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요약 보기
결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공급 확대 정책이 나오면 집값 안정 가능성이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단기 전망: 대선 이후 당분간 집값은 더 오를 것으로 봄. 공약이 실행되면 2~3년 내, 빠르면 내년부터 집값 안정 기대는 가능하다고 언급. 유동성·금리: 과거 디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상이 어려웠으나 이제 금리 인상이 가능한 환경이 되어 유동성 관리 여건이 개선됐다고 봄. 공급 문제: 집값 상승의 핵심 원인은 주택 공급 부족이라고 주장. 민간 공급 촉진 방향의 공약은 긍정적으로 평가. 정책 평가: 국토부 공급 계획(서울 25만 호 등) 언급. 3기 신도시는 토지보상 지연·착공 지연으로 실현 가능성에 의문. 분양가상한제·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등 공급을 억제하는 정책을 문제로 지적하고, 2020년 임대차 3법 등 기존 정책이 집값 상승을 키웠다고 비판. 재건축 전망: 규제 완화로 재건축 사업 수익성이 높아지고 공급 신호가 나오면 가격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봄. 재건축 기간 단축(5년) 언급. 갭투자 분석: 2021년 집값 급등의 주된 매수세는 전세 낀 실수요 성격의 갭투자였으며 투기 세력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봄. 공급 대안: 도심 국공립 초등학교 부지를 주택단지로 전환, KT·한국전력 등 공기업 부지 활용(국유화 후 개발) 등 제안. 공급 부족은 땅 부족이 아니라 땅 활용 실패 때문이라고 주장. 세금·재원: 공공 주택 재원을 나라 돈 대신 민간 인센티브나 공기업 부지 활용으로 해결해야 하며, 결국 증세가 필요하다고 봄. 장기 전망: 공급 정책이 실행되면 장기적으로 도시 경쟁력 상승과 함께 집값이 오를 수 있다고 봄.
다듬은 글
드디어 대통령 선거가 끝났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탄생했는데,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요. 당분간은 더 오르겠죠. 하지만 공약대로만 할 수 있다면 2~3년 안에, 빠르면 내년에도 집값이 잡힐 수 있다는 기대는 품어 볼 만한 정책 내용입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면, 지난 몇 년간 주택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가 유동성이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정부가 유동성을 잡으려고 여러 정책을 펼쳤는데도 잡히지 않았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우려가 컸고, 금리를 올리기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금리를 좀 올릴 수 있는 환경이 됐으니, 유동성을 잡을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게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로, 그동안 유동성을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집값이 계속 오른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주택 공급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력 후보 두 분 모두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방송을 준비하면서 살펴보니 공공부문 공급을 늘리기보다 민간 공급을 촉진하겠다는 정책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이 부분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올해는 집값 상승 기세가 꺾인 것만으로도 다행이고, 내년에 빠르게 공급 대책이 실행되면 내후년쯤에는 집값이 잡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합니다.
이 공약들이 집값을 올리는 공약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약대로 공급이 늘어나면 결국 집값은 잡힐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집값이 오른 이유는 수요 측면에서는 계속 수요가 있었고, 공급 측면에서는 지속적으로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봄에 나온 국토부 공급 대책 자료를 보면, 서울 시내에 23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정비사업,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도시재생 등을 통해 10만 호 이상을 만든다는 내용이었죠.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제가 얼마 전 대학 역세권에 갔는데, 도생이 엄청 많이 생겼더라고요. 그런데 지하주차장이 없고, 돈을 얼마 이상 벌면 입주할 수 없는 청년주택이었습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냐면, 소득이 조금만 올라가도 사람들은 더 나은 집을 원하는데, 그 선호에 맞는 집이 없다는 겁니다. 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기보다, 소득 수준과 생활 수준의 상승에 맞는 주택 공급이 부족했다는 이야기입니다.
100년 정도 데이터가 있는 나라들을 보면, 1인당 주거 면적이 과거에는 미국에서 27평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1인당 14평 정도로 늘었습니다. 1인 가구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사람들이 소득이 늘수록 더 넓은 집을 원하는데 우리 공급은 그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던 겁니다. 그런데 공공에서 지은 집은 선호도가 떨어지고, 민간에서 공급이 됐어야 하는데 민간 공급이 막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7년 8·2 대책입니다. 당시 정부 정책을 잠깐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투기과열지구 재개발 조합원 분양권 전매 제한, 투기과열지구 정비사업 재당첨 제한, 양도세 중과, LTV·DTI 규제 강화, 자금조달계획서 도입 등이었죠.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LTV·DTI를 강화하고 양도세를 올리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는 공급을 막는 정책입니다. 가수요만 억제하면 집값은 잡힌다, 지금 집값이 오르는 것은 투기 세력 때문이다라는 프레임으로 정책을 펼쳤는데, 물론 일부는 맞습니다.
2021년 서울 아파트값은 우리나라 역사상 세 번째로 높았고, 20.2% 올랐습니다. 이때 주된 매수세는 갭투자자였습니다. 대부분은 자금조달계획서 등을 보면 전세 가격이 급등하니 전세를 끼고 집을 산 사람들이었습니다. 투기 세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걸 칼같이 구분해 낼 수는 없습니다. 현실을 보지 않고 자신의 관념을 현실에 투사한 정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심각한 실패는 2020년 도입된 임대차 3법입니다. 벌써 5년이 됐는데, 이 잘못된 정책들을 푸는 과정에서 집값이 오를 수 있을 겁니다. 단기적으로는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그 상승이 오래갈까요. 현재 조건 그대로 재건축에 대해 초과이익 환수제를 폐지하고 분양가상한제도 폐지하거나 완화해서, 기업과 재건축 조합이 충분한 마진을 얻을 수 있게 되면 재건축 인센티브가 크게 생깁니다. 작년 말 발표된 방안에서는 재건축 기간을 현재 8년에서 5년으로 단축해 준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되면 4~5년 뒤에는 주택 공급이 눈앞에 보이게 됩니다. 실제 직접적인 공급도 중요하지만, 공급이 확대된다는 뚜렷한 신호를 시장에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3기 신도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기 신도시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제가 여러 번 했는데, 역세권은 전부 임대주택으로 채우고 역에서 먼 곳에만 민간 주택을 짓는 식의 신도시 공급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입니다.
