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광석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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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병목이 GPU→HBM/디램→전력으로 이동하며 반도체 주도주가 교체될 것이라 주장. 하이퍼스케일러 잉여현금흐름 고갈로 케펙스 증가율 둔화, 중국 AI 점유율 확대로 미국 투자 속도조절 우려, 중국 메모리 점유율 확대와 공급 증가로 가격 피크아웃 가능성 제시. 전력 관련 대미투자 및 피지컬 AI가 다음 주도 영역으로 제시됨. 단기적으로 2026년 12월까지 미중 긴장 완화 전망, 2027년은 금리 인상 막바지 및 피벗 기대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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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의 이동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때 2차전지 팬분들이 많았을 때 제가 주도주가 조심스럽게 교체될 시점이 온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지금도 조심스럽습니다. 반도체 팬분들이 많이 계실까 봐요. 그런데 전력 대란이 옵니다. 세계적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고 전력 투자가 집중됩니다. 그러니까 병목 현상이 어디로 이동하느냐 하면, 전력으로 이동하는 겁니다. 회사는 잘돼도 주가는 걱정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으실 수 있는데, 맞습니다. 주가는 걱정될 수 있습니다. 그 부분을 지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AI 거품론이라는 말은 계속 유지될 겁니다. 2027년까지 AI 유망론, 기대론과 AI 거품론이 계속 공존한 채 움직일 거라고 봅니다. 다만 그 속에서 주도주의 이동이 있을 것이고, 이게 핵심입니다.
우리는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지만, AI 모델이 어떤지는 잘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파라미터가 몇 개인지도 따져 보지 않죠.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인프라에 투자하는데, 데이터 센터에 가 보신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송전탑도 잘 안 보죠.
AI 서비스를 전달하는 밸류체인은 전력, 통신, 데이터 센터 같은 인프라와 모델, 그리고 서비스로 이어집니다. 쉽게 보면 이렇습니다. 2025년에는 인프라에서 유독 쇼티지가 발생했고, 그중에서도 병목은 GPU였습니다. 그때 대장은 엔비디아였습니다. 2026년에는 병목이 GPU에서 HBM이나 D램으로 이동했습니다. GPU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고, 더 부족한 곳보다는 잉여 공급이 되면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겁니다. 2026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해였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 주도주가 계속 유지될까요?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하이퍼스케일러의 잉여현금흐름이 바닥났습니다.** 이들이 반도체를 대대적으로 사 준 것은 잉여현금흐름을 쌓아 케펙스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잉여현금흐름이 고갈되고 마이너스로 돌아서니 신규 투자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속도 조절론이 나옵니다. 겉으로는 AI의 위험성과 규제를 말하지만, 속내는 자금 사정입니다. 기업은 결국 돈입니다. 케펙스 투자는 늘어나더라도 끊임없이 늘어나기는 어렵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증가율이 꺾이는 것은 주가에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실물 경제와 자본 시장을 연동해 볼 때 중요한 기점은, 실물 경제가 계속 우상향하더라도 그 기울기가 꺾이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그것이 주가 꺾임 여부를 결정짓습니다.
**둘째, 중국 AI의 쟁자입니다.** 오픈라우터 같은 게이트웨이 플랫폼에서 중국과 미국의 AI 모델을 섞어 쓸 수 있습니다. 글로벌 토큰 점유율을 보면 2025년 12월 들어 역전됐습니다. 중국이 약 60%, 미국이 약 36%, 나머지가 4% 정도입니다. 이유는 가격과 효율입니다. 초고사양 모델은 미국이 앞서지만, 대부분의 용도에는 가성비 좋은 모델이면 충분합니다. 필요한 부분에만 미국 모델을 쓰면 되니 중국 시장 점유율이 커진 겁니다. 문제는 이것이 케펙스 투자 추의에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케펙스 투자로 경쟁력을 끌어올렸는데, 중국은 증류 같은 기법으로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가성비 있게 전달합니다. 그러니 미국의 케펙스 투자가 계속 일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고, 속도 조절론에 더 무게가 실립니다. 반도체를 계속 사 줄 수 있을까요? 저는 27년까지 반도체를 계속 사 줄 거라고 봅니다. 다만 주식 시장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이것이 AI 거품론입니다.
**셋째, 시장 점유율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D램부터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우하향하고 있습니다. 2024년 75%, 2025년 70%, 2026년 63%로 떨어졌습니다. 그 자리를 미국과 중국이 채우고 있는데, 중국은 2023년까지 사실상 0이었다가 크게 늘었습니다. 미중 모두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자급자족을 위해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만든 반도체를 주로 수출했던 미중이 스스로 만들겠다는 것이니 시장에는 큰 악재입니다. 2026년 연말에는 점유율을 11%까지 확대하겠다는 그림도 있습니다. D램뿐 아니라 HBM에서도 마이크론이 도전하고 있고, 중국 창신 메모리 반도체도 2028년 정도면 양산 체제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점유율 하락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급량 증가입니다. 공급이 늘면 가격이 꺾입니다. 파운드리는 이미 한 자릿수 점유율로 내려온 지 오래입니다.
**넷째, 전력 대란입니다.** 세종시에 있는 데이터 센터를 직접 가 봤는데, 현존 데이터 센터 중 가장 큰 곳이라고 합니다. 이 데이터 센터가 어마어마한 전력을 소모합니다. 인구 100만 도시 기준 가정용 전력으로 비교하면 수원시나 고양시보다 많이 씁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전력을 깊이 고려하지 않고 데이터 센터를 지어 왔는데, 이제는 전력이 발목을 잡습니다. 병목이 반도체에서 전력으로 옮겨 가면서 D램과 GPU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깁니다. 그러면 가격이 정점을 찍게 됩니다.
