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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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외 한국 기업은 역사적 밸류에이션 대비 비싸고 반도체만 싸다고 봄. 코스피 1만은 가능하나 이익 지속성과 주주환원 부족이 우려. 알테오젠 등 코스닥 대장주의 거래소 이전은 국민연금 벤치마크(코스피200) 편입 때문이며 지수 편입 제도 개선 필요. 과열 신호로 애플 등 소비재 주가 상승을 버블로 봄. 미국 주식 과열 칼럼을 쓴 바 있음. 국민연금 대규모 매도는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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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만 싸고 반도체 이외 기업들은 역사적인 밸류에이션에 비해 비쌉니다. 결국 시장의 수익률, 자산 가격의 수익률은 역사적인 평균으로 회귀하게 돼 있고, 지금은 오버슈팅이라고 봅니다. 욱입니다. 반갑습니다.
코스피 1만 시대가 실제로 가능하다고 보시는지요? 가능은 한데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걱정이 좀 됩니다. 시장이라는 게 위아래 등락이 너무 크니까 가는 것은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유지가 가능하냐는 데 대해서는 두 가지 걱정이 있습니다. 마이크론이 내년까지 설비 투자를 300조 한다고 하고, 양산도 내년 하반기 보면서 지금 설비 증설을 엄청나게 하고 있습니다. CXMT도 수십조를 들여 양산에 들어갔는데, 이 호황이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지속될 수 있느냐. 이익의 지속성에 대한 걱정이 하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작년 연말 우리나라 시가총액이 3,500조였는데, 지금은 많이 올라서 두 배 반이 됐습니다. 그 3,500조인데, 작년 배당금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35조, 그러니까 1%입니다. 돈을 잘 벌면 뭐 하냐는 겁니다. 근로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좋습니다. 고생했으니까요. 그런데 근로자들에게 인센티브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적자일 때도 오랫동안 투자를 해 주고 회사가 어려울 때도 배당을 삭감하거나 중단할 때 참아줬던 주주에 대한 보상은 어디 갔냐는 겁니다. 더 나가서 반도체 투자를 얼마 한다고 하는 것도 주주의 의견을 묻고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게 왜 다른 쪽에서 나오냐는 거죠.
이런 걸 보면 알겠지만 우리나라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지, 주주 자본주의 나라가 아닙니다. 캐피탈리즘이라는 관점, 또는 재산권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아직도 굉장히 제한적인 소유권의 나라, 제한적인 재산권의 나라, 또는 위계적 소유권의 나라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서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지지선이 올라온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습니다. 시장이 변동성으로 1만 포인트, 2만 포인트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유지하느냐에 대해서는 다들 고민해 봐야 하는 나라라고 봅니다.
코스닥 회복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한 가지 제약을 가하면 됩니다. 최근 코스닥의 대장주 알테오젠이 유가증권 시장 이전 상장을 발표하고 논란이 되고 있는데, 왜 저러느냐면 국민연금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한 600조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엄청나죠. 그런데 국민연금의 벤치마크 지수가 코스피 200입니다.
코스피 200 지수가 어떤 식으로 운용되냐면,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소 시장으로 이전되자마자 특례 상장 편입을 시켜 버립니다. 가장 대표적인 회사들이 몇 개 떠오르지 않습니까? 벌써 금양도 떠오르죠. 이런 식으로 구성이 되는데, 국민연금 600조에 벤치마크가 코스피 200입니다. 그럼 1%가 편입되면 얼마의 매수세가 들어오겠습니까? 6조 원입니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을 성장시키고 고생했던 분들 입장에서는, 거래소 시장에 국민연금 매수가 들어올 때가 퇴직금 받는 시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진정한 엑시트는 국민연금에게 하는 거죠.
그런데 미국은 다릅니다. 스페이스X는 내년, 내후년까지도 S&P 500에 못 들어갑니다. 적자 기업은 안 되고, 주주 측면에서는 유통 주식 수가 문제가 있습니다. 앨런 머스크 혼자 85%를 들고 있으니 의결권에 문제가 있죠. 세 번째로 이익을 내는지를 봅니다. 그걸 보고 시간을 두고 들어옵니다. 물론 나스닥백 같은 데는 넣어 주죠. 그건 증권사들이 만드는 거니까요. 나스닥백은 증권거래 시스템의 약자입니다.
결국 우리나라 코스피 200 지수의 특례 편입 제도를 S&P 500처럼 바꾸면 됩니다. 그러면 코스닥 시장에서 굳이 거래소 시장으로 갈 이유가 없죠. 그러면 코스닥 시장에 있었던 수많은 우량 기업들이 거래소 시장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되고, 코스닥의 PER이 몇 배인지 아십니까? 작년 연말 기준 100배가 넘습니다. 좋은 기업들은 다 거래소 시장으로 가고, 죄송합니다만 못 간 기업들만 남은 시장으로 평가받게 되는 거죠. 그래서 밸류에이션 매력도 없고 좋은 회사도 없는 시장이 돼 버립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첫 단추는, 코스닥 시장에서 동전주를 퇴출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유가증권 시장으로 가더라도 국민연금이 안 사 준다면 갈 이유가 거의 없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반도체를 제외한 한국 증시 펀더멘털은 어느 수준이라고 보시는지요? 비쌉니다. 반도체만 싸고, 반도체 이외 기업들은 역사적인 밸류에이션에 비해 비쌉니다. 반도체만 달려가는 시장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반도체가 오르는 덕분에 억지로 끌려 올라간 여러 테마들이 있어서 우리나라 주식 시장이 이렇게 된 것입니다.
