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형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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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투자는 아직 중반이며 미국이 AI 혁명의 주역. 소캠은 HBM의 2세대 격으로 개인용 AI 슈퍼컴퓨터(DGX 스파크)·베라 CPU에 쓰이며 마이크론 주도로 국내 수혜는 제한적. CXL은 시장 개화가 기대보다 느리고 CPU 업체 드라이브가 필요. 유리기판은 SKC 글래스코어보다 삼성전기 유리 인터포저 쪽이 빠를 것. AI 주식은 2022.11 시작 후 약 2년 남은 것으로 봄.
다듬은 글
AI 혁명의 시작과 빅테크 중심 투자
일단 감세를 하게 되면 누가 제일 수혜를 보죠? 네, 빅테크가 수혜를 봅니다. 빅테크가 결국 AI의 최종 버전을 내놓겠죠. AGI 혹은 ASI, 인공 일반지능이나 인공 초지능 말입니다. 이건 결국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세상을 움직이는 OS가 될 거예요. 그만큼 어마어마한 것을 만들려고 지금 군비 경쟁을 하는 겁니다.
빅테크 중심으로 보시고, 공부를 좀 좋아하시는 분들은 S&P 500 기업들 중에서 튀는 기업들도 살펴보시면 충분히 기회가 많을 것 같습니다. 팔란티어, 지보던(Zeta 계열 등 소형 AI 기업), 슈퍼마이크로 같은 기업들이죠.
소캠(SOCAMM), 제2의 HBM이 될까
하반기에 제2의 HBM인 소캠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걸로 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공급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에요. 소캠이 뭐고 시장 규모가 얼마나 큰지 설명드리면, 칩을 수직으로 쌓아 연결한다는 컨셉은 HBM과 비슷합니다. 다만 HBM은 DDR5 기반인 반면, 소캠은 모바일 D램인 LPDDR5 기반이에요.
기술적으로도 차이가 있습니다. HBM은 칩에 TSV라는 구멍을 뚫고 구리를 채워 TC 본딩으로 연결하는데, 소캠은 1세대에서 와이어 본딩을 씁니다. 레거시 공법을 쓰는 거죠. 대역폭을 높인다는 컨셉은 맞지만 HBM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치고, 대신 가격 메리트가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은 개인용 AI 슈퍼컴퓨터입니다. 엔비디아의 GB10 칩을 기반으로 한 DGX 스파크가 대표적이고, 여기에 HBM 대신 소캠이 들어갑니다. 서버 쪽에서는 루빈 주변의 베라 CPU에 소켓 모듈 여러 개가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HBM은 B2B 쪽이고, 소캠은 B2C에서 시작해 B2B 저사양까지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소캠 관련주가 단기 급등 후 기다릴 만한지는 신중해야 합니다. 1세대 제품을 마이크론이 주도하고 있어서 국내 수혜가 애매합니다. 기판 쪽 TLB, 대덕전자 같은 회사들이 실제 수혜는 있지만, HBM처럼 확고한 모멘텀으로 보기는 아쉽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양산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고객과 얼마나 오래 커스텀 메모리를 함께 해왔느냐인데,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가장 좋은 파트너입니다. 그런데 엔비디아가 HBM에 이어 소캠까지 SK하이닉스에 몰아주기엔 부담이 있었을 것이고, 공급망 관리 차원에서 마이크론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삼성은 아직 신뢰도 면에서 약간 미흡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소캠도 1, 2세대로 진화할 텐데, HBM이 HBM3, 3E, 4로 발전했듯 2세대에서는 제조 난이도가 높아지고 기술도 많이 바뀔 겁니다. 그때 소부장 밸류체인에 또 기회가 있을 겁니다.
CXL, 메모리 공유의 개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CXL로 연결된 메모리 모듈을 선보였는데, 쉽게 말해 서버의 메모리 용량을 늘리거나 CPU와 GPU의 메모리를 공유해 쓰는 기술입니다. 초창기 CXL은 서버에 D램을 추가로 꽂아 확장하는 컨셉이었고, CXL 2.0부터는 메모리 공유 개념으로 넘어갔습니다.
CXL을 주도하는 건 인텔, AMD 같은 CPU 기업들입니다. 이들이 드라이브를 걸어줘야 시장이 열리는데, 메모리 회사들이 "우리가 만들었다"고만 하면 시장이 잘 안 열립니다. 시장 수요는 아직 반반이라고 봅니다. 메리트는 분명히 있지만, 고객 입장에서 메모리를 공유하는 게 오히려 귀찮을 수도 있거든요. HBM이 AI와 클라우드용 고대역폭 메모리라면, CXL은 그보다 덜 쓰면서 소프트웨어적으로 효율적으로 메모리를 공유하자는 개념입니다. 에너지 믹스에서 발전소를 가상으로 묶어 스마트 그리드처럼 운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국내에서는 메모리 회사들이 CXL을 밀고 있지만 시장이 생각만큼 빨리 열리지는 않고 있습니다. 소부장 쪽에서는 네오셈, DI 같은 테스터 회사들이 관심이 많습니다. CXL은 소캠과 달리 붐 자체를 다르게 봐야 합니다.
메모리의 파운드리화
소캠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표준의 성격 때문입니다. 보통 메모리는 JEDEC 같은 국제 표준 기관이 설계 표준을 정하면 메모리 회사들이 그에 맞춰 만듭니다. 그런데 소캠은 JEDEC에서 만든 게 아니라 엔비디아가 자기 제품에 맞게 커스터마이즈해 달라고 요구해 만든 엔비디아 표준 메모리입니다. 앞으로 이런 게 많아질 겁니다. 빅테크가 자기가 쓸 메모리를 설계해서 주면 메모리 회사가 만들어주는 구조, 이게 메모리의 파운드리화입니다.
