 다른 자산에서 돈을 끌어옵니다.
이번 하락의 단초는 미국 금리 전망에서 나왔습니다. 10월 전에는 다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연속으로 내렸고, 12월에도 내릴 것이며, 내년에도 두세 번은 더 내릴 것이다. 트럼프 정부도 강하게 원하고 압박하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아주 강하지 않으니 결국 금리를 내릴 것이다.
그런데 지난 한 주 반에서 두 주 동안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거의 77 가까이 금리 동결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핵심입니다.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잣대는 금리입니다. 금리가 내려갈 거라고 보고 돈을 잔뜩 빌렸는데 금리가 안 내려오면, 모든 계산이 어그러지기 시작합니다. 갚아야 할 돈이 생기고, 자금 조달 문제가 생깁니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어마어마한 규모로 팔고 있습니다. 4월 이후 엄청나게 사다가 10월 들어 갑자기 왕창 팔고 있습니다. 저는 이 매수 주체와 매도 주체가 다르다고 봅니다. 매도하는 쪽은 투기적 세력입니다. 미국에서 금리 예상이 바뀌면서 급하게 돈이 필요해졌고, 그 돈을 메우려고 한국에서 던지기 쉬운 종목을 팝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던지면 던지는 대로 팔리는 유동성 좋은 종목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장기 투자자들은 여전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전망을 보고 투자하고 있고, 투자 기관의 전망치는 계속 상향되고 있습니다. 같은 업종의 마이크론도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팔린다는 건 기업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수급 문제입니다. 그리고 수급 문제는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미국이 정말 금리를 동결하면 주식 추세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 가정이 현실이 되어 12월에도 동결하고 내년에도 계속 동결하면, 재앙이 시작될 것입니다. 주식뿐 아니라 전 세계 자산 시장이 폭락할 수 있고, 자본 시장이 굉장히 큰 조정을 한 번 겪게 될 겁니다. 지금 시장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포지션을 짜 놓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러분을 안심시켜 드리자면, 미국의 신은 하나님이 아니라 마켓입니다. 시장이 신이기 때문에 연준도, 미국 정부도, 미국 국민도 이 상황을 오래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금리 동결 자체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산 시장이 조금 빠지는 것은 어느 정도 용납되지만, 금리를 오래 동결해서 빠지는 거라면 5~10% 정도가 아니라 훨씬 더 빠질 수 있습니다.
미국 중산층은 지금도 어려움 속에서 빈부격차가 커지는 중인데,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 주식을 갖고 있느냐 아니냐입니다. 주식이 빠지면 일반 대중과 중산층 모두의 자산이 줄어듭니다. 저도 미국 대중의 주식 보유 비중이 역대 어느 때보다 높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이건 약간 위험한 뉴스입니다. 그렇기에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대처할 것입니다. 주식이 20% 정도 빠지면 소비가 확 줄고, 경기가 하락하고, 인플레이션도 안정되니 결국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정부가 쓸 수 있는 수단도 있습니다. 금융적으로 조금 어려운 얘기지만, 은행의 자기자본 비율 규제에서는 담보물의 위험도에 따라 대출 한도가 정해집니다. 부동산, 주식 등 여러 자산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미국 국채입니다. 지금 미국 주요 은행들은 국채를 보유하면 자기자본을 일정 부분 쓴 것으로 계산됩니다. 그러면 다른 곳에 대출을 해 주기 어려워집니다.
그런데 미국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고, 정부가 사 달라고 요청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담보 대출을 막는 요소로 작동하는 것은 이상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미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도 이 내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보충적 자본 비율을 풀어 줄 수 있습니다. 즉 국채를 완전한 안전자산으로 보고, 현금과 똑같이 쳐 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은행 자본이 풀려나면서 대출을 더 내줄 수 있고, 유동성이 확 늘어납니다. 12월에는 그런 방향으로 갈 것 같습니다. 금리 말고도 유동성을 확대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습니다.
