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건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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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시장을 쫓기보다 분산된 ETF 어항을 깔아두고 기다리는 것이 낫다. 초보는 소액으로 연습하고 일지를 쓰며, 복리(72의 법칙)가 시간과 금액이 커질수록 강력해진다. 금은 지정학 리스크와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한 헤지 자산으로 장기 보유 가치가 있다. 부동산은 심리적 상투 위험이 있고 연금은 개인이 미리 준비해야 한다. 위기는 반드시 다시 오며 방심한 곳에서 터지므로 소외된 공간에 분산해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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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면서 "달러가 좋대, 일본이 좋대" 하고 확 달려드는 것, 그리고 "이거 샀다 저거 팔았다" 하며 계속 갈아타는 방식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구조에 돈을 한 번 박아 놓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연 12%의 수익이 나는 자산이라면 내 자산은 6년마다 두 배가 됩니다.
안녕하세요, 한석준입니다. 우리 삶에 진짜 필요한 지식을 전해 드리는 시간이죠. 오늘은 거시 경제계 1타 강사 오건영 단장님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세요.
이제 조금 더 우리 삶과 직접 맞닿은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투자 말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버는 게 당연히 중요하지만, 벌어 놓은 돈이 알아서 불어나면 그보다 좋은 일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우리가 워런 버핏도 아니고, 어디에 투자하면 어떻게 오를지 예상하고 그걸 맞힐 수 있느냐 이거죠.
제가 어렸을 때 얘기를 하나 해 드릴게요. 아버지, 삼촌들과 계곡에 놀러 간 적이 있었어요. 족대라고, 그물 같은 도구를 하나 받아 들고 세 시간 동안 물고기를 잡으러 돌아다녔죠. 그때 느낀 건, 물속에서 물고기가 저보다 훨씬 빠르다는 거였어요. 절대 못 잡습니다.
그런데 삼촌은 물고기가 많이 모이는 곳에 통발을 놓고 떡밥을 발라 넣으셨어요. 세 시간이 지나 어항을 들어 올렸는데 안에 물고기가 정말 많았습니다. 그때 초등학교 3학년이던 저는 현타를 느꼈죠. 그래서 어항이 좋은 거구나 싶어 저도 어항을 하나 얻어 떡밥을 발라 어설프게 놔뒀어요. 그런데 차이가 있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물고기가 들어가는 걸 보고 싶은 거예요. 1분에 한 번씩 들여다봤는데 30분이 지나도록 한 마리도 안 들어오더라고요. 왜 내 어항에는 안 들어올까?
이 얘기를 드린 이유는, 요즘 투자 세계가 이것과 아주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뉴스를 보고, 시장의 흐름을 보고 개인이 따라가는데, 시장이 훨씬 빠릅니다. 지금 시장이 움직이는 속도는 20년 전보다 세 배, 네 배 빠릅니다. 유튜브도 있고 AI 알고리즘도 돌고, 전 세계 투자자가 정말 많이 들어와 있어요. 우리나라도 5년 전과는 비할 바 없이 많은 분들이 공부해서 들어오고 있고요. 20년 전 물고기보다 지금 물고기가 세 배 빠르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걸 족대 들고 쫓아가서 잡을 수 있겠습니까? 따라가면 절대 못 잡아요. 샀다 팔았다를 반복해서는 답이 안 나옵니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항을 놓고 기다려야 합니다. 초보일수록 이 기다림을 못 견뎌요. 시간을 확정하고 싶어 하죠. "6개월 후에 얼마나 오를 것 같아? 언제 오를 것 같아?" 이 생각이 아주 강합니다. 그건 "어항 안에 물고기가 몇 시 몇 분에 들어올 것 같아?"라고 묻는 것과 똑같아요. 기다림이 없는 거죠. 그러니 열정적으로 쫓아다니는 게 효율적일까요, 아니면 박아 놓고 쳐다보지 않고 기다리는 게 나을까요? 저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빠른 물고기는 절대 쫓아갈 수 없어요.
그래서 제가 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뉴스를 보고 "달러가 좋대, 일본이 좋대" 하며 한 곳으로 확 가는 것보다, 여러 개의 어항을 넓게 풀어 놓고 물고기가 들어왔을 때 건지는 전략이 낫다는 겁니다. 결국 교과서적인 답이 되는데, 분산 투자가 제일 중요합니다. 공자님 말씀 같지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건강에 좋다는 걸 부인할 사람은 없죠. 문제는 아무도 실천하지 못한다는 거고요.