반도체 쏠림 시장을 경계해야 할까요? 아니요, 이건 정상입니다. 이익이 1,000조 중에 700조, 800조가 두 회사에서 나는데, 그럼 이 둘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0~80%가 돼야죠. 그런데 그렇게는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싼 겁니다. 정상이라니까요. 다만 이 종목에 대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같은 상품을 만들어서 시중 자금이 여기로 몰려 일종의 합법적인 카지노가 만들어진 게 문제인 거지요. 이 회사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정당한 투자이고 올바른 투자 방법이라고 봅니다.
반도체의 비중이 줄어드는 형태의 순환매는 부정적인 신호로 봐야 할까요? 그럼 끝난 거죠. 미국 주식 시장이 최근 과열이라고 보는 칼럼도 많이 쓰고 포스팅도 하고 있는데, 왜냐하면 애플 주가가 안 빠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왜 애플 주가가 안 빠지는 것이 버블의 신호인가? 반도체 가격이 이렇게 올라서 전 세계 모든 세트 업체, 또는 박스 업체는 필요합니다. 닌텐도, 소니, 삼성전자 DX 부문, 샤오미 등 반도체가 안 들어가는 가전 제품이나 자동차는 없습니다. 그런데 반도체 제품 가격이 이렇게 많이 오르면 누군가는 마진을 줄이거나 고객을 잃을 위험을 무릅쓰고 가격을 인상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회사들의 주가까지 오른다? 버블이죠. 우리나라에도 그런 회사가 있습니다.
코스피 9,000 시대에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점검해야 할 것이 있다면요? 당신이 어떤 투자자인지 이 질문을 해야 합니다. 모멘텀 투자자라면 사면 되죠. 지금 모멘텀이 살아 있고, 손절 라인은 아직 아래에 있으니까요. 그런데 모멘텀이라는 것은 결국 비싸다고 못 살 주식이 없고, 싸다고 못 팔 주식이 없다는 겁니다. 제시 리버모어가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인데, 이 사례에서 보듯이 모멘텀이 살아 있을 때는 가격을 볼 필요가 없고, 모멘텀이 죽었을 때도 가격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모멘텀 투자자,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스타일의 투자자라면 사야죠.
반대로 평균 회귀 투자자, 영원히 지속되는 추세는 없고 결국 시장의 수익률과 자산 가격의 수익률은 역사적인 평균으로 회귀하게 돼 있으며, 지금은 오버슈팅이라고 믿는 투자자라면, 주식에만 올인하기보다는 주식 시장이 붕괴했을 때를 대비한 다른 자산을 갖춰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시장이 폭락할 때 가치가 오르는 자산, 우리가 안전 자산이라고 부르는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겁니다. 미국 달러 표시 채권이나 금 같은 데에요.
양극화, 변동성 장세에서 자산 배분 원칙은 무엇일까요? 최근 수익이 많이 났던 자산을 좋아하는 분들, 모멘텀 투자자들은 당연히 한국 주식 비중을 좀 많이 가져가는 게 맞겠죠. 그런데 저 같은 사람은 투자 4분법이나 5분법 같은 것을 좋아합니다. 한국 주식뿐만 아니라 미국 주식도 가지고 있고, 미국 채권, 금, 여기에 능력이 되면 미국 리츠 같은 자산군을 굉장히 다변화합니다. 어떤 위험이 닥쳐도, 최악의 순간에도 원금을 어느 정도 지켜낼 수 있고, 남들이 다 팔 때 내가 원금을 지켜내며, 그게 또 유동성이 있는 자산이니까요. 그러면 그때 본격적으로 위험 자산 저가 매수에 나설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이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번에 연금 이사장이 국내 주식 매도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물론 그런 권한을 그에게 준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연금의 본부장, CIO가 작년 말로 임기가 끝났는데도 후임자 임명이 안 돼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니, 연금의 기존 정책 기조와 운용 원칙을 단호하게 밀고 나갈 사람이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기금운영위원회 의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의 의사 결정 전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이고,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는 어느 정도, 적어도 운용역들 말고 거버넌스 쪽에서는 합의가 이루어진 것 아니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저는 대규모 매도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2022년처럼 국내 주식 리밸런싱을 못 하게 막아 놨을 때, 종합주가지수가 3,300에서 2,200으로 40% 폭락했고, 그때 국민연금은 연 8%의 손실을 봤습니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 해체론, 국민연금 파산론, 결국 국민연금 개혁으로 이어졌던 그 뼈아픈 고통을 연금 출신인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무조건 리밸런싱을 막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버넌스 쪽에 계신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공격적 리밸런싱의 가능성은 희박하니, 너무 연금이 판다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의 미래, 연금 자산이 이런 식으로 관리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당장 매물이 쏟아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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