지금까지도 토지 보상이 끝난 3기 신도시 후보지가 적잖이 남아 있습니다. 2018년 9·13 대책 때 발표된 곳들이 4년, 3년 6개월이 지나도록 제대로 착공조차 안 된 곳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도 거기에 임대주택만 잔뜩 짓고, 자기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도시의 꿈을 정부 돈으로 실현하겠다는 식이었죠. 수요자가 원하는 주택을 공급해야 집값을 잡을 수 있는데, 세종시를 제외하면 일부 사람들이 꿈꾸는 농경사회적 지역 친화 도시를 만들려 했던 겁니다. 실제 생활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이상향을 현실에 투사한 관념주의적 정책이었습니다.
새 정부가 이런 정책을 펴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집값을 잡을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봅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투기 수요가 반응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여지가 많습니다.
재건축 아파트를 생각해 봅시다. 거기 사는 사람에게는 현재 전세로 누리는 사용가치가 있고, 지분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재건축·재개발이 이루어진다 해도 완공까지 걸리는 불확실성이 가격에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주변 아파트가 20억인데 재건축 아파트는 훨씬 더 많은 토지를 가지고 있는데도 15억에 거래된다면,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겁니다.
재건축이 안 될 거라는 기대, 그리고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조합원들은 수익성이 안 맞아서 맨날 싸우고 소송하고, 공사는 늦어집니다. 분양가를 제대로 받아서 분담금을 줄일 수 있어야 사업이 돌아가는데,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분담금은 늘어나고 사업은 멈춥니다.
둔촌주공도 그렇습니다.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분양이 늦어지고 있고, 건축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분양가 상승 우려와 공사 지연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작년에만 수도권에 1만 5천 호 정도가 공급됐더라면 전세가격이 그렇게 급등했겠습니까. 전세가 급등하니 갭투자가 활성화됐고, 좋은 입지에서 신속하게 공급이 이루어졌다면 임대차법이 만든 악순환도 없었을 겁니다.
결국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를 완화하고 분양가상한제를 풀어서 민간이 수익성을 기대하고 자발적으로 공급하게 하면 공급 문제는 해결됩니다. 그런데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소유자를 투기꾼으로 취급하고 더 많은 세금과 부담금을 물리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하니, 공급이 늘 수 없는 것입니다.
무주택자 중 내 집 마련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청약에 대한 기대를 버리는 게 좋습니다. 69점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많고, 로또에 가까운 확률입니다. 둔촌주공이 빨리 분양되기를 바랄 수는 있지만, 기다리기보다는 다음 사이클을 준비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주택시장은 병목이 생기면 5년씩 지속됩니다. 병목이 1년 만에 풀린다면 그건 병목이 아니겠죠. 반도체 부족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는 것처럼, 한 번 막히면 오래 갑니다. 그래서 공급 문제도 올해 끝날 가능성보다는 5년 정도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김포 공항을 철거하지 않더라도 집 지을 땅은 충분히 많습니다. 도심 재생을 하겠다면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대상은 국공립 초등학교입니다. 도심 학생 수가 줄고 있으니, 알짜 지역의 초등학교를 주택단지로 전환하고, 학생들은 걸어서 1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보내면서 정부가 스쿨버스를 배치하면 됩니다. 오히려 부모 입장에서는 걸어가는 길보다 스쿨버스가 더 안전할 겁니다.
또 하나, KT를 상장폐지하고 국유화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KT는 서울 성동·광진 등 도심에 어마어마한 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전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장폐지해서 국유화하면, 그 땅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면서 임대주택도 넣을 수 있습니다.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한전 건물만 해도 몇 백 세대를 올릴 수 있고, 정부가 직접 하면 공사 진척도 빠를 겁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입니다. 지금 부딪치고 있는 공급 부족 문제는 땅을 잘 활용하지 못한 데서 벌어진 일입니다. 활용을 못 하게 된 이유는 공기업 상장 문제, 여러 규제 문제, 그리고 재개발 단지 주민들 간의 갈등이 있습니다. 그 갈등을 더 키우는 것이 투자와 개발의 차이인데, 그것을 죄악시해 버리면 공급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돈이 있는 지역일수록 재개발이 늦어집니다. 한남동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생각해 보면, 입지가 좋고 기존 주민들의 장기 투자 기대 수익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강변 35층 규제 같은 이상한 규제도 있고요.
우리나라에 땅이 없는 게 아니라, 땅이 굉장히 잘못 쓰이고 있는 겁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첫째, 정부가 재정을 쓰는 것입니다. 공기업을 만들든 리츠를 만들든, KT나 한국전력이 가진 도심 알짜 땅을 정부가 제값에 사서 개발하면 됩니다. 둘째, 민간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입니다. 이 둘을 다 하지 않고 규제만 하거나 전세자금 대출 등으로 주거 문제를 풀려 하니 집값이 오른 겁니다. 나랏돈은 하나도 쓰지 않고 다른 사람의 돈으로 복지를 하려 했으니, 주택시장이 이렇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증세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꾸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데 재정을 투입하면, 당장은 부담이 되지만 먼 미래에는 도시 경쟁력이 올라가고, 그 과실은 국민 전체가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집값도 안정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