지금까지 말씀을 듣고 "그럼 나도 한번 투자해 보자" 마음을 먹었다면, 첫 단계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투자와 친해지는 것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얘기하는 걸 듣고 덜컥 사시면 안 돼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물고기만 보고 쫓아가는 격이거든요. 유튜브 전문가가 "여기가 좋을 것 같다"고 하는데 밑의 조회수가 3천만 회라면, 그 정보를 3천만 명이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고급 정보일 리가 없어요. 정보가 퍼지는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빨라졌으니까요. 그래서 스스로 공부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지점에 어항을 놓아야 할지도 봐야 하니까요. 그러려면 화려하고 핫한 것만 따라갈 게 아니라, 사람들이 쳐다보지도 않는 것들과도 친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주식뿐 아니라 채권도 보고 환율도 보고, 여러 분야의 뉴스를 접하게 되죠. 이 여러 곳을 한꺼번에 보기에는 ETF가 요즘 참 혁신적인 상품이라고 생각해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ETF 하나는 이미 여러 종목,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하고 있거든요. 그 ETF를 여러 개 깔면 분산이 그냥 분산이 아니라 초분산이 됩니다.
처음 투자를 시작하는 젊은 분들은 뉴스를 보시면서 ETF 열 개를 뽑아 보세요. 그리고 그 열 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셔야 합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공격수만 열 명 뽑을 순 없잖아요? 골키퍼도, 수비수도 뽑아야 하죠. 성격이 서로 다른 자산들을 넣어야 합니다. 어차피 금액이 크지 않으실 거니까, 금액이 작으면 뭘 해도 때돈을 벌기는 어려워요. 서로 다른 성격의 ETF들을 한번 깔아 놓고, 이 친구들이 뉴스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는지 매일 보시는 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돈이 들어가면 보이거든요. 그러면 공부가 실질적이 됩니다.
저도 ETF를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예를 들어 제약 산업이 어떤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차트를 보면 "아, 이때는 좋았고 이때는 나빴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더라고요.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걸 종합적으로 알려 주는 참고서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재미있었습니다.
맞아요. 내 돈이 들어가기 전에는 과거 흐름이 그냥 남의 얘기지만, 내가 투자하고 그게 움직이는 걸 보면 짜릿함이 생기거든요. 그러면 과거를 볼 때도 재미있어요. 관심이 생겨야 그 사람의 과거가 궁금해지지, 관심도 없는데 과거를 얘기하면 듣기 싫잖아요. 그러니 실제로 투자를 해 보라는 겁니다.
그럼 바로 이런 반론이 나오죠. "그러다 손실 나면 어떡하냐?" 금액이 크지 않으면 손실이 나도 수업료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학원비 같은 거죠. 저는 일단 ETF를 하나씩 삽니다. 하나에 만 원에서 5만 원 사이예요. 30% 떨어져도 15,000원 날아간 거죠. 그 대신 숫자로 확 느껴지더라고요. "너 지금 마이너스 30%야." 이게 남한테 들은 얘기와는 전혀 다르게 직접적으로 와닿습니다. 중요한 건 남에게 듣는 게 아니라 직접 체험해 보는 거예요. 그 경험은 미래에 더 큰 금액을 투자할 때 값진 수업이 됩니다.
사실 주식 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에게 진짜 문제가 되는 순간은 3,000원 빠졌을 때가 아니에요. 3,000원 올랐을 때입니다. 그때 "아, 이렇게 하면 오르는구나" 하고 생각해야 하는데, 보통은 "에이, 그때 1억을 넣었어야지" 하며 욕심이 생기죠. 그래서 많은 돈을 넣었다가 망하는 일들이 생깁니다. 그러니 1, 2년 정도, 한 사이클은 연습을 하고 본 레이스에 들어오는 게 훨씬 중요해요. 그리고 왜 올랐는지, 왜 떨어졌는지 일지를 써 보시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내 주장이 맞는지 틀리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는 이렇게 공부해 봤다"고 기록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좋은 출발점이 될 겁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죠. "기가 막힌 종목 하나를 찾아서 30% 벌면 30만 원인데, 그것도 크게 안 느껴진다. 분산 투자해서 3~4% 벌어 봐야 100만 원에서 3만 원인데, 그걸 누구한테 붙이냐?" 저도 맨날 듣는 욕입니다. 100만 원도 분산 투자를 해야 하느냐고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평생 100만 원으로만 갖고 계실 게 아니잖아요. 미래에는 1천만 원, 1억으로 늘어날 테니까요. 때돈을 벌자고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1억이 됐을 때 연습하는 것보다 100만 원으로 연습하는 게 낫다는 겁니다. 1억으로 연습하면 살 떨려서 주저앉을 것 같아요. 실수 한번 하면 비용이 엄청 크니까요.