결국 시장이 많이 흔들리면 그런 쪽을 건드릴 겁니다. 그래서 오늘 꼭 기억하실 단어 하나는 SLR입니다. 미국에서 이 단어가 나오면 문제가 해소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 시장도 중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보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미국 시장은 과열입니다. 다만 폭발적인 AI 투자로 미국 성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은 소비의 나라라고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설비투자의 나라로 바뀌었습니다. AI 투자가 너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2주 동안 가장 심각한 논란이 바로 AI 거품론입니다.
현장에서 보면 거품이다, 위기다 하는 말은 많았지만, 진짜 위기가 온 적은 거의 없습니다. 위기는 항상 뒤통수를 때립니다. 모두가 이길 거라고 생각할 때 위기가 오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빅테크들이 안 하던 짓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대출을 쓰고, 돈을 당기고 있습니다. AI 기업과 빅테크들이 돈을 당기는 건 신기한 일입니다. 돈을 세상에서 가장 잘 버는 회사들이 왜 돈이 부족할까요? 군비 경쟁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가장 큰 차이는 투자자들의 시각과 빅테크 본사의 전략 사이에 이견이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투자자들은 빨리 돈을 벌고 싶어 합니다. 미국 기업들은 한국과 달리 투자한 만큼 바로 리턴을 줘야 합니다. 배당을 주거나 자사주 소각으로 주가를 올려야 합니다. 주가는 거의 신성불가침 영역입니다. 그래서 빅테크들이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AI 전쟁에서 지지 않으려면 설비투자를 엄청나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이라면 "설비를 증설해야 하니 당분간 배당을 못 할 수 있다, 양해해 달라"고 하면 받아들여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그렇게 못 합니다. 주가도 지켜야 하고, 다음 단계의 싸움에서도 이겨야 하니 주주에게 돈을 쓰면서 동시에 설비투자도 해야 합니다. 많이 벌지만 돈이 부족해진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지금 가장 큰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마이클 버리 같은 사람이 나서서 감가상각 기간을 3~6년으로 늘린 건 사기라고 지적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걸 사기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건 사장의 판단이고 회계상의 선택입니다. 이런 괴리가 있다고 해서 당장 위험한 상태는 아닙니다. 정말 위험한 상태는 회사가 망할 정도로 빚을 끌어다 쓸 때입니다. 지금 빅테크들이 대출을 당기고 채권을 발행했다고 해서 돈이 부족해 망할 거라고 보는 건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지금 시장은 예전처럼 마냥 올라가는 낙관론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 이른바 개미들은 몇백만 원, 몇천만 원을 투자하며 "나 지금 뭐 해야 되지?" 하고 조바심을 내고 있습니다.
일반론으로 말씀드리면, 투자의 본질은 기업입니다. 일을 잘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하고, 또 비싸지 않은 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런데 비싸지 않은 기업은 겉으로 못나 보입니다. 비싼 기업은 잘나 보입니다. 그렇다고 겉모습에 끌려서는 안 됩니다. 제가 여기 나와서 배당주에 투자하라고 세 번 정도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야 개인들이 흔들리지 않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겉으로 멋있어 보이는 꽃은 이미 값이 다 오른 꽃입니다. 그보다는 꾸준히 돈을 잘 버는 회사, 배당도 잘 주는 회사를 찾아보시기를 간곡히 권하고 싶습니다.
금값이 떨어진 건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금값에도 투기적 세력이 들어갔습니다. 금 가격을 볼 때는 반드시 중국의 행동을 살펴보셔야 합니다. 10월 16일 상하이 황금 거래소에서 현재 금값은 비이성적이니 함부로 금을 매입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중국은 금을 가장 많이 사 온 나라입니다. 그런데 그 중국이 잠시 매입을 멈춘 것입니다. 중국은 대단히 일사불란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현재 가격에서 조정을 받는 것으로 보시면 되고, 가격이 어느 정도 떨어져야 그들이 다시 살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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