유리기판, 어디까지 왔나
AI 반도체 패권 경쟁의 핵심 기술로 유리기판이 많이 언급되는데요. 유리기판을 처음 이슈화한 건 2023년 인텔이었습니다. 그런데 인텔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지금은 사업을 벌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SKC의 앱솔릭스는 플라스틱 기판의 코어를 유리로 대체하는 글래스 코어 기판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기술 트렌드의 무게중심이 글래스 코어 기판에서 유리 인터포저 쪽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2.5D 패키징을 보면 맨 위에 GPU와 HBM이 있고, 아래에 실리콘 인터포저가 있으며, 가장 밑에 플립칩 BGA 기판이 있습니다. 실리콘 인터포저는 반도체 웨이퍼를 잘라 쓰는 것이라 매우 비쌉니다. 그래서 이를 유리로 대체하려는 게 유리 인터포저이고, 플립칩 BGA를 유리로 대체하려는 게 글래스 코어 기판입니다. 앱솔릭스가 처음에 제시한 "글래스 코어 기판과 실리콘 인터포저를 하나의 유리 인터포저로 대체한다"는 컨셉은 지금 기술로는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SKC가 드라이브를 걸었던 글래스 코어 기판은 상용화가 지연되는 분위기이고, 실리콘 인터포저를 대체하는 유리 인터포저가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유리 인터포저 쪽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서 삼성 밸류체인 소부장 기업들이 최근 유리 쪽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유리 인터포저가 더 나서는 이유는 AI 칩의 면적이 계속 커지기 때문입니다. 호퍼는 80×80mm였고, 블랙웰은 100×100mm, 루빈은 120×120mm로 커지고 있습니다. 면적이 커질수록 웨이퍼를 잘라 쓰는 실리콘 인터포저는 너무 비싸집니다. 실리콘과 유리는 물성이 가장 비슷해서 상대적으로 거부 반응도 적습니다.
국내 유리기판 유력 기업은 원래 SKC의 앱솔릭스가 가장 빠를 거라고 봤지만, 요즘은 삼성전기를 더 많이 보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전기는 부산에 테스트 라인을 깔고 있어서 양산 전에 테스트를 거쳐 유리 인터포저가 빨리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도체 투자의 기준
탑다운으로 보면 지금은 AI 혁명이므로 AI의 흐름을 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AI 인프라 투자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통 테크 혁명은 초기 인프라 구축이 약 2년이면 끝나는데, AI는 끝나지 않고 계속 가고 있습니다. 당초 예상보다 인프라 투자 수요가 훨씬 많습니다.
과거 인터넷, 모바일 혁명과 다른 점은 정부의 역할입니다. 과거에는 정부가 규제를 풀어주는 감독 역할이었지만, AI 혁명에서 정부는 플레이어입니다. AI를 하지 않으면 디지털 식민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각국 정부가 직접 참여하고 있어서 규모가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AMD의 리사 수 CEO도 수십 년 엔지니어 생활 중 AI 혁명처럼 크고 거대한 건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지금은 반도체만 보고 분석하면 맞지 않습니다. 지정학, 매크로, 애플리케이션, 피지컬 AI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투자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모든 걸 다 알 필요는 없고, 관심 있는 분야, 예를 들어 어드밴스드 패키징 같은 영역을 깊게 파고들면 기회가 있습니다. AI 혁명은 선두 기업이 계속 잘할 수밖에 없는 승자독식 구조입니다. 데이터가 중요한데 선두 기업이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많이 오른 기업을 뒤늦게 쫓기보다, 잘 가는 기업을 꾸준히 팔로업하며 공부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유망 기업과 국내외 비교
빅테크 중심으로 보시되,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AI 혁명에서 가장 유력합니다. 다만 HBM 독점이 유지되는지, 아니면 깨지는지, 기술 트렌드가 HBM에서 소켓으로 갈지 유리기판으로 갈지를 잘 체크하셔야 합니다.
제가 쓴 책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AI 혁명 투자』를 썼는데 AI 혁명이 어떻게 시작해서 진행되었는지를 다뤘고, 올해는 『AI 텐배거 투자』를 냈습니다. AI 혁명은 사이클이 있고, 2~3년 지나면 변곡점이 오는데 그때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AI가 기준이라면 우리나라보다 미국의 투자 매력도가 더 높다고 봅니다. AI 혁명의 주인공은 미국입니다. 우리나라는 주인공은 아니지만 존재감 있는 조연이 될 수 있습니다. 모바일 혁명과 인터넷 혁명 때는 우리가 주인공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링이 나뉘어 있어서 가능했는데, AI는 벽이 없고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기술이라 한계가 없습니다. 그러니 AI 혁명에 투자한다면 미국 기업을 안 볼 수가 없습니다.
마무리 조언
인터넷, 모바일, AI 같은 큰 기술 혁명은 보통 10년 주기로 완성됩니다. 그러면 투자는 아직 7년 남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투자 관점에서는 10년의 절반밖에 안 남았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지난 모바일 혁명을 보면, 스마트폰은 지금도 연간 12억 대 정도 팔리는 적지 않은 시장이지만 스마트폰 주식은 2014년에 이미 정점을 찍고 끝났습니다. 그러니 AI 주식도 10년 중 절반 정도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AI 혁명은 2022년 11월에 시작되었으니 이제 3년 차이고, 앞으로 약 2년 동안 AI 쪽 투자에 집중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중국 기업은 어떨까요? 주목할 만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AI 텐배거 투자』에서 40여 개 종목을 분석했는데, 절반 이상이 미국 기업이고 국내 기업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 기업은 엄선해서 딱 세 개만 넣었습니다. 홍콩에서 거래할 수 있는 주식들이니 책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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