그렇다면 예금이나 적금은 조금 하고 있을지 몰라도 투자는 전혀 하지 않거나, 투자를 할 여유가 없는 2, 30대 직장인 초기 친구들에게는 어떤 전략을 세우라고 하고 싶으십니까?
필요성을 먼저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미래에 자산을 많이 쌓으려면 남는 돈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 남는 돈을 키우려면 버는 돈을 늘리거나 쓰는 돈을 줄여야 해요. 요즘 젊은 분들과 대화해 보면, 효율적으로 아껴 쓰는 건 저희 때보다 더 잘하시는 것 같아요. '무지출 챌린지' 같은 것도 저는 듣고 깜짝 놀랐거든요. 와, 이런 것도 하는구나 싶었어요. 쓰는 걸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버는 것도 늘려야 합니다.
돈을 버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급여죠. 자기 개발도 필요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월화수목금토일 내내 일할 순 없잖아요. 쉬어야 하죠. 두 번째가 투자입니다. 투자는 돈이 돌게 하는 거예요. 중요한 표현이 하나 있는데, 월스트리트에 "Money never sleeps"라는 말이 있습니다. 돈은 잠을 자지 않아요. 계속 돕니다. 예를 들어 예금이나 채권에 넣어 두면 채권에서 이자가 나오죠. 토요일, 일요일에도 그 이자가 계속 붙습니다. 돈은 쉬지 않아요. 자산 시장도 마찬가지로, 매일 움직이면서 이자와 수익이 붙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나는 쉬어도 내 투자 포트폴리오는 일을 하는 거라고요. 그게 굉장히 중요하지 않을까요?
많은 분들이 6% 투자 수익률, 3% 수익률 같은 숫자를 볼 때, "그러면 100만 원 넣으면 6만 원 번다는 얘기네" 하고 생각하시죠. 그런데 그게 굉장히 의미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72의 법칙'이 있어요. 72를 금리로 나눈 숫자가 원금을 두 배로 만드는 데 걸리는 기간입니다. 예를 들어 이자율이 6%면 12년 걸리면 두 배가 되죠. 내 자산이 두 배가 되는 겁니다. 이건 복리로 불어나기 때문이에요. 금리가 12%라면 6년이면 두 배가 됩니다. 급여가 6년마다 두 배로 오르는 회사는 없죠. 그런데 그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가면 두 배가 되기가 훨씬 힘들어지잖아요. 그런데 매년 12%씩 수익을 낼 수 있다면 6년마다 두 배가 되는 겁니다. 12%는 부담스러우면 6%라도 12년마다 계속 두 배가 됩니다. 그리고 이 자산은 은퇴도 안 하고, 주말에도 쉬지 않아요. 머니 네버 슬립스와 복리가 결합하면 급여 소득보다 훨씬 파워풀해질 수 있습니다.
투자책은 거의 다 복리 얘기를 하는데,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하냐고 생각할 수 있어요. 복리는 왜 그렇게 강력할까요? 복리가 붙기 시작하면 시간이 우리 편이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거든요. 그래서 투자의 시계를 길게 가져갈수록 복리가 붙어 주는 효과가 훨씬 커집니다. 남은 돈에서 생긴 이자에서도 또 수익이 만들어지니까요. 금액이 커질수록 복리에서 창출되는 금액도 생각보다 크게 들어오고요. 결국 첫째, 시간이 길어질수록, 둘째, 금액이 커질수록 복리는 훨씬 더 강력해집니다.
그럼 다른 질문을 드릴게요. 일반인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투자 상품은 예금과 주식인데, 그 밖에 금이 있지 않습니까? 금 통장도 있고 금 현물을 직접 사는 방법도 있는데, 금에도 투자해야 하나요?
저는 금을 포트폴리오에 담아 두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긴 호흡으로 보면 금 가격은 지금보다 더 오를 거라고 봐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지정학적 리스크를 헤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전쟁 같은 일이 나면 금 가격이 탁 튑니다. 지금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은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라고 얘기하고 있죠. 사회에서 경찰이 사라지면 분쟁이 많아지잖아요. 그래서 앞으로 언제 어디서 어떤 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분쟁에 대비해서 내 포트폴리오에 자산을 조금은 담아 둬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지만, 그런 일이 터졌을 때 다른 자산들이 긴장하는 와중에도 금은 탁 튀어 올라 주거든요. 그런 시나리오를 대비하는 자산으로서 금이 있습니다.