올해 반도체 수출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도 물량 때문이 아닙니다. 수출액은 가격과 물량의 곱인데, 물량은 오히려 2025년보다 2026년에 줄었습니다. 단가가 폭발적으로 올랐습니다. 일부 반도체 전문가들은 공급량을 일부러 제어해 가격 상승을 유도한 전략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저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라 주장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반도체 가격이 피크를 찍고 떨어지기 시작하면 반도체 수출액도 정점을 찍고 떨어지며, 한국 경제 성장률도 꺾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 다섯 가지 정도가 반도체 거품론의 근거가 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둔화되거나 수출이 급격히 꺾인다고 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여론과 팩트가 발표될 때마다 시장을 누르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7년을 대비하는 분들 입장에서 주도주의 변화가 내년에 온다고 해석하는 게 맞을까요? 반도체가 2025년 말부터 갑자기 떴듯이, 지금 우리가 전력을 너무 간과하고 있고 시장은 아직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반도체 팬분들에게는 불편한 얘기일 수 있지만, 저는 제 의견을 소신껏 말씀드리는 것이고 제가 맞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도주는 계속 바뀝니다. 2020년대 초 G 열풍 때는 재생에너지가 주도주였고, 배터리와 전기차가 그다음이었습니다. 이후 GPU가, 그다음 D램이 주도주가 됐습니다. 이것이 계속될까요? 제 답은 조금 더 가깝게 말씀드리면 아니라는 쪽입니다. 주도주는 다른 AI 밸류체인 안에 있을 것이고, 그 안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으로 봅니다. 하나는 전력 분야이고, 다른 하나는 피지컬 AI 쪽입니다.
중국은 자체적으로 전력이 충분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전력망 부족은 중국 기업이 아니라 일본이나 한국 기업으로 해결하려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력 분야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한국 기업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합니다. 그 신호가 이번 주에 나옵니다. 대미 투자 1호가 확정되는데, 그 1호가 전력 분야입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 그렇습니다. 작년까지는 마스가, 반도체 밸류체인과 자동차, 가전을 미국으로 옮기라는 얘기가 많았지만, 원전과 전력 얘기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미국 상황을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전력입니다. LNG 발전, 복합 발전, 나아가서는 원전까지요. 미국은 전력 공급이 급하고, 그것 때문에 AI 패권을 내줄 수 있다고까지 생각합니다. 그래서 반도체는 한국에서 만들어 공급하고, 배도 한국에서 만들어 공급하라, 지금 급한 건 전력이라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재생에너지에 더 특화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풍력 등 경험이 많습니다. 제 판단은 유럽으로부터는 재생에너지를, 우리나라와 일본으로부터는 전력, LNG 발전, 원전 같은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기 위한 대미 투자 약속을 더 많이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전력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도 큰 문제입니다. 빅테크의 케펙스 투자가 GDP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는데, 이것이 꺾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 센터는 짓고 확정하고 인허가를 받는 데 시간이 걸리며, 전력원 공급도 함께 되어야 합니다. 전기가 없으면 데이터 센터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다만 전력 분야의 매출 규모가 반도체만큼 나올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고, 반도체처럼 영업이익률이 폭발적으로 나오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빅테크 입장에서는 너무 작은 판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적과 이익률로 비교하면 전력 분야는 반도체에 비할 바가 안 됩니다. 그러나 주가는 다릅니다. 주가는 항상 기대감을 반영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큼 돈을 많이 버는 기업은 2027년에도 없을 거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주식 시장에서의 움직임은 기대감과 새로운 뉴스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제 반도체 뉴스는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니니, 오히려 전력 분야에서 새로운 뉴스와 더 많은 기대감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력 인프라 투자나 석유화학, 발전 설비를 만들면 적어도 3년 반에서 4년 정도 걸립니다. 투자하고 돈을 버는 시점은 한참 뒤인데, 주가에는 오늘 당장 반영됩니다. 그러니 실물 경제의 흐름과 자본 시장의 흐름을 구분해서 이해하면 도움이 됩니다. 먼저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중국 쪽도 관심을 가져 볼 필요는 있습니다. 미중 간에 합의가 있을 수 있으니, 2027년의 트렌드는 지금보다 분쟁의 강도가 조금 약화되는 쪽일 수도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2026년 12월까지 다소 긴장감이 완화될 거라고 봅니다. 9월 24일 미중 정상회담, 11월 중간선거, 11월 말 APEC 정상회담이 있기 때문입니다. 긴장감이 높아도 좋을 게 없습니다. 시진핑 주석도 이번 정상회담에 꼭 와 달라고 청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2025년 11월 APEC 정상회담 때도 긴장감이 확 완화되면서 금값도 떨어졌습니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는 국면은 이런 이슈들과 맞물립니다. 이후에는 다시 긴장감이 고조될 수도 있고, 트럼프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시나리오가 많이 달라질 수 있어 이 부분은 다음 기회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2027년은 재정지배의 시대입니다. 통화지배가 아니라 재정지배입니다. 통화정책 관점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끝나가는 지점이 2027년 상반기 초, 즉 1분기 정도가 금리 인상 구간의 막바지라고 생각합니다. 금리가 높아져 있더라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뀌는 지점이 피벗입니다. 그 피벗이 오기 시작한다고 본다면, 기대감을 어느 정도 가지셔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김광석 교수님과 함께 2027년 전망을 다양한 분야에서 살펴봤습니다. 이런 내용을 참고해 본인의 투자에 대해 잘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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