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헌식경제평론가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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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매는 AI 약한 고리(AMD 실적, 클로드 코워크 소프트웨어 파급, 레버리지 청산)에서 시작된 수급 충격으로 봄. 삼성전자·SK하이닉스 펀더멘털 문제는 없고, 내년 실적 기준 밸류에이션이 낮아 주가 급락은 과도하다는 입장. 다만 외국인·펀드 매도와 ETF 수급 의존 때문에 단기 변동성은 클 수 있어 당장은 신규 매수 자제가 낫다고 봄. 반도체 상승 기조는 유지된다고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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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매, 미국 고용·클로드 코워크·AMD 실적이 겹친 탓
오늘 시장을 어떻게 보셨는지부터 여쭤보고 싶습니다.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투매가 나왔는데, 평론가님은 오늘 시장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반도체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이슈보다 민감도를 높이는 이슈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나빴고,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 이슈가 여전히 작용하고 있습니다. AMD 실적도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낙폭이 굉장히 컸는데, 개인들이 그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고 매수 규모를 더 키웠다는 점입니다.
이틀 전 반등을 보고 자신감을 얻어 매수에 나섰을 텐데, 내일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부정적 이슈가 누적되고 있고 AI 거품 우려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이틀 전처럼 V자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봅니다.
엔비디아·브로드컴까지 빠진 이유는 레버리지 연쇄
클로드 코워크로 소프트웨어 쪽이 직격탄을 맞은 건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엔비디아, 브로드컴, 마이크론, 샌디스크까지 빠진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금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건 레버리지 투자입니다. 금·은 가격 폭락 시점부터 전체 레버리지 투자가 ETF, 해외 펀드, 사모 펀드로 연결되어 있는데,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쪽이 버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최근에는 가상자산도 깨졌고, 지금은 AI 종목군 중 가장 약한 고리부터 빠지고 있습니다. 이들 종목까지 레버리지로 투자되어 있었다면,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 왜 파는지 생각해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빠서 판 것은 아닙니다. 올해 이익 상승 기대분도 아직 반영되지 않았는데 주가가 빠지고 있습니다. 내년 실적 기준으로 보면 양사 합산 PER이 여섯 배가 안 되는 수준입니다. 외국인 입장에서 단기 펀드나 헤지 펀드는 손실을 메우기 위해 많이 오른 종목부터 팔아야 합니다. 장기 펀드는 흔들리지 않겠지만, 단기 자금은 다른 상황입니다.
산업적 불안감도 분명히 있겠지만, AMD 매출이 조금 줄어든다고 우리나라 반도체가 안 팔린다는 것은 과한 해석입니다. 지금 판단해야 할 것은 외국인 매물이 잠깐 피했다 가는 정도의 충격인지, 아니면 작년 내내 오른 아시아 증시 전체를 계속 팔아야 할 정도의 충격인지입니다.
지금 구간은 신규 매수 자제가 최선
그렇다면 지금은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자동차 때도 말씀드렸듯이, 지금 구간에서는 안 사고 가만히 있는 것이 최선입니다. 반도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고 더 올라갈 거라고 봅니다. 다만 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지 않고 외국인이 판다고 무조건 사는 것은 근거 없는 자신감입니다. 지난 주초에 급락 후 급반등이 있었다고 이번에도 그러리라 기대하는 것도 이상한 판단입니다. 작년부터 반도체와 자동차를 저가에 사서 이끌어 왔던 입장에서도, 지금은 안 사고 기다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는데 빠질 구실이 생겨 투매가 나왔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오를 때도 실적이 급증해서 오른 것은 아닙니다. 소부장이 오를 때도 기관이 샀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프로그램 매매 없이 금융투자가 사들인 물량은 대부분 ETF 급증으로 나타난 현상입니다. 수급으로 밀고 올라간 주가는 수급이 빠지면 다시 급하게 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하락을 보고 "반도체는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시장 이해가 근본부터 틀린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돈 못 버는 미국 기업들은 계속 떨어야 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하드웨어 기업들까지 같이 떨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클로드 코워크의 파급력과 소프트웨어 공포
클로드 코워크는 어떤 서비스이기에 이런 파급력이 있습니까?