둘째는 화폐 가치와 관련이 있어요. 20년 전에 골드바를 하나 샀다고 해 보죠. 그걸 금고에 넣어 두고 20년이 지난 지금 가격을 보면, 20년 전 대비 약 12배가 뛰어 있습니다. 그럼 금이 달라졌을까요? 똑같은 금이에요. 아무것도 바뀐 게 없는데 가격이 12배가 된 겁니다. 왜일까요? 금이 뛴 게 아니라 종이 화폐가 훨씬 더 많이 공급되면서 종이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 거예요. 화폐도 하나의 상품으로 치환해서 생각해 보면, 그 상품의 가치가 박살난 거죠. 금융위기 때 빚의 고통이 너무 크니까 달러를 마구 풀었고, 팬데믹 때도 그랬습니다. 금 가격 차트를 보면 2010년대 초반에 한 번 서전트 점프를 했고, 최근에 또 한 번 크게 점프했죠. 결국 그런 시기가 금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겁니다. 앞으로 10년, 20년 뒤에 위기가 찾아온다면 저는 또 돈을 풀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금 가격이 떨어졌던 시기를 돌아보면, 긴축을 강하게 할 때가 있었고, 미국 경제가 압도적으로 강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사람들은 미국 경제 성장에 투자하지, 굳이 황금색 돌덩이를 찾을 이유가 없었죠. 그래서 금 가격을 볼 때는 화폐가 얼마나 풀리는지, 그리고 미국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꾸준히 같이 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오늘 단장님과 얘기하면서 가장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 점은, 나라와 나라 사이도, 자산과 자산 사이도 연결되지 않은 게 없다는 거예요.
다 맞물려 있습니다. 사실 시장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그겁니다. 그 맞물려 있는 걸 서로 비교해서 가치를 찾는 게 환율이거든요.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제력을 비교해서 숫자로 표현하고, 그 숫자를 80억 명 가까운 투자자들이 사고팔면서 인정해 주는 게 환율입니다. 그걸 맞출 수 있겠습니까?
전 세계 인구가 그만큼 되니까, 추세를 쫓아가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추세를 예상해서 그물을 던져 놓는 전략이라면 훨씬 마음이 편하겠죠.
주변에서는 이런 충고도 많이 듣잖아요. "주식 같은 거 하지 마라. 우리나라는 부동산이다." 부동산 불패는 거의 신화처럼 여겨지고 있는데, 이건 계속 갈 거라고 보십니까?
제가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사람들이 부동산과 주식을 바라보는 시각을 한 가지 말씀드리면, 부동산은 사고 나서 거기 들어가 살잖아요. 그러니 "오늘 우리 집 가격이 0.7% 올랐어"라고 말하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부동산에는 둔감한 편이죠. 주식은 일주일 만에 팔고 나오는 분들도 있지만, 집을 일주일 만에 팔고 이사 간다고 하면 미쳤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래서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연적으로 생기는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애플 주가가 오를 것 같은데 애플 주식이 없는 것과, 집값이 오를 것 같은데 집이 없는 것은 느낌이 좀 다르다는 겁니다. 애플 주식은 없어도 살지만, 집은 삶에 당연히 직결되잖아요. 집값이 올랐을 때 심리적으로 코너에 몰려서, 비싼 가격에 뒤늦게 따라가는 실수를 할 가능성이 주식보다 더 높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내 집 마련은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집값이 오른다는 공포가 크게 찾아오면, 부동산을 상투에 잡아 버리는 실수를 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니까요. 내 집 마련이 내 재무 목표 중 굉장히 중요한 한 축이라는 데에는 저도 절대적으로 찬성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씀드리면, 레버리지, 즉 대출을 낀 투자를 보면 주식도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빚이 많으면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굉장히 높아지고 이자 지출이 꾸준히 나갑니다. 부동산을 산 뒤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게 아니라 주춤하고 옆으로만 가도 부담이 큽니다. 이자는 계속 나가니까요. 레버리지 투자는 계속 오르기를 기대해야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는데, 장기적으로 좋아질 거라는 데에는 공감하더라도, 눈앞에서 헉헉대는 문제가 생기면 심리적으로 굉장히 쫄리게 됩니다. 그러면 좋은 자산을 샀음에도 실수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죠.
그렇다면 노후를 연금에 맡겨도 괜찮을까요?
연금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국민연금도 있죠. 국민연금에 대해서도 다양한 얘기가 오가고 있지만, 미래에 국민연금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연금을 얼마나 줄지도 불확실하죠. 하지만 미래에 늙어서 연금이 필요하다는 건 확실하지 않습니까? 저는 불확실한 것에 주목하기보다 확실한 것에 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인이 연금을 어느 정도 준비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봐요.
저축형 상품만 넣는 것보다는, 길게 보고 들어가는 IRP 같은 것도 있고 연금펀드도 있습니다. 투자용 상품을 담아 두면 세제 혜택 등이 일반 상품과 조금 다르게 적용되거든요. 그래서 연금 전용 상품으로 투자를 깔아 두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금 투자는 주식으로 하더라도 일반 투자보다 길게 보는 경향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단기로 많이 사고팔기보다는 10년 뒤에는 좋아질 거라고 기다리는 거죠. 그래서 인내의 포인트가 일반 주식 투자보다 확실히 높다는 걸 느낍니다. 그러니 연금 자산은 개인이 스스로 준비하는 게 필수라고 생각하고요, 그게 머니 네버 슬립스와 가장 잘 맞물리는 지점이라고 봅니다. 그런 연금 계좌에 주식이나 금 같은 자산을 담아 가시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단장님은 『위기의 역사』라는 책을 쓰셨는데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위기에는 어떤 상품에 투자하면 좋은지 궁금합니다. 동시에 위기가 또 온다는 걱정도 드는데, 정말 올까요?
누구도 모르는 일이죠. 다만 『위기의 역사』를 쓸 때 과거의 큰 위기들을 몇 개 분석해 봤습니다. 외환위기, 금융위기, 코로나 사태요. 그 위기들을 보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게 있어요. 위기가 찾아오기 전에는 그 위기가 올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겁니다. 한 번 왔던 위기의 경로가 있잖아요. 사람들은 그 경로를 너무 뒤져 봤기 때문에 그 시나리오에 철저하게 대비합니다. 그런데 위기는 그 경로로 똑같이 찾아오지 않더라고요. 변형되어 오고, 방심했던 곳에서 터집니다.
예를 들어 외환위기 때는 우리나라 수출이 계속 좋을 것이고, 엔화는 계속 강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엔화가 순식간에 약세로 돌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확 주저앉았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이 계속 잘돼서 달러를 많이 벌 거라고 생각해 사업체를 늘려 놨는데, 갑자기 장사가 안 되니 빚만 남고 그대로 쓰러진 거죠. 이게 바로 방심한 곳에서 터진 위기입니다.
많은 사람이 안심하고 있으면 돈을 빌려서 투자를 많이 하게 되니 빚이 많아집니다. 그런데 위기는 나 혼자에게만 찾아오지 않습니다. 모두에게 동시에 찾아오죠. 갑자기 달러를 사려고 몰려간다든지, 패닉이 한순간에 찾아옵니다. 그러면서 위기는 더 커지게 돼요. 결국 심리적인 요인이 굉장히 컸다고 봅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훨씬 똑똑해졌지만, 똑같은 게 있더라고요. 탐욕과 공포는 긴 시기를 관통합니다. 탐욕과 공포가 위아래로 세게 작용하면 위기가 나타나고, 붕괴가 일어나고, 회복이 나타나고, 이게 반복됩니다. 그게 인간이 만들어 내는 거라면, 인간이 바뀌지 않는 한 반복되겠죠.
그럼 위기는 다시 올 수 있을까요? 저는 온다고 생각합니다. 언제인지 모르지만요. 그러니 위기에 대비하는 시나리오는 분명히 갖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호재 뉴스가 터지면 순식간에 자금이 몰려들죠. 그러면 반드시 공간이 생깁니다. 소외되는 공간이요. 그 소외된 공간이 언제인지 모르지만 다시 채워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요즘 많이 받는 질문이 있어요. 우리나라 주식 시장이 올라왔으니 이제 한국 주식이 좋아지는 건가요? 올해 초 2,200~2,300까지 빠졌을 때는 관심이 없다가, 이제 들어오는 거거든요. 저는 그럴 때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 공간에 작은 어항이라도 하나 들어가 있었다면, 이만큼은 우리가 따라잡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올해는 독일이 방위비를 늘린다는 얘기에서 시작해서 유럽 주가도 엄청 올랐어요. 한 곳에만 놔둔 게 아니라, 이런 곳에도 어항을 두세 군데 넣어 뒀다면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 쪽에서도 물고기를 잡지 않았을까요?
결국 위기는 당연히 올 수 있는 거예요. 왔을 때 모두와 함께 박살 나지 않으려면 잘 대비해야 합니다. 절대 안 오는 위기는 없습니다.
무섭네요. 안 왔으면 좋겠는데.
저도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대비를 해야 하는 거죠.
자, 오늘 오건영 단장님과 함께 투자를 조금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 내 인생의 친구처럼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여러분의 삶에 정말 큰 도움이 됐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여러분, 다음 주 시간에 더 재미있는 소식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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