클로드 코워크는 사용자 컴퓨터에 스스로 접속해서 메일을 보내고 파일을 정리하는, 일종의 자율형 AI를 지향합니다. 그러다 보니 법률 분야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법률 판례를 스스로 분석해 결과를 내놓으니, 법률 서비스 업체, 데이터 분석 업체, 마케팅 업체, 재무 분석 업체까지 영향권에 들어간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업체의 산업 자체가 당장 타격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활용 주체가 결국 기업과 사람이고, 아직은 완전한 자율형 AI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낙폭이 과했고, 지금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반도체 사이클에 들어서서 민감도가 높아져 작은 이슈에도 낙폭을 키우는 것이라고 봅니다.
AMD 이슈: MI400과 샘 알트먼 연합의 불확실성
AMD 이슈도 조금 더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MI400이 엔비디아를 이긴다는 것은 AMD의 주장일 뿐입니다. 엔비디아 점유를 누를 만큼 압도적 성능을 보여준 것은 아직 없고, 설명만 있습니다. MI400이 나왔을 때 실제로 매출이 늘어날지, 엔비디아를 버리고 갈지, 함께 갈지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엔비디아 가격이 너무 높아서 시간이 지나면 엔비디아 점유율이 조금씩 줄고, 구글 TPU 등 다른 쪽이 올라오는 것은 맞습니다.
AMD의 본질은 샘 알트먼의 오픈AI에 있다고 봅니다. 알트먼은 자신의 위치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 범용칩이 너무 무겁다며 가변칩을 가져오라는 얘기는, 4년 전 테슬라 일론 머스크가 했던 얘기와 같습니다. 아직 돈을 벌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투자 약속을 못 지키겠다고 하면 그 돈을 받아 다시 엔비디아를 사는 상황이 됩니다. 오픈AI, 브로드컴, AMD의 연합이 과연 공고한지도 의문입니다. 다음 분기 매출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AI가 빠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AI의 약한 고리가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하단은 아직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약한 종목군의 급락은 수급과 심리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어제는 기관 매수로 버텼는데, 오늘은 기관도 대량 매도했습니다. 어제 기관 매수, 특히 반도체 ETF 대량 매수가 없었다면 어제도 버티지 못했을 것입니다. 오늘은 개인을 제외한 전체 수급이 아래로 방향을 틀면서 변동성이 커진 것입니다.
정리하면, AMD는 아직 AI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만큼 큰 업체가 아닙니다. 다만 약한 고리가 무너지고 있는 것은 맞고, 이것이 계속되면 수급과 심리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주가 조정이 더 이루어진다면, 아직 반도체를 담지 못한 분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매번 빠지면 사야지 하다가 막상 빠지면 사지 않고 가만히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태도입니다. 다만 신규 매수는 어떤 종목이든 여전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실적 중심 시그널 해석이 2026년 변동성을 키울 것
AI 시장이 옥석 가리기 국면으로 들어간다는 해석도 나오는데, 앞으로의 흐름은 걱정할 만큼 확대될 것입니까?
클로드 출시 이후 소프트웨어 종목이 충격을 받은 것은, 그동안 투자를 많이 해서 이제 돈을 벌 거라고 기대했는데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며 공멸할 수 있다는 공포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지, 이것을 부정적 시그널로 볼지가 핵심입니다.
병목 현상은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서 생기는 것입니다. AMD는 나쁘지 않은 실적을 냈지만, 작년부터 서프라이즈 실적이 이어지며 가파른 장밋빛 전망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약간 주춤한 것만으로도 부정적 시그널로 해석되는 것입니다. 빅테크가 수천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적정 수익률을 낼 수 있을지, 기존 소프트웨어에 AI 기능을 넣었는데 눈에 띄는 매출 성장이 없다는 우려도 같은 맥락입니다. 눈에 띄는 성장의 기준이 무엇인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곡선이 계속 갈 것이고, 기대치에 조금 못 미쳤다고 해서 반드시 거품이 꺼지고 무너진다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오픈AI도 서프라이즈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면서 부정적으로 비치는 경향이 있는데, 작년에 너무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중심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그만큼 발목을 잡는 신호로 읽히는 것입니다.
결국 2026년에는 실적 중심으로 시그널을 해석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변동성은 굉장히 커지지만 투자 기회도 